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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38-투랑기 백패커에서 만난 두 인연, 츄닝과 알리샤

by 프라우지니 2018.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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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양합니다.

 

낚시터에서는 낚시꾼들을 만나고, 지금 머물고 있는 백패커에서는 젊은 여행자들을 만나죠.

 

바쁜 여행자들이 오전시간에 떠나고 나면 백패커에 사는 사람들의 한가한 일상입니다.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한 곳에서 오래 머뭅니다.

 

 

 

 

우리 같은 경우는 우리의 여정이 거의 끝난지라 이왕이면 저렴한 숙소에서 머무는 것이고..

 

워킹 홀리데이비자를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은 다음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머물기도 하고,

낮에 한두 시간이 일하면 무료숙박이 제공되니 그런 이유에서 머무는 경우도 있죠.

 

 

 

우리가 이곳에서 만난 두 아가씨, 츄닝과 알리샤.

 

츄닝은 대만에서 온 아가씨이고, 알리샤는 필리핀(엄마)계 독일(아빠)혼혈 미국인입니다.

두 아가씨는 24살 동갑이라 더 쉽게 친해졌지 싶습니다.

 

처음 알리샤를 보고 제가 했던 첫마디.

 

“너희 엄마는 어디에 계시니?”

 

아무리 후하게 봐도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이가 며칠째 백패커에 혼자 왔다 갔다 하는지라, 며칠을 참았다가는 결국 물어봤죠.

 

엄마를 물어보는 나에게 그녀는 동문서답을 합니다.

 

“나 성인이야.”

“몇 살인데?”

“24살.”

“에이~ 아무리 봐도 18살이 됐겠구먼.”

“아니야, 내 얼굴이 동안이라서 그래, 나 정말로 24살이야.”

 

그녀도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주방에서 만날 때마다 내가 유난히 그녀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봤다는 걸!

 

여행지의 숙소에서 오가나 만난 사이임에도 두 아가씨는 개인적인 이야기도 곧 잘 합니다.

 

알리샤는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라 얼굴이 동양적이라고 했고, 덩치도 작고 얼굴도 앳된지라 사람들을 처음 만나면 항상 받는 첫 질문이 “몇 살이니?"혹은 ”너희 엄마는 어디 계시니?“라고 했습니다.

 

대만아가씨 츄닝을 뉴질랜드에 워킹홀리데이비자로 나와 있는데, 일자리를 찾는 중에 잠시 머무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오전시간에 청소하면 숙박이 무료이니 돈 안들이고 머물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이죠.

 

 

 

두 아가씨는 백패커의 주방에서 매일 새로운 것을 만들어댔습니다.

 

어떤 날은 쌀을 넣고 초코 푸딩을 하기도 하고, 오늘은 오트밀에 사과를 넣어서 사과머핀을 구워서는 백패커에 할 일없이 빈둥거리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는데..

가끔은 우리부부에게도 돌아왔죠.^^

 

백패커에서 만나도 여자인 제가 여자들이랑 쉽게 친해지는 경우는 많지 않는데..

츄닝과 알리샤는 처음 만난 날부터 나에게 참 친근하게 대해주는 예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니라고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자의 적은 여자”입니다.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도 여자인 나는 남자랑 훨씬 더 쉽게 친해지고,

남자인 남편은 남자보다 여자랑 더 쉽게 친해집니다.

 

남자보다는 친해지는 것이 더 힘든 것이 여자,

그중에서도 백인아가씨가 친해지기 가장 힘듭니다.

물론 저의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죠.

 

츄닝이나 알리샤 같은 경우는 같은 아시아 계통이고, 아시아 쪽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나름 "언니“라고 대우도 해 주고, 약간의 존중도 해주죠.

 

우리부부와 며칠을 머물던 두 아가씨중 츄닝이 먼저 취직이 됐다고 떠났었습니다.

 

왕가누이에 있는 백패커에 주 30시간 일자리를 찾았다고 먼저 떠났고.

알리샤는 투랑기 백패커에서 두 달씩이나 일자리를 찾으며 머물렀는데,

갑자기 남섬의 애쉬버튼에 일자리가 있다고 출발 한다고 했습니다.

 

예고도 없이 당일날 웰링턴으로 떠난다는 두 명이 이태리 남자들의 차를 타고 간다고 했습니다. 웰링터에서 남섬가는 페리를 탈수 있으니 말이죠.

 

생전 처음본 남자들과 길을 떠난 알리샤가 걱정이 되는지라.. 웰링턴에 도착할 때까지 매 시간 우리에게 문자를 보내라고 했었습니다.  알리샤를 데려간 두 남자의 신원이 불확실하니 그렇게라도 그녀의 신변을 지켜주고 싶어서 말이죠.

 

그렇게 며칠동안 백패커에 같이 산 인연으로 친해진 두 아가씨와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미국인인 알리샤는 한국에 영어선생으로 취업을 나가 1년 정도 머물기도 했었고, 츄닝은 일본어를 잘한다고 하더니 일본으로 취업을 나가서 몇 년째 일본에서 잘살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어디에선가 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오겠지요?

 

알리샤와 츄닝은 대만에서, 한국에서 이미 두어 번 만났었다고 했었는데..

나는 아직 두 아가씨를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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