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편의 아침은 부산합니다.
일어나서 아침 먹고 마눌이 챙겨준 과일 간식만 챙겨 가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회사에서 먹을 점심까지 챙기느라, 아침 먹으면서 세수하고,
옷 갈아입으면서 설거지까지 하는 마눌보다 더 바쁜 거 같습니다.^^
전에는 안 챙겨가던 점심인지라 마눌이 살짝 물어봤습니다.
회사에 구내식당도 있는데 왜 안 싸가던 점심을 싸 가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남편, 남편 회사식당의 점심메뉴는 가격이 얼마야?”
“3유로.”
“가격이 싸네. 그런데 왜 점심은 싸가지고 가?”
“응”
3 유로면 우리 카리타스 복지학교 내 구내식당보다 가격 면에서 훨씬 더 저렴하고, 가격이 저렴하니 당근 품질이 떨어지는 음식이 나온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음식 값은 6 유로인데, 회사에서 3유로를 지원하고 직원이 3 유로를 낸다고 전에 남편이 회사 동료들이랑 하는 이야기를 주어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쯤에서 우리학교 4.20유로짜리 메뉴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562
내가 이용하는 우리학교 구내식당
원래 남편이 조금 짭짤하게 (소금?) 알뜰하기는 하지만,
3 유로 아끼자고 점심을 싸 가지고 다닐 타입도 아니거니와,
뭘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닌데,
이런 성격의 남편이 점심을 싸가는 걸 보면 정말로 음식 맛이 심하게 없거나,
남편의 입맛에는 절대 맞지 않는 모양입니다.
전에 근무하던 곳에는 구내식당이 두 군데여서 그 중에서 더 입맛에 맞는 곳을 선택할 수가 있었지만, 지금 근무하는 곳은 한 군데뿐 이여서 먹든가 말든가 중에서만 선택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보통은 마눌이 싸주는 과일만 싸 가는데,
도시락을 싸가는 날은 과일외 여러 가지를 챙겨갑니다.
(식당의 메뉴들은 몇 주 전에 미리 공고가 되니 미리 준비가 가능하죠.)
마당에서 따온 매운 파프리카도 반 갈라서 미리 씨를 빼서는 씻어놓고,
빵도 미리 준비를 했습니다.
도시락이라고 해서 예쁘게 생긴 가방에 싸가지는 않습니다.
비닐봉투에 모든 것을 넣어서 가져가죠! 소금은 조금 덜어 가면 좋으련만,
집에서 쓰는 걸 통.째. 로 가져가십니다.
“남편, 도시락을 싸가는 건 좋은데, 소금 통까지 가져가는 건 조금 아니지 않아?
웬만하면 조금 덜어가던가.. 그냥 회사에 하나 한 통을 갖다놓던가...”
마눌의 잔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편은 도시락을 싸갈 때마다 소금 통을 가지고 갑니다.
회사 점심메뉴를 봐가면서 정말 자기 입맛이 아닐 경우만 싸가는 모양인데,..
일주일에 두 서너 번은 가지고 가는 거 같습니다.
메뉴는 항상 빵을 기본으로 하면서 그 외 함께 곁들여먹을 야채와 마눌이 챙겨주는 과일까지 챙기는지라 남편의 가방은 소풍가는 학생의 가방처럼 푸짐합니다.^^
남편이 도시락을 싸가니 마눌도 덩달아 도시락을 쌉니다.^^
우리학교 구내식당 음식도 자주 먹다보니 한국인인 제 입맛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오스트리아 음식인지라, 질리는 경향도 조금 있고해서, 저도 제 입맛에 맞는 도시락을 남편 옆에서 쌉니다.
마당에서 기른 유기농 상추에 다듬으면 손가락이 얼얼해질 정도로 매운 고추까지 넣은 햄샌드위치가 제 입맛에는 더 맞는지라 마눌도 남편이 도시락을 쌀 때 옆에서 함께 싸고는 합니다.
부부가 아침부터 부산하게 서로의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매일 아침 활기차게 하루를 준비합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준비했던 시아버지의 생신선물 (8) | 2015.11.24 |
---|---|
지금은 암기중 (10) | 2015.11.23 |
시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모과 디저트 (14) | 2015.11.16 |
의사보다 나은 물리치료사 (33) | 2015.11.09 |
햄스터가 되는 계절, 가을 (4) | 2015.11.03 |
남편이 걱정하는 아내의 건강 (12) | 2015.10.26 |
남편이 받고 싶었던 위로 (17) | 2015.10.24 |
바빴던 2주 그리고 2개의 시험 (7) | 2015.10.23 |
남편에게 선물 받는 법 (8) | 2015.10.08 |
지금은 병가중 (17) | 2015.09.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