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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이 마흔에 들은소리

by 프라우지니 201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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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이 외국에 살게되면..

특히,한국아낙이 외국에 살게 되면 사실 제대로 된 직업을 찾기가 힘들답니다.

 

한국에서의 학력은 완전 무시가 되고, 이 나라의 언어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서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조금 넓어지는 정도?

 

저도 오스트리아에 와서 처음에는 독일어 반벙어리로 레스토랑 청소부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지샌 시간만큼 독일어도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제 독일어학원 친구들에게 “나 취직했어~” 하면 젤 먼저 듣는 대답이 “청소 하는거야?”입니다.

(난 평생 청소만 하리?)

 

그만큼 외국아낙이 이곳에서 제대로 된 직장을 잡기는 힘들다는 얘기겠죠!!

 

 

Kachelofen이라고 불리는 난방기구.(구글에서 캡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우리집 주인 아저씨네 Kachelofen (타일=럭셔리 도자기)전기난로 회사에 취직해서 일 잘하고 있거든요.

 

직원 중 젤 나중에 입사(다들 20년이상)했고, 나만 여성인지라 울 사장님이 오며가며 한마디씩 내가 모르는 독일어도 가르쳐주시고 하십니다.

 

오늘은 뜬금없이 제 옆에 오셔서 “여기서 일하는 건 맘에 들어요?”하시네요.

 

“일도 재밌고(정말?) 직원 분들도 친철하게 잘 해 주시고..저야 여기서 일 하는것이 좋죠! 모르죠?  울 사장님이 제가 일 하는것이 맘에 드시는지?”

 

했더니만.. 살짝 웃으시며 “사장님도 맘에 든다네요~"하십니다.

그러시더니 조금 망설이는 듯한 표정으로 절 보시고 한마디 하십니다.

 

“나야 당신(이거 절 말하는 거죠!)이 여기서 오래 일 하면 좋지만, 내가 보기에 당신은 참 많은 잠재력을 가진거 같은데.. 이렇게 일하지 말고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것이...”

 

제가 웃으면서 “저 대학 나왔는데요..”했지만..

 

저도 압니다. 그분이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이 어떤것인지..

 

이곳에서 인정 못 받는 내 모국의 대학 졸업장이 아닌, 이곳의 대학에 가서 언어부터 차곡차곡 공부하면 현장직 일이 아닌 제 능력에 맞는 일을 하게될꺼라는 의미라는 걸.

 

내 나이 마흔에 제 장래를 걱정해주시는 분을 만나 행복한 날입니다.

 

오늘은 남편에게 자랑해야겠습니다.

나이 마흔의 마눌이 사장님한테 잠재력(=가능성)이 많은 직원으로 찍혔다는 걸!!

 

(사장님은 아시나 봅니다. 같은 일을 해도 잠재력있는 직원은 틀린 방식으로 한다는 걸!!)

참 별것 아닌일이 행복해지는 외국생활입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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