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곳에서 만난 직업학교 은사님

 

 

카리타스 (요양보호사)

직업학교를 졸업하고 6년.

 

그곳을 졸업하고 나오면서 그곳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다 잊었습니다.

 

2년 동안 거의 매일 보다시피

했던 같은 반 동료들도,

선생님들도 계속해서 관계를

맺을 만한 인연들이 없어

학교를 졸업하면서 다 안녕을

고하고 나왔었죠.

 

나와 같은 반이었던 슈테피는

같은 요양원 옆 병동에 근무하니

가끔 보기는 하는데,

만나면 “안녕~”하는 정도이니

학교 다닐 때 만났던 사람들의

근황을 묻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면서

다 잊었던 사람인데

우리 요양원의 복도에서

의외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카리타스 사회복지

직업학교 요양보호사 과정,

우리 반 담임이셨던 은사님.

 

http://jinny1970.tistory.com/1853

존경하고픈 카리타스 직업학교 선생님

 

 

 

선생님으로서는 존경받아

마땅한 분이시지만,

외국인 학생이었던 나에게는

별로 좋은 추억이 없는 분이시라

학교를 졸업하면서

다 털고 나왔었는데..

 

그분을 우리 요양원의 복도에서

만났습니다.

 

오전 11시경, 오전 간병을 마치고

1층 세탁실로 사용한 수건들을

가져다 놓으려고 커다란 통을 밀면서

가는 복도에서 만난 한 떼의 사람들.

 

그들 속에 나의 은사님이 계셨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이

지난 후였지만, 나의 은사님도

나도 서로의 얼굴은

아직 기억하고 있었죠.

 

정말로 얼떨결에 선생님께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

 

“여기 엄마가 계셔서……”

 

그분의 시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신다고 하셨었는데,

그 요양원이

우리 요양원이었나 봅니다.

 

 

 

내가 근무하는 병동에서

선생님을 뵌 적은 없었는데,

왜 선생님이 우리 병동의

복도에 계셨던 것인지..

 

탈의실에서 만난 나의

카리타스 학교 동기인

슈테피에게 복도에서

담임선생님을 만났었다고 하니

그분의 시어머니는 슈테피가

근무하는 병동에서 사셨는데,

그분이 이제 하늘나라

가실 때가 되어서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었다고 합니다.

 

 

청소년 직업박람회에서의 나의 은사님.

 

카리타스 학교를 졸업하고

일 년후쯤인가

“카리타스 사회복지 직업학교”의

SNS에서 선생님의 사진을 봤었죠.

 

학교에서는 학교의 다양한

활동들을 이곳에 게시하는데,

여기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 속에

은사님이 계셨죠.

 

젊은이들을 위한 “직업 박람회”에

카리타스 사회복지 직업학교에서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서

나갔던 모양인데,

박람회 기간 동안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가셨던 모양입니다.

 

사진 속 선생님을 보면서

마음이 참 착찹했더랬습니다.

 

“여전히 잘 지내시고 계시는구나.”

싶으면서도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

 

내가 외운 것들을 자랑해볼

심산으로 선생님 과목의

시험지에 답과 더불어 더 많은

것을 적어냈었는데,

정확한 답이 적혀 있었음에도

선생님은 그 문제의 답을

오답으로 처리하셨었죠.

 

자신이 원하는 답 이상이

적혀 있었다는 이유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외국인이라

언어도 서툰데 참 열심히,

치열하게 공부하는

나에게 조금만 더 다정한

눈길을 주셨더라면..

 

그랬다면 시간이 지나서도

그분을 생각하면 내 마음 한 켠이

따뜻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랬다면 몇 년이 지나

우리 요양원 복도에서 만나도

정말로 반갑게 선생님께

인사를 할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내

은사님과의 해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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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업어왔던 크로아티아

여행에 이어지는 영상입니다.

 

https://youtu.be/GMMsQKgaFz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