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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일상 이야기36

내가 남편을 속이는 이유, 사람은 살아가면서 그것이 악의이던 선의이던 끊임없이 거짓말을 합니다. 특히나 선의의 거짓말은 우리가 밥 먹듯이 하죠. “나 예뻐?” “이 옷 어울려?” “밥 먹었어?” 안 예쁘고, 어울리지 않고, 밥을 먹지 않았어도 우리는 다 “응”이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상처를 받을 까봐 예쁘지 않아도 예쁘다고 하고! 다리가 굵어서 짧은 치마는 전혀 안 어울리는데도 그냥 “어울려!” 밥 안 먹어서 배고픈데,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까봐 “먹었어” 나는 선의로 하는 말들이지만 이것도 거짓말이죠. 나는 남편에게 시시때때로 거짓말을 합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거짓말들이 다 선의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가끔은 정말 선의로 할 때도 있지만, 나머지는 다 남편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 하는 말들이죠. 남편은 장남이고 모든 .. 2020. 12. 9.
내가 준비한 올 크리스마스 선물, 버켄스탁 올 크리스마스 선물은 다른 해보다 조금 더 비싼 제품을 주겠다고 일찌감치 이야기를 했던 마눌. 해마다 참 소소한 선물만 받았던 남편에게는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나름 비싼 선물이죠. 해마다 남편에게 어떤 선물을 줬었냐구요? 작년에는 와이셔츠랑 프라이팬 그리고 직접 만든 초콜릿을 줬었고! 재작년에는 겨울털 모자랑 직업 만든 코팅 아몬드를 줬었네요. “뭘 사줄까?” 물어봐도 남편에게서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죠. “말이나 잘 들어!” 원래 이 말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아닌가요? “엄마/아빠, 선물 뭐 사줄까?” “(네가 뭔 선물을 사, 그냥) 말이나 잘 들어.” 저는 이 “말이나 잘 들어”를 결혼하고 14년째 듣고 있죠. 도대체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이 말을 졸업 할 수 있으려는 지.. 평소에도 말을.. 2020. 12. 7.
2020년 11월 말, 오스트리아의 코로나 상황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내 삶에 들어오고8개월이 지났습니다. 나는 조심한다고 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내 주변에도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감염자는 점점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인지..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능력 선진국”이라는 한국도 3차 감염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는 기사를 오스트리아의 신문 구석에서 발견했습니다. “헬스클럽과 군대"에서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는 정보와 함께 말이죠. 한국은 감염자의 수도 이곳에 비해서 아주 소소한 정도인데, 그래도 “한국에서도..”라는 인식이 있으니 신문기사 감이 된 거겠죠. 우리 집은 코로나 바이러스 1차 락다운이 시작되면서 부터 움츠리고 살고 있죠. 원래도 잘 나가지 않는데, 그나마 “장”을 보러 갈 때만 집을 나서죠. 오스트리아는 2차 락다운이 진행중입니다. 지난.. 2020. 11. 29.
남편에게 받았던 발렌타인 데이 선물, 스키 신발 보통 발렌타인 선물은 “사랑”을 표현하는 작은 것들을 받는 것이 보통인데, 전 올해 발렌타인 데이 선물을 아주 큼지막한 선물을 받았었죠. 재밌는 건 남편에게 받고 싶은 선물로 찜 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내 돈으로 샀던 물건이었습니다. 그걸 남편이 “내가 사준 선물로 하자!”면서 나에게 신발 값을 환불 해 줬죠. 그동안 마눌이 고생한 걸 알기에 자기가 사주는 것으로 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던 것인지.. 마눌이 신발을 사야 한다고 하니 반창고를 발라주던 남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878 요즘 남편에게 받는 반창고 서비스 남편이 정성스럽게 반창고를 발라주었음에도 내 오른쪽과 왼쪽의 네번째 발가락은 발톱이 빠지는 일이 있었죠. 200유로.. 2020. 11. 23.
나에게 내린 지름신? 여름도 다 지난 시점에 바캉스용도 아닌 선글라스를 5개나 구입했습니다. 보통 선글라스 하면 “여름”에만 사용하는 물품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유럽에서는 4계절내내 필요한 것이 선글라스죠. 선글라스가 필요하건 알겠는데 너무 많이 산 거 아니냐구요? 사는 김에 왕창 샀습니다.^^ 저는 일단 집을 나서면 선글라스를 챙겨야 합니다. 여름에는 여름이니 뜨거운 태양을 피하려고 당연해 챙겨야 하는 필수품이지만, 유럽의 겨울에도 선글라스가 필요합니다. 한 겨울에도 해만 뜨면 점심시간의 짧은 여유 시간에도 겨울 옷을 벗어 던지고 공원의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서 선탠을 할 정도도 이곳의 태양은 아주 뜨겁죠. 사계절 선글라스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굳이 여름이 다 지나간 시점에 제가 선글라스를 대량 구매한 이유는 가격 .. 2020. 11. 21.
결혼 14년만에 남편에게 처음 해 준 음식들 코로나 바이러스로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 남편은 10개월차 삼식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침은 남편이 챙겨서 먹는다는 것! (그래도 내가 세끼를 챙겨주니 남편은 삼식이^^) 남편이 출근할 때는... 6시 10분 전에 일어나서 남편의 아침과 간식으로 싸가는 과일/야채 등을 다듬느라 매일 아침, 벌떡 일어나는 삶이었죠. 삼식이가 되어서 귀찮은 것도 있지만 좋은 것 하나는 이제 아침은 남편이 “혼자서도 “ 잘 챙겨 먹습니다. 재택 근무를 하는 남편은 보통 7시면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8시 이전에는 책상에 앉아서 근무를 시작하지만 마눌은 그냥 자고 있죠. 마눌이 근무를 한 다음 날은 몸이 피곤하니 잠자게 두는 것이 당연하지만, 요새는 마눌이 근무를 안 해도 일부러 깨우지 않고 혼자 주방에 가서는 뮤슬리에 우.. 2020. 11. 18.
내가 언니에게 해주고 싶은 “오스트리아 한달 살기”, 남편이 살던 그라츠 근처로 떠났던 여행. 남편 친구도 우리가 머물던 곳으로 와서 하루 자전거 타고 와이너리를 돌아보는 투어를 했죠. 간만에 만난 두 남자의 대화는 끝이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 길에서도, 내리막 길에서도, 잠시 점심을 먹었던 식당에서도,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둘이 딱 붙어 앉아서는 떠는 끝없는 수다. 평소에는 입 꾹 다물고 입이 없는 듯이 사는 남편인데, 친구들만 만나면 수다쟁이가 됩니다. 점심을 먹으며 두 남자의 대화를 듣다가 내 귀에 쏙 들어온 남편의 말! “프로젝트가 한번 시작하면 3년동안 뮌헨에 파견을 나가야 하는데……” 전에는 러시아의 겨울에 주행 테스트를 하고, 스페인의 3월에는 여름 주행 테스트를 하더니만... 이번에는 어떤 프로젝트이길래 독일로 파견을??? 그 .. 2020. 11. 4.
오스트리아 과수원 할배가 주신 사과 선물, 백인들이 살고 있는 유럽. 유럽의 한복판인 오스트리아에서 나는 우리나라에서나 느낄 법한 “인정”을 시시때때로 느낍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다고!” 나라마다 문화와 언어는 다르지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습니다. 어떤 이는 인색하고, 어떤 이는 너그럽고, 어떤 이는 마음이 따뜻하고! 그런 사람들 중에 이번에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2박 3일간의 와이너리 지역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우리는 잠시 사과를 사러 갔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남부인 Steiermark 슈타이어마르크(슈타이어막)주는 유명한 상품이 2가지 있는데… 하나는 아랍국가에서 대부분을 수입해 간다는 호박씨 오일. 또 하나는 바로 사과! 한국에서도 사과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몇 군데 있죠... 2020. 10. 29.
가을 산책의 수확 자전거로 달리던 들판으로 남편과 간만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남편이 재택 근무를 하면서 활동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자전거를 타러 나가거나 친구랑 테니스를 치기도 했었는데.. 며칠씩 비가 오면 그런 활동은 불가능. 보통 출 퇴근할 때는 퇴근 시간이 늦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저녁 10시를 넘기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재택 근무를 하면서 남편이 자정까지 앉아서 일하는 날들이 늘어갑니다. 아침 8시경에 책상에 앉으면 자정까지 그 자리 그래도 앉아서는 동료들과 인터넷 전화로 그룹 통화를 하기도 하고, 거기서 고쳐야 할 부분은 수정을 해서 또 통화를 하고! 이런 식으로 하루 종일 일을 하다 보니 남편의 건강이 걱정스러운 지경. 나야 근무를 하면 하루 10시간을 하루 종일 움직이고 다니니 운동량.. 2020. 10. 27.
조금은 다른 남편의 위로 방법 얼마 전에 친구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사실 친구라고 해도 그녀를 만난 시간보다 만나지 못한 시간이 더 길었죠. 내가 그라츠를 떠난 것이 2012년이니 그때 이후로 보질 못 했었네요. 내가 오스트리아로 다시 돌아온 것이2014년. 우리는 린츠에 자리를 잡는 바람에 그녀의 소식은 페이스북으로 접하고, 가끔 문자나 전화 정도만 했었죠. 어떻게 보면 타인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친구” 라고 우길 수 있는 건, 내가 그녀의 사정을 남보다는 조금 더 알고 있다는 정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남편 이야기나, 자기 형제들 이야기와 엄마 이야기. 들어도 좋은 이야기 보다는 “네 엄마는 왜 그러시니?” 혹은 “네 동생은 쫌 너무 한 거 같다.”는 조금은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아무에게나 하지 못하는 .. 2020. 10. 25.
이제야 알게 된 맏이의 어려움, 나는 1남 3녀중 셋째 딸. 위로 언니가 둘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하나 있죠. 위, 아래로 형제가 있는 “중간 아이” 지만, 실제로 저는 막내처럼 자랐습니다. 청소년기 엄마랑 떨어져 살 때는 두 언니가 엄마처럼 나를 돌봐 줬고, 심지어 청소년이 된 동생을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 때를 밀어줄 정도로 저에게 두 언니는 엄마 같은 존재였죠.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아직도 남동생한테 애교를 떠는 누나입니다. 마치 오빠한테 애교 떠는 여동생처럼 말이죠. 부모는 똑 같은 사랑을 준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느끼는 부모의 사랑은 제각각이고,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 형제로부터 여러 종류의 상처를 받는 다죠? 맏이는 맏이어서 부모의 기대를 져버리면 안될 거 같은 책임감에 동생들을 잘 돌봐야 하는 건 덤으로 해야 하는 일이죠. .. 2020. 10. 15.
네 마음 속의 지옥 저는 주 20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직원이라 한 달에 8일 정도만 일을 하러 가서는 하루 종일, 일만 하다가 와서 그런지.. 동료들과 끈끈한 그런 정은 없습니다. 근무하는 날 가서 내가 할 일을 찾아다니고, 근무 시간에 동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어 대도 가끔은 그들의 사투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또 남의 뒷담화를 할 시간에 어르신들이 계신 방을 한번 더 돌아보거나 아님 정원으로 모시고 가죠.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여자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끊임없이 서로에 대한 험담이 오가는 법이고 내 직장도 당연히 있는 일이죠. 내가 그런 소문이랑 조금 거리가 있는 이유는 나는 근무시간 외에는 직원들과 접촉하는 일이 없습니다. 밖에서 만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도 떨어야 이런저런 직장내 소문을 알겠.. 2020. 10. 13.
나를 섭섭하게 하는 남편의 행동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그것이 더 편하기도 했는데.. 가끔은 그것이 나를 심히 섭섭하게 합니다. “저 인간이 이제는 나를 안 사랑하나?”싶기도 하죠. 평소에 하는 행동을 보면 결혼 14년을 바라보고 있는 부부지만, 마눌을 엄청 좋아하는 거 같은 남편입니다. 마눌은 귀찮아 죽겠다는 데도 들러 붙어서 장난을 치고, 타인의 말을 들어봐도 마눌을 쳐다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에 보면 남편의 행동이 이기적인것도 같고, 섭섭하기까지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여러분께만 공개합니다. 우리 집은 부부가 나란히 잠자리에 들지 않습니다. 각자가 자고 싶을 때 자죠. 우리 단칸방과는 전혀 상관없는 침실은 인터넷에서 캡처 문제라고 한다면 지금은 단칸방 신세라 내가 자고.. 2020. 10. 12.
조금 다르게 즐기는 할슈타트, 자전거로 즐기는 할슈타트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남편이 최근에 마눌을 위해 전기 산악자전거를 구매했었죠. 사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자전거를 사면서 남편이 했던 말! “이 전기 자전거가 앞으로 10년동안 당신 생일 선물에, 크리스마스 선물 그리고 결혼기념일 선물이야!”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닌데 사 놓고는 앞으로 10년동안의 선물이라니.. “뭐 그런 경우가 다 있노?” 나는 갖고 싶은 선물이 아니니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했었죠. 남편이 마눌과 산악자전거를 타러 가고 싶어했지만, 동네 슈퍼에 갈 때나 자전거를 타는 실력으로 산을 탈수는 없죠. 더구나 나는 이제 50대 주부에 근육보다는 지방이 훨씬 더 많은 “배둘레햄” 아낙인디…^^; 남편이 전기 산악자전거를 사면서 남편의 그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이제는 마눌을 전기 자전거에 .. 2020. 10. 7.
시아버지께 해 드린 올 생신 선물 올해도 변함없이 시아버지 생신은 돌아왔습니다. 세상의 며느리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에게는 유난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 시부모님께 드리는 선물 고르기. 한국처럼 비싼 선물을 드려야 하는 부담감은 없지만, 그래서 더 고르기 힘든 것이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현찰이나 상품권을 드릴 수도 있지만, 제가 몇 번 드렸던 상품권에 대해서 아빠가 대놓고 불만을 표현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드릴 때 그러신 것은 아니고.. 무슨 말을 하시다 가는 “상품권 선물”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그때는 안 들리는 척 했습니다. 그때 제 생각은 그랬죠! “쇼핑몰에 200개가 넘는 가게 중에서 당신이 사시고 싶은 선물을 사시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선물을 받으신 것 보다 훨씬 더 선택의 폭이 넓으신거다.”.. 2020. 9. 30.
나의 이유 있는 협박 간만에 시내를 나갔다 왔습니다. 보통은 자전거를 타고 한 30분 달리면 도착하는 시내인데 오늘은 전차를 타고 갔었죠. 유럽의 교통비는 물가에 비해 겁나게 비싼 편입니다. 요즘은 복숭아도 세일하면 1키로에 1유로면 사는데.. 하루권 (24시간) 교통권은 4,80유로(6,240원)씩이나 합니다. 유럽에는 교통비를 아끼는 차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가 린츠 시내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유 중에 하나도 절약차원이죠. 바람을 가르고 자전거를 타면 건강에도 좋고, 교통비도 절약이 되니 일거양득!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도 그렇게 오랫동안 전차를 타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날씨도 꿀꿀하고 남편 때문에 열이 받은 상태라 질렀습니다. 사실은 열이 받았다기보다는 그냥 짜증이 났습니다. 자기가 한 말.. 202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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