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편하고 결혼해서 살면서 “식사 초대”라는 걸 처음 받았습니다.

그것도 집으로 말이죠.

 

남편의 전 상사 댁을 한번 방문 해 본 적은 있고, 가서 저녁을 먹기는 했지만..

그때는 정식 초대도 아니었고, 내가 음식을 해서 싸들고 가서 먹었죠.

 

왜 뜬금없이 매운 돼지 고추장 불고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밥, 쌈장까지 챙기고, 야채까지 다 씻어가서 그 집 식구들에게 “쌈 문화”를 전파했습니다.^^

 

정식 저녁초대인지라 뭔가 선물을 사가지고 가야하는 건 아니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쿨 하게 날리는 한마디.

 

“그 친구 이번에 4주 정도 뉴질랜드 여행 가는데 우리에게 조언을 구하는 거야.”

 

결론은 저녁을 얻어먹으러 가지만, 우리 밥값은 한다는 이야기죠.

 

나는 한국 사람이니 어디를 가면 뭔가를 사들고 가야할거 같지만..

남편 동료이고, 남편이 그냥 간다니 나도 그냥 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뉴질랜드 여행이나 지리” 노하우야 사실 방대하니 말이죠.^^

 

남편과 같은 부서에 근무한다는 슈테판은 커다란 농가에 살고 있었습니다.

 

동료 직원이지만 슈테판은 1주일에 하루만 출근.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어보니 집이 멀어서 재택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슈테판의 집에 초대를 받은 날은 낮에 일부러 그쪽으로 놀러갔었습니다.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시간에 맞춰서 도착할 생각이었죠.

 

오늘 아래에 준비한 영상은 그 친구네 집에 가는 날 우리가 들렸던 호수입니다.

 

눈신발 신고 쌓인 눈길을 걸었었지만,

그때는 유튜브 시작 전이라 영상이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설경속의 멋진 호수는 보실 수 있습니다.^^

 

집에 가니 그의 여친(결혼은 아직 안 했으니.. 동거녀.)가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프라이팬에 양파도 볶고, 파프리카도 볶고, 가지도 굽고..

재료를 한 가지씩 볶아서 접시에 담더라구요.

 

보통 서양요리는 한꺼번에 다 볶거나, 오븐에 굽거나 하는 것인데..

도대체 어느 나라 음식인데 한식 하듯이 하는 것인지..

 

뭔 요리를 하는데 한식 하듯이 재료를 나눠서 준비하는 것인지..

너무 궁금해서 안 물어 볼 수가 없었죠.

 

그녀가 준비하고 있다는 음식은 “피자”

피자 위에 올릴 야채토핑을 미리 다 볶고, 굽고 했던 거죠.

 

“채식주의자”중에서도 “Vegan 베간”이라는 그녀는 피자 반죽은 퀴노아를 물에 불려서 만들었고, 토핑은 전부 야채에 자기가 먹는 부분에는 치즈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덩달아 우리부부도 그날 채식을 했죠.^^

피자를 먹기는 하는데 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피자와는 맛도, 모양도 아주 많이 달랐습니다.

(결론은 피자 맛이 안 났다는 이야기죠.^^;)

 

음식이 맛없으면 안 먹는 남편은 디저트는 다 먹지 않고 결국  포장 해 왔습니다.

다 먹기 힘든 맛이었나 봅니다.^^;

 

음식이야기는 여기까지---------------^^

 

슈테판과 그의 여친에게 뉴질랜드의 이곳, 저곳 볼거리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레이트 워크” 중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지를 묻고,

예약을 하지 않아도 출발지나 목적지를 시작으로 하루걷기는 가능하다고 조언 해 주고!

 

재밌는 것은 우리가 걸었던 “밀포드 트랙”에 대한 우리 부부의 다른 의견입니다.

 

남편은 사람들에게 이곳을 추천합니다.

 

“밀포드 트랙”은 꼭 한번 걸을만한 트랙이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다릅니다.

 

“밀포드는 하루 8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희소성 때문에 알려진 것이기는 하지만, 비싼 값을 내면서까지 갈만한 곳은 아니다. 알려지지 않는 트랙들도 유명한 트랙이 갖지 못한 매력이 있다.”

 

알려진 트랙이라고 해도.. “케플러 트랙”이나 “루트번 트랙”은 1박에 50불이상 하는 숙박비만 지불하면 되고, 숙박 예약이 어렵다면 트랙의 출발지나 목적지에 가서 하루쯤 그 트랙을 직접 걸어볼 수가 있습니다.

 

하. 지. 만.

밀포트 트랙은 출발지와 목적지가 다 배로만 접근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3박 숙박비에 출발지/도착지의 배 운임+ 출발지 선착장까지 버스비.

다른 트랙의 2배의 돈이 들죠.

 

저에게 누가 “뉴질랜드 그레이트 워크 중에 걸을 트랙을 하나만 추천해 다오~“ 해도..

전 하나만 추천하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트랙은 각각의 매력이 있으니 말이죠.

 

밀포드 트랙은 아무나 들어가지 못한다는 그 희소성 때문에 매력이 있을 것이고..

히피트랙은 16km를 걸으며 내내 바다를 볼 수 있고, 야자수 사이를 걷는 즐거움이 있고..

(우리부부는 히피트랙의 바다옆 16km 정도 걷는 것을 3~4번은  한거 같습니다.)

 

홀리포트 트랙은 적은 수의 사람만 오는 곳이라 음침함 숲 사이를 걷는 한적함이 있고,

 

케플러 트랙은 위로 올라갈수록 아래로 펼쳐지는 호수가 근사하고..

 

루트번 트랙은 목적지 쪽에서 출발하면 위로 올라갈수록 아래로 펼쳐지는 옥색의 강이 멋있죠.

 

자! 오늘의 이야기에서 벗어났으니 뉴질랜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뉴질랜드는 배낭여행으로 들어가서 렌터카를 빌려서 여행을 할 생각인데 생각보다 경비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슈테판.

 

작은 렌터카를 빌리고 잠은 호스텔이나 숙소를 잡겠다는 이야기죠.

 

그렇게 하면 경비가 이중으로 드니 차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종류로 알아보라고 했더니..

슈테판은 캠퍼밴은 자기네 예산으로 힘들답니다.

 

전에 뉴질랜드 길 위에 다닐 때 조금 웃기기는 하지만 저렴한 렌터카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 렌터카는 얼마면 빌릴 수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했죠.

 

이미 몇 년이 지났으니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겠지만..

그 당시 그 차는 보통 렌터카 회사에서 빌리는 소형차의 가격은 20불 중반이었습니다.

 

스테판에게 내가 봤던 그 차의 모양을 이야기 해주면서 그런 렌터카를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차 안에서 잠도 잘 수 있으면 배낭여행자들에게는 여행경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죠.

 

 

www.rentalcarvillage.com에서 캡처

 

내가 봤던 렌터카는 바로 이겁니다.

차 트렁크를 열고 텐트를 치면 다리 뻗고 잠도 잘 수 있는 캠퍼밴이 되는 거죠.

 

집에 와서는 뉴질랜드 캠핑카 폭퐁검색을 했습니다.

슈테판에게 렌터카의 모양을 설명하고 “찾아봐라~”했지만 나도 찾아봤죠.

슈테판에게 꼭 알려줘야 할 거 같아서 말이죠.

 

남편에게 내가 찾은 웹사이트를 슈테판에게 알려주라고 했지만 엉뚱한 답변만 들었습니다.

 

“자기네가 다 알아서 찾아서 할 거니까 신경 쓰지 마.”

 

몰라서 못하는 법도 있는 것인데...

 

 

 

남편이 안 알려주는 슈테판의 전화번호는 남편의 핸드폰에서 몰래 땄습니다.

그리곤 내가 찾은 웹사이트를 알려주는 문자를 보냈죠.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저렴하게 렌트할 수도 있고, 잠까지 잘 수 있으니 좋을 거 같아서요.

 

그런데 문자를 잘 받았다는 그의 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답장이 안 오길레 이런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남편에게서 딴 전화번호가 틀렸나 ?”

 

남편에게 묻기까지 했습니다.

“슈테판이 내 문자 받았다는 이야기 안 해?”

“몰라, 이야기 안 했어.”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슈테판에게 접촉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다 먹기에는 맛이 너무 없어서 남편이 싸 기지고 왔던 디저트.

그 통을 슈테판에게 돌려줘야 하죠.

 

남편의 가방에 그 통을 넣으면서 그 안에 또 웹사이트를 적은 쪽지를 넣었습니다.

혹시 내 문자를 못 받았으면 이 쪽지를 보고 확인 해 보라고 말이죠.

 

그런데도 슈테판에게는 여전히 무소식.

 

남편이 통 안에 쪽지를 먼저 발견하고 전해주지 않고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눌이 안 해도 되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했을 테니 말이죠.

 

그리곤 잊었습니다.

나 나름대로는 그에게 알려주려고 최선을 다했으니 말이죠.

 

설마 그가 내 문자를 받아놓고 답장을 안 하는 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습니다.

 

며칠 후 슈테판 에게서 문자가 한통 왔습니다.

 

내가 보내준 링크가 다른 캠핑카에 비해서 훨씬 저렴하다는..

그 사이트를 알려줘서 고맙다는..

 

내가 문자를 보내고 딱 1주일이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보통은 정보를 알려준 사람에게 예의상으로라도 바로 “고맙다.”하는 것이 정상인데..

 

내가 알려준 사이트를 자기가 찾아보고, 비교 해 보고, 결국은 선택을 했고, 나에게도 이제야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인지..

 

나는 이해가 안 되는 이 상황을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남편, 내가 정보를 줬음 그걸 알아보던가 말든가 일단 고맙다 해야 하는 거 아니었어?”

“바빠서 알아볼 시간이 없었나 부지.”

“재택근무해서 회사도 1주일에 하루 출근한다며 뭔 시간이 없어?”

“.....”

 

원래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자기가)필요한 정보를 받아도 자기가 직접 확인하고 그 정보가 요긴하게 쓰일때까지 기다렸다가 고맙다고 하는 것이고, 그 전까지는  자기 관심 밖이니 그냥 씹어드시는 것인지..

 

내 주변에 내 문자를 자주 씹는 인간 때문에 기분이 더러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내가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었죠.

 

내 딴에는 도움이 되라고 혼자서 시간을 들여서 찾아서, 알려준 것인데..

고맙다는 인사를 1주일이나 지난 다음에 받는 건 그리 유쾌하지 않습니다.

 

남편 말대로 자기네가 알아서 다 찾을 정보인데 내가 너무 오지랖을 떤 것인지..

 

도와달라고 안 했는데, 내가 먼저 도와주겠다고 손을 뻗었던 상황이었고, 나중에 일이 다 해결된 다음에 인사치레로 “도와줘서 고마워요.” 이런 소리를 들은 기분입니다.

 

이것이 오스트리아의 문화인지, 아님 그 친구의 게으름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엊그제 남편에게서 슈테판의 안부를 전해들었습니다.

뉴질랜드는 잘 다녀왔고, 나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겪은 이번일이 단지 문화의 차이인지, 성격의 차이인 것인지..

앞으로는 "내가 먼저 도와주겠다고 설레발치면서 나서지는 말까?"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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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튜브의 제 채널에서 퍼온 동영상은 위에 이야기 했던 설경이 멋있는 호수 풍경입니다. 

 

(저 이제 구독자 48명 있는 유튜버입니다.^^ 구독자가 한분 한분 늘어날 때마다 기분도 업되고 있습니다. 구독자 100명되면 제 URL 주소도 바꿀수 있다니 지금은 그걸 노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구독하시라고 강요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뭐가 아니여..맞는거 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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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4. 1. 00:00
  • 2019.04.01 00:1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01 03:03 신고 EDIT/DEL

      화장실 갈때 마음하고, 나올때 마음이 다른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결여된 인간들이거나, 나를 무시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재수없는 인간들은 가능한 거리를 두는것이 답이죠. ^^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4.01 08:28 신고 ADDR EDIT/DEL REPLY

    혹시 이웃님이 여자라서 조심스러워서 그랬을까요?

    입에 맞지 않거나 맛없으면 사실 정말 먹기 힘들지요.
    아니..지가 vegetarian 이면 초대된 사람도 따라야 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이 좀 이해가 안되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01 17:19 신고 EDIT/DEL

      저도 이런 이상한 초대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냥 식당에서 만났음 서로 먹고 싶은거 시켜먹고 각자 계산하면 더 편했을것을...^^;

    • Germany89 2019.04.02 02:53 EDIT/DEL

      윽 저런 피자는 싫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02 06:53 신고 EDIT/DEL

      저도 처음 받은 초대가 이런 음식이라 조금 당황했습니다.^^;

  • Germany89 2019.04.02 02:53 ADDR EDIT/DEL REPLY

    가장 좋은건 내쪽에서 호의를 베풀면 일단 별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할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02 06:52 신고 EDIT/DEL

      내가 호의를 베풀었다는 생각까지는 안하는데, 나에게 필요한 정보이건 아니건 상대방이 나에게 무언가를 보냈다면 그것이 사용되건 안되건간에 "고맙다"정도는 인간이라면 해줄수 있는 인사가 아닌가 하는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 theonim 2019.04.02 05:21 ADDR EDIT/DEL REPLY

    이 동네 사람들이 그런 다니까요,
    고맙단 말도,자기 할 일 다하고 시간 남으면.근데,한국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 있어요.
    일 욕심 많은 사람들이 많이 그러더라구요.

    현지인친구 중 하나는 일주일은 커녕 아예 인사가 없길래,저런게 뭐 친구야,하고 선 딱 그었더니, 그 다음부터 재깍 인사 오더라구요,
    이 동네 사람들도 눈치 빨라요,
    근데,안 친하면 눈치 채도 노력 안하더라구요, 자기 필요한 거 있을때 빼고는.

    글구 음식대접이 너무 이기적이네요,
    자기 가족들에겐 안 그러겠지만,결국 나중에
    자기 자식에게 그 대접 받습니다.
    자식들은 본 대로 하니까.
    나 같으면 피자에서 정 떨어져서, 따로 정보
    알아보지도 않았을거 같아요.

    물론 예의바르고 좋은 사람들도 많아요.
    어디나 그건 마찬가지죠.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02 06:55 신고 EDIT/DEL

      솔직히 말하면 현지인들은 다 끼리끼리 노는거 같더라구요. 나한테 친한척 하는거 같은데 자세히 보면 나랑 이야기할때 자기네끼리 곁눈질 하고, 내가 무슨말을 하면 이상한 표정으로 내 말을 못 알아듣는척 하고, 아무튼 살면서 재수없는 순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냥 그러려니..하니 넘어갈뿐이죠.^^

    • theonim 2019.04.02 14:50 EDIT/DEL

      전에 단순알바 하던 곳에 그런 사람들 많았는데,,요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르신 모시는 일이 모두 적성에 맞는 사람들인줄 알았네요.
      나이를 먹을 수록 가족외의 관계에 신뢰를
      두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가,하는 생각이
      들지만,그래도 좋은 사람 또한 많다는 걸 알기에 희망을 갖고 기대를 하며 인생이 살아지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02 19:22 신고 EDIT/DEL

      적성과는 상관없이 일하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어르신들 윽박도 지르고, 심통도 부리고 하는 직원들도 꽤 있어요. 보기에는 한심하지만 그들 나름의 삶이니 내가 뭐라고할수 없죠. 단지 나중에 벌 받는것이 무섭지 않을까 싶습니다.^^;

 

혼자 여행 온 로스할매는 우리가 아니면 대화할 상대가 없는 것인지 항상 남편 주위를 맴돕니다.

 

가스통이 있을 때는 가스통과도 대화를 나누는지라 남편에게 자유 시간이 넉넉했는데..

가스통이 가고 난후에는 하루 종일 남편 주위만 돌고 또 돌고 하십니다.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대답을 해 주기는 하지만, 남편도 웹사이트를 만드느라 바쁜데,

로스 할매가 시시때때로 말을 걸어오니 남편이 할매를 피해서 우리차로 돌아왔습니다.

 

남편도 성격상 그 상황이 싫으면 살짝 피하는 편입니다.

 

할매의 얼굴이 궁금하신 분은 여행기 674회를 살짝 보시라!^^

(얼굴 제대로 보여주지도 안음시롱~^^;)

 

 

 

 

문제는 남편이 차에 있음 할매나 남편을 찾아서 우리 차로 옵니다.^^;

 

이날따라 남편 몸도 안 좋았던지라 남편이 차에서 오후 내내 쉬었습니다.

부부가 나란히 나른하게 낮잠을 자고 있는 차로 오셔서 뜬금없이 한 말씀하고 가십니다.

 

“오늘 저녁은 내가 치킨을 할까 해. 같이 먹지?”

 

시간이 있느냐? 함께 먹어도 좋겠느냐? 메뉴는 치킨인데 괜찮냐?

이런 물음은 생략하고 당신이 하시고 싶은 말만 하시고 가십니다.^^;

 

로스할매 요리 솜씨가 없어서 웬만하면 안 먹고 싶은디...

 

얼마 전에 소시지&고구마 구이에 소스를 한번 하셨었는디..

가공된 소시지와 고구마를 굽고 양파소스를 하셨는데, 그 맛이 쫌 그랬습니다.^^;

 

일단 저녁을 하신다고 했지만, 이 분의 특징은 달랑 요리 하나만 하신다.

그래서 사이드로 함께 먹을 음식은 제가 장만해야 합니다.

 

 

 

 

로스할매는 말씀하신 치킨 닭다리 구이와, 소스를 준비하셨습니다.

 

외국 사람의 특징이죠.

초대라고 해도 절대 넘치게 요리를 하는 법이 없죠.

 

3인분이라고 닭다리 6개를 준비하셨습니다. 1인당 2개씩 먹어야 하는 거죠.

 

초대라고 해도 아무것도 준비 안 했다가는 닭다리 2개만으로 배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먹고 나서도 배가 고픈 상태가 되는지라 괜히 열 받을 수도 있고 말입니다.

 

(아! 저만 그런가요? 전 닭다리 2개가 절대 한 끼는 될 수 없는 아낙입니다.

최소 4개는 먹어야 배가 조금 차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마 제가 넉넉하게 만든 주먹밥이랑 양배추 코울슬로 샐러드가 있어서 나름 영양 면에서 만족스러운 한 끼가 탄생했습니다.^^

 

 

 

내 접시에 퍼온 한 끼입니다.

 

1인분인 닭다리 2개에 어떤 소스인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 소스까지 가져오기는 했는데..

닭이랑 소스가 참 많이 안 어울리는 조화였습니다.

 

남편은 맛 없으면 안 먹는 스타일인데...

닭다리 2개중 한 개만 먹고, 나머지는 끝까지 접시위에 두더라고요.

 

말로는...

 

"배가 불러서.."

 

저녁식사가 끝낸 후에 접시위에 남아있던 치킨은 나중에 먹겠냐고 물어보니..

딱 한마디 했습니다.

 

"버려!"

 

원래 남편이 음식을 버리는 성격은 아닌데..

맛이 없어도 너무 없었나봅니다.

 

치킨에 소금, 후추 뿌려서 오븐에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을 이래 맛없게 만들기도 힘든데..

로스 할매는 참 특이해도 너무 특이하신 할매이십니다.^^;

 

저녁이 끝나가니 로스 할매가 한마디 하셨습니다.

 

"오늘 테오가 아프다고 해서, 내가 슈퍼에 간 김에 딸기를 사왔어."

 

요새 슈퍼에 딸기가 세일 중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2팩에 5불)

장보러 가신김에 사오신 모양입니다.

 

 

 

로스 할매의 성격상 사오셨다고 예쁘게 씻어서 내놓는 건 안하십니다.

그냥 딸기 박스째 식탁위에 놓으신지라..

 

제가 얼른 씻어서, 썰어서, 설탕까지 살짝 뿌려서 내왔습니다.

 

내 신랑이 아프니 비타민이 필요하다고 딸기를 사오신건 참 감사한데...

나보다 더 내 신랑을 챙기시는 것이 참 그랬습니다.

 

나보다 더 내 남편을 감시(?) 하시는 거 같아서 말이죠.

 

그렇게 (나한테만) 절대 친절하지 않는 로스 할매랑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자꾸만 늘어납니다.

 

우리가 먹는 한 끼에 조금 더해서 함께 먹는 건 상관없지만, 할매가 "식사 초대"를 할까봐는 조금 무섭습니다. 또 어떤 (맛없는) 음식으로 또 우리를 고문할지 모르니 말이죠.

 

이것이 참 그렇습니다.

 

제가 먹는 걸 좋아하는 아낙이나 맛있는 음식초대면 언제나 환영인데..

맛없는 음식이면 이것이 사양하기도 그렇고, 매번 초대에 응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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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 12. 14. 00:30
  • 느림보 2016.12.14 20:26 ADDR EDIT/DEL REPLY

    맛없는 음식 초대은 정말싫죻ㅎ 저두 솜씨은 없는 편이라 한번 얻어 먹으면 나가서 사주는 편임돠 나이가 들수록 요리는 하기싫은거 같음돠 ~~/오늘도 칭구가 김장을 맛나게 햇길래한포기 얻구 수육해주니 식구들이 맛나게 먹었음돠 ~~~
    어제 지인의 아는 사람 김장한다구 도와달 라길래 갔다가 황당한 경허을 햇음돠 60돼신분인데 자기일이에도 불구하구 열심히 노시구우리셋만 세빠지게 세시간 80포기이상치댄다구 죽는줄알았음돠 고마워하지도 않으시구 김치 한쪼가리도 주시는걸 아까워 하셧음돠 ㅜㅜ그리고 우리가 안 갔음 사람을 한명 부르는데 4시간안에 못하면 일당6만원 안주고 보낸다고 하시는데 오만정이다 떨어 졋음돠 일몽직노동자들이 갈수록 일은 힘들고 돈은 못받는것같아 맘이 안 좋았음돠 노동자들이 대접받는세상은 언제쯤올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15 04:13 신고 EDIT/DEL

      연세가 60살이면 아직도 정정하신데.. 그 나이에 도와주러 온 사람을 대접할줄도 모르고.. 사람을 불렀어도 정해진 시간안에 일을 안하면 돈을 안주고 보낸다니...참 연세를 어디로 드셨나 싶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조금 더 여유로워지고 너그러워지고 해야하는것인디.. 느림보님 고생하셨습니다. 사람은 뿌린대로 거둔다고 그 분은 그 분 나름대로 나머지 생을 사시고 가시지 싶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그나이에 아직도 마음을 그렇게 쓰시는 분이 계시다니...^^;

  • 느그언니 2016.12.14 21:54 ADDR EDIT/DEL REPLY

    맛없는 초대에 이쁘게 거절하는것도 지혜입니다.. 맛없이 먹고 스트레스받는거보다는 나은일이죠..
    밥정도 정인데 싫은분이랑은 에휴~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15 04:14 신고 EDIT/DEL

      제가 이때 이 분때문에 엄청시리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왜 하필 우리부부가 딱 걸려서리 우리곁을 그렇게 맴도셨는지.. 다시는 안 만나고 싶은 부류의 사람입니다. ^^;

  • Favicon of https://lifemaruilsan.tistory.com BlogIcon 생명마루한의원 일산점 2016.12.15 00:13 신고 ADDR EDIT/DEL REPLY

    ㅎㅎ맛없으면 그럴수도있겠네요 ㅠㅠ

  • 나보다 남편한테 잘하는 여자 2016.12.17 06:38 ADDR EDIT/DEL REPLY

    가까이 해봤자 늘 기분 안 좋은 일만 있겠네요. 다행히 음식이 맛없어서 남편이 그닥 안 좋아할테니 그게 다행이네요.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17 07:10 신고 EDIT/DEL

      남편은 싫어도 남들한테는 절대 싫은 티를 내지 않는답니다. 거의 일본사람이죠. 싫어도 싫은티를 절대 안내고, 거기에 대해서 말도 안합니다. 그래서 표정을 잘 살피지 않으면 모르죠.^^;

  • 민민엄마 2017.06.06 12:07 ADDR EDIT/DEL REPLY

    로스할매 넘 웃겨요. 저는 절대 식사에 남을 초대하면 안되겠구나 싶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06.06 19:17 신고 EDIT/DEL

      얻어먹으면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넌 나보다 돈 많구나. 생각할수도 있죠.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집으로 하는 식사초대는 저도 아직 받아보질 못했습니다. 무슨 행사가 있으면 그냥 식당에서 만나서 해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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