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늘(12월21일)크리스마스 파티 갑니다.

집에서 가족들이 하는 것보다 조금 큰 파티입니다.^^

 

큰 파티에 참석하는데 그냥 가면 조금 심심할거 같아서..

제가 올해 거금(?)을 투자해서 파티용품도 장만했습니다.

 

뭐 대단한 것은 아니고..

크리스마스가 물씬 느껴지는 앙증맞은 액세서리입니다.^^

 

제가 가는 파티는 우리 요양원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파티입니다.

사실은 근무를 하러 가는 거죠.^^

 

그날 근무하는 직원들외 모든 직원들이 오후시간에 추가 지원을 들어갑니다.

저도 추가 지원들어가는 직원중 하나죠.^^

 

오후 2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 근무를 마친 후에는..

직원들만의 간단한 저녁 한 끼도 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해마다 하는 크리스마스 파티입니다.

우리 병동은 12월 21일로 날이 잡혔습니다.

 

파티는 오후 3시에 시작해서 초등학생들의 캐롤송도 듣고, 저녁과 케이크도 먹다가 저녁 6시 이전에 마무리가 되는 파티로, 이날은 요양원 어르신들과 그분들의 가족들이 참석합니다.

 

이날 오후 근무에 투입이 되는 직원들은 오후 2시까지 출근해서 각자 맡은 층의 어르신들을 준비 해드린 후에 파티장인 1층의 식당으로 모시고 갑니다.

 

이날은 거의 대부분의 어르신들을 다 파티장으로 모시고 가야합니다.

 

평소에 이런 행사를 참석하시지 않는 어르신들도 이날은 가족들의 방문을 받으니 가족들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를 느끼실 수가 있죠.^^

 



파티에 참석하는데 달랑 유니폼만 입는 건 조금 그래서 쇼핑몰에 달려갔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라 그런지 크리스마스용 액세서리는 대대적인 세일중입니다.

 

작년에는 전구 귀걸이를 하고 갔었는데..

파티가 시작도 하기 전에 하나가 떨어져 버려서 무지하게 섭섭했었습니다.

 

떨어지더라고 파티나 끝난 다음에 떨어질 것이지...^^;

 

 

 

크리스마스 악세서리는 꽤 다양합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데 딱인 머리띠.

 

커다란 선물 박스가 달린 것도 있고, 크리스마스트리가 달린 것도 있고,

스프링 끝에 달린 눈꽃모양도 있고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새해맞이 머리때도 있습니다.

 

“해피 뉴 이어“ 머리띠 4개 묶음이 세일해서 3유로.

저렴하게 사서 새해파티에 하고 가면 좋을 아이템입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제대로 낼 수 있는 목걸이도 있는데..

 

한번 사용하려고 사기에는 심하게 부담스러운 컬러풀한 목걸이.

그냥 보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이곳에서 내 눈에 들어온 아이템은 바로 이것.

 

커다란 선물상자나 트리가 달린 머리때는 부피가 커서 사용한 후에 보관하기도 곤란한데,

이 제품은 핀이니 보관하기도 손쉬운 소품입니다.

 

좌측의 빨간 볼은 99센트짜리가 반값인 50센트에.

우측의 6유로짜리가 세일해서 99센트.

 

50센트짜리가 저렴하지만 이것보다 우측의 99센트까지가 더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얼른 우측의 것을 집어 들었습니다.

 

 

 

제가 사온 99센트짜리 제품입니다.

 

정가가 6유로인데 99센트에 판매하니 싸도 너무 싼 제품입니다.

 

보관이 용이해야 내년에도 또 쓸 수 있으니..

일부러 작은 걸 샀습니다.

 

모자는 왼쪽에 지팡이는 오른쪽에.

파티장에 들어갈 때 머리에 이고(꽂고) 갈 생각입니다.^^

 

우리 요양원 어르신들과 그분들의 가족들이 참석하는지라 직원들은 행사요원 임무를 맡게 되지만, 가족들이 오지 않는 어르신들도 계실 테니 그분들의 손을 꼭 잡고 파티에 임할 생각입니다.

 

여러분~

즐거운 크리스마스예요.

 

저 가서 (일) 잘하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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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22 00:00
  • 시몬맘 2018.12.22 02:39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3^ 🎄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길 빌께요~~😘

  • Germany89 2018.12.22 04:55 ADDR EDIT/DEL REPLY

    아주 잘 사셨어요~
    저런 작은 장식으로 사람을 즐겁게 해주려고 하시다니^^
    파티 재밋게 하고 오셔요!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8.12.22 09:20 신고 ADDR EDIT/DEL REPLY

    머리핀이 앙증맞네요.^^
    근무는 하더라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monica-story.tistory.com BlogIcon 먹탱이 2018.12.22 17:04 신고 ADDR EDIT/DEL REPLY

    즐거운 파뤼 보냈나 몰겠네요. 전 늙었는지 그냥 잠이나 실컷 잤으면 좋겠어요^^;;

  • Theonim 2018.12.22 23:27 ADDR EDIT/DEL REPLY

    우리 애도 어릴때 동네 합창단 해서
    이맘 때쯤 요양원 방문 많이 했어요.
    육유로 짜리를 99센트에 팔다니,
    정말 저렴하네요.
    머리핀 장식이 보관하기에 편리하고
    분위기도 살리니 좋죠.
    저도 갈 곳이 있어서,미니 산타 모자를
    머리에 핀으로 찔러서 좀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은데,
    참가자들 스타일을 알기에,
    그냥 빨간 블라우스에 흰 진주알이 왕창
    박힌 목걸이 하고 가려구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2.23 03:03 신고 EDIT/DEL

      동네 초등학교 학생들이 요양원 연말행사에 많이 동원되는거 같습니다. 덕분에 학부모까지 참가하는 큰 행사가 되곤하죠.^^ 참가자들 스타일이 아주 많이 고급스러운 행사인 모양이네요.^^

 

 

오스트리아에서는 Fasching 파슁이라 불리고,

독일에서는 Karneval 카니발이라 불리는 축제가 있습니다.

 

사전에서 찾은 Fasching 파슁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육제 : 카톨릭국에서 사순절 직전 3일 내지 1주일에 걸친 축제

사순절 :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 이브까지의 40일: 단식과 참회를 행함

 

 

인터넷에서 캡처

 

내가 알고 있는 파슁은 2월에 있는 걸로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우리 요양원은 11월에 파슁에 관련된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어찌 된 일인가 “카니발”을 인터넷에서 찾아봤습니다.

이 축제는 매년 11월 11일 11시를 기점으로 시작되어 다음 해 3월까지 긴 기간 동안 개최되는 축제이다. 이는 11 이라는 숫자가 카니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광대의 숫자이기 때문이다.

 

카니발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닌 또 하나의 새로운 계절이라는 의미에서 일명 “제 5의 계절”이라 불리는 축제로 19세기 초부터 시작된 유서깉은 축제로 3대 사육제중 하나에 속한다.

 

카니발의 기원은 그리스, 로마인들이 주신, 농경 신에 올리는 제사로 게르만 인들은 그들 생활방식에 따른 여러 신들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그리고 추위를 관장하는 악령을 몰아낼 목적으로 성대한 제연을 벌인다.

 

 

 

이 행사는 우리 요양원뿐 아니라 여러 군데에서 행해진 모양입니다.

5번째 계절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서 말이죠.

 

11월 11일 한국에는 장사꾼들이 만들어낸 빼빼로 데이가 있지만,

유럽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내려오는 “Narrenwecken 나렌베컨” 행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렌베컨이란?

 

Narr : 사육제에서 (im Fasching oder Karneval) 축제의상을 입은 사람;광대

Wecjen : 깨우다

 

축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광대들을 깨우는 행사인거 같습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하는 행사에는 이 동네 시장까지 참가하는 커다란 행사였습니다.

 

이런 행사가 있는 날은 직원들이 바쁜지라 보통은 추가 인원이 투입되는데..

이날은 추가인원도 없었고, 배치된 직원 중 한 명이 병가여서 완전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보통 직원이 아프면 다른 직원으로 배치를 하는데.. 추가로 직원을 배치하면 추가 지출을 하게 되니 일부러 하지 않았다는 것이 몇 십 년 근무한 직원의 의견입니다.

 

자! 직원은 부족한데 행사는 있고!

이래저래 할 일은 많은 날입니다.^^

 

 

 

우리 층은 28분의 어르신이 계시고, 간호사 1 명에 요양보호사 2명 그리고 도우미 1명.

 

간호사들 중에 요양보호사 일을 절대 안 도와주는 인간들이 꽤 있는데, 이날 배치된 간호사는 요양보호사로 오래 일하다가 나중에 간호사가 된 직원인지라, 요양보호사의 어려움을 잘 아는 직원이죠.

 

그래서 간호사도 오전 중에 어르신들 씻겨드리는 요양보호사의 일을 도왔고!

 

이날 배치됐던 도우미도 남편의 외사촌 형수와는 달리 어르신들 간병하는걸 잘 돕는 직원이라, 오전 중에 함께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신 어르신들을 씻겨드리며 요양보호사 일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요양보호사 2명.

 

원래 9시 출근인 직원은 한 시간 일찍 출근했고, 7시 30분에 출근해서 목욕탕 근무를 해야 했던 나도 목욕탕 들어가기 전에 어르신 2명의 간병을 끝낸 후에 어르신 2명 목욕시켜 드리고는 또 다른 어르신 한 명의 간병을 끝냈습니다.

 

행사는 오전 11시지만, 음악을 연주된다는 10시 30분부터 1층으로 어르신들을 모셔가야 하는지라,  그 시간 전에 모든 어르신의 간병을 끝내야 했는데, 모든 직원이 열심히 한 덕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행사가 진행 중인 곳에 휠체어를 타시는 어르신을 모시고 갔습니다.

 

행사는 일요일에 있었는데, 보통은 출근하지 않는 요양원 원장이하 모든 관리직 직원이 참석했고, 이 동네 시장까지 등장하는 나름 큰 행사였습니다.

 

행사가 진행 될 때 보니 시장한테 열쇠인지 칼인지 모를 것을 넘기는 과정에서..

우리의 굿과 같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가뜩이나 없는 공원을 쪼개서 거기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말이 안돼!”

 

우리 요양원 옆의 공원 한 쪽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해서 주민서명을 받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없어진지라 계획이 무산된 줄 알았는데, 아직 잠재적인 모양입니다.

 

그러면 시장은 대답을 합니다.

 

“아, 네~”

 

“전기세가 너무 비싸, 이것도 어떻게 시정 좀 해!”

 

“아, 네~”

 

“교통편도 별로 안 좋아, 이것도 어떻게 좀 해봐!”

 

“아, 네~”

 

지체 높은 정치인(시장)을 불러다 놓고는 이런저런 불편한 점들을 이야기 한다고 해서 시정될 것은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시장에게 서민들이 의견을 말하는 자리 같았습니다.

 

오전 행사는 직원 4명이 협심해서 잘 해냈습니다.

오후도 마찬가지로 서로 부지런히 다니면서 일한 덕에 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었죠.

 

하루를 마치고 퇴근하려는 직원들 앞에서 마지막 남은 직원이 한마디 했습니다.

 

“오늘 많이 열악한 상황이었는데, 다들 열심히 해줘서 무리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

정말 여러분께 감사하고, 오늘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내가 열심히 한만큼 동료가 같이 해주면 일이 많이 수월해지죠.

 

이 날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다들 열심히 한 덕에 생각만큼 그렇게 빡쎈 날은 아니었습니다.

 

직원이 많아도 뺀질거리는 인간이 많으면 내가 그만큼 일을 더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런 날은 하루를 끝내고 나면 정말로 팔, 다리가 후들거릴 때도 있습니다.^^;

 

퇴근길에 내가 한 일에 대해 “감사”하다고 하고, “당신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칭찬을 받으니 왠지 다른 날 보다 훨씬 더 보람찬 하루를 보낸 거 같았습니다.

 

일은 힘들었지만 기분은 참 좋은, 가끔씩 찾아오는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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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1.26 00:00
  • Favicon of https://monica-story.tistory.com BlogIcon 먹탱이 2018.11.26 22:03 신고 ADDR EDIT/DEL REPLY

    큰행사를 다행히 잘 치루셨네요. 마음 맞는 사람의 힘을 봅니다. 인원 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그죠?

 

저는 오스트리아에서 2년 과정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고 지금은 연방주에서 관리하는 한 요양원에서 30~40여명의 동료직원들 사이에서 근무를 합니다.

 

이곳에서 직업교육을 받았고, 이곳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착”을 잘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곳에서는 언제나 “사오정”이니 말이죠.^^;

 

저는 이곳 사람들의 사투리를 못 알아듣는지라,

내 앞에서 빠른 사투리들이 왔다 갔다 하면 이해 불가.

 

내 앞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은어”로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멀뚱거리며 쳐다볼 뿐이죠.^^;

 

처음에 직업교육 받을 때는 허구한 날 울었더랬습니다.

 

내 독일어 실력이 딸린다고 내 머리가 딸리는 것은 아닌데, 사람들이 날 모자란 인간 취급하는 것이 서러워서 울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암기를 하면서 시험에 임했습니다.

 

시험점수가 잘 나오고 내가 그들보다 공부를 더 잘하면 날 다르게 볼 거라는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나만의 오산이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현지인들은 자기네끼리만 어울립니다.

외국인인 날 그들 사이에 끼워주지는 않았습니다.

 

직업교육을 마치고 요양원에 근무 중인 요즘도 달라진 건 별로 없습니다.

난 요양원에 근무하는 직원 중 제일 새내기이고, 거기에 외국인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여자가 셋 이상만 모이면 사이가 심상치 않죠.

우리 병동에는 30~40여명이 근무를 하는데, 그중 대부분은 여자들입니다.

 

여자 30여명이 모여서 일을 하니 그들 사이에 보이게 안 보이게 오가는 암투들이 많습니다.

서로의 뒷담화는 기본이고,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 집중적으로 화제에 오르죠.

 

직원 중 제가 실습생일 때부터 저를 챙겨준 직원 몇몇은 저도 편안하지만,

안 그런 직원들도 있습니다.

 

눈빛부터 저에게 적대적인 직원들과 일을 해야 하는 날이면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래도 심적으로 쫄아드는 것 어쩔 수가 없습니다. ^^;

 

같이 일하는 직원들 중에는 어르신들을 끔찍하게 챙기는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들도 있지만,

어르신들 윽박지르고, 소리만 버럭 지르면서 자기 할 일은 대충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 어떤 그룹에 끼여서 일을 하던 간에 일단 저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최소한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이야기가 나온다 쳐도..

“그래도 일은 열심히 하고, 눈치껏 요령도 안 부리더라.”는 말은 듣고 싶어서 말이죠.

 

해도 안 되는 독일어 발음 때문에 직원들한테 놀림 받는 건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그들 나름대로는 내 발음이 “귀여워서”라고 하지만 놀림을 당하는 사람은 싫지만 말이죠.

 

사실 여러 사람이 하나를 바보 만드는 건 참 쉽죠.

 

현지인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난 외국인이고 신입이다 보니 시시때때로 그들의 놀림의 대상이 되기는 합니다.

 

요양원 어르신의 보호자들도 내 독일어 발음을 놀리듯이 하면 기분도 나쁩니다.

 

뜨거운 커피 같은 음료를 빨대로 드셔야만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뜨거운 음료를 빨대로 마시는 경우, 너무 뜨거우면 입천장이 훌러덩 벗겨집니다.

 

혹시나 이럴까 싶어서 음료를 드리면서 “조금씩, 천천히 드세요.”했더니만,

어르신을 방문한 어르신의 따님께서 뒤에서 내가 한말을 계속 흉내 냅니다.

 

“조금씩, 천천히”

 

나 같으면 거동도 못하는 내 엄마를 보살펴 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외국인이 됐건 내국인이 됐건 간에 감사하겠구먼, 이따위로 놀리는 짓은 하면 안 되죠!

 

요양원 어르신들의 가족들에게 감사와 존경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이런 놀림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그들딴에는 아무리 내 발음이 “귀엽다”고 해도 말이죠.^^; (정말일까???)

 

며칠 전 근무 중에 오후 3시가 넘어가니 어르신들을 모시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직원들이 부산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모르는 이벤트가 있는 것인지..

 

“오늘 뭐 있어? 왜 모시고 밖에 나가는데?”

“휴게실에 있는 근무일지 못 봤어?”

“봤는데?‘

 

내가 읽은 근무일지에는 오늘 무슨 행사가 있다는 것 못 봤는데..

 

이쯤 되니 남자 간호사가 대화에 끼어듭니다.

 

“근무일지를 읽기는 했는데,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 그치?”

 

이때 열 받아서 속으로 한마디 했습니다.

 

"그래 이놈아~ “

 

 

 

인터넷에서 캡처 -perchten= Krampus

 

이날 했던 행사는 요양원 입구에 만들어 놓는 가판대에서 파는 펀치도 마시고,

니콜라우스(산타)와 천사 그리고 Krampus 크람푸스도 온다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등장인물인데,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좋은 일을 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지만, 나쁜 일을 한 아이에게는 크람푸스가 찾아와서 벌을 준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남자 간호사의 말대로 읽기는 했는데, 그 뜻은 몰랐던 단어가 있기는 했습니다.

 

 

 

근무일지에는 12월에 요양원 입구에 세워진 가판대에서 펀치를 파는 날짜와 시간들이 있었고.  12월 30일에는 불꽃놀이고 한다는 정보.

 

그 아래 휘갈려 쓴 것는 사실 그렇게 주의해서 읽지 않았었습니다.

 

근무일지에 쓰인 “Perchtenlauf페어흐턴라우프” 가 사실은 뭔지 몰랐습니다.

그냥 Krampus크람푸스라고 했으면 더 이해가 쉬웠겠구먼..

 

perchten페어흐턴+lauf라우프의 합성어로.

유령(보다는 악마에 가까운)+ 행진인거죠.

 

아무튼 밖에 나가서 구경하시고 싶은 어르신들을 몇 분 모시고 나갔습니다.

나가실 때는 돈도 조금 있으셔야 합니다. 밖에서 파는 펀치를 팔아주셔야 하거든요.

 

크람푸스가 요양원 입구까지 온다고 하니 새내기 직원은 궁금했습니다.

요양원 행사라는 것이 해마다 똑같아서 다들 알겠지만 새내기에게는 다 새롭죠.

 

우리 병동에 근무자는 달랑 3명. 요양보호사 2명과 간호사 한명.

 

셋중 하나는 병동을 지켜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어르신이 계시면 달려가야 하니!

 

직원들 앞에 제가 말을 했습니다.

 

“나도 크람푸스 보러 가고 싶어.”

 

말인즉, 내가 어르신들 모시고 밖에 나가겠다는 이야기죠.

 

이렇게 까지 말을 했구먼..  어르신 모시고 요양원 입구로 이동해서 거기서 있으니 병동에 있어야할 간호사가 나오면서 하는 말.

 

“지금 병동에 아무도 없거든, 너 빨리 들어가!”

 

“야 이놈아! 내가 크람푸스 보고 싶다고 했었잖아.”

 

이 말은 마음속으로 삭이고 얼른 병동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남자간호사도 저처럼 새내기인지라 그 녀석(20대 후반)도 이 행사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그 날 퇴근해서 요양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투덜거렸던 거죠.

 

“내가 분명히 보러 가게다고 했는데도 다 나가버리는 바람에 나는 병동을 지켰어.”

“보러 가겠다고 말을 안했어?”

“했지. 그랬는데도 일이 그렇게 된 걸 어떻게 해!”

 

같이 근무하는 동료직원이라고 해도 발음이 어눌한 외국인 직원이어서..

 

그들에게 차별 아닌 차별을 받고,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는 사오정인 것은,

내 언어가 아닌 언어를 말하고, 쓰고, 사용하는 삶이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외국인(라오스 출신)이라고 해도 4살 때 이민 와서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직원이 다른 현지인 직원들 앞에서 일부러 나의 실수를 대놓고 커다랗게 말할 때 나는 더 작아집니다.

 

내가 한 실수를 나에게만 살짝 와서 이야기 해주면 참 고맙겠구먼,

같은 외국인이 더 치사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당당하게 살고 싶지만 가끔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오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 해외에서의 삶입니다.

 

사투리어서 못 알아듣고, 빨리 말을 해서 못 알아듣고, 은어로 말해서 못 알아들어 자꾸 되묻게 되고, 내가 아는 뜻인가 싶어서 되물어보면 또 다른 뜻으로 사용이 되는지라..

 

저는 이래저래 사오정이 됩니다.

 

저의 안타까운 사오정의 삶을 응원 해 주는 남편덕에 저는 천명이 넘는 크람푸스를 볼수 있는 축제까지 갔다왔으니 사오정의 삶이 그리 나쁜것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외국인 남편과 외국에서 살고 있는 모든 한국인 아내들이여!!

그대들을 응원합니다.

 

올 한해도 기죽지 않는 한국인의 자긍심을 가지고 치열한 삶을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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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8 00:30
  • 2018.01.08 01:2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8 01:51 신고 EDIT/DEL

      초록이님 글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가 이렇게 무시를 당하고 사오정 취급 당하지만 저 나름대로 (마음속으로지만) 그들을 무시합니다. "너희 4년제 대학 나왔어?" 하고 말이죠. 라오스출신 아낙 자기는 마투라(고졸)이라고 틈만나면 자랑하는 고학력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졸수준이니 고졸이면 이곳에서는 아카데미커 (배운사람)으로 분류가 되더라구요. 난 고졸보다 더 배운 대졸이니 내 나름대로 그들을 "못배워서 무식한 인간들"취급합니다. 나름 못된 방법이지만, 이렇게라고 해야 자존감을 지킬수 있거든요.^^

  • 궁금궁금 2018.01.08 01:39 ADDR EDIT/DEL REPLY

    힘내세요. 외국에서 산다는 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렵더군요. 외국어를 이해하기도 힘들지만 그들만의 문화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건 더 어렵지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실한 모습보여주시면 그들도 언젠가는 인정할 겁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8 01:53 신고 EDIT/DEL

      어느정도 포기하면 삶이 조금 더 쉬워집니다. 내가 아무리 연습을 해도 안되는 발음때문에 스트레스 받느니 "난 한국사람이고, 한국어에 그런 발음은 없어!"하면 나름 당당하게 내 발음에 대해서 이야기할수도 있죠.^^

  • 향차이 2018.01.08 07:40 ADDR EDIT/DEL REPLY

    겸손이 미덕인 우리문화와도 상관있을 듯 분명히 잘못했는데도 끝까지 청산유수 자기주장을 하는 적극성은 배워야할듯 때론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카리스마른보여주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9 04:08 신고 EDIT/DEL

      저도 은근 카리스마있고 한성격하는 아낙입니다. 절대 만만한 타입은 아닌데... 여기서는 그냥 그러려니..하면서 삽니다. 안그럼 내 성질에 못이겨 우울증 걸릴거 같아서 말이죠.^^

  • 2018.01.08 08:2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빨간머리앤 2018.01.08 15:14 ADDR EDIT/DEL REPLY

    글을 읽는내내 맘이 아프네요
    앞으로 그사람들이 놀릴때 한국말로 욕한번씩 날려주세요~ ㅎㅎ
    지니님 옆엔 한국애독자들이 많답니다!

  • 김치 2018.01.08 22:09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글을 읽다보니 문득 제가 외고에 근무할 때가 생각납니다. 영어가 유독 어눌한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을 마치 저능아 취급하던 몇몇 원어민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영어가 안 되어서 표현이 완벽하게 안 될 뿐이고 한국에서 외고를 다닌다하면 나름 똑똑한 선발집단인데 그렇게 무시를 하니 정말 속상했었죠. 틈틈히 '이 아이는 영어실력은 조금 뒤쳐지지만 굉장히 똑똑한 학생이다'라는 걸 강조해야했죠. 사실 마음 속으론 '너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고 너따위한테 무시당할 아이가 절대 아니다'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만 생각이 있거나 외국어를 제대로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텐데, 지니님을 놀리는 사람들은 아마 그런 경험이 없거나 생각이 짧은 사람들일 겁니다.
    어쨌든 속상한 일이네요. 한국도 점점 동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많아지는데 저도 혹시나 그 분들을 무시하거나 우월감을 갖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지니님 힘내세요. 우리가 응원하고 있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9 04:19 신고 EDIT/DEL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 일하러 온 동남아 노동자들중에 대졸자들이 꽤 많답니다. 그런 사람을 대하는 한국인들은 이렇게 생각하죠. "대학을 나오면 뭐하냐고? 너 돈벌로 한국와서 공장에서 일하잖아. " 이런 취급을 한국사람들이 백인들의 나라에 오면 당하죠. 필리핀에서도 집에서 일하는 메이드가 자기 주인이 영어 잘 못하면 등신취급한답니다. "넌 배웠는데 왜 영어도 못해?"하면서 말이죠. 말 못한다고 머리가 모자란것이 아니라는걸 더 살다보면 깨우치려는지...^^;

  • 2018.01.08 23:5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09 04:21 신고 EDIT/DEL

      유럽에 라오스/베트남 쪽에서 온 사람들이 꽤 많이 산답니다. 예전에 베트남전쟁당시 "보트피플"로 유럽에 입성한 사람들인거 같은데.. 지금은 2,3세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죠. 라오스아낙도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고, 국적은 오스트리아인지라 자신이 동양인인걸 잊은듯합니다.^^;

  • 2018.01.09 07:3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10 00:37 신고 EDIT/DEL

      제 나름대로는 닫힌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여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네에서 태어나서 동네에서 자라서 동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보니 밖으로 나갈 기회가 없이 그냥 동네서 삶을 마간하게 되는 사람들이니 바깥세상을 접해볼 기회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양원 어르신의 보호자가 됐건 직원이 됐건간에 말이죠. 사람은 자기가 당해봐야 자기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게 된는거 같아요. 저를 무시하고 바보취급한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그런 취급을 당하게 되면 알게되겠지요.^^

  • Favicon of https://gif-toon.tistory.com BlogIcon Dr.kor 2018.03.04 10:19 ADDR EDIT/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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