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사는 것이 힘들어 도움을 받고자 나이 드신 분들이 모여드는 곳, 요양원.

도움을 필요하다고 해도 처음부터 아무나 주는 도움을 받지는 않으십니다.

 

제가 실습생으로 근무했던 2년 동안 저는 내내 2층에만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1층이나 3층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얼굴만 아는 상태였죠.

 

그저 얼굴만 보며 오가도 친하게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소 닭쳐다보듯이 멀뚱거리며 우리를 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특히나 이국적인 외모에 억양도 특이한 직원들 같은 경우는 이런 경우가 더 많죠.

 

요양원 근무 20년을 너머 30년에 들어선 동료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지금은 무거운 분들을 옮기는데 약간은 기계의 도움을 받아서 전보다는 몸이 조금 더 편해진 듯 하지만..

 

대신에 정신적으로는 더 피곤해졌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예전보다 지금의 어르신들을 상대하는 것이 더 힘들다는 이야기겠죠.

 

특히나 “기싸움”은 아주 치열합니다.

 

상대에 따라서 직원을 데리고 노시는 분도 계시고..

강한 직원을 만나면 아양을 떠시는 어르신도 계십니다.

 

요양원에 근무하는 날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

경력있는 직원들이 말하던 "그 의미(정신적으로 더 힘든)"를 이해하게 되기도 합니다.

 

어르신들 중에 유난히 까다로운 분들이 계십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씻겨드려야 하는데, 안 씻는다고 하시고, 짜증내시고, 심하면 침도 뱉고, 때리기도 하시죠. 그래서 상대의 기분까지 봐가면서 일을 해야 합니다.^^;

 

근무하면서 어르신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자주 있죠.

 

3층에 내게는 참 힘든 상대가 한 분 계셨습니다.

70대 후반의 할배,Z.

 

젊은 시절에 축구를 하셨고, 축구 코치까지 하셨다는 Z할배.

연세는 드셨지만 덩치가 산 만하고 힘이 장사라 참 힘들었던 상대.

 

가끔 Z할배께 손목을 잡히면 얼마나 아프게 잡으시는지..

내 손목을 빼내고도 한동안 벌건 상태이곤 했죠.^^;

 

요양원 어르신들은 1주일에 한 번씩 목욕을 하십니다. 내가 목욕탕에 들어가야 하는 날인데, Z할배 목욕시켜야 하는 날은 시작 전부터 식은땀부터 났죠.

 

가끔은 나는 불가능해서 선배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나는 안 되는데 선배는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어르신들도 직원과 기싸움을 하는데 신입 같은 경우는 어르신이 월등히 유리하지만..

경력직원의 기는 이겨낼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사람들은 요양원의 어르신들이 도움이 필요하니 아무 직원에게나 몸을 맡긴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친해질 때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죠.

연세가 드시고, 치매가 있으시다고 수치심을 못 느끼시는 건 아닙니다.

 

직원과 친해질 때까지는 자기 몸을 적나라하게 보이는 걸 꺼려하시니 이미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직원이 아닌 새내기라면 도움을 거절하실 수도 있고, 협조를 안하실수도 있습니다.

 

가령 새내기 직원이 어르신께 “우리 화장실에 가서 얼른 기저귀 갈고 올까요?”하면 버럭 역정을 내시는 어르신이 경력직원이 와서는 “언능 일어나, 빨리 화잘실 갖다 오자.”하면 순한 양처럼 일어나서 따라 가십니다.

 

잠깐! 위에 나온 대화는 반말이지만,

친근한 사이에서만 쓰는 독일어식 대화입니다.

 

처음 요양원에 입주하셔서는 씻으려고 화장실에서 옷을 벗겨드리면 가슴이나 아랫동네를 자꾸 덮으면서 가리시던 분들이, 시간이 지나고 직원들과 친해지면 그런 부끄러움은 다 벗어던지죠.

 

직원이 같은 공간에 있는데도 방귀를 아무렇지 않게 뀌어대고, “미안해!”는 말씀도 안하십니다.

 

심할 경우는 당신이 볼일을 보시는 동안 나가지 말고 화장실에 계속 서 있으라고...^^;

 

 

방귀뀌고 아무 말씀 안 하시는 어르신들께 저는 한마디 합니다.

 

“나오는 방귀야 참을 수 없으니 그렇다 쳐도 최소한 ”쏘리~“는 하셔야지요.”

 

치매 걸렸다고 매너까지 잊는 건 아니거든요.

 

볼일 보시는데 나가지 말고 안에 있으라고 하시는 어르신께는 농담처럼 말합니다.

 

“지금 독가스로 저를 질식 시키려고 그러시는 거죠?

볼일 끝나시면 변기물 내리시고 직원 호출벨 누르세요. 그럼 와서 닦아 드릴게요.”

 

씻겨드리는 중에 변기 위에 앉아서 볼일을 보셔 냄새를 풍기시는 할배.

얼른 변기 물을 내리니 “왜 내리냐?”고 성질을 내셨습니다.

 

 

이분은 매일 당신 변의 색이나 상태를 확인하셔야 직성이 풀리시는 백세 할배.

 

“변기 물 내려도 당신이 어떤 색과 어떤 형태의 변을 보셨는지 확인은 가능하구요.

물 안 내리고 계속 안에 있음 우리 둘 다 산소부족으로 질식해요.“(뻥입니다.^^)

 

참으로 다양하고, 이상한 이야기가 많은 요양원.

 

다른 어르신들은 괜찮은데 나에게 유난히 까칠했던 Z할배.

 

내가 목욕탕에 들어가는 날 Z할배가 리스트에 있으면 아침부터 눈치를 살핍니다.

실실 웃으면서 가서는 인사를 하고 “목욕하러 갈래?”하면서 꼬드기듯이 이야기를 하죠.

 

기분이 좋아서 “그래”했다고 해도 언제 또 돌변할지 모르니 목욕이 끝날 때까지 노심초사.

 

한번은 “목욕가자”고 하니 기분 좋게 일어나서 따라 오셨고..

“우리 면도 할까요?”도, “우리 손톱도 깎을까요?”도 다 OK.

 

목욕탕 열기에 (어르신들이 욕조 물에서 나오면 추우실까봐) 난로까지 켜놔서 후끈거려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저 이날 참 많이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참 이해하기 힘드신 상황이고 현장이지만..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주는 Z할배께 인정받았다고 생각한 날이죠.

 

2년이 넘도록 나에게만 까칠했던 Z할배가 내가 하자는 대로 다 따라주셨으니 말이죠.

 

외모도 발음도 유난히 튀는 외국인직원이여서 그랬던 것인지..

항상 실실 웃으면서 다니니 만만히 보였던 직원이어서 그랬던 것인지..

 

그렇게 Z할배를 목욕시켜드리며 인정받은 줄 알았었는데..

이분은 그 후로도 참 변화무쌍한 태도로 저를 대하셨습니다.

 

 

 

 

“히스테리”는 노처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히스테리는 여자들의 전유물인줄 알았었는데, 할배들의 히스테리는 여자들보다 더합니다.

 

물론 이것이 병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당신이 가진 상황에 불만족스러워 그러실 수도 있지만.. 히스테리를 언제 부리실지 몰라서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게 했던 Z할배.

 

그런 날들이 꽤 많았습니다.

 

복도에 서서히 퍼지는 독가스(=떵냄새)

코를 킁킁거리면서 누구의 뒷동네인지 확인 해 보니 Z할배의 궁디쪽 냄새.

 

“Z, 우리 얼른 화장실에 갈까요? 바지를 갈아입어야 할 거 같아요.”

 

잡아끄는 내손을 뿌리치고는 얼른 엘리베이터를 타시는 Z할배.

엘리베이터 타고 아래층으로 가시면 다른 층의 직원이 다시 우리 층으로 모시고 오죠.

 

달래고, 꼬시고 해서 Z할배를 화장실로 모시고 가서 씻겨드리고, 닦아드리고, 새 옷도 갈아입혀드렸죠.

 

그날 저녁에 야간근무자에게 근무인계를 하면서 “Z이 떵싼 상태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갔었다”했더니만, 야간근무자가 날리는 한마디.

 

"그래서 엘리베이터 안에 (떵)냄새가 진동했구나!“

 

그 말에 사무실에 있던 직원(이라고 해봐야 야간근무자 1명과 1,2층 근무자 2명)이 다 웃었었죠. 요양원에서만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냄새 진동하는 엘리베이터.

 

Z할배는 100살까지 사시겠다던 어르신이었습니다.

 

거동은 마비가 조금 덜된 반쪽에 의지해서 아주 천천히 걸어 다니실 수는 있으셨지만,

반신불수의 몸이시라 씻고, 입고, 먹는 것은 직원의 도움이 없이는 힘드셨던 분.

 

그래도 살고자 하는 의지는 참 강하셨던 Z할배.

어느 날 근무를 들어갔더니만 자리에 없으신 Z할배.

 

항상 그 자리에 산처럼 지키고 있으셨던 분이고, 도대체 어디를 가셨나 싶었더니만..

“심장에 문제가 약간 있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 다음에 근무를 들어갔는데도 여전히 병원에 계시다 던 Z할배는..

최근에 들어갔던 근무 날에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내 “요양보호사“의 삶에서는 절대 잊지 못할 Z할배.

 

쌩초보 실습생일 때부터 봐와서 내가 더 만만하게 보셨던 걸까요?

 

근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전문인처럼 보이고 행동하기는 했겠지만,

그분께는 그 “쌩초보 실습생”의 모습이 여전했을 수도 있었을 테니 말이죠.

 

날 많이 힘들게 하셨고, 엄청 까칠하게 대하셨지만..

가끔씩 내 이름을 불러주시고, 내 말에 따라주실 때 만족감을 더 크게 느끼게 해주셨던 분.

 

나에게 자주 웃음을 보이지는 않으셨지만, 가끔 기분이 내키시면 웃어주시는데..

환하게 웃으실 때는 너무 해맑아서 70대 노인의 얼굴이 아닌 아이 같은 표정이셨죠.

 

이제는 반신불수의 몸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하늘을 날고 계시겠죠?

Z할배는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 요양원 어르신들 중에 한분이 되시지 싶습니다.

 

이제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셔도 슬프지는 않습니다.

가시는 분들께는 “사시느라 고생하셨다. 이제는 편안히 가시라.”라는 인사도 드립니다.

 

저는 매일 죽음이 오가는 길목에서 일을 하는 요양보호사입니다.

근무하는 날이 길어질수록 나에게는 돌아가신 분들과의 추억이 쌓이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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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건강하시지만 연세가 드시고 계시니..

기회가 되고 시간이 될때 시부모님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을 합니다.

 

집안에서 하루르 보내셔서 많이 안  움직이시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자전거 타러 가신다는 시아버지를 따라 나섰습니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까지 합세하면 시어머니는 그냥 따라나서게 되는 상황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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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9. 8. 00:00

 

 

제가 근무하는 요양원에는 외국인 직원들이 꽤 있습니다. 같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외모적으로 차이가 나는 동양인이나, 피부색이 다른 경우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지만, 같은 백인들인 유럽 사람들은 발음에서 완벽하다면 잘 모를 때도 있습니다.

 

발음에서 오는 원어민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로 굳이 묻지 않아도 외국인임을 구분하죠.

이것도 살다보니 생긴 노하우인거 같습니다.^^

 

다른 병동에는 외모적으로 구분이 되고, 발음으로 알아낼 수 있는 외국인이 꽤 있는데..

 

내가 근무하는 병동에는 같은 요양보호사로는 나 말고는 아프가니스탄 남자가 있습니다.

그 외 가끔 바뀌는 청소부가 외국인이죠.

 

몇 달 전에 들어온 청소부는 루마니아 여자입니다.

평소에는 유니폼을 입고 병동의 이방 저 방을 쓸고 닦고 다니는 그녀.

 

처음에 왔을 때는 다른 (요양보호사)직원들한테 말도 못 걸더니..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조금 여유롭게 대화도 하고 합니다.

 

지난 연말에 있었던 직원“크리스마스 파티"때는 잘 차려입고 와서 그녀를 보는 직원마다

”오~ 너무 달라보여.“ 했었습니다. 하이힐에 검정색 파티의상을 입고 왔었거든요.

 

평소에 청소부 유니폼만 입은 그녀를 봐온 직원들이 놀랄 말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그녀를 보고 말한 직원들 중에는 비꼬는 뉘앙스로 말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우리 요양원 제일 말단직에서 청소나 하는 주제에 제일 근사하게 차리입고와?”

 

이렇게 시샘어린 눈길로 쳐다보는 직원들도 꽤 있습니다.

 

자기는 그냥저냥 평범한 옷 입고 왔는데,

미모도 뛰어난 젋은 아낙이 삐까번쩍하게 차려입으니 완전 여배우 같았거든요.

 

그 파티 이후에 요양원에서 보는 그녀는 항상 유니폼 입은 청소부.

외국인들이 제일 처음 시작하는 직업이 말이 필요 없는 “청소일”입니다.

 

저도 오스트리아에 처음 와서 한일이 바로 청소였거든요.

얼마 전에 그녀에게 “직업교육”에 대한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청소말고 직업교육 받아서 하임힐패(도우미)나 요양보호사가 될 생각은 없어?”

“그럴 생각은 있는데..”

“그럼 도우미 직업교육을 받아봐, 넌 이미 이 회사의 직원이니 직업교육을 받으면 청소가 아닌 도우미 일도 할 수 있을거야. 월급도 훨씬 많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직업이고)..”

 

물론 괄호 안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외국인인 그녀도 알았을 겁니다.

 

외국인이여서 청소같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직업교육을 제대로 된 직업을 찾는 것이 현지인들에게 무시당하지 않는 길이며, 이 나라에 정착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같은 외국인으로서 그녀에게 조언을 한번 해준 적이 있었죠.

 

오전 10시, 15분간의 휴식시간!

이 시간에는 사무실에 들어와서 간식을 먹는 시간입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식사를 하지 않았거나, 너무 이른 시간에 먹으면 배가 고픈 시간이죠.

사무실에 간식을 챙기러 왔던 그녀가 나에게 질문을 해옵니다.

 

 

 

아마도 현관에 붙어있는 5월의 회사야유회 리스트에서 내 이름을 본 모양입니다.

 

“너 5월에 회사 야유회 가?”

“응”

“나도 가고 싶은데 래프팅 하는 건 무서워서, 그리고 내가 아는 직원도 없고.”

“내가 체스키 크롬로프 오가면서 그 강을 봤는데, 래프팅 할 정도로 센 물길이 아니야,

그냥 보트타고 물 길 따라 간다고 생각하면 되는 정도야.”

“나는 아는 직원도 없어서.. 그래서 안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가라고 하네.”

 

외국인들의 특징입니다. 괜히 주눅이 드는 거죠.

가도 개밥에 도토리가 될 것 같고, 혹시나 못 어울리고 혼자 튈까봐 걱정도 되죠.

 

“야유회는 1년에 딱 한 번 갈 수 있고, 그날은 야유회를 가지만 일한 걸로 시간처리가 돼. 그리고 야유회 가면 점심 값도 따로 20유로 챙겨줘. 그걸 왜 안 가? 가야지.”

“그래도 모르는 직원들이랑 가는 것이...”

“야유회를 간다고 꼭 직원들이랑 같이 붙어있을 필요는 없어.”

“응?”

“나 작년 5월에 잘츠부르크 갔다 왔는데, 중간에 자유 시간에 나 혼자 돌아다녔어.”

“왜?”

“담배 피우는 직원들은 어울려서 담배 피우러 카페로 가는데, 담배도 안 피는 내가 거기 따라가서 간접흡연할 일도 없고 해서 나는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랬어. 같이 갔다고 해서 같이 뭉쳐 다닐 필요는 없어. 그냥 너대로 그 시간을 즐기면 되는 거야.”

“그러는 거야?”

“네가 담배를 피우면 같이 어울려서 카페로 갈수도 있겠지.”

“담배 안 피는데..”

“그럼 그냥 자유 시간에는 너대로의 시간을 즐겨, 그리고 야유회는 다른 지점의 직원들도 함께 가는 거라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 투성이야.”

“그래?”

“시간이 되면 굳이 빼지 말고 가! 나도 이번에 가니까.”

 

 

 

휴게실에 걸려있는 올해 야유회 일정을 그녀에게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저기에 있는 일정표보고 맘에 드는 야유회 신청해. 그런데 알지? 몇 달 전에 그날 야유회 가겠다고 일정표에 적어놔야 다른 (청소부)직원들이랑 겹치지 않고, 야유회를 갈수 있어.”

“그래?”

“그럼, 다른 직원이 그날 희망휴무나 야유회를 가겠다고 이미 써놨으면 너는 기회가 없지. 그날 일을 해야 할 테니...”

“아, 그럼 빨리 확인해야 되겠네.”

“그렇지, 그리고 5월 야유회가 안 되면 9월에도 있고, 12월에도 있으니 그날 야유회를 갈수 있게 미리 신청해.

“알았어. 고마워!”

 

그녀는 대화를 마치고 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챙긴 후 청소부들이 쉬는 곳으로 갔습니다.

 

사회생활을 한지 얼마 안 된 그녀의 모습에서 저의 모습을 봤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내가 외국인이여서!”

 

이런 생각으로 산 세월이 꽤 됩니다. 직원들과 일할 때는 내가 튀지 않고 더 조심하고,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배려하고 그랬습니다.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더 이상 소심한 행동은 안하는 거 같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으면 내가 먼저 말을 걸면 되는 것이고..

나랑 함께 할 사람이 없으면 그 시간을 내가 온전히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고..

 

솔직히 야유회를 가도 나랑 취향도 안 맞는 직원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담배 피는 것이나,

뭐 사는 직원들 뒤를 따라다니면서 내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아깝고!

 

어떻게 보면 “독불장군”혹은 “나 혼자 산다.”식의 방식이 살다보니..

이것이 제일 편한 외국인이 살아가는 방식인거 같습니다.

 

나와의 대화가 그녀에게 어떤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도 나처럼 “내가 외국인이여서”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이 사회에서 외국인 직장인으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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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4. 18. 00:00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4.18 00:59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 외국인이다 보니 현지인 직원들과 어울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맞는 것 같습니다.프라우지니님적극적으로 도와 주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8 03:29 신고 EDIT/DEL

      외국인과 현지인사이에는 언제나 벽이 있더라구요. "외국인은 그저 일만 열심히 하는것"이 직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 알려줬습니다. 괜히 잘못 수다떨면 구설수에 오르기도 쉬운것이 여자들 많은 직장의 특징이거든요.^^;

  • 2019.04.18 02:1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8 03:31 신고 EDIT/DEL

      나름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는 별거 안되는것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고, 도움받는것이 당연한듯 생각하는 경우에는 일부러 안 도와줍니다. 자신이 노력도 안하고 주변사람들이 당연히 도와줄거라고 생각하는 인간형들도 많거든요.^^;

  • 시몬맘 2019.04.18 04:47 ADDR EDIT/DEL REPLY

    저도 외국인이니까.. 라는 생각때문에 시도조차 않했던것이 많았던것같아요.. 괜히 소심해지고요.. 자국인들 사이에서도 주눅들지않고 묵묵히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쪄보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9 05:14 신고 EDIT/DEL

      외국인이라 소심해질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기네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면 내말을 알아들어놓고도 (내 발음 혹은 내가 사용한 비슷한 의미의 다른 단어때문에) 내말을 못 알아듣겠다고 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

  • BlogIcon 선경 2019.04.18 05:59 ADDR EDIT/DEL REPLY

    요즘 얼마 안되는 오스트리아 생활에서 가끔 섭섭함과 감사함을 오가며 이게 차별인가 싶기도하다가 나의 자격지심인지 혼자 마음 고생을 오가다 이글을 보니 괜한 나의 고민이었나 나만 열심히 하다보면 인정받는 날이 오겠지 하고 위로가 되는 글입니다. 이제 첫걸음 나아가는 앞으로 더 많은 날이 남은 저에게 이곳생활에 지침서 같은 이야기로 많은 의지가 되어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한국에서 2월말경에 보낸 이삿짐이 어제 린츠에 도착했지만 부활절 연휴로 다음주에나 받는 ...저희는 사실 두달 가까이를 침낭과 간단한 캠핑 용품으로 버티는 중입니다. 저희 남편도 만만치 않은 깍쟁이거든요. ㅋㅋ 이번주말 다음주 수요일이 남편생일이어서 저의 비상금으로 타이푼으로 외식하러 나갑니다. 항상 감사하며 지니님을 응원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9 05:16 신고 EDIT/DEL

      타이푼에 가보시면 만족하실꺼예요. 단 9,90유로짜리 뷔페는 월~금요일 오후 4시까지만 가능하고, 주말이나 저녁시간에는 재료를 갖다주면 프라이팬에 볶아다가 갖다주는 럭셔리 뷔페밖에 없으니 참고하시구요.^^

  • 가을여행 2019.04.18 09:01 ADDR EDIT/DEL REPLY

    저의 여동생도 20여년전쯤 호주로 유학갔다가
    싱가폴 유학생과 국제결혼하여
    지금은 15년전에 싱가폴에서
    정착해서 외국인으로 살고 있어서
    국제커플 블로그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않습니다
    나이먹어 한국이 그리운지 1년에 한번은
    무조건 오더라고요^-^
    여동생은 블로그하지 않지만
    국제커플 블로그보며 같은 고민을
    했겠구나 싶어요.. .
    요즘 동영상에 푹 빠져 사는데
    거의 1번타자로 보는것같아요.
    지니님 동영상 올리면 바로 알림 울리게
    해놔서요 ㅋㅋ
    완손 사용하는거보고 감탄했어요
    명이나물 지니님 화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9 05:18 신고 EDIT/DEL

      제가 양손잡이입니다. 글씨는 초등학교 들어가서 당연히 왼손으로 썼지만, 그당시에만 해도 왼손을 쓰면 "찐다"라는 인식이 있었는지, 선생님이 끝까지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게 만드셨죠. 그리고 가위도 왼손잡이용이 없어서 오른손을 사용하고요. 그외에는 다 왼손을 쓰는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keijapan.tistory.com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9.04.18 09:26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러게요,,외국에서 살면,,다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9.04.18 11:25 신고 ADDR EDIT/DEL REPLY

    한국에 사나 외국에 사나
    사람은 다 거기서 거깁니다.
    맡은바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일하러 온건지 놀러온건지 헷갈리는
    사람도 있고...
    찾을때마다 자리에 없는 사람
    도대체 근무시간에 어디가서 뭘하는지 미스터리라는...
    그저 나는 내 갈길간다!!!
    하는 맘으로 내 일만 열심히 합니다.
    지니님도 저랑 같은과 같네요.ㅎㅎ
    .
    .
    그리고 유투브 중국뷔페식당에 가신것 봤는데 아이스크림 담아서 찹쌀도너츠 가지러 가실때 뻥취기를 본것 같은데
    혹시 맞다면 다음엔 아이스크림 뻥튀기에 발라서 먹어보세요.맛있어요.ㅋㅋㅋ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9 05:19 신고 EDIT/DEL

      그건 중국식당에 가면 다 있는 그런 새우맛(인가? 안 먹어봐서..) 튀긴 과자인거 같은데, 저는 안먹는 종류거든요. 다음에 한번가면 오틸이님의 조언대로 한번 먹어볼께요.^^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9.04.19 11:07 신고 EDIT/DEL

      새우맛은 노~노~~ㅠㅠ
      한국 쌀뻥튀기라야 맛나요.ㅎㅎ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20 05:32 신고 EDIT/DEL

      그러니까요. 그래서 제가 중국식당에 나오는 기름에 튀긴 뻥튀기를 안 좋아합니다.^^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04.18 13:11 신고 ADDR EDIT/DEL REPLY

    일본에 있으면 외향이 비슷해서 제가 외국인인것을 자주 잊습니다. 근데 거기는 확 차이가 나니까 좀 더 외로움 같은 소외감 같은게 더 생길거 같아요. 저도 문득 내가 외국인이어서? 라는 느낌이 올때가 있으니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9 05:21 신고 EDIT/DEL

      제가 제일 부러웠던것이 백인처럼 생긴 외국인입니다. 러시아,동유럽쪽에서 온 사람들은 생긴것이 비슷하니 입만 열지 않으면 현지인인줄 알죠. 저 에어차이나타면 승무원들이 중국어로 말겁니다. 생긴것이 똑같으니 말이죠.ㅋㅋㅋㅋ

  • 호호맘 2019.04.18 13:39 ADDR EDIT/DEL REPLY

    댓글에 지니님 말씀 하신것처럼 선의로 도움의 손길을 보냈지만
    정작 받는 당사자 본인은 권리로 아는 경우가 있죠
    참 어이없는 경우더라구요
    낯선 직장에서 외로웠을 직원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신
    지니님 심성이 참 따뜻하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9 05:22 신고 EDIT/DEL

      선의도 적당히 상대방이 "부탁"같은 뉘앙스를 풍길때 혹은 말할때까지 기다렸다가 해주는것이 좋겠더라구요. 괜히 먼저 나섰다가는 고맙다는 소리도 못듣고, 오지랖넓은 인간이라 낙인 찍힙니다.^^;

  • Favicon of https://dreambig1215.tistory.com BlogIcon dbig1215 2019.04.20 18:57 신고 ADDR EDIT/DEL REPLY

    글 너무 잘 쓰세요.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big1215.tistory.com BlogIcon dbig1215 2019.04.21 03:25 신고 ADDR EDIT/DEL REPLY

    전 이제 시작했답니다. 언제나 이런 경지에 오를까요? ㅎ

 

 

저는 외모도 다르고, 발음도 다른 외국인 직원입니다.

그래서 요양원내에서 직원들뿐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차별 혹은 무시를 당합니다.

 

불평하시는 어르신에게 왜 그런지를 설명하고 있으면

(자신이 듣고 싶은 대답이 아닌지라) 어르신은 한마디로 내 입을 닫습니다.

 

“나는 당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발음이 엉성해서) 못 알아들어.”

 

이런 반응을 하는 어르신들은 “내가 외국인 직원”이여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외국인이어도 좋아 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시력이 약해) 잘 안 보이는 지라 바로 앞에 가야 알아보시는 분들은 나임을 확인하면 손을 잡아주시면서 아는 체를 하십니다.

 

그동안 어디 갔었냐고 묻기도 하시고, 매일 오라고도 하시고!

 

나를 보면 감사하다며 작은 사탕봉투를 주시는 어르신도 계십니다.

 

원래 선물을 안 받지만, 아주 소소한 금액의 선물이고, 또 너무 감사해서 꼭 주시고자 하시는 열망이 강하시면 못 이기는 척 하고 받아 나오기도 합니다.

 

 

내가 받은 목캔디

 

주시는걸 너무 사양하면 그것도 실례가 되는지라,

받아서 사무실이나 휴게실에 놓아 오가는 직원들이 먹게 두기도 합니다.

 

솔직히 나에게 사탕 선물(=뇌물)을 주신 할매는 신경을 더 쓰게 됩니다.

아프시다는 무릎 마사지도 다른 직원이 간다고 하면 내가 대신 들어갑니다.

 

할매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나서 말이죠.

 

“다른 직원들은 통증 오일만 바르고는 그냥 나가버려, 당신처럼 성의 있게 발라서 여러 번 문질려서 흡수시킬 때까지 마사지 해주는 직원은 없어.”

 

이런 말씀을 다른 분들께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당신처럼 바르고 제대로 몸이 느낄 수 있게,

제대로 마사지 해주는 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방에 연고나 오일 등을 발라드리러 내가 들어가면,

어르신들이 아주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방에 들어갔는데, 날보고 퉁명스럽게 바라보는 어르신보다는 내 얼굴을 확인하고 활짝 웃으면서 날 반겨주시고, 손을 잡아주시는 어르신들이 더 많으신지라 감사합니다.

 

파킨슨성 치매가 깊어지면 언어장애도 더해집니다.

 

가끔 공격적으로 변하는 할배 한분!

 

내가 복도를 오가면서 웃고, 손도 잡아드리고 한지라..

나만 지나가면 그분도 덩달아 웃으십니다.

 

저녁에 퇴근할 준비를 하면서 할배의 손을 살짝 잡아드리니 할배가 말씀을 하십니다.

 

“당신, 언제..”

“내가 언제 또 오냐구요?”

“그래.”

“저는 이번 주 말고 다음주말에 다시 출근해요.”

 

내 대답을 들으신 할배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지셨습니다.

항상 유쾌한 직원이 한참이 지난 뒤에 다시 출근한다니 많이 섭섭하신 모양이십니다.

 

내가 외국인 직원이고, 나름 신경 써서 독일어 발음을 해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일 텐데도..

내가 출근한 날을 기다리시고, 내가 지나가기를 기다리시는 어르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하루 종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열심히 일을 해도 날 싫어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들끼리 눈빛을 교환하고, 날 차갑게 쳐다보는 눈빛.

 

 

인간은 본능적으로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대번에 알아챕니다.

 

이 기능이 아이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죠.

저도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그들의 눈빛과 행동으로 압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직원이랑 일을 하게 되는 날은 출근부터 신납니다.

 

힘들어도 서로, 함께, 힘을 모아서 하니 재밌는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요.

반면에 나를 싫어하는 직원이랑 근무를 하면 괜히 주눅이 듭니다.

 

내가 방에서 오래 있음 땡땡이 치느라 오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간병이라는 것이 어르신이 바지에 큰일(?)을 안 보셨으면 몇 분에 끝나지만,

큰일을 거나하게 보신 경우는 그걸 다 정리(?)하느라 30분 이상이 걸리기도 하거든요.

 

다행스럽게 우리 요양원은 저를 좋아 해 주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일 열심히 한다, 어르신께 잘한다, 부지런하다, 항상 유쾌하게 웃어서 좋다.“

 

근무하는 중에 음악이 나오면 제가 춤도 춥니다.

갑자기 두 손을 허공에 올리고 외치죠.

 

“모두 두 손을 위로! 오른쪽으로 흔들고! 왼쪽으로 흔들고!”

 

항상 앉아계신 어르신들인지라 팔 운동을 시킬 요량으로 이런 행동을 곧잘 합니다.

 

나의 이 심하게 유쾌한 성격이 처음에는 거짓으로 보였나봅니다.

처음 실습을 가서 받았던 “실습 판단/결과서”에 저를 이렇게 서술해놨습니다.

 

“상당히 친절하고 일을 잘 하는 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남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행동이 위선같이 보였었나봐.”

 

하긴 이틀 근무를 하는 동안 실습생의 성격을 얼마나 파악했겠냐마는..

그들의 눈에 심하게 유쾌한 실습생의 행동이 거짓으로 보였었나 봅니다.

 

저는 그 거짓으로 보였던 심하게 유쾌한 행동을 3년째 잘하고 있습니다.^^

 

복도를 걸을 때는 팔운동을 할 요령으로 양팔을 휘휘 저으며 걸어 다니고,

(나비냐? 비행기냐?)

 

음악이 나오면 복도를 걸으면서도 두 팔을 휘휘 저어가며 춤을 줍니다.

 

제가 요양원 근무 시에는 참 특이하고 발랄한 캐릭터입니다.

입에 오면 입 대빨 내미는 심술쟁이 마눌이 되지만 말이죠.^^

 

일을 입으로만 하면서 나를 대놓고 무시하고, 사소한 실수를 커다랗게 부풀려서 내 뒷담화를 만들어 나를 깔아뭉개려는 직원들도 있지만,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내가 존경하는 동료들이 나를 “그들이 함께 일하면 좋은 동료직원”으로 인정 해 주고, 같이 일해서 즐겁다고 해주고, 내가 얼마나 성실하게 일을 해내고 있는지 알아주고!

 

누군가 내 뒤에서 뒷담화를 하면 나서서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도 해 주고,

내가 얼마나 어르신께 살갑게 하는 직원인지, 내가 얼마나 필요한 직원인지도 알아줍니다.

 

내가 외국인이어서 여전히 힘든 것들도 많지만. 감사한 것들이 더 많습니다

 

나를 (외국인 이전에) 한사람의 직원으로, 동료로, 인간으로, 전문 직업인 요양보호사로 알아주고, 치켜주고,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얼마 전까지 나를 멀뚱거리면서 보고, 퉁명스럽게 대하던 직원이 갑자기 친절해졌습니다.

전에는 봐도 웃지도 않고,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했었거든요.

 

“날 싫어하는 부류”였고, “내가 대하기 불편한 직원”중에 한명이던 그녀가..

이제는 날 보면 먼저 웃고, 인사를 할 때 내 이름을 부르면서 지나갑니다.

 

내가 근무를 바꿔달라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줘서 잠시 친절모드인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그녀도 저를 “함께 일하면 즐거운 직원”으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해봅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직원보다, 나를 인정해주는 직원이 더 많아서 감사합니다.

 

나를 무시하는 어르신들보다, 나를 인정해주는 어르신들이 더 많아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힘든 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남편이 뒤에 버티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래도 감사한 일이 더 많은 요즘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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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9. 17. 00:00
  • 푸른해아 2018.09.17 11:08 ADDR EDIT/DEL REPLY

    저도 지니님을 좋아해서 이 블로그를 자주 찾습니다.
    선입견과 편견에 갇혀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자기열등감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 바보들 보다 지니님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만 바라보세요. 즐거운 여행 후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6:27 신고 EDIT/DEL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알고보면 참 삐딱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왠만하면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김치 2018.09.17 17:31 ADDR EDIT/DEL REPLY

    하트가 10개 있으면 10개 누르고 싶은 글이네요. 훌륭하십니다!!

  • Favicon of https://monica-story.tistory.com BlogIcon 먹탱이 2018.09.18 13:02 신고 ADDR EDIT/DEL REPLY

    본능적으로 저도 참 잘 알아서 ㅠㅠ 회사생활 할때 이뻐해주시는 분들하고는 으싸으싸 까불거리며 신나게 일하고 날 알지도 못하며 미워하는 사람들과 일할 땐 왜케 주눅이 들던지..... 옛생각도 나고...... 타국서 그들과 부대끼며 잘 지내는 님도 참 멋지고 그렇습니다~~~ 홧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6:31 신고 EDIT/DEL

      삶은 어쩔수가 없는거 같아요.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될수 없으니 말이죠. 날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 날 싫어하는 사람 한둘은 그냥 참아줘야 하는 부분인거 같기도 합니다.^^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8.09.18 15:21 신고 ADDR EDIT/DEL REPLY

    글에서 정성이 느껴집니다. 외국인 직원에 대한 편견은 세계 공통인거 같아요. 니들이 뭘알아? 이런 마음? 근데 프라우지니님 처럼 성실한 태도가 꾸준하면 마음을 여는거 같아요. 힘든일에도 마음을 다하면 반드시 통하니까요. 기운내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6:33 신고 EDIT/DEL

      어차피 하루 일하는거 왠만하면 즐겁게 하려고 합니다. 하루 10시간동안 인상을 쓰고 일하는것도 쉬운일이 아니니 말이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것보다는 그저 내가 편하려고 더 열심히 일을 찾아서 합니다. 일 앞에서 몸을 사리는것도 쉽지않은 일이고, 그렇게 하는것도 스트레스일거 같아서 말이죠.^^

  • 2018.09.19 18:32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heyhaus.tistory.com BlogIcon Theonim 2018.09.20 16:32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러므로 이제부터 여러분은 외국사람이나
    나그네가 아니요,성도들과 함께 시민이며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에베소서 2:19

    지니님,마음으로부터 응원합니다.

  • 2018.09.20 19:3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23 06:49 신고 EDIT/DEL

      원래 심하게 수다스럽고 심하게 활달합니다. 남편과는 대화가 아닌 이메일을 더 많이 주고받았던 관계로 그때는 남편이 마눌의 수다스러움을 몰랐지 싶습니다.ㅋㅋㅋㅋ

  • SSL 2019.11.03 04:34 ADDR EDIT/DEL REPLY

    안녕하세요! 어쩌다 방문하게 되었는데 너무 감동적인 글들이 많네요 ㅜ
    정말 좋은분인것같아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우리 요양원에는 매일 어르신들께 배달되는 아침메뉴 카트에 과일이 실립니다.

 

사과, 배, 키위, 오렌지, 포도등 계절에 따라 과일들이 실리기는 하지만,

(어르신들이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 한) 과일을 어르신께 드리지는 않습니다.

 

생각 해 보니..

우리가 각방의 어르신께 아침메뉴를 말씀 드릴 때는 과일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흰빵/검은빵/통밀빵중 어느 것을 드실래요?“

 

“버터와 잼을 드릴까요? 아니 발라먹는 스프레드(치즈, 간, 초코)를 드릴까요?”

 

“커피와 차중 어느 것을 드릴까요?”

 

“커피에 설탕과 우유는 넣어드릴까요?”

 

“오늘은 삶은 달걀/슬라이스 치즈/ 햄 이 있는데 추가로 드릴까요?”

 

매일 하는 질문중 과일에 대한 질문은 없습니다.

 

사실, 이런 통 과일을 드려도 그냥 드시지는 못합니다.

 

최소한 썰거나, 씻거나, 까야 하는데..

빵도 겨우 씹어서 드시는 어르신들에게는 먹기 힘든 과일이죠.^^;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 과일에 대해서 동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과일은 어르신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직원들 용이야.”

 

이 말이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직원용인데 굳이 어르신들께 나눠드리는 아침 카트에 실어 보내는 것인지!

 

과일은 일주일에 서너 번 오고, 직원들이 (간식을 먹는) 휴식공간에 과일이 충분하면..

카트에 실렸던 과일을 그냥 주방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그냥 주방에 돌려보내지 않고, 저는 과일을 구석의 바구니에 담아 놓습니다.

 

나왔던 것들을 매번 주방으로 내려 보내다 보면..

“자꾸 되돌아오는 걸 보니 과일은 필요없나 부다, 보내지 말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과일은 더 이상 안 나오겠죠.

(저의 단순한 생각입니다.)

 

구석에 챙겨놓은 과일은 오가는 어르신들이 방에 챙겨 가실수도 있고, 오렌지 같은 건

조금 한가한 오후시간에 까서 테이블 위에 놓으면 어르신들이 곧잘 드시거든요.

이런 과일이 눈에 보여야 먹고 싶은 생각도 드는 법이죠.

 

내가 과일을 챙겨놓을 때 심술 굳게 말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너 그거 거기에 쌓아놓으면, N부인이 점심 먹고 방으로 가시면서 다 들고 간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해서 방밖으로 나오시기 힘드시거나, 구석에 있는 과일 따위는 신경도 안 쓰지만, 100kg이 넘으시는 N부인은 식탐이 엄청나신지라 구석에 있는 이런 과일도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으십니다.

 

쌓여있던 과일 옆을 N부인이 지나가시면..

과일바구니는 초토화가 됩니다.

 

이곳의 과일을 가져가는 뚱뚱한 할매가 얄미워서 놓지 말라는 이야기죠.

 

쌓아놓으면 N부인이 다 털어 가시니 얄미워서 일부러 이곳에 과일을 놓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곳에서 과일을 챙겨 가시는 분이 N부인만은 아닌지라, 저는 매번 놓습니다.

 

아래층에 Z할배도 지팡이를 짚고 아주 천천히 걸어오셔서 사과가 보이면 챙겨 가시고,

전기 휠체어를 타시는 M할배도 가끔 오셔서 사과가 있으면 가져가십니다.

 

오셨다가 과일이 없으면 그냥 가시지만,

따로 “과일을 달라“고 하시지는 않죠.

 

과일을 방에 가져가도 먹지 않아서 다 말라비틀어진 과일 말랭이를 만드시면서도,

N부인은 식탐이 있으셔서 눈에 보이면 일단 다 들고 가는 못 말리는 할매이십니다.

 

과일을 새로 쌓아놓은 날 점심을 먹으러 이곳을 지나시는 N부인께 한마디 했습니다.

 

뒷담화로 “식탐이 많은 할망구가 먹지도 않으면서 다 가지고 간다” 고 하는 것보다는 이곳의 과일을 여러 사람이 가지고 간다고 알려 드리는 것이 더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N부인, 방에 가실 때 사과는 다 가지고 가시지 마세요.

여기에 있는 사과를 가지러 오시는 분들이 아래층에 두어 분 더 계시거든요.”

 

제가 글로 이렇게 썼다고 정말 이렇게 공손하게 말하지는 않습니다.

요양원내에서는 대부분 어르신들과 반말로 대화를 합니다.

 

(독일어는 반말이 싸가지 없는 것이 아니라 친근함의 표시입니다. 내가 존칭어를 사용하고 경어를 쓰면 상대방은 "이사람이 나랑 거리를 두려고 하는구나.."생각합니다.)

 

 

“N부인, 너 여기 있는 과일 한꺼번에 많이 가져가지마,

아래층에서 여기 과일 가지러 오는 Z도 있고,M도 있어. 알았지?“

 

뭐 이렇게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요양원내에서는 상대방이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이건, 상사이건 다 “너”로 통일해서 부릅니다. 나도 “너”, 상대방도 나를 “너”로 부르죠.

 

아시죠? 반말은 상대를 만만히 보는 싸가지 없는 행동이 아닌 친근함의 표시입니다.

위에서 서술한 아침을 나눠줄 때도 사실은 존칭어가 아닌 반말입니다.

 

“잘 잤어? 빵은 어떤 걸 먹을래? 버터에 쨈 줘?”

 

이렇게 반말을 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어르신들을 유치원 아이들 다루듯이 하지는 않습니다.

반말이라고 해서 상대방을 만만하게 대한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해십니다.^^

 

자! 삼천포는 여기까지만!!

 

동료직원은 아침카트에 실린 과일이 직원용이라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거 같습니다.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에게 점심/저녁은 나눠드리고 남는 음식을 직원들이 먹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직원들은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요양원 원장이나 그 바로 아래 간병책임자들의 눈에만 안 띄게 먹죠.

들리는 소문에 요양원 음식을 먹다가 걸리면 “퇴직사유”가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원 중 몇몇은 불안하게 숨어서 후다닥 먹어치우는 한 끼 대신에

미리 주문을 하고 직원식당에 가서 어르신들이 드시는 메뉴와 같은 걸 돈 내고 먹습니다.

 

직원들이 요양원 어르신들이 드시는 음식 먹는 걸 금지하는 요양원에서,

아침에 직원용 과일을 어르신들 아침카트에 실려 보낸 것이 실화인 것인지..

 

아침마다 오는 과일이 누구를 위한 과일이건 간에,

전 매번 돌려보내는 대신에 구석의 바구니에 담습니다.

 

시간이 남는 오후시간에는 깎아서 여러 사람에게 나눠 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또 과일을 가지러 오는 몇 사람이 왔다가 허탕 치지 않았음 하는 마음에 말이죠.

 

여기서 한마디!

제가 특별히 일을 잘하거나 요양원 어르신들을 끔찍하게 챙기는 직원은 아닙니다.

 

단지, 한국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직원이다 보니..

다른 직원과는 생각하는 것부터 달라서 하는 행동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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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7. 23. 00:00

 

우리 요양원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일을 합니다.

 

일단 주 40시간 일을 하는 정직원들이 있고,

그 외 주 20시간, 25시간 혹은 30시간 시간제 일을 하는 직원들도 있고,

 

군대 대신에 요양원에서 일을 하는 사회복무요원들도 있고,

그 외 방학 때면 짧은 알바를 나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위에 나열된 사람들은 금액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요양원(이 속한 기관)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죠.

 

요양원에서는 정식 월급이 나가는 직원 말고도 일하는 직원들이 또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실습생과 또 다른 종류의 사회봉사를 하러오는 사람들.

 

저도 2년 동안 우리 요양원에서 “실습생”으로 일을 했었죠.

한 달에 주 20시간 일을 하면서 요양원에서 받았던 돈은 한 달에 200유로였습니다.

 

원래 주 20시간이면 한 달에 900유로 이상의 월급이 지급되어야 했지만, “실습생”이라는 꼬리표를 달아놓고는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월급이 아닌 보조금이 주어졌었습니다.

 

유럽의 직업의 세계에 존재하는 “견습생(기성세대는 일본어 ”시다“가 더 이해가 빠르죠^^)”

 

대부분의 기능직은 3년 동안 견습생으로 일을 하면서 기술도 배우고, 일도 하지만 월급은 기존직원이 받는 금액의 반의반도 못 받습니다.

 

제가 한 2년간의 “실습생”생활도 이와 같은 맥락이죠.

 

우리 병동 근무자 현황판.

 

우리요양원에 근무하는 직원/실습생들은 다 요양원 유니폼을 입고 일을 하는데..

가끔 유니폼이 아닌 사복을 입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명“사회봉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죠.

쉽게 말하면 범죄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사회봉사 명령이 떨어졌으니 일을 하러 온 거죠.

 

저는 “벌금” 대신에 몸으로 때우느라 오는 사람들 인줄 알았었는데..“벌금은 이미 납부했고, 정해진 시간만큼 사회봉사를 하지 않으면 교도소에 가야한다.”고 합니다.

 

사회봉사를 하러 온 이 사람들이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 요양원에 오는지는 잘 모릅니다.

 

요양원 일이라는 것이 하루 종일 바쁜지라 서로 마주서서 이야기할 시간도 별로 없고,

“넌 어떤 범죄를 저질러서 여기까지 온 거야?”라고 묻기고 참 거시기 한지라 묻지 않죠.

 

사실 범죄라고 해도 요양원에 사회봉사를 오는 사람들은 그렇게 나쁜 죄질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요양원은 직원을 채용할 때도 “범죄증명서”까지 제출해야하는 곳이니 말이죠.

 

우리요양원에 못 보던 남자가 하나 등장했습니다.

큰 키에 “휴고보스”청바지 까지 챙겨 입고 오는걸 봐서는 패션에 꽤 신경 쓰는 인간형인디..

사복을 입고 일하는걸 보니 내가 생각하는 그 “범죄자”인거죠.

 

그를 처음 본 것이 벌써 3주가 넘었네요.

 

주중에는 본인이 일을 하는지라 주말에만 요양원에 일하러 온다는 그.

처음에는 같이 일하면서도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요양원 일이라는 것이 하루 종일 바쁜지라 서로 잡담할 시간은 별로 없거든요.

 

저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양원 근무라는 것이 일을 안 하려고 눈을 감으면 일할 것이 안 보이지만,

굳이 일을 찾지 않아도 일이라는 것은 항상 도처에 있으니 말이죠.

 

처음에는 첫 주는 2층에 근무하러 오는 그와 같이 하루 종일 근무를 했습니다.

그는 틈틈이 내게 와서 나의 사생활을 자꾸 물어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는 못사는 나라 출신이라고 생각했었고 말이죠.

 

대충 그가 물어오는지라 아주 짧게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왔고, 남편이 오스트리아 사람인지라 이곳에 살고 있고, 결혼 10년차 유부녀”

내가 알고 있는 그는 “사회봉사를 하러온 범죄자”인지라 웬만하면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그는 자꾸만 나에게 옵니다. “예쁘다.”라는 말도 시시때때로 하고.

 

설마 사회봉사 하러온 요양원에서 결혼 10년차 유부녀를 꾀려고 하는 행동은 아니겠죠?

요양원 어르신들께도 “이 직원 예쁘죠?”하면서 저의 외모에 대해서 칭찬을 합니다.

사실 40대 후반의 아낙이 예뻐봤자 얼마나 예쁘겠습니까? 다 제 눈이 안경인거죠.

 

첫 주는 2층에 같이 근무한지라 오며가며 그와 부딪히고, 그가 시시때때로 물어오는 질문에 대답을 해줬었는데.. 둘째 주는 제가 1층 근무에 걸린지라 그와 부딪힐 일이 없다고 안심했었습니다.

 

그. 런. 데.

 

2층에서 근무해야할 그는 시시때때로 1층에 혼자 근무하는 나를 찾아서 내려왔습니다.

 

12명의 어르신들을 혼자 관리해야하는 1층 근무가 아직 1년차 직원인 나에게는 참 버거운 근무지만 그렇다고 하임힐페(도우미)일을 하러 온 그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는데..

 

"내가 뭐 도와줄 일 있어?“

 

도우미가 도와줄 일은 많지 않는데, 뭘 도와주겠다고 자꾸 찾아오는 것인지..^^;

 

너무 자주 찾아오는 그가 너무 부담이 된지라,

주말 근무가 끝난 다음에야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 우리 요양원에 사회봉사 하러온 남자가 하나 있거든.

근데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어.

 

근디.. 그 사람이 자꾸 나한테 와서 개인적인 것을 묻고, 도와주겠다고 자꾸 따라다녀.”

 

마눌이 쫑알거리는 이야기는 항상 흘러듣는 남편인데, 이번에는 바로 반응합니다.

 

“그 사람이 왜 당신한테 그래?”

“몰라, 난 결혼 10년차 유부녀고 한국 사람이란 거는 이야기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왜 해?”

“그럼 묻는데 이야기 하지 씹남?”

“개인적인 것은 물어도 대답하지 말고 그냥 무시해!”

“범죄자 앙심사서 어떡하려고? 대충 적당히 넘기는 것이 좋지.”

“자꾸 그러면 사무실에 가서 이야기를 해!”

“뭘 이야기를 해? 근무 바꿔달라고?”

“....”

 

남편이 이렇게 반응하지 않아도 사실 저도 무섭습니다.

그가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물어볼까봐 말이죠.

 

이번 주말에 또 근무가 걸렸는데..

그가 일하는 2층 근무가 토, 일요일 양일간 걸려있는데..

 

그는 이번 주말에도 또 나타나려는지.

내가 근무하지 않는 지난 주말을 끝으로 그의 “사회봉사 이행시간”은 끝이 났으면 좋으련만..

 

이번 주에 또 그를 만날까봐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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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2. 19. 00:30
  • 2018.02.19 01:3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2.19 06:19 신고 EDIT/DEL

      일기 쓰신줄 알았습니다.ㅋㅋㅋㅋ 그런일이 있었다면 마음의 상처가 깊게 남게될거 같아요. 살면서 종종 사람 사귀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가슴 아픈 일이 있을때는 날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나에게 기쁜일이 생기면 같이 기뻐해주기 보다는 나를 시기하는 눈길로 쳐다보죠." 저는 나의 기쁜일도 슬픈일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 많길 바라며, 나또한 내 주변의 기뿐일도 시기어린 눈길이 아닌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이려고 노력합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은데..
      앞으로 그런류의 사람들은 님의 곁에 더이상 존제하지 않길 바랄께요.^^

  • 2018.02.19 07:3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2.19 07:58 신고 EDIT/DEL

      ㅋㅋㅋㅋ 펑퍼짐한 40대 후반의 아낙입니다. 어릴때도 예쁘다는 말대신에 귀엽다는 말만 들었었죠. 아시죠? 못생긴 아이들은 다 귀엽다고 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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