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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사망자3

내가 없었던 사이에..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고령의 연세이시라 “밤사이 안녕” 하시지 않으신 분들도 계시죠. 내가 떠나 있었던 5개월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요양원 어르신들께는 절대 짧지 않은 시간임이 분명하죠. 다시 근무에 들어오면 (돌아가시고) 안 계신 분들이 몇 분 계실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분이 안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요양원 벽에 돌아가신 분들의 사진을 붙여놓는 코너가 있는데, 그 사진 속에 아직 80도 되지않은 우리 병동의 여왕님, N이 계십니다. 몸이 심하게 무겁기는 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편이었고, 편마비가 있으셨지만 한 발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한 손으로 식사도 잘하셨고, 무엇보다도 100살까지 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계셨던 분이셨죠. https://jinny1970.ti.. 2023. 4. 23.
남은 자의 기억 2주만에 근무를 들어가보니 직원들이 보는 방명록에 K부인이 돌아가셨다는 짧은 메모가 있습니다. “K부인 아침 9시 45분경에 숨이 끊어진 채로 침대에 누워 계신 것 발견” 잠자다가 편하게 가셨던 것인지.. 2인실을 같이 사용하고 계신 H부인의 몸을 씻겨드리는 아침 간병을 갔던 직원이 돌아가신 K부인을 발견하고 동료 직원들에게 알렸던 모양입니다. 이날 출근해서 저처럼 K부인의 사망소식을 처음 알게 된 직원들의 반응은 나와 다르니 않았습니다. “잘됐네. 그렇게 가시고 싶어 하시더니만, 이제는 편안하시겠네.” 누군가의 죽음이 항상 슬픈 건 아닙니다. 특히나 요양원 같은 경우는 이제는 죽고 싶다는 분들이 많죠. 어떤 부인은 남편이 먼저 돌아가시고 우울증에 자살 시도도 몇 번 했지만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고, .. 2021. 12. 31.
잘 가신 두 어르신 우리 요양원의 두 어르신이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이제는 울지 알고 “잘 가셨다.”는 생각이 드는 거 보니 저도 연륜이 쌓이는 걸까요? 요양원에 오기 전, “누군가가 죽었다.”라는 전제는 항상 슬펐습니다. 아빠가 하늘나라에 가셨을 때도 친척들이 시키는 “아이고~아이고~”대신에 “엉엉~” 큰소리로 울었었고, 엄마를 하늘나라로 가셨을 때도 3박4일 동안 병원 장례식장에서 울고 또 울었었죠. 내게 있어서 “누군가가 죽는 것”은 항상 슬픈 일이었습니다. 내 가족을 잃는 슬픔이었으니 말이죠. 실습생으로 요양원에 발을 들이고, 처음에는 내가 알던 분들이 돌아가시는 것이 너무 슬퍼서 일하면서도 울고, 복도를 다니면서도 울고, 그 어르신의 가족 분들이 울면 나도 덩달아 울고, 일을 하러 간 것인지 울러 간 것인지 하루.. 2019.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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