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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며느리48

시어머니도 모르는 내 요리의 비밀 세상의 모든 가정주부들이 그렇듯이 나도 내가 한 음식보다는 남이 해준 음식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뭐든지 내가 다 직접 해야하죠. 1년하고도 6개월 넘게 계속해서, 쭉~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남편의 끼니가 내 손에 달려있으니 장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요리 하기. 아침은 남편이 알아서 찾아 먹고 근무를 시작하니 마눌인 내가 챙겨주는 건 오전 과일 간식과 점심. 남편을 위한 점심 메뉴는 슈퍼에서 하는 세일 전단지에서 결정이 됩니다. 가끔은 알지도 못하고 할 줄도 모르는 야채들도 “세일”한다고 사 들고 집에 와서는 또 그걸 어떻게든 요리로 승화시키기는 합니다. 반값 세일하는 전단지에서 내가 살 것들을 찜 합니다. 세일한다고 무조건 다 사지는 않고 내가 관심이 있는 것들만 고르죠. 이번 주말 반값 세.. 2021. 10. 24.
시어머니의 뜬금없는 속옷 선물 며느리는 가끔 시어머니께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네 남편 필요한 것이 없다냐?” 아들에게 선물하실 아이템을 찾지 못하실 때 며느리에게 가끔 묻기도 하셔서 이번에도 그런 줄 알고 남편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말씀드렸죠. “당신 아들 속옷이 필요해요.” 한동안은 장보러 갈 때마다 속옷을 한두개씩 사서 마눌에게 핀잔을 들었었는데, 더 이상 속옷을 사지는 않는 남편. 그래서 그런지 조금 해진 것도 있고, 또 버려야 할 시점에 온 것도 몇 개 있는데, 남편은 그냥 입습니다. 왜? 세탁을 해서 속옷 서랍에 넣어놓으면 남편은 그걸 입고, 빨래할 때해진 것을 봤지만 일단은 세탁을 해야하니 세탁해서는 다시 남편 서랍에 넣어놓고, 남편은 또 그것을 입고.. 이것이 반복되고 있죠. 남편에게 선물을 사시려면 “속옷”을 하시라고.. 2021. 9. 26.
시아버지와 함께 만드는 점심 한끼, 슈니첼 장을 보러 가려고 슈퍼마켓 전단지를 보다가 내 눈에 확 들어온 것은 세일중인 돼지고기. “남편 슈니츨용 돼지고기가 1kg에 4,99유로인데 오늘 슈니첼 할까?” “아니.” “그럼 뭐 먹을래?” “몰라.” “먹고 싶은 건 있어?” “없어.” 남편의 대답은 한결같으니 그냥 묻지않는 것이 속이 편한데, 나는 왜 매번 묻는 것인지.. 이날 점심으로 내가 선택한 메뉴는 돼지고기 슈니첼 고기도 싸니 한 1kg업어다가 몽땅 다 슈니첼을 해 버리면 시부모님도 드실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겠죠? 장보러 가면서 시어머니께 살짝 여쭤봤습니다. “엄마, 점심은 뭐해요?” “호박 보트를 할까 생각 중인데..” 아직 생각 중이시라니 얼른 그 생각을 접어 드립니다. “그럼 그건 내일 해 드시고 오늘은 슈니첼 드세요.” “그래? 그럼 .. 2021. 9. 10.
시어머니가 아프다 요즘 시어머니가 아프십니다. 지난주 토요일 늦은 근무라 저녁 8시에 퇴근을 하고 마당에 들어서는데 퇴근하는 며느리를 멀뚱하게 보시던 시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네 엄마 병원에 실려갔다.” “아니, 어디가 어떤데 병원에 실려가셨어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해 구급차를 불렀다.” 멀쩡하셨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실려가셨다니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한 며느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빠는 왜 병원에 안 따라가셨어요?” “요새 코로나라고 보호자는 같이 가면 안된단다.” 일단 시어머니가 병원에 가신 건 알았고, 재택근무 한답시고 하루 종일 방에 짱 박혀 계신 서방님께 달려가서 알렸습니다. “남편, 엄마 구급차 타고 병원에 실려간 거 알아?”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대답을 합니다... 2021. 7. 24.
내 알뜰함의 보상 우리 부부는 둘 다 참 알뜰합니다. 나는 나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알뜰 하지만, 그 알뜰함의 기준이 조금 다르죠. 마눌은 이왕에 사는 거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찾는 편이고, 남편은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면 그냥 정가를 내고 구매를 합니다. 어디 가서 부끄럽게 말을 해야 할인이 된다면 당당하게 거절 한다는 이야기죠. 예를 들어 분명히 할인가 판매하는 제품인데 영수증에 찍힌 금액이 할인가가 아닌 정상가라면 마눌은 당당하게 소비자 서비스 센터에 가서 확인을 한 후에 차액을 돌려봤지만, 남편은 영수증의 금액이 다른걸 알아도 그냥 집으로 돌아옵니다. 창피해서 영수증의 금액 다르다고 말하고 차액을 받는걸 못 하시죠.ㅠㅠ 하. 지. 만! 얼굴을 보지않는 전화, 이메일을 이용할 경우는 상황이 달라.. 2021. 1. 25.
시아버지께 해 드린 올 생신 선물 올해도 변함없이 시아버지 생신은 돌아왔습니다. 세상의 며느리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에게는 유난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 시부모님께 드리는 선물 고르기. 한국처럼 비싼 선물을 드려야 하는 부담감은 없지만, 그래서 더 고르기 힘든 것이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현찰이나 상품권을 드릴 수도 있지만, 제가 몇 번 드렸던 상품권에 대해서 아빠가 대놓고 불만을 표현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드릴 때 그러신 것은 아니고.. 무슨 말을 하시다 가는 “상품권 선물”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그때는 안 들리는 척 했습니다. 그때 제 생각은 그랬죠! “쇼핑몰에 200개가 넘는 가게 중에서 당신이 사시고 싶은 선물을 사시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선물을 받으신 것 보다 훨씬 더 선택의 폭이 넓으신거다.”.. 2020. 9. 30.
시부모님 선물에 관해 변해가는 나의 마음 시댁에 들어와 살아가는 날이 길어지면서.. 시부모님에 대한 나의 마음과 태도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고! 이제는 나도 조금씩 무감감 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예전에는 시부모님과 관련된 행사 (생신, 어머니날, 아버지날, 크리스마스 등의 명절)가 있을 때마다 남편과 전쟁 아닌 전쟁을 했었습니다. 남편과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내가 하고자 했던 건 두 분께 드리는 선물! “엄마 생신 때는 최소한 200유로 정도는 예상해야 해!” “이번에는 선물로 현찰을 드리자!” 시부모님은 내 부모도 아니고 남편 부모인데 왜 내가 이렇게 전쟁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선물을 드릴 때마다 시어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 “뭘 이렇게 까지(=많다) 준비 했니?” 식구의 생일등 명절 선물로 시부모님이 쓰시는 건 1인당 25유로. 며느리.. 2020. 7. 20.
외국인 며느리를 본 시어머니께 물었다 제 동료직원들은 대부분 50대 중년아낙. 50대라고 해도 한국의 중년과는 모든 것이 다른 환경이죠. 한국의 50대라고 한다면... 이제 대학에 들어간 아이들 뒷바라지 하느라 정신없을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나요? 이곳의 50대는 손주까지 본 할머니들입니다. 대부분은 10대의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으며 빠른 인생을 시작했거든요. 같은 50대라고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나는 엄마도 할머니도 아닌데.. 내 동료들은 손주 서너씩은 가지고 있는 인생 선배들입니다. 동료들 중에 이번에 “외국인 며느리”를 본 동료가 있습니다.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숙박업/요식업을 하고 있다는 삼촌네 가족 휴가를 다니더니만.. 그곳에서 만난 아가씨와 아들내미가 연예를 시작했었나 봅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아직 20대인 아들은.. 2020. 1. 25.
참 섭섭했던 내 생일 그리 기대를 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실망스러운 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날마다 조금씩 실망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되겠죠? 시부모님에 내 생일 때 주는 선물은 몇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습니다. 현금 50유로와 자허토르테 케익 하나. 알뜰하다 못해서 짠내까지 나는 시부모님. 하나 밖에 없는 며느리의 생일인데 10년이 넘도록 거의 같은 선물입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489시부모님이 주신 생일선물 (2015년) 2015년 생일 때도 50유로를 받았었네요.최소한 이때는 엄마가 케이크를 직접 구워셨었네요. 지금은 제과점에서 사서 주십니다.^^; 자허토르테도 1인분짜리 쪼맨한 걸 받았었는데, 그 작은 것도 4등분으로 나눠서 매년 시부모님께 드렸더니만 이제 토.. 2020. 1. 14.
남자는 잘 모르는 여자의 심리, 시어머니의 마음, 남편이 옆 건물인 시부모님 댁에 요즘 부쩍 자주 드나듭니다. 남편이 엄마네 건물에 갈 때 마다 살짝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네 가면 항상 먼저 엄마한테 말을 건 후에 아빠한테 가!” 남편이 마눌의 말을 새겨듣고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를 며칠 전에 이야기 했었습니다. 아빠와 서로 소,닭보듯이 했던 남편. (별로 친하지 않은 아빠와 아들입니다.) 아빠가 남편에게 뭔가 부탁할 일이 있어 우리 방에 오셔도.. 들어오시지 않고 문 앞에 서서 말씀을 하시곤 하셨었죠. 아빠가 아프신 이후로 남편은 “아빠에 대한 모든 것”을 다 확인합니다. 병원 검진이나 여러 가지 사항들을 자신이 다 관리를 하죠. 아빠보다는 엄마를 더 끔찍하게 생각하는 남편의 이런 행동을 난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아빠가 혹시.. 2019. 11. 20.
나의 김칫국, 나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 남편이 타던 것을 물려받아서 거의 15년 된 할배자전거! 남편도 10년 넘게 타던 자전거가 내 할배자전거의 연세는 30살이 넘으셨습니다.^^ 30년탔음 완전 고물이 됐을 세월이지만, 워낙 관리를 잘 받아 아직 멀쩡하시죠. 그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할배를 타고 동네 슈퍼 한 바퀴 길을 나섰는데.. 이상하게 다른 날보다 페달 밟기가 너무 힘들어 무슨 일인가 내려서 확인해보니 바람이 빠진 뒷바퀴. 사실 할배자전거의 타이어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었습니다. 내가 남편에게 물려받아서 15년탈동안 타이어 한번 바꾼 적이 없었죠. 타이어 마모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지만, 타는데 지장이 없으니 잘 타고 다닌 거죠.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이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남편이랑 2박3일 “.. 2019. 10. 12.
나에게 쌓여가는 하늘 가시는 분들과의 추억들 혼자서 사는 것이 힘들어 도움을 받고자 나이 드신 분들이 모여드는 곳, 요양원. 도움을 필요하다고 해도 처음부터 아무나 주는 도움을 받지는 않으십니다. 제가 실습생으로 근무했던 2년 동안 저는 내내 2층에만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1층이나 3층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얼굴만 아는 상태였죠. 그저 얼굴만 보며 오가도 친하게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소 닭쳐다보듯이 멀뚱거리며 우리를 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특히나 이국적인 외모에 억양도 특이한 직원들 같은 경우는 이런 경우가 더 많죠. 요양원 근무 20년을 너머 30년에 들어선 동료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지금은 무거운 분들을 옮기는데 약간은 기계의 도움을 받아서 전보다는 몸이 조금 더 편해진 듯 하지만.. 대신에 정신적으로는 더 피곤해졌다고 합니다.. 2019. 9. 8.
다시금 올라오는 짜증 시부모님의 집에 들어와서 옆 건물에 살고 있는 우리. 제대로 된 시집살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시부모님과 한 집에 사니 시집살이! 시부모님의 집에 살고는 있지만, 집세를 내고 있으니 우리는 세입자. 한국의 시부모님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관계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저에게는 시부모님이시면서 집주인이시도 한 분들. 사실 며느리는 시부모님과의 사이를 운운 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시부모님께는 언제나 약자인 것이 며느리라는 위치이니 말이죠. 저도 그럭저럭 시집에서 살고 있는데.. 가끔은 울화가 확~ 치밀어 오를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말을 해야 아는 외국인이지만, 이런 것도 배려 못해주나?“ 하는 생각에 말이죠. “하나”하면 “열”까지 알아듣는 한국 사람들. 한국 사람은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제.. 2019. 7. 15.
오스트리아 워킹맘의 번아웃 워킹맘의 삶은 참 피곤합니다. 회사에서 일도 해야 하고, 집에 오면 살림에 아이들도 챙겨야 합니다. 한국의 워킹맘만 피곤할까요? 외국도 워킹맘의 삶은 고달프기만 합니다.^^; 외국인들은 남편이 잘 도와주니 워킹맘의 한국에 비해 조금 더 수월할거 같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는 환경입니다. 어찌 보면 한국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죠. 한국의 주부들은 남편의 월급을 몽땅 받아서 관리를 하지만 이곳은 아니거든요. 병원에 실려 간 다음날 내가 보냈던 문자 제 김치를 좋아해주는 라오스 출신의 동료가 구급차에 실려서 병원에 갔었습니다. 바로 이 “워킹맘의 삶”에 지쳐서 말이죠. 간단히 이 아낙의 상황을 잠시 이야기 하자면.. 주 30시간 일하고 있고, 첫 번째 결혼해서 얻은 첫째 아들은 올해 20살이 돼서 공익요원을 근.. 2019. 7. 6.
우리 결혼 12주년 공식행사, 시어머니와 공연보기. 지난번 “어머니 날” 선물로 시어머니께 오페라를 보여드리겠다고 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보고 싶으시다는 작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가능했던 선물이죠. 물건이 아닌 공연을 선물로 선택한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컬투어파스(무료 문화카드)도 한 몫 했습니다. 무대 앞자리에서 시어머니가 공연을 보실 수 있게 해드리려고요. 시어머니 몫으로는 저렴한 티켓을 사서 내 일등석 좌석을 티켓을 바꾸면 되죠. 저는 시어머니가 보고 싶으시다던 작품을 이미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 앉아서 봐도 상관이 없죠. 이미 알고 있는 작품이니! 시어머니가 보고 싶으시다던 Operette 오페레테 “Der Vogelhaendler 데어 포겔핸들러(새장수)” 오퍼레테는 정통 오페라보다는 조금 가벼운 작품입니다. 오페라는 모든 .. 2019. 7. 4.
아들바보 엄마의 소리 없는 사랑 제 시부모님은 바보십니다. 시아버지는“딸 바보”, 시어머니는 “아들 바보”죠. 외모적으로 봐도 딸은 아빠를, 아들은 엄마를 닮았습니다. 외모가 닮은 자식이여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빠는 시누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 주시려고 하사고, 엄마는 아들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해 주시려고 하시죠. 시어머니는 아들이 나타나면 아들만 바라보십니다. 남편이 “마마보이”였음 꽤 힘들었을 “시집살이”였지 싶습니다.^^; 얼마 전에 장례식에 간다고 남편이 찾은 검은색 와이셔츠. 남편이 가지고 있는 검정셔츠는 딱 하나. 그것도 엄마가 몇 년 전에 선물 해 주신 거죠.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니 마눌을 잡는 남편. 마눌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 시어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엄마, 혹시 당신 아들 검은색 와이셔츠 보셨어요?” “응,.. 2019. 3. 9.
시어머니와 컬투어파스 며느리는 시부모님의 취향을 잘 모릅니다. 초반에는 어떤 선물이 좋을지 시누이에게 상담을 몇 번 했었는데.. 그때 시누이가 “공연티켓”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시누이가 시부모님을 (자신이 사는) 비엔나에 초대해서 연극을 보러 간적도 있었네요. 그래서 나도 “두 분의 선물로 공연티켓을 해드릴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시부모님께 살짝 여쭤봤었습니다. “아빠, 아빠는 연극이나 오페라 보는 거 좋아하세요?” “아니.” 엥? 시누이는 좋아하신다고 했었는데... 아빠는 전혀 공연관람 체질이 아니신 것을 아니셨네요. 가끔 며느리가 저녁 공연을 보러 나가다가 마당에 계신 시어머니를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습니다. “어디 가냐?” “극장에 공연 보러요.” “넌 자주 극장에 가는구나?” “돈 안내고 .. 2019. 2. 21.
네 가족, 내 가족 오늘은 참 생각이 많은 날입니다. 네 가족과 내 가족에 대한 생각도 깊이 해본 날이네요. 처음 시작은 이랬습니다. 남들은 쉬는 휴일에 근무하는 마눌을 위해서 잠자다 말고 일어나서 차로 요양원을 데려다준 남편, 저녁 퇴근에 맞춰서 요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마눌을 기다렸습니다. (이날 비가 온지라 남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10 시간의 근무를 마치고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남편의 차문을 여는데 차문은 잠겨있고, 차안에서 남편은 나를 빤히 쳐다봅니다. 나랑 장난이 하고 싶은 모양인데... 비 맞고 서서 남편의 장난을 받아줄 기분이 아닌지라, 문을 두어 번 열어보고는 가지고 있던 우산을 쓰고는 걸었습니다. 집까지 걸어올 생각이었죠. 남편이 뒤따라오면서 “타라!”고 했지만 이미 기분이 상한지.. 2018. 12. 25.
국적을 초월하는 세상의 시어머니 국제결혼을 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시집살이는 안 하겠다고“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서양인 시어머니는 한국인 시어머니랑은 조금 다른 줄 알았습니다. 우리가 다른 도시에 살 때는 시집에 다니러 와도 시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서양에서는 며느리는 “손님취급”을 합니다. 시댁에 다니러 왔다고 해도 시어머니 주방에서 기구 등을 만질 때는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내 물건”에 집착하는 시어머니 같은 경우는 허락 없이 물건 만지는 걸 싫어하시니 말이죠. 하지만 싫다는 표정을 교묘히 감추시고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시죠. “너는 안 도와줘도 된다. 그냥 나가 있다가 음식이 다 되면 그때 와서 먹어라.” (사실은 쫓아내는 겁니다. “시어머니의 주방”이니 말이죠.) 이걸 외국인 며느리들은 착각하는.. 2018. 9. 2.
가끔씩은 섭섭해지는 시집살이 얼떨결에 하게 된 시집살이. 시부모님과 다른 건물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시시때때로 시부모님이 오시는지라, 며느리 입장에서는 “시집살이”가 맞습니다. 물론 한국의 시부모님처럼 “넌 며느리니까....”하는 이런 것은 없지만.. 며느리는 한국인인지라 시부모님에 대한 어려움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마당에 여러 종류의 야채와 과일나무가 있지만 시아버지가 하루 종일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 아는지라 무작정 따다가 먹지는 못합니다. 넘쳐나는 야채의 경우는 시아버님이 “아무 때나 따다가 먹어라.”하시는지라, 이런 종류는 맘대로 갖다 먹지만, 이런 말씀을 안 하시면 주실 때까지 기다립니다. 지난여름과 가을에 걸쳐서 마당에 넘쳐나는 야채 중에 하나였던 여러 색의 파프리카. 마당에는 넘쳐나지만 며느리가 마음대로 따다먹지 못한 .. 2017.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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