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에 내가 참 친해지고 싶은 직원이 한명 있었습니다.

 

내 연배로 23살의 나이에 요양보호사로 입사를 해서, 중간에 간호사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간호사로 일했지만, 요양보호사를 도와서 어르신들 간병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어르신들 일일이 마음을 다해서 보살피던 간호사.

 

나이 50이 넘었지만, 아직도 거의 180cm에 달하는 키에 얼굴도 예쁘고 거기에 금발.

길거리 캐스팅 꽤 많이 받았을만한 신체조건에 외모죠.

 

지나가는 말로 왜 “미스 오스트리아”에 나가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그런 것에 관심도 없어서 길거리 캐스팅을 꽤 많았지만 한 번도 응하지 않았었다고 하는 그녀,B

 

금발인 자신을 비하해서 하는 농담은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는 언제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떻게 금발인 자신을 비하했냐구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금발은 멍청하다”는 인식이 있죠.

물론 이건 절대 사실이 아니죠.^^

 

B가 남편이랑 휴가 갔었던 곳을 이야기 하면서..

 

“호텔이 얼마나 큰지 아침에 밥을 먹으러 가야하는데 식당을 못 찾겠고, 나중에는 우리 방에 어떻게 가야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는거야. 호텔이 얼마나 마치 미로 같아서 말이지.”

 

이 말에 다른 직원이 뭐라고 토를 다니 B가 날리는 한마디.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 난 금발에 나이도 오십이 넘었다고!”

 

그녀가 말하고 싶은 건 금발이 멍청한데, 나이까지 많으니 이중으로 장애가 있다고 한거죠.

 

안 웃기시나요?

직원회의 하려고 모여 있던 직원들은 이 말에 다 넘어갔었습니다.

 

 

 

B가 마지막 근무하는 날 작은 송별 파티가 있었습니다.

 

일 잘하고 모든 이에게 모범이 되던 B가 요양원을 떠났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다른 직원에게 들었습니다.

 

원래는 B랑 요양원 원장이랑 나이도 동갑이고 엄청나게 친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베프같은 사이였는데, 직원회의 중에 한 요양보호사가 “간호사가 우리 일(간병)을 안 도와준다.”는 말에 그 직원을 보호하려고 B가 변호를 했는데, 그 일로 원장과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고 합니다.

 

사실 B는 요양보호사 일도 잘 도와주고, 함께 일하면 좋은 간호사였는데..

괜히 엉뚱한 직원 편들어 주다가 우리 요양원의 대장인 원장과 불편한 사이가 되어버렸죠.

 

그렇게 만나면 껄끄러운 원장이랑 같이 일하는 것이 불편했는지..

그녀는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방문요양”쪽을 선택한 모양입니다.

 

요양원은 떠나지만 방문요양도 요양원이 있는 연방정부에 딸린 부서라 계속 같은 회사(?)소속이기는 하지만, 전처럼 근무를 같이는 못하는 거죠.

 

방문요양을 하게 됐다고 그래서 요양원을 그만둔다고 하는 그녀에게 내가 말을 건냈습니다.

 

“집하나 얻어서 조그만 사설 요양원 같은 건 할 수 없어?”

 

진심으로 어르신들을 대하고 자신이 하는 일도 엄청 좋아하는지라, 그녀가 요양원을 차리면 딱일거 같았거든요. 내 말에 그녀가 대답을 했습니다.

 

“나도 그러고 싶어, 그게 내 꿈이거든! 그런데 법적으로 요양원은 30명을 수용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해.”

 

10명 내외로 작은 요양원을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오스트리아는 법적으로 30명 수용할 공간이 있어야 요양원 허가를 내주는 모양입니다.

 

몰랐습니다. 아무나 집에 어르신들 모시고 살면 되는 줄 알았었는데..

 

23살 어린 나이에 요양원에 들어와 28년은 한결같이 마음으로 일하던 B.

많이 닮고 싶고, 친구가 되고 싶었는데 친해질 시간도 없이 떠나보내서 많이 섭섭합니다.

 

지금 내 또래의 직원들과는 서로 늙어가는것을 지켜보면 그렇게 직장동료로 남게 될 줄 알았었는데.. (금방 떠난다면 무슨 소리냐구요? 돌아오면 또 일은 해야죠.^^)

 

그녀가 떠나게 돼서 많이 섭섭합니다.

 

혹시 우리 요양원 원장이 다른 곳으로 발령을 가던가..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B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으며 그녀를 보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친구가 되고 싶고,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는 기회인데..

 

우리가 인연이 있다면 또 만나게 되리라 기대를 해봅니다.

헤어짐은 끝이 아니니 말이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22 00:00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저는 회사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1년에 서너 번 있는 야유회 중에 골라서 갈 수 있는데, 저는 5월에 체코로 가는 야유회를 선택했죠.

 

체코의 마을에서 2시간 정도 보트를 타고, 또 다른 동네에 가서는 성 구경을 하고, 그 외 슈납스(30도 이상의 과일 독주)를 만드는 곳의 견학까지 나름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 같았죠.

 

하지만 날씨부터 도움이 안 되는 야유회였습니다. 올해는 5월인데도 비가오고, 해도 안 뜨고 날씨가 추워서 자전거 타려면 털모자를 써야하는 날씨.

 

며칠 동안 비가 왔고, 야유회 당일에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버스도 예약을 해놓은 상태이고 해서 야유회는 출발했습니다.

 

야유회 이틀 전 직원회의하려고 요양원에 갔다가 야유회를 주관하는 노조관계자를 야유회 전에 만났었는데.. “아무래도 날씨 때문에 보트는 힘들 거 같다.”은 귀띔을 받은지라, 보트(래프팅)타고나서 갈아입을 옷은 챙기기 않았습니다.

 

 

 

그렇게 야유회를 갔습니다. 커다란 대절 버스는 우리 요양원과 다른 두 곳의 요양원 직원까지 세 요양원이 한 버스를 이용했죠.

 

버스를 제일 먼저 탄 우리 요양원 직원인 버스의 뒷부분을 차지했고, 두 번째로 탄 H 요양원 직원들이 중간을 그리고 나중에 탄 L 요양원 직원은 버스의 앞쪽을 차지했죠.

 

제일 나중에 탔던 L 요양원 직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하게 다녔습니다.

기본적으로 매너가 있는 사람들이었죠.

 

세 요양원 중에 우리 요양원 직원들이 제일 진상이었습니다.

버스에서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버스기사가 고속도로 진입한다고 자리에 앉아서 좌석벨트를 메라고, 적발시 벌금이 있다는 방송을 했지만 안 들리는지 버스 운행 내내 서서 난리 부르스를 쳤죠.^^;

 

 

 

원래는 “Vyssi Brod 비시 브로드“라는 곳에서 보트를 탈 예정이었지만, 날씨 때문에 보트를 안타는 대신에 뿔뿔이 흩어져서 동네구경을 했습니다.

 

버스가 출발해야하는 시간인데, 다른 요양원 지점의 직원들은 이미 버스에 다 승차를 한 상태인데, 우리 요양원 직원만 늦어지고 있는 상황.

 

다음 스케줄은 옆 동네의 성에 가서 투어를 해야 하는데...

모두를 이유를 모른 체 기다리고 있는데 걸려온 전화 한통.

 

“직원 중 하나가 넘어졌다”는.

얼마나 크게 다쳤는지 걱정하며 기다리는 우리 눈에 나타난 한 무리의 직원들.

 

넘어졌다고 했던 직원은 술이 취해서 비틀거리며 다른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오고 있었습니다. 멀쩡한 정신에 넘어진 것이 아니라 술이 취해서 넘어 진거죠.

 

원래 싫은 소리 하기 싫어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인지라 그냥 허허 웃으며 넘긴 상황이지만, 어찌 이리 다른 지점의 요양원직원도 있는데 진상을 떠시는지 내가 다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이동하는 버스 안.

중간에 탄 H요양원 직원들의 뜻밖의 해프닝에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유난히 남자가 많이 탔고, 그중에 몸가짐(?)을 보니 “게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다고 버스 중간에서 남자 두 명이 키스를 해대면 곤란하죠.

 

게이들이 아무리 개방이 됐다고 해도 맨 정신에 사람들 앞에서 그러지는 않을 텐데...

 

나중에 키스를 한 당사자가 내 뒤에 와서 이야기 하는걸 들어보니 이미 결혼한 남자였습니다. 자기는 마눌도 있고, “Hetero 헤테로(이성)”인데, 남자랑도 한다고(뭘?)!

 

그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내가 뒤돌아서 한마디 했죠.

 

“그럼 넌 헤테로가 아니라 By 바이(양성) 야.”

 

결혼한 남자인데, 남자랑도 한다니..

설마 그 사실을 마눌이 알면서 묵인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튼 버스 중간에서 키스 해프닝을 벌인 두 남자는 게이가 아닌 양성으로,

술이 취해서 본능에 의해 이루어진 일종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같은 성과 관계를 하면 게이(호모)/레즈

다른 성과 관계를 하면 헤테로.

같은성 다른성 가리지 않고 다 관계 하면 양성.

 

 

체코에서 두 도시의 투어를 마치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버스 안.

내 앞에 앉았던 H요양원의 직원은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어떻게?

 

 

하필 내 바로 앞에 앉은 인간들이 뒤쪽을 돌아보고는 나오는 노래를 시끄럽게 따라 부르고, 맥주에 독주까지 섞어서 마시면서 노래를 불러대는데, 그 바로 앞에 앉았던 나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둘 다 소정의 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일텐데..

어찌 인간이 이렇게 망가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할 줄 모르는지..

 

이런 행동으로 이 인간들의 인성을 알아봤습니다.

내 앞에서 이 G랄발광 하는데 왜 가만히 보고 있었냐고요?

 

술에 취한 인간들은 자기 부모도 몰라본다고 하죠?

 

미친개는 건드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물릴 위험성이 있는 관계로..^^;

 

 

슈납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거의 마감하는 시간.

슈납스(과일독주) 은 만드는 양조장

 

양조장 견학을 위해서 버스에서 내리던 우리 요양원 직원하나가 술이 너무 심하게 취해서 나자빠졌습니다. 팔꿈치도 피가 나고, 뒷머리를 세게 부딪치며 땅바닥에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죠.

 

피나는 팔꿈치를 냅킨에 물 무쳐서 닦아주니 고맙다고 울고..

 

이게 웬 진상들인 것인지 회사 아유회는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이날 우리 요양원의 직원들중 2명은 술이 취해서 바닥에 넘어지는 추태를 부렸고, 나머지 하나는 술이 너무 취해서 다른 사람들은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 밖의 의자에서 잠을 잤었죠.

 

시끄럽고, 심난한 하루였습니다.

마지막에 내 앞에서 신나게 노래를 불러주셨던 두 괴물 때문에 제 머리가 아팠습니다.

 

회사 야유회도 사회생활의 일환이고, 우리 요양원 직원뿐 아니라 다른 지점의 요양원 직원도 함께 했다면 조금 더 매너 있게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야유회에는 이렇게 버스에서 뻑이 가도록 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넘어지고 자빠지고 해야 했는지..

 

이런 진상을 핀 사람들은 다음날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고 부끄러워 하기는 할런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참고적으로 알려드리자면.이번 회사 야유회에 참가한 사람은 다 다른병동 직원이라 제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회사 야유회는 사양하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들을 보내려고 갔던 것이었는데..

스트레스에 두통만 안고 돌아왔습니다.^^;

 

-------------------------------------

오늘 업어온 동영상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할슈타트 호수 주변입니다.

할슈타트 호수변에 있는 여러 마을중에 유난히 예쁜 할슈타트 마을 하나만 유명한거죠.

 

그 유명한 할슈타트 호수의 주변도로는 어떤지 이번 기회에 한번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별로 특별할것 없는 호숫가 옆 좁은 도로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21 00:00

 

 

요즘 많이 나오는 단어, “갑질”.

 

원래는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게 행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 이것도 갑질 같지 않은 갑질인 것 같습니다.

 

“강자한테는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인간들”

 

약자한테 강한 인간들이 하는 것이 “갑질”인것 같은데..

 

나보다 우월한 신분도 아닌데, (단지 내가 친절하다는 이유로) 만만히 보고 하는 행동들이 나에게는 갑질로 보입니다.

 

여기서 잠깐!

인터넷에서 퍼온 갑질의 뜻입니다.

 

갑질(甲-)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뜻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로[1] 2013년 이후 대한민국 인터넷에 등장한 신조어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을 말한다.[2] 갑질의 범위에는 육체적, 정신적 폭력, 언어폭력, 괴롭히는 환경 조장 등이 해당된다.

위키백과 참조.

 

내가 일하는 요양원에는 참으로 많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는데..

그중에서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도 꽤 있습니다.

 

나는 많이 웃고, 친절하고, 이왕이면 많이 도와드리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런 내 모습이 만만히 보이는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종류가 다 심리전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반복되는 상황을 분석 해 보니 이것이 내가 들어본 적이 있는 그런 “갑질”인 것 같습니다.

 

갑질은 부자들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자기한테 잘해주고,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갑질이 시작되는 거죠.

 

INE-HEIGHT: 2">

자! 과연 제 생각이 맞는지 여러분이 읽고 판단 해 주세요.

 

여러분중 몇 분은 이미 읽으셨을 포스팅.

http://jinny1970.tistory.com/2952

날 피곤하게 하는 고객과의 심리전

 

전에는 어르신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는 방에 들어가서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하면서 소통을 했었는데, K부인의 목욕탕 사건이후로 그 방에 들어가면 K부인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이러는 나도 마음은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웃음을 짓고 싶지는 않거든요.

 

사실 K부인은 직원들 사이에 소문난 “어르신”이십니다.

 

당신 방에 들어오는 직원에게 “나는 너 밖에 없다. 다른 직원은 다 불친절하고, 나를 안 좋아하고..”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셔서 동정심을 유발하시고, 또 여배우 못지않은 연기력도 가지고 계시답니다.

 

아무도 없을 때는 혼자서 방안 이곳저곳은 물론 화장실까지 혼자 다니시지만, 직원이 들어오면 갑자기 힘없이 쓰러지는 척도 하시고, 여기저기 아픈 곳을 말씀하시죠.

 

“K부인이 화장실에서 침대로 잘 가시다가 내가 들어가니 갑자기 앓는 소리를 내시면서 못 걸으시는 척 하는 거 있지. 혼자 계실 때는 다 하시면서 직원만 들어가면 그러신다니깐!”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다 하는 K부인의 성격이나 행동.

저는 그중에 일부분을 경험했을 뿐입니다.

 

지금 K부인은 나에게 그냥 “한명의 고객”일 뿐입니다.

해 드려야 하는 일이 있으면 그 방에 들어가서 일을 해드리고 나오죠.

 

내가 들어갈 때마다 내 눈치를 보시고, 작은 일 하나에도 “고맙다”고 하시지만,

그것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으니 인사를 하셔도 건성으로 “천만에요.”합니다.

 

 

다음에서 캡처

 

이런 일도 있었네요.저녁식사가 끝난 후 파킨슨을 앓고 계신 P부인을 모시고 화장실에 가서 잠옷을 갈아입혀드리는데, 뜬듬없이 나에게 하시는 말.

 

“du bist komisch 너 웃겨!”

 

내가 무슨 말을 해서 웃겼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옷을 갈아입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직원에게 “웃긴다”니 이런 또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내가 외국인이고, 항상 웃으니 나를 지금 만만해 보이고,

당신 시중을 들고 있으니 당신보다 더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신 것인지..

 

“지금 뭐라 그랬어요? 내가 웃겨요? 내가 뭘 했는데요?”

“......”

“P 부인은 지금 도움이 필요하죠?”

“응”

“내가 지금 도와드리고 있죠?”

“응”

“이게 웃기는 상황이예요? 뭐가 웃겨요?”

“.....”

 

내가 외국인이니 내가 하는 독일어 발음이 현지인과는 달라서 웃기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안 되는 거죠. 지금 갑질 하시는 것인지..

 

당신은 고객이고, 나는 고객을 모셔야 하는 직원이여서 하시는 갑질이신지..

아님 너무 친절하니 만만히 보신 걸까요?

 

내 동료들은 나에게 조언을 합니다.

 

“그렇게 친절할 필요 없어. 그냥 평상시처럼 대해. 뭘 그렇게 웃고, 친절해?”

 

그들이 말이 맞기는 하지만, 이왕에 하는 일이고, 다들 외롭고 불쌍하신 분들이니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친절하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고 싶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어르신들에게 큰소리로 “명령”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말이죠.

큰 소리로 호통을 칠때도 있죠.

 

--거의 100kg이 넘는 할배가 복도에 서서 할매가 지나가시려고 하는데..

길을 막고 서서는 못 지나가게 하는 경우!

 

--이 할배가 한 할매가 계신 방에 들어가서 할매의 손목을 틀어지고는 할매를 겁주는 경우!

 

이 할배는 제대로 걷지 못하지만 덩치가 있는지라 손목을 잡는 힘은 엄청납니다.

저도 손목을 몇 번 잡혀봤는데, 잡히면 빼기 힘들고, 또 아프거든요.

 

90대 초반의 할매에게는 엄청난 공포가 밀려오는 상황인거죠.

이런 경우는 큰소리로 상대방을 제압해야 합니다.

 

덩치가 산만해도 제대로 걷지 못하시는지라 밀어버리면 낙상위험도 있거든요.

 

“Z, 할매 손 놔! 일어나서 나가! 여기 니 방 아니야!”

 

직원이 소리를 지르면서 이야기를 하면 조금 쫄기는 하지만 그래도 당당한척 하는 할배.

왜 자기보다 약한 할매를 괴롭히는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Z할배는 복도를 오가는 직원들에게 발을 걸어서 넘어뜨리려고 시도도 하십니다.

 

저도 두 번이나 당했죠.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그런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내가 지나가는데 길이 좁아서 발이 걸렸었나보다 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넓은 복도 중간, 휠체어에 앉으셔서는 내가 지나가는데 한쪽 발을 들어서 내 다리에 거십니다. 그래놓고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이

 

“그래, 내가 네 발 걸었어. 어쩔래?”하는 태도!

이건 갑질보다는 횡포에 가까운 행동이네요.

 

인간은 본성은 원래 선하다는 성선설과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하다는 성악설.

 

저는 지금까지 성선설을 믿고 살았는데,

이제 삶을 마감하는 시간속에 사는 사람들이 이런 행동들을 보면..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한 것이 맞든 모양입니다.^^

 

-----------------------------------------------

오늘은 지난 3월에 남편 출장지인 스페인 호텔 동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창밖으로 보는 풍경이 근사했었고, 조식도 훌륭했던 별 3개짜리 비싸지 않았던 호텔이죠.^^

 

저는 1인추가 비용 10유로로 아침까지 먹었던 엄청나게 럭셔리한 여행이었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16 00:00

 

 

최근에 우리 요양원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꽤 됩니다.

오신지 얼마 안됐는데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죠.

 

원래 계시던 분이 돌아가신 방에 새로 입주하신 분도 며칠 안가서 돌아가신 것을 봐서는 그 방에서 돌아가신 분이 혼자 가시기 심심하니 “동무 삼아서”데리고 가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우리 병동에는 부부가 함께 들어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요양원에 입주를 하면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 왠만하면 방에서 안 나오십니다. 아침, 점심, 저녁을 다 방에서 드시죠.

- 요양원에 사는 다른 입주민과 인맥을 만들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안하죠.

- 요양원내에서 하는 어떠한 행사(두뇌운동, 만들기 등등)에서 참석하지 않습니다.

- 날씨가 좋은 날 (거동이 가능하시면) 은 두분이 조용히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십니다.

 

한국은 안 그렇지만 이곳에서의 노부부는 정말 “베스트 프랜드”입니다.

하루 24시간을 함께 붙어있으면 “베프”가 맞는 거죠?

 

부부가 방 안에서 하루종일 같이 보내기는 하는데..

그것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퍼온 노부부의 사진들.

 

여러 쌍의 부부중에 내가 관심을 가졌던 부부는 두쌍.

 

H부부는 할배가 할매를 너무 끔찍하게 챙기십니다.

 

할배는 젊으실 때 기계에 팔이 잘려서 한 손이 없으십니다.

보물섬에 나오는 후크선장처럼 한손에 갈고리를 끼시죠.

 

한 손만 있으시지만 할배는 직원의 도움이 필요한 할매를 직접 다 간병하십니다.

 

할매가 일어나시면 화장실에 같이 가서 씻겨드리고, 궁디도 닦아드리고, (기저귀)팬티도 입혀드리고, 간병에 필요한 모든 일을 할배가 다 하시죠.

 

피부염을 앓으시는 할매는 발라야 하는 연고도 다양하게 많은데, 그걸 할배가 직접 다하셨습니다.

 

왠만한 직원 몫을 하시는 분이셨죠.

 

처음에는 다른 부부에 비해서 할매를 끔찍하게 챙기는 할배가 참 좋아 보였습니다.

 

마눌이 거동이 불편하다고 이렇게 까지 챙기는 남편이 세상에 있을까요?

마눌을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거기에 연고나 약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발라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남편상”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그런 남편입니다.

 

처음에는 참 좋아보였던 커플인데..

시간이 지나면서는 할매가 할배에게는 “인형”같은 존재로 보였습니다.

 

직원이 도와드리겠다고 방을 찾아가도 “도움이 필요없다”하시고는..

뭐든지 당신 맘대로 할매를 입히시고, 먹이시고 하시는 거죠.

 

할매 발라 드리라는 연고도 잘 안 발라주시는 거 같고, 할매는 가슴 아래에 피부가 맞닿는 부분이 커서 매일 확인하고 중간에 오일을 바르고 붕대 같은 것을 대줘야 하는데 그것도 신경을 안 쓰시고!

 

어떤 식으로든 직접 다 하시면 직원들이야 편하지만, 할매의 몸이 더 편찮아지시면서는 할배는 심한 우울증을 앓으셨습니다. 아무래도 할매가 거동을 더 못하시니 할배가 하셔야 하는 일들이 더 많아진신거죠.

 

 

오며가며 그 방에 들려서 할배께 매번 같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호출벨을 누르세요. 그럼 제가 올께요. 할매를 간병하는 일은 여기서 하는 제 일이고, 또 제가 하면 당신이 직접 하시는 거보다 더 수월하고 쉽게 끝낼 수 있어요.”

 

할배는 한손으로 할매를 간병하시니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할배도 연세가 있으시니 뭘해도 느리고 신체적으로도 힘이 들죠.

 

몇 번을 말씀드려도, 할배가 심한 우울증으로 힘드셔도 매번 직접 하시는 할배.

 

한번은 제가 할매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침대위에 달려있는 빨간 버튼을 누르세요. 그럼 제가 오니까...”

 

할배는 말씀드려도 못 들은 체 정말 도움이 필요한 할매께 말씀을 드렸는데..

그날 할매는 호출벨을 두어번 누르셨습니다.

 

한번은 “정말 오나” 확인차 누르셨고, 그 다음은 할배가 힘들어 하시는 거 같아서 누르셨죠.

 

방에 들어가니 도움이 필요없다고 하시는 할배.

 

나랑 같이 그 방에 들어갔던 선배 직원이 할배께 말했습니다.

"지금 할배 때문에 이 방에 온 것이 아니에요. 할배는 뒤로 물러나세요.“

 

직원이 이렇게 말해도 할배는 “됐다”고 했지만, 선배직원은 할배께 매몰차게 말했습니다.

“뒤로 물러나 계세요. 지금은 당신 때문에 이방에 들어온 것이 아니니..”

 

그리곤 동료직원은 할매께 바로 가서 물었습니다.

“H부인, 지금 호출 벨 누르셨는데 도움이 필요하세요?”

 

할매는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셨고, 또 다른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걸 다 해 드리고 그 방을 나온 직원이 하는 말.

 

“내가 저 부부의 상태를 알아. 우리 아빠가 그러셨거든. 한마디로 할배가 보스야.

다 자기 맘대로 하려는 거야. 자기가 원하는 상태에서 조금만 틀어져도 못 참지.”

"사이가 좋은 것이 아니였어?“

“네 눈에 할매가 좋아보이디? 마치 인형처럼 할배가 해 주는거만 받고 자기만의 자유가 하나도 없어 보였잖아.”

 

아내 위에 군림하려는 남편들인 것은 알지만, 조금은 다른 종류여서 조금 좋아보였던 모양입니다.

 

또 다른 부부는 G씨 할배,할매.

 

낼모래 90을 바라보시는 연세로 요양원에 들어오셨죠.

 

할매는 작는 덩치에 몸무게도 40kg가 안되시고 항상 주눅이 들어계시고 눈치를 보십니다.

반면에 할배는 항상 당당하시죠.

 

1주일에 한번 목욕하는 날!

 

할배를 목욕탕에 모셔가려고 방에 들어가면 할매는 항상 각 잡아서 접어놓은 할배의 옷을 준비 해 두시곤 했습니다. 속옷,(기저귀)팬츠, 와이셔츠에 정장바지까지.

 

어떻게 연세가 들어도 이리 깍뜻하게 남편 것을 준비 해 놓는지 참 신기했었는데..

나중에 직원들에게 들었습니다.

 

할배가 끊임없이 할매에게 인신공격을 한다는 사실.

“멍청하고, 둔하고, 어쩌고 저쩌고~~등신 같은 것이...”

 

이건 약한 수준이고, 쌍욕도 직원들 보는 앞에서 자주 하신다고 합니다.

 

둘이 있을 때도 하면 안 되는 것을, 남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하다니요?

 

두 분은 항상 방에만 계시니 두 분의 관계도 보이는 것처럼 좋은 줄 알았는데..

할매는 평생을 할배께 학대받고 사신거죠.

 

이 부부는 할배가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할배가 돌아가시고, 장의사가 와서 할배의 시신을 모려가려는 찰나.

할매가 저에게 가방을 하나 주십니다.

 

“이거 우리 영감이 (하늘나라 갈 때) 입을 거...”

 

목욕할 때 항상 그러셨던 것처럼 할매는 마지막 가시는 할배의 옷을 챙겨주십니다.

깨끗한 속옷, 와이셔츠, 정장바지에 정장 자켓까지!

 

그것을 받으면서 할매의 마음이 궁금했습니다.

 

“할매는 지금 마음이 어떠실까? 시원섭섭하실까?"

 

 일단은 평생을 함께 하셨던 할배가 돌아가셨으니 슬프시겠지만, 평생 할매를 괴롭히던 할배의 그 언어학대(모르죠, 젊어서는 육체적 학대도 당하셨는지-어르신들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면 이곳에도 맞고 산 아내들이 괘 많습니다.)에서 벗어났으니 한편으로는 시원하시지 않을까?

 

평생 할매를 지배하셨던 할배는 가셨습니다.

H부부와는 조금 다른 종류였지만 G부부도 할배가 할매 위에 군림 하신 건 맞습니다.

 

단지, G할배는 G할매를 하녀 다루듯이 마구 다루면서 지배를 하신 것이고, H할배는 H할매에게 타인과는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당신 맘대로 결정하는 군림을 하신거죠.

 

G할매를 학대하던 G할배가 먼저 돌아가셨고,

H할배가 독점하고, 지배하던 H할매가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혼자된 G할매는 마음이 편해 보이십니다.

혼자 방에 계시는 시간이 많기는 하지만, 시시때때로 밖에 나와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시고, 요양원 내에 소소한 행사에도 참석하시고, 무엇보다 할매를 항상 주눅들게하던 할배가 안 계셔서 그런지 얼굴에 항상 미소를 띄고 계시죠.^^

 

제가 지난면 근무 할 때 H할매가 병원으로 이송됐었습니다.

정말 할매가 돌아가시면 큰일날것 같았던 H 할배.

 

1주일 만에 근무를 들어가니 근무일지에 “H할매가 돌아가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내가 근무하는 층은 아니지만 시간을 내서 H할배를 뵈려 갔습니다.할매가 돌아가시고 얼마나 충격(?)을 받으셨을지 걱정도 되고 위로의 말을 전하려고 말이죠.

 

방에 들어가니 H할배는 외출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슈퍼마켓에 장보러 간다”고 말이죠.

 

“마눌이 죽고 3일 만에 슈퍼에 먹거리 쇼핑가는 남편.”

 

H할배는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셨습니다.

 

혼자된 H할배도 편안 해 보였습니다. 할매가 먼저 가신 건 슬픈 일이지만, 더 이상 아내를 돌보는 힘든 일을 안 해도 되니 이는 또 “시원한 일이고..

 

H할배도 G할매처럼 “시원섭섭”하시겠다 싶었습니다.

 

H할배가 H할매께 보였던 것이 선배직원의 말처럼 “군림”인지 “지배”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최소한 내 눈에는 G할배가 G할매를 학대하던 그런 종류는 “군림”이나 "지배“가 아닌 ”아내를 끔찍하게 챙기는 남편의 사랑“으로 보였습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참 다양한 인간관계를 봅니다.

 

몇십년을 함께 사신 부부들을 보면서 나와 남편 사이를 다시 돌아보게 되기도 하죠.

 

내 남편도 세상의 모든 남편들과 마찬가지로 마눌을 이겨보려고 하고, 마눌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마눌을 조종 해 보려고 시시때때로 시도를 하고, 저 또한 그러는 경향이 없는건 아닌 거 같습니다.

 

“마눌이 하라는 것은 좀 하고, 왠만하면 마눌 (잔심부름) 시키지 말고 직접 하지!”

 

이런 마음이 서로를 조종하려는 마음이겠죠? 그저 옆에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안정이 되고, 편안해지는 그런 부부관계는 없는 것인지..

 

남편이나 아내가 먼저 저세상으로 갔는데,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면 왠지 슬플 거 같습니다.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부부가 살아가면서 평생 풀어야할 숙제겠지요?

 

--------------------------------------------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인거 같아서 가벼운(?) 영상 하나 업어왔습니다.

얼마전에 남편이랑 마당에 심은 허브들입니다.

 

크레세는 이미 싹이 나온지 꽤 됐죠.

물은 제가 시간이 날때 주고 있습니다.

며칠 비가 오고 있으니 당분간 물은 안줘도 될거 같습니다.

 

린츠는 며칠때 비가 오고, 해가 안뜨니 겨울(날씨)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01 00:00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며칠 전, 근무중 제가 한 어르신과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떤 일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952

날 피곤하게 하는 고객과의 심리전

 

사실을 말씀 드리자면 이런 소소한 일은 매일 일어납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분들이 내 관심 밖의 인물들이면 별로 신경도 안 쓰이고,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별로 생각을 깊게 안 하죠.

 

“저 어르신이 또 저러시네..”

 

뭐 이 정도입니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더 애정을 가지고 있고, 각별하다고 생각했던 분인 경우는 조금 다르죠.

이번 경우도 내가 각별하게 생각했던 분이셨기에 더 실망했던 거였구요.

 

그런 일이 있고 며칠 동안은 그 어르신의 방을 피하고 싶었는데..

다음 근무를 들어가서 딱 그 방이 걸렸습니다.

 

내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일단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K부인을 씻겨드리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은 했지만..

평소처럼 그렇게 진심으로 웃을 수는 없었습니다.

 

K부인은 당신이 나에게 하셨던 행동을 다 잊으신듯..

활짝 웃으시면서도 살짝 내 눈치를 보십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일을 마치고 그 방을 나왔습니다.

그 방을 나오면서 케잌을 들고 들어가는 한 방문객과 마주쳤습니다.

 

그런가부다..하고 나왔는데..

그 방에서 들리는 한마디.

 

“직원이 나한테 얼마나 불친절한지 몰라!”

 

평소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웃지만 않았을 뿐인데!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했는데,

평소에는 “천사”였던 내가 갑자기 ‘불친절한 직원“이 됐습니다.

 

지난번 일도 실망스러운데 이번 일이 생기니 더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이시는 K부인.

사람의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참 다르십니다.

 

근무하면서 겪은 나의 첫 번째 시련입니다.

이번 일은 혼자 헤쳐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니 도움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우선 내가 실습생 시절부터 나를 봐온 소냐에게 이번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소냐 같은 답변이 나옵니다.

 

“너는 왜 잠옷을 새것으로 드리려고 했어?”

“원래 목욕하는 날은 입던 옷은 다 보내고, 새 옷으로 다 갈아입잖아.”

“그래서 그런거야?”

“응.”

“k부인이 이틀 입었다는 옷에 오물이 묻어있었어?”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 다 새것으로 입으니..”

“모든 사람들을 다 일반화 시키지마, k부인은 치매도 아니잖아.

당신이 싫다고 했으면 그분의 의견을 존중 해 드렸어야지.”

“내가 잘못 한거야?”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도 된다는 이야기지. 아마 K부인는 니가 당신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였을수도 있어.”

 

아!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행동들 중에 조금 바꿔야 하는 것도 있었네요.

목욕탕에서의 일은 “초보 요양보호사의 실수”라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K부인의 행동이 실망스러웠던 것은 사실!

며칠 만에 봐도 K부인 앞에서는 절대 안 나오는 (내) 웃음.

 

이번에는 항상 친절한 로지에게 조언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K부인의 “나는 안 들려”라는 행동 때문에 너무 실망스러웠다는 이야기도 함께 말이죠.

 

모든 요양보호사들이 나름 각별하게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있고, 로지도 그런 어르신이 계시기는 하니, 로지는 그런 어르신들에게 실망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로지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K부인은 앞과 뒤의 말이 달라, 그 방에 들어온 요양보호사한테는 ”너가 제일 친절해, 다른 요양보호사들은 다 나에게 불친절해“한다니깐, 저번에는 내가 그 방에 있는데, 에바가 들어오니 ”로지와 에바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직원이야“하더라구! 원래 그러신 분이야.”

“내가 실망한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해? 한동안은 K부인 앞에서 절대 못 웃을 거 같아.”

“니가 너무 마음을 줘서 그래, 너무 의미를 부여 하지마.”

“내가 잘못 한거야?”

“잘못한건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다 앞에서 하시는 말씀과 뒤에서 하시는 말씀이 다르잖아.그리고 아무한테나 짜증내고 심술부리고 하시는 경우도 많잖아.“

“그래도 ”천사“라고 하시다가 그렇게 갑자기 치고 들어오시면 안 되지.”

“원래 어르신들이 당신들이 필요하실 때랑 당신들이 짜증내실 때가 완전히 다르잖아.

어차피 우리는 어르신들이 필요한 도움을 주는 직원일 뿐이야,

고객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지.”

“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거 같아. 다시 K부인 앞에서 다시 웃으려면...”

“그래, 이것도 경험이 쌓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또 알게된 사실하나!

 

K부인 손녀가 와서 "자기 할배는 젊을때도 항상 친절하신 신사였는데.. 할매가 젊을때도 남의 험담을 잘하고  못된 성격이었다는 정보(?)"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K부인 손녀가 요양원에 와서 자기할매 흉을 보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할매의 성격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 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요양원 직원들이 할매의 성격을 알고 있어야 제대로 대처할수 있으니 말이죠.

 

얼마전에는 그런일도 있었습니다.

오후에 각방에 들어가서 저녁 준비를 해드려야 하는데 로지가 저에게 부탁을 했었죠.

 

"네가 K부인 방에 좀 들어갈래? 내가 오후에 들어가면 "근무하는 날인데 왜 내 방에 안왔냐고 짜증을 내시고는 바로 동료들의 뒷담화를 하시는데 가끔은 듣기 부담스러워"

 

원래 그런분인줄 미리 알았더라면 이리 실망하는 일도 없었을텐데...

내가 나에게 보이는 너무 좋은 모습으로만 그분을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나는 두 명의 선배에게 조언을 얻었습니다.

 

소냐에게서는 “다음번에 어르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 드려야겠다.“를!

로지에게서는 “어르신들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라는 것을!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는 조금 더 성장한 요양보호사가 된 거 같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각별하게 생각했던 어르신께 마음을 주는 것도 앞으로는 조심해야겠습니다. 애초에 마음을 주지 않아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러려니..”가 되는 법이니 말이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2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