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원래 공부를 잘했던 큰언니 덕에 “공부하라”는 소리는 안 듣고 컸죠.

맏딸이 공부를 잘하니 그 밑의 동생들도 당연히 잘하리라 생각하셨던 엄마.

 

시험 전날까지 잘 놀고 보는 시험이라 한 번도 우등생이었던 적이 없는 나!^^

 

나이 마흔이 넘어서 이곳, 오스트리아에서 받았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

2년동안의 교육과정을 하면서 내 암기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도 알게 됐습니다.

 

참 너무 늦게도 발견한 나도 몰랐던 나의 숨은 기능중에 하나인 “암기력”이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1966

자랑스러운 내 시험 점수

 

 

그렇게 대충 공부했던 실력이라 한국사도 한국인이면 아는 딱 그 정도!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된 웅녀와 하늘에서 날아온 환웅이 낳은 우리의 시조 단군 할배.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인들이 지금은 중국 땅을 된 지역을 꽉 잡고 있었고.. 고려, 조선을 거치며 근대사도 지나고 일제 식민지 36년을 거치고 독립 한 후 바로 한국전쟁.

 

한국전쟁이 있었던 1950년대에는 참 지지리도 가난했던 한국.

 

백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한국은 초고속 성장을 해서 지금은 세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죠.

 

정치나 경제, 스포츠같은거 좋아하는 남자들과는 달리 나는 대충만 알고 있죠.

그렇게 한국 역사도 대충 알고 있던 내가 내 머리를 쥐어짜야만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구글에서 캡처

 

자! 한국도 아닌 곳에서 한국어도 아닌 언어를 사용하면서 살고 있는 내가 뜬금없이 기억도 가물가물한 한국의 현대사를 대충이나마 설명해야 할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바로 이곳,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에서 말이죠.

자! 사건 속으로 한번 들어가보실까요?

 

우리 요양원에 사시던 어르신 몇 분이 돌아가시고,

그 비어있던 병실은 신속하게 새로운 분들이 오셨습니다.

 

보통은 활동이 가능하실 때 요양원에 들어오셔서 점점 더 기억도 가물가물해지시고,

힘도 없어지셔서 나중에는 직원의 도움이 있어야 거동을 하시는 분들이 보통인 요양원.

 

오스트리아의 요양 등급은 7단계가 있습니다.

가장 가벼운 등급인 1단계부터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삶이 힘든 7등급까지.

 

요양원에 들어 오실 수 있는 자격은 보통 3~4등급이 되어야 하지만!

같은 등급이라고 해도 도움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약간의 치매증세라 혼자서 먹고,혼자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신체적 장애가 있으신 경우라면 씻겨드리고, 먹여드리고, 기저귀도 갈아드려야 하죠.

 

새로 오시는 분들이 같은 등급이라고 해도 이왕이면 혼자서 하실수 있는 분들이 오시면 직원들이 조금 편하지만, 아예 침대에 누워서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시는 분들이 오실 경우는 직원들이 힘들죠.ㅠ

 

 

새로 오신 N할배는 뇌출혈로 몸의 반쪽을 쓰시지 못하십니다.

전에는 집에서 사셨던 모양인데, 뇌출혈로 병원에 실려갔다가 우리 요양원으로 오셨죠.

 

약간의 치매 증상도 있으시다는데, 아직은 정신을 챙기고 계십니다.

 

문제라고 한다면 이분이 직원들을 참 피곤하게 하신다는 것!

3분에 한 번씩 호출벨을 눌러대십니다.^^;

 

당신이 심심하시니 직원을 불러놓고는 쓸데없는 일을 시키십니다.

 

“창문에 커텐을 열어라!”

“커피는 왜 안 주냐?”

 

다른 직원들은 다 점심시간 휴식에 들어가고 혼자 하는 점심 근무!

N할배는 끊임없이 호출을 하십니다.

 

할배방에 가서는 “커피는 나중에 갖다 드리겠다" 고 말씀드리고 돌아서는데 한마디 하십니다.

 

“린츠에서 왔슈?”

 

내 외모를 보면 내가 외국인인줄 아실텐데..

“넌 어디서 왔니?”라는 말을 이렇게 하십니다.

 

“저는 한국사람이에요. Sued Korea 수드(남) 코리아에서 왔어요.”

“부산?”

“아니요. 서울이요.”

“.....”

 

다른 방의 호출벨이 들어와서 일단은 그 방을 나와야 했고,

나중에 시간이 나서 N할배께 갔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남한, 북한?”하는 것이 보통의 반응인데..

단번에 한국의 도시 이름을 대는 분은 처음이었거든요.

 

“부산은 어떻게 아세요?”

“내가 거기에 갔었어.”

“거기서 뭐하셨는데요?”

“내가 15년동안 선원으로 일을 했었거든 그때 거기랑 일본등도 다녔지.”

“그때가 언제였는데요?”

“1960년대.”

“정말 옛날이네요.”

“그렇지, 그때는 5불이면 (한국)여자를 데리고 밤새도록 잘수가 있었어.”

 

 

구글에서 캡처

 

1960년대라면 한국이 지지리도 못살던 시절이었네요.

이분 기억에는 한국이 아직도 못사는 동남아의 한 나라로 남아있는듯 합니다.

 

“그때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한국이 어려울때였네요. 그때는 필리핀이나 아프리카의 이디오피아도 한국보다 훨씬 더 잘살았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예요.”

“그래?”

“가난한 1960년대를 보내고 1970년대에는 우리의 오빠들이 베트남 전쟁에 파병되어 돈을 벌었고, 아빠들은 중동 건설노동자로 나가서 돈을 벌었죠.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식들 공부를 시켜서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셨던 분들이 계셔서 한국은 고속성장을 했어요.”

“‘그래?”

“지금은 한국이 오스트리아보다 물가가 더 비싸고, 더 잘 살아요.”

“....”

“삼성, LG도 다 한국꺼예요. 지금은 한국이 잘사는 나라중에 하나라니까요.”

“....”

 

이제 89세가 되신 N할배가 삼성이나 엘지를 모르실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할배가 아실만한 회사 이름을 나열하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설명한들 할배가 가지고 계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지는 않겠죠.

 

“5달러면 여자랑 하룻밤 잘수 있는 참 가난한 나라, 한국”

그것이 할배의 추억 속에 한국일테니 말이죠.

 

내가 지금의 한국이 얼마나 잘살며 세계의 경제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말한들, 할배의 관심밖의 일이겠죠.

 

하지만 저는 할배 기억속의 그 “지지리도 못사는 나라에서 온 한국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변명처럼 한국의 현대사를 이야기와 더불어 한국의 부강한 나라라는걸 말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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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회사 야유회 영상을 업어왔습니다.

내가 그동안 다녀온 야유회중에 가장 "진상"인 날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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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1. 22.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1.22 10:52 신고 ADDR EDIT/DEL REPLY

    동양의 작은 나라라서 못사는 나란 줄 아는 사람들 많나봐요. 뉴스는 맨날 북한 핵이니 뭐니 . 근데 일본이라고 다를거 없어요. 칼차고 말타고 다닌다고 안데요 ㅋ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22 18:03 신고 EDIT/DEL

      ㅎㅎㅎ 말타고 칼차고...그래도 일본은 나름 "잘사는 나라"라고 많이 알고 있더라구요. 한국보다는 더 알려진 나라죠.^^

  • 테리우스 2019.11.22 11:38 ADDR EDIT/DEL REPLY

    지니씨~
    지금 내가 왜 울컥해지며 눈시울이 흐려질까요?
    외국 여행을 하다보면 엘지나 삼성의 광고를 접할때 이래서 나는 역시 이성보다 김성이 앞서는 인간?
    하면서 냉정하지 못한 내 이성을 감추고자 급급했더랬죠
    지니씨의 국가변론 충분히 지지하고 인정합니다
    항상 당당하시고 가슴 쫘~펴고 사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22 18:07 신고 EDIT/DEL

      외국에서 살면 한국인 한사람이 "한국"을 대신하죠. 그래서 내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내 목소리가 높아지고, 조금 더 어필하려고 노력합니다.^^

  • 2019.11.22 22:0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23 02:56 신고 EDIT/DEL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직원들에게 모든걸 다 보여주시는 분들이죠. 자신의 치부까지 다 보여주는 사이이다 보니 그런 말도 하시는거죠. 저는 하루에도 몇번씩 그양반의 거시기를 보는 사람이다보니 그냥 말씀하신거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할배들을 유혹도 엄청 받습니다. 방에 낮잠자러 가시자고 손잡고 가면 방안에 들어서면서 눈을 찡긋하시죠. 같이 침대에 가자고.ㅋㅋㅋㅋㅋ 이것도 경력이 생기니 그냥 웃어넘깁니다.^^

    • 2019.11.23 19:53 EDIT/DEL

      비밀댓글입니다

  • 2019.11.22 23:42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23 02:58 신고 EDIT/DEL

      네, 파독광부와 간호사로 고생하셨던 분들도 많이 계셨죠. 그런 분들이 계셔서 독일에서 차관도 받을수 있었다고 알고 있어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한국의 기적"은 사실은 그렇게 자식과 식구들을 위해서 희생하신 우리의 아빠,오빠, 삼촌, 이모/고모들이 계셔서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사실 기적은 아닌거죠. 열심히 이뤄낸 성과지 싶습니다.^^

  • 스마일 2019.11.23 19:03 ADDR EDIT/DEL REPLY

    자랑스럽읍니다
    지니님이
    전 설명이 입안에서만 맴돌다말고
    요즘 역사도 잘 기억안나고 ㅠㅠ
    나이먹는게 슬퍼요

  • 전종해 2019.11.25 15:46 ADDR EDIT/DEL REPLY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이만큼 살고 있는 거 기성 세대들의 노력의 결과고 희생의 결과죠. 그리고 지니님 처럼 세계 곳곳에서 당당하게 사시는 자랑스러운 동포 분들이 계시기에 감사하면서 저 또한 우리의 후세들을 위해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26 06:16 신고 EDIT/DEL

      맞습니다. 우리의 선조가, 아빠가, 삼촌이, 오빠가 이루신 조국이 이만큼 잘 사는것처럼 우리세대도 후대에게 부끄럽지 않을만큼만 노력하면서 살면 되지 싶습니다.^^

 

 

유럽은 한국과 층을 세는 방법이 다릅니다.

한국에서 2층이라 부르는 층을 여기서는 1층이라고 하죠.

 

그럼 한국의 1층을 여기서는 뭐라고 부르냐구요?

Erdgeschoss “지층”이라고 부릅니다.

 

건물 내에도 한국과 다른 것이 있네요.

한국은 F 라고 표시하는 4층, 여기는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4라는 숫자가 죽음을 뜻하지만 여기는 아니거든요.

얼마 전에는 왠지 으스스한 차 번호판도 만났더랬습니다.

 

노선버스의 번호가 444.

 

한국 같으면 쉽게 달고 다닐 수 없는 번호판인데..

여기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달고 다니는 것은 다른 문화 탓이겠죠?

 

오늘 하려던 이야기는 이것이 아닌디..

지층이야기 하다가 이야기가 너무 머얼리~ 갔네요.^^;

 

우리 요양원에는 지층(한국의 1층)과 1층 2층이 있습니다.

지층에는 11 분의 어르신들이 계시고, 1층에는 19 분(인가?), 2층에는 27 분(인가?)

 

11분이 사시는 지층은 직원 하나가 근무를 하고,

1층과 2층은 3~4명의 직원들이 근무를 하죠.

 

층에 인원이 적다고 해도 중증장애로 손길이 많이 가는 분들이 계시기에,

1층과 2층에서 하는 일들은 거의 비슷하고, 일의 강도도 비슷한 편이지만!

 

지층근무는 혼자 해야 해서 다른 직원들이랑 같이 근무할 때보다 저는 더 힘든 편입니다.

 

11분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아침에 약간의 간병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일이 편한 것은 아니거든요.

 

내가 지층 근무를 힘들어 하는 이유는 이래서입니다.

 

 



1층이나 2층에서 근무를 하면 하루 10시간 근무를 하면서 평균적으로 15,000보를 걷습니다.

하루 종일 각방에 계신 분들을 찾아다니다보니 참 많이 걷습니다.

 

1,2층은 오후에 한 곳에 어르신들이랑 같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도,

실제로 근무하면서 하루에 10km이상은 걸었네요.

 

하지만 지층근무를 하게 되면 다른 층보다 5천보 정도를 더 걷습니다.

하루 종일 근무하면서 2만보를 걷게 되는 날이죠.

 

솔직히 말하면 지층은 편하려면 참 편할 수 있는 층입니다.

대부분의 어르신이 거동을 하시니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죠.

 

하루쯤 씻지 않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또 어르신이 “싫다!”고 하시면..

“어르신이 씻는 것을 거부하셨다.”라고 기록을 하면 되죠.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없으니 하루종일 일 안하고 구석에 짱 박혀 있어도 아무도 모르죠.

정말 이렇게 근무하는 직원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 지. 만!

저는 지층에서 하루 종일 바쁘게 이 방, 저 방을 누비고 다닙니다.

 

어르신이 “씻기 싫다”하시면, 살살 달래서 손잡고 화장실로 모시고 가서 씻겨드리기도 하고,  정색을 하면서 “거절”을 하시면 약간의 시간을 두고 다시 찾아가서 씻겨드리기도 하죠.

 

“거절”을 얼싸 좋다고 반기는 직원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시도는 하는 편입니다.

 

바쁜 오전근무가 끝나고 조금 한가한 오후시간에도 각방을 열심히 찾아다닙니다.

 

“혹시 뭐 필요한 것은 있는지..”

“오늘 날씨도 좋은데 오늘 나랑 밖에 공원 한 바퀴 돌 의향이 있으신지..”

 

한가한 오후에는 담배를 피우는 직원들은 흡연실에 가서 짱 박히기도 하는데..

나는 담배를 안 피니 그 곳에 갈 일은 없고!

 

 

지층 어르신들은 1,2층처럼 같이 모여계시지 않으니 한 곳에 같이 앉아있는 것도 힘들고..

이래저래 나만 이 방,저 방을 누벼야 하죠.

 

즐겁게 각방을 누비고 다니는 것까지는 좋았는디..

지층 근무시 이상하게 오후가 되면 다리가 풀리는 증상이 있습니다.

 

내 몸이 힘들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래서 지층 근무가 반갑지는 않지만..

한 달에 2번 꼴로 나에게 주어지는 날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오늘 퇴근을 하면서 2층에 올라갔었는데..

K할배가 수염이 더부룩한 상태로 앉아계셨습니다.

 

가끔 할배가 “폭력적”이 되시면 씻겨드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이 딱 그런 날이 비주얼이었죠.

 

얼굴도 꾀죄죄에 수염도 숭숭난 얼굴!

 

2층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K할배가 오늘 화가 나셨었냐?”고 물어보니 나름 “상냥했다”고 대답을 합니다. 오늘 2층에 근무한 직원들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거죠.

 

지난 월요일에 내가 K할배를 목욕시켜드렸었는데..

할배는 그 날 이후 3일 동안 면도를 전혀 하시지 못한 상태였던 거죠.

 

K할배를 보니 참 씁쓸했습니다.

 

오늘 근무한 직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 앉아서 수다로 보냈던 거죠.

그러니 할배를 면도 해 드릴 시간이 전혀 없었던 거죠.

 

내 한 몸 조금 피곤하면 하루가 참 뿌듯한데..

그것보다는 대충 눈 가리고 아웅~하면서 근무를 하는 직원들!

 

“이왕 하는 일, 다른 직원이 (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눈치 보지 말고 내가 하고,

이왕 하는 일 즐겁게 하자!”

 

이것이 내 근무에 대한 자세입니다.

 

그래서 지층에 걸릴 때마다 다른 층보다 조금 더 힘들지만,

내 작은 손길에 “큰 감사”를 표현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나름 보람 있는 하루입니다.

 

그래도 힘든 건 어쩔 수 없어서..

가능하면 지층이 조금 덜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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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0월도 지나고 11월이 코앞에 있습니다.

요즘 우리동네 날씨는 어떤지 영상하나 업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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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1. 1. 00:00
  • 2019.11.01 02:33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1 04:57 신고 EDIT/DEL

      팔에 부황뜨셨던데 아프신건 아니죠? 몸매도 날씬하셔서 건강하시다고 생각했는데, 부황자국보고 "아프신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회가 되고 시간이 되면 그것도 좋은 생각이지 싶습니다.^^

  • 2019.11.01 03:4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1 04:58 신고 EDIT/DEL

      맞습니다. 저녁에 집에 와서 침대에 누으면 내 몸은 피곤하지만 "보람찬 하루"를 보낸것에 만족합니다.^^

  • Grazerin 2019.11.01 19:12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뉴질랜드행이 미뤄져서 아쉬운 마음이네요 :( 참, 예전에 한국에서 깨 사서 깻잎 재배하셨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 마트에서 로스팅 안 된 생깨(?) 사서 심으면 깻잎이 자라는지 궁금해요! 그라츠에서는 깻잎 구하기도 힘드네요 ㅠ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2 03:39 신고 EDIT/DEL

      여기서 파는건 참깨일텐데..깻잎은 들깨를 심으셔야 할거 같아요. 네, 아빠가 심으셨던 깻잎은 내 키를 훌러덩 넘어서 "원래 깻잎이 그렇게 크는거였나?" 의아했었는데.. 나중에 남편과 내가 심은 깻잎은 무릎까지 자라지도 못하더라구요. 아빠의 그 노하우가 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11.01 21:44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지층은 고층에 비해 넓어서 고생이 많으시군요.프라우디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rich-smile.tistory.com BlogIcon 부자미소 2019.11.03 02:35 신고 ADDR EDIT/DEL REPLY

    한국이됐든 외국이됐든 직원들의자세는 딱 나눠지네요~ 프라우지니님처럼 건강한마인드를 갖고있다면 참좋을텐데요~ 고생 많으시지만 일하시는 뒤에 뿌듯함과 훈장은 남겨져있을것같네요^^ 멋지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3 06:34 신고 EDIT/DEL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내딴에는 열심히 해도 누군가의 눈에는 항상 뭐가 부족한 직원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을때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부가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대화가 참 없는 부부입니다.

수다스러운 아내는 끊임없이 떠드니 대화가 아닌 독백이 많죠.

 

남편이 말을 해야 둘이 주고받는 대화가 될 텐데..

남편은 여간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타입입니다.

(연애 할 때는 자신의 속을 말로 보여주던 인간형이었는디...^^;)

 

단, 잔소리는 예외입니다.

 

남편이 사람들과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저 날씨, 스포츠, (자신이 키우는 거 같은)마눌 이야기등을 하죠.

 

특히나 마눌이 공부나 시험 같은 걸 보면 마치 딸 키우는 아빠처럼 동네방네 이야기를 하죠.

제가 운전면허를 땄을 때는 남편 근처에 근무했던 사무실 사람들이 다 환성을 질렀습니다.

 

정말이냐구요?

역사 속 그날 속으로 들어가 보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602

 

오스트리아 운전면허 시험보고 취득한 운전면허증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남편과는 다르게 마눌은 끊임없이 속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마눌은 남편 손바닥 위에 있습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husband%20and%20wife/에서 캡처

 

남편은 마눌에 대해서 “다 안다”이죠.

지금 이 아낙의 심리가 어떤지, 왜 심술이 났는지, 오늘은 왜 이리 행복해 하는지...

 

수다스러운 마눌이 말을 안 한다?이건 위험한 징조입니다.

남편이 마눌의 속을 알 수 없는 순간이 되니 말이죠.

 

단순한 성격의 마눌은 기분이 좋으면 떠들어대고, 기분이 나쁘면 입을 다물어버리고,

우울해지면 그냥 잠만 잡니다.  그래서 남편이 볼 때는 참 다루기 쉬운 상대입니다.

 

수다스러운 마눌이라고 해도 남편이 다 마눌의 머릿속까지는 읽지 못하죠.

마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는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는 모를껄요?

 

얼마 전에 남편과 어딘가를 가는 중에 마눌이 간만에 머릿속 생각을 쏟아냈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삶”에 관한 이야기였죠.

 

시작은 유튜브에서 본 만화 영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만화를 보고 내 생각을 포스팅 했었다고 이야기를 했었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 해야 하실 듯..

http://jinny1970.tistory.com/3017

당신이 늙기 전에 봐야 할 애니메이션 에 대한 나의 생각

 

마눌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남편의 표정에서 “에구 장하네~”를 읽었습니다.

 

“맨날 철없는 이야기만 해대는 마눌인줄 알았더니 그런 깊은 생각도 했어?“

아마도 이런 마음이었지 싶습니다.

 

우리 요양원에 살고 계신 할매 한분이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 할매 50도 안 되서 과부가 되시고 아이도 없이 집에서 평생 사셨는데, 더 이상 혼자 집에 살 여력이 안 되니 집에서 쫓겨나서 요양원에 오시고, 그 집은 ”조카에게 준다“라는 말도 안 했는데, 저절로 조카한테 넘어갔다고 하더라.”

 

보통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자식이 없는 경우는 형제의 자식들에게 재산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형제도 없으면 사돈의 팔촌까지 촌수를 따져서 넘어갑니다.

 

우리부부는 아이가 없고, 시누이도 아이가 없으니...

 

우리가 늙으면 우리의 재산은 나에게 하나 있는 조카(언니 딸)이 어느 날 로또당첨 되듯이 받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치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가버린 자신의 집을 잃은 할매이야기가 나오면서 나온 이야기. 안락사 또는 존엄사.

 

인터넷에서 캡처

 

한국은 불법이고, 아직까지는 오스트리아도 불법입니다.

죽는걸 보면서 방치해도 “교도소행”이 될 수도 있죠.

 

스위스나 다른 나라로 가야 가능한 “존엄사”

스위스에 가서 존엄사를 한 한국의 암환자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존엄사를 하러 가는 친구와 동행했던 사람의 인터뷰도 있었죠.

암이 더 깊어지면 그만큼 고통이 깊어지고, 주변사람들도 더 힘들어질 시간들..

 

떠나보내는 사람은 슬픈 일이었겠지만, 자신이 선택한 삶이기에 더 담담했을 그 사람.

 

“나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죽지 못해서 사는 것 보다는 ”존엄사“도 한 방법인거 같아.

치매에 걸려서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타인의 손에 하루하루 연장하면서 사는 것도 원치 않지만, 제정신을 가지고 죽지 못해 살면서 매일 ”하나님 나를 이제는 그만 데려가세요.“하는 것도 슬프잖아.”

“.....”

“나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집을 팔아서 그 돈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존엄사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 당신 생각은 어때?”

“.....”

 

사실 요양원에 들어가도 한 달에 2천유로 이상은 필요합니다.

거의 호텔과 맞먹는 가격이죠.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2인실 1박(3식과 간병포함)에 75유로 선으로 한 달이면 벌써 2천유로가 넘어가고, 여기에 세탁서비스, 미용실, (발톱 깎는) 페디큐어 등은 별도입니다.

 

한 달에 2,500유로~3천 유로면 근사하나 크루즈여행 하는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비용입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husband%20and%20wife/에서 캡처

 

한 달에 이 비용을 내고 감옥 같은 요양원에 사느니 여행을 다니는 것이 더 남는 장사죠.^^

 

이것에 관한 포스팅도 했었네요.^^

http://jinny1970.tistory.com/2047

요양원 갈까? 크루즈 여행을 다닐까?

 

간만에 마눌이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데 댓구는 하지 않지만 남편도 생각이 많은듯했습니다.

 

“한국은 나이 드신 분들이 은행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쓰시고, 나중에 돌아가시면 그 집을 은행이 가지고 가는데, 여기도 그런 서비스가 있남?”

“모르지, 아마 있지 않을까?”

 

치매나 존엄사도 집을 팔아서 여행을 하는 것도 지금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 집이 없거든요. ㅋㅋㅋㅋㅋ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에 대한 짧은 생각이었던 거죠.

 

나이가 들면 집을 팔고 그 돈으로 느긋하게 여행을 다니면서 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예약 해 놓은 스위스로 죽으러 가는 것.

 

고통과 외로움 속에 숨을 헐떡거리면서 죽어가는 것보다는 ..

내가 선택한 시간 속에 고요하게 잠드는 것도 방법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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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0. 30. 00:00
  • 2019.10.30 00:3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0 04:05 신고 EDIT/DEL

      아이고! 그 생각을 못했네요. 하긴 죽고싶다고 예약하면 "당신은 이날 이시간에 죽으러 오세요."하면 안되죠. ㅠㅠ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30 01:43 신고 ADDR EDIT/DEL REPLY

    나이 들면서 기도하는 것들중 최고 많이 하는 기도가 바로 많이 오래 아프지 않고 빨리 죽는거 고통없이 죽는거 치매 걸리지 않고 늙는거 뇌경색으로 반신불수 되어서침대에 누워서만 있는거....바로 이렇게 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가 제일 많은거 같읍니다.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0.30 10:37 신고 ADDR EDIT/DEL REPLY

    대화없는 부부 같다가도. 아닌것 같다가도 그래도 캐미가 잘 맞는것 같아요~

  • 호호맘 2019.10.30 20:20 ADDR EDIT/DEL REPLY

    오늘 우리 부부도 늙어가는거와 죽음 이런거에 대한 대화가 오늘 있었는데
    결론은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거로 났습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탈조선을 꿈꾸면서 살아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을 조선이라고 칭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물론 예전에 "조선"이었던것은 맞지만 이제는 남한,북한, 대한민국이라고 부르죠.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을 얕잡을 때 쓰는 말이 조센징인데,

한국인이 스스로 한국을 “조선”이라고 하다니!

 

한국을 탈출하고 싶다면..

“탈조선”보다는 그냥 “탈한국“이 더 맞는 표현이 아닐는지!

 

아무튼 한 아낙의 생각이니 딴지 걸지는 마시라~

 

한국을 탈출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말하죠.

“내 나라, 내 문화 속에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 할 수도 있습니다.

“너는 한국을 떠나서 사니 그런 말을 하는 거라고! 이곳에서 살아보라고!”

 

그러면 해외에 사는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외국에서 똥 빠지게 2~3개의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것처럼 살면 한국에서도 성공한다고!”

 

저도 해외에 사는 1인으로서 한국인은 한국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인종차별 속에 10년 넘게 살면서 깨닫게 된 결론이죠.

 

한국인은 한국을 떠나서 살게 되면, 자주 겪게 되는 것이 “인종차별”이죠.

 

가끔 유튜브에 “내가 겪은 인종차별”이런 영상들이 자주 올라오던데,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게 벌어지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나라 사람들은 “불친절”로 보이는 일도,

나는 외국인이니 내가 느끼는 건 “인종차별‘이죠.

 

가끔은 내가 외국인이라서 당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그 사람이 원래 모두에게 불친절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외국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단, 백인(외국인)은 예외로 치고 말이죠.

 

나는 외국인이니 상대방이 나에게 불친절하다면 내가 느끼는 건 “인종차별”

나는 외국인이니 상대방이 나를 싫어해도 “인종차별”

 

이래저래 인종차별과는 뗄 내야 뗄 수 없는 것이 외국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입니다.

 

얼마 전에 나에게 불친절하게 한마디 했던 직원의 말 한마디.

“K할배가 너 싫어하니까 앞으로 K할배한테 가지마!”

 

무슨 말이래? 하시는 분은 아래 글을 읽으셔야 할 듯..

http://jinny1970.tistory.com/3078

참 내 맘에 안 드는 그녀

 

그 말을 들으면서 어쩌면 K할배가 외국인인 나를 싫어할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몇몇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대놓고 말하는 직원들은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대답을 했습니다.

“몰랐어? K할배 외국인 싫어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A도 대놓고 싫은 티를 내고, 이번에 들어온 견습생 D도 외국인이라고 싫어하잖아.”

 

말을 돌려서 이야기 하는 직원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K할배 성질낼 때는 다 가라고 하잖아...외국인을 조금 안 좋아하기는 하지.”

 

K할배는 파킨슨 치매를 앓고 계셔서 시시때때로 공격적이 되시고, 그때는 모든 직원의 접근을 꺼려하시죠. 그때는 가급적 옆에 안 가는 것이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외국인들을 싫어하시는 건 몰랐습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racism/ 에서 캡처

 

요양원에 계신 분들 중 대부분은 전쟁세대.

히틀러가 주장했던 것이 “순수혈통의 게르만 민족”이었죠. 외국인들이 자꾸 들어와서 벌레처럼 번식을 할수록 순수혈통이 줄어든다는 교육을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나치들이 유태인만 가스실로 보낸 걸로 알려 졌지만...

실제로 그때 유태인만 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소수자들이나 장애인들도 게르만의 수치라고 수용소로 보냈고,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있던 엄청난 수의 외국인 노동자들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병원에 3주 이상 입원하면 다 수용소로 보내버렸죠.

병원의 침대는 나치군대들을 위해 비워놔야 한다면서 말이죠.

 

이건 오스트리아에 있는 한 수용소 견학때 그곳에서 보고 들은 설명입니다.

실제로 그곳의 가스실도 들어가 봤습니다.

 

독일이 전쟁에 지면서 히틀러는 자살을 했지만, 그런 교육은 계속 이어졌지 싶습니다.

 

그러니 지금 80대 노인이라고 해도 아직 정신 속에 “버러지 같은 외국인“일수 있다는 이야기죠.

 

여러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내가 찾은 결론은...

"K할배는 외국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정말 몰랐습니다.

 

내가 웃으면서 지나가면 같이 웃어주시고, 내가 경례를 하면 거기에 답을 해주시고..

어떤 날은 나보다 나를 먼저 발견하시고 손을 들어서 인사를 해 오시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하긴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니 제가 몰랐을 수도 있지 싶습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일본인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지 않죠. 겉으로는 생긋 웃으면서 친절한데 속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절대 알 수 없는 민족 중에 하나입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racism/에서 캡처

 

근무를 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꽤 있었습니다.

 

90대의 치매 할매 한분.

자신에게 친절한 직원은 당신 손으로 볼을 어루만지시려고 합니다.

 

하. 지. 만

직원들은 어르신들이 자신의 몸에 손대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대부분은 당신의 배설물을 마사지를 하시는 실력이라 그 손에 엄청나게 많은 세균들이 잠자고 있을수도 있으니 정말 조심해야 하죠.

 

내 볼을 만지려고 하시면 얼른 얼굴을 돌리지만 “당신의 지금 기분이 좋으신가보다.”하죠.

그렇게 금방 좋은 감정을 드러내는 할매가 순간적으로 눈빛이 변합니다.

 

날 경멸하는 듯도 하고, 무시하는 듯도 한 눈빛으로 당신에게 음식을 먹여드리고 있는 나를 쳐다보면 내 기분이 묘해집니다.

 

평소에는 정신이 외출해서 내가 외국인인 걸 모르셨는데,

순간적으로 정신이 돌아와서 옆에 앉아있는 외국인을 인지하신 것인지..

 

대놓고 외국인을 싫어하는 티를 내는 어르신 같은 경우는 “외국인”인 내가 안 가면 되지만..

안 그런 척 하면서 순간적으로 눈빛이 변하는 이런 경우는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거시기 합니다.

 

경멸하는 외국인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당사자의 기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저 직원은 싫으니 나에게 보내지 마라”하지 않은 이상 외국인 직원은 손길은 계속 받죠.

 

독일어는 내 모국어가 아니라 발음이 다르고,

다른 문화에서 온 내가 하는 행동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내가 외국인이여서 싫다”는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도움을 주면서 당하는 인종차별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내 땅을 떠나 사는 외국인 신분이니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저의 현실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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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0. 21. 00:00
  • 2019.10.21 01:2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21 06:12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점은 한국에 살고계신 외국분들 한테도 그대로 해당되는거 같습니다.

  • 2019.10.21 07:0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2 03:29 신고 EDIT/DEL

      주변에 외국인들이 꽤 많은데, 대부분은 이런 평가를 받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엄마. "XX에 갔는데 외국인 의사더라, 그런데 현지인보다 훨씬 더 자상하게 챙겨주더라." 물론 그 사람이 친절하고 맘에 들었을때 이런 반응이 나오는거죠. 외국인이 친절하지도 않으면 다시는 안 가겠죠??^^;

  • 호호맘 2019.10.21 19:16 ADDR EDIT/DEL REPLY

    그 외국인 직원의 손에 의해 자신의 밥 숟가락을 도움 받으면서도
    뼈속 깊이 박힌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절대 바뀌지 않는군요
    참 어이가 없네요
    맞아요 지니님
    지니님도 어쩔수 없는 일이지요
    당할땐 일순간 거시기해도 상처 받지말고 다 툭툭 털어버리고
    씩씩 하게 살아가세요.마음에 두지 마세요
    그런분들은 지옥에나 떨어져 동양인 수발만 영원히 들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2 03:31 신고 EDIT/DEL

      그러려니 합니다, 내 동료직원이 가지 말라고했던 K할배랑은 여전히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분을 목욕시켜드렸네요. 목욕을 끝내고 "(폭력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무사히 목욕을 마치는데) 협조 해 줘서 고맙다"고 하니 당신도 "나도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

 

 

같이 근무하던 직원 하나가 요양원을 떠나게 됐습니다.

 

아들 하나를 데리고 살던 서른 살 터키 아낙, N이 최근에 부모님이 사시는 쪽으로 이사를 하면서 출퇴근할 때 2시간이나 걸려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때 지나가는 말로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럼 그 근처에 있는 요양원을 알아보면 되겠네.”

 

일 하려고 차를 1시간씩이 타고 오는 건 조금 아닌 거 같았거든요.

요양원은 동네마다 하나씩 있고, 어디든 직원은 필요한 상태이니 취업은 바로 될 테고!

 

우리 요양원은 오스트리아 연방주에 속한 요양원으로 지점10여개 중에 하나입니다.

 

다른 지역에도 우리 요양원과 같은 본사를 둔 요양원이 있어서,

굳이 퇴직을 하지 않고 요양원 지점만 옮겨가는 방법도 있죠.

 

근처에 부모님이 계시면 아이를 맡길 수도 있고, 여러모로 편해서 이사를 가기는 했는데..

출근하는 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그녀는 결국 우리 요양원을 떠납니다.

 

나처럼 주 20시간 일하는 직원이라 받는 월급도 많지 않은데..

출퇴근 2시간 하면서 지출해야 하는 기름 값도 부담이 됐지 싶습니다.

 

 

 

그녀는 부업으로 “허벌라이프” 판매를 하는데, 터키사람들에게는 아주 인기가 있는 것인지.. 그녀는 부업으로도 꽤 돈을 벌어들인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직원에도 허벌라이프에서 나오는 쉐이크를 판매하고,

나에게도 제품을 이야기하기도 했었네요.

 

나도 이 회사를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갔다가 사촌오빠가 밥 사준다고 해서 갔다가 얼떨결에 ‘강의’라는 걸 들었었죠.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372

사촌오빠의 “피라미드 회사”로의 초대

 

그녀의 페이스북에는 그녀가 허벌라이프에서 하는 행사도 열심히 다니고,

아주 섹시한 모습으로 허벌라이프 제품을 들고 포즈도 취하고 있는디..

 

같이 근무할 때 보면 그녀는 그리 날씬하지 않습니다.

나처럼 옆구리 살도 접히고, 몸매 관리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는 아낙이죠.

 

그녀가 나에게 제품을 팔려고 시도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 허벌라이프 알아, 한국에서는 여기 회원가입하려면 물건 6백만원어치 사야한다고 하던데..”

“여기는 아니야, 물건 안사도 바로 가입이 돼!”

 

그녀가 말하는 그 “가입”이 판매를 목적으로 도매가격으로 살수 있다는 조건이 된다는 것인지는 관심이 없어서 묻지 않았습니다.

 

계속 말을 했다가는 아침에 먹는 십몇만원 한다는 쉐이크를 나에게 안길 거 같아서 말이죠.

 

그렇게 요양보호사 주 20시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허벌라이프” 판매하면서 살고 있던 그녀.

 

그녀도 나처럼 실습생으로 우리 요양원에 들어와서 직업교육을 마치고 정직원으로 근무를 했죠.

 

내가 실습생으로 처음 요양원에 들어왔을 때, 그녀는 직업교육이 끝나가고 있는 실습생이었으니.. 그녀는 실습생 기간 2년을 포함해서 총 5년 5개월을 근무했답니다.

 

그렇게 따지다 보니 나는 내년 2월이면 딱 5년이 되네요.

실습 2년에 정직원 3년으로 말이죠.^^

 

 

 

오늘은 두어 달에 한 번씩 있는 직원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9월까지 근무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오늘 회의에 그녀도 왔네요.

“그런가 부다”했었는데..

 

그녀는 직원들이 다 모이는 회의에 작별인사를 하려고 일부러 참석했답니다.

근무는 9월까지지만 나머지 기간은 휴가를 냈으니 이제 더 이상 근무는 없는 모양입니다.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에서는 퇴직을 할 때 정해진 날까지 근무하는 대신에,

쓰지 않는 휴가를 이용합니다.

 

9월30일까지 근무를 한다고 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휴가를 이 기간에 쓰는 거죠.

 

휴가가 4주 있다면 9월 한 달을 다 휴가처리 해버리면 실제로는 8월말까지만 일하면 되고, 남은 휴가가 2주라면 9월 둘째 주까지만 일하면 되는 거죠.

 

작별인사를 하면서 그녀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러면서 떠나게 되는 서운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너희들은 직장동료이면서 내가 힘들 때 옆에서 힘이 되어줬던 사람들이야.”

 

뭔 힘? 네가 자궁외 임신 했을 때 동네방네 소문내고 네 뒷담화 했던 거?

그녀는 나와는 다르게 동료들을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고 사생활까지 훌러덩 털어놓고 지냈던 모양인지..

 

그녀가 나에게도 그녀의 이야기를 한 적은 있습니다.

 

그녀에게 역시 남자는 자신과 같은 문화를 가진 터키남자가 최고라는 이야기도 했었고,

자궁외 임신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네요.

 

하지만 사생활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는 아니죠.

 

나도 최근에 그만둘 뻔 한 기회가 있었지만, 나는 그녀처럼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앗싸라~ 이제는 더 이상 일 안해도 되고, 진상 동료들 안 봐도 된다~”

 

이런 마음에 신이 났었습니다.

 

물론 나를 챙겨주고 잘해준 직원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내 맘을 나눠준 적은 없거든요.

 

나는 직장에서 개인적인 대화는 잘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물어보면 대답을 하는 정도지 먼저 내 신상에 대한 이야기는 안합니다.

 

사실 근무할 때는 모여앉아 수다를 떨 시간이 없습니다.

그럴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어르신 방을 찾아다니는 것이 낫죠.

 

오늘 곰곰이 생각 해 보니 나는 동료들에게 내 마을을 열지 않은 거 같습니다.

마음을 열지 않았으니 특별히 친한 사람도 없고, 그러니 통곡 할 정도로 슬프지 않은 거죠.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나는 N처럼 독일어가 모국어 수준이 아닌 외국인이라 그녀 같지 않은 걸꺼라고..”

 

모르죠, 나도 동료들의 사투리를 다 이해하는 수준의 독일어를 구사했다면,

동료들과 밖에서도 만나고 내 고민도 털어놓는 그런 친구가 가능할지도!

 

동료들이 사투리 할 때 나는 알아듣지 못하니 사오정이 되고,

가끔은 내가 왕따라는 걸 나도 느끼니 말이죠.

 

하긴, 나에게는 친구기능을 하는 여러분이 계시니 나는 친구가 필요 없네요.

 

오늘 통곡하는 N를 보면서 나도 눈물이 찔끔 났고, 30여명이 넘는 직원들 하나하나 안아주는 그녀를 보면서, 또 그녀를 안아주는 직원들이 태도를 보면서 그들이 내가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 감정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들의 행동으로 보아서 그들은 정말로 마음을 주고 받은 듯이 보였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오스트리아 사람은 “일본인 기질”이 있어서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곧잘 하지만 말이죠.

 

이곳에 살면서 제가 변해가는 모양입니다.

 

참 정이 많고, 마음도 잘 주고, 잘 울고 그랬던 나인데..

이곳 사람들에게는 정도 마음도 주지 않고 있는 모양입니다.

 

오늘 저도 몰랐던 저를 알게 되네요.

 

그렇다고 슬픈 건 아닙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친구도 되고 마음도 나누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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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뜬금없는 영상하나 업어왔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한국쌀을 구하기는 쉽지않지만, 그나마 비슷한건 찾을수 있죠.

제가 애용하는 쌀은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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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0. 8. 00:00
  •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10.08 05:18 신고 ADDR EDIT/DEL REPLY

    타인을 아니면 상대방을 통해서
    나를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더불어 사는 거겠죠...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0.08 13:52 신고 ADDR EDIT/DEL REPLY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많이 배우게 됩니다. 나는 당연히 이쪽인데 다른 사람들은 저쪽인게.. 앗! 하기도 하니까요

  • 2019.10.09 06:1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9 19:24 신고 EDIT/DEL

      아빠 수술은 잘하셨습니다. 오늘 오전에도 병원에 다녀왔어요. 아빠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계속하시는것이 누군가 옆에 있으시면..싶은거 같더라구요. 엄마가 오후에 가신다고 해서 후딱 사과파이 만들고 있습니다.^^

  • 호호맘 2019.10.09 16:10 ADDR EDIT/DEL REPLY

    저도 오랜시간 직장생활을 해 왔지만 늘 느끼는건
    직장 동료는 동료일뿐 친구가 될수 는 없다 입니다.
    친구로 다가가면 언젠가는 상처를 받게 되더라는 겁니다
    기대치가 달라서 그런거겠죠
    그래서 저도 누군가 같이 일하다 떠나가도 슬퍼 해 본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9 19:25 신고 EDIT/DEL

      나는 슬픈건 아니었는데, 떠나가는 직원이 펑펑우니 나도 덩달아서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정말로 정이 많이 들어서 떠나기 싫어하는 그녀의 감정이 전달됐던 모양이에요. 저또한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내 일터에서 내 친구를 만들생각은 안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