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요양원으로의 짧은 휴가

프라우지니 2023. 11.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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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스팅은 미리 써놨던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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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요양원에 60대 부인 한 분이

아주 짧게 휴가를 오셨습니다.

 

그동안은 댁에서 남편의

도움을 받고 사셨는데,

남편이 그리스로 휴가를 간 동안만

우리 요양원에 잠시 머무셨죠.

 

휴가 비용보다 훨씬 더 비싸지만,

휴가를 가면서 간병이 필요한 아내를

맡길 곳이 없으니 택한 곳이 요양원.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일종의 호텔입니다.

 

 

 

1박에 대충 100유로 정도이니

가격도 호텔이고,

하루 세끼를 직원이 배달 해주고,

서비스가 필요할 때마다

호출을 하면 직원이 방으로 찾아와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니

서비스도 호텔 급이죠.

 

단지 1 3식을 제공하는

호텔 치고는 음식의 수준이 쪼매 낮고,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신통치 않고, 별다른 오락거리를

제공하지 않아 하루 종일 지내기에는

아주 심심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별로 신통치 않은 시설의

호텔인 듯도 싶지만,

아무 때나 오고 싶다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은 아니니 일단 요양원으로

단기 요양을 들어온 것을 감사해야 하죠.

 

우리 요양원에는 두 종류의

고객이 머물고 계십니다.

 

Langzeitpflege (장기 요양)

Kurzzeitpflege(단기 요양)

 

장기 요양은 우리 요양원에 입주해서

본인이 원하실 때까지

(돌아가실때까지) 사시는 것이고,

단기 요양은 짧게는 몇 일에서

몇 주 머무실 수 있죠.

 

비용 면에서는 두 상품의

가격이 거의 동일합니다.

 

단지 장기 요양의 경우,

대부분은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책임지고 있으니 개인이

부담해야하는 비용은 거의 없지만,

단기 요양은 개인이 비용을

전부 부담해야하죠.

 

https://www.ksw.ch/gesundheitsthemen/nervensystem/multiple-sklerose-ms

 

 

집에서는 남편의 간병을 받았다는

S부인은 걸으실 수는 없고,

침대에 누워 계시거나,

휠체어에 앉아서 이동을 하시죠.

 

S부인이 앓으시는 병인

다발성 경화증(MS)라는 병을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온몸의 근육이 점점 더 퇴화되어

나중에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지금 S부인의 건강상태를 보자면..

 

몸의 한쪽에 마비가 온 듯한데,

스프는 접시가 아닌 컵에 담아드리면

컵을 들어 마실 수 있고,

식사도 스스로 하시고,

담배도 피우십니다.

 

아직까지는 스스로 하실 수

있으시니 담배를 피우시지만,

병이 조금 더 발전해서

타인의 도움 없이는 담배를 피우실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고민을 해야겠죠.

 

담배를 피우실 때마다

매번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 간병인이 담배를

안 피우는 경우라면 담배를 피우시는

S부인 옆에 앉아서 담배를 입에

넣어드리며 본인은 원하지 않는

담배연기를 매번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S부인이

담배를 끊으시던가,

담배를 피우는 간병인을 구해서

같이 맞 담배피우는 방법도 있겠네요.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005

 

 

내가 S부인에게 해 드린 서비스는

아침에 몸을 씻겨드리고,

침대에서 휠체어로,

휠체어에서 침대로 S부인을

옮겨드리고, 하루 3

기저귀를 갈아드립니다.

 

요양원은 생전 처음이라는

S부인이 짧은 기간이지만

계시는 동안 잘 적응을 하실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지내셨고, 댁으로 돌아가시기

전날은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까지 하셨죠.

 

남편이 그리스에서 휴가를

즐기는 동안에 자신도 나름

즐겁게 요양원에서 지냈다는

S부인께 또 뵈요가 아닌

잘 가시라했습니다.

 

다발성 경화증의 특성상 마비는

계속 진행이 되고, 어느 순간이 되면

남편이 해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어 요양원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겠지만!

 

이번 단기 요양을 하면서

요양원 맛보기를 하셨으니

요양원이 그리 삭막한 곳은

아니라는걸 아셨겠죠.

 

 

 

요양원에 머무시는 동안

조금 더 많은 것을 경험하셨음

하는 마음에 건물 내외의

여러 곳을 보여드리려 했었지만,

남편과 떨어져 지내시는 것이

처음이라 많이 움츠리신 상태인

S부인은 그냥 방에만 계시려고 했죠.

 

하루 종일 혼자 방에 계신

S부인이 신경 쓰여서

오며 가며 자주 방에 들어가서

혹시 필요하신 것은 있으신지?”

하며 질문을 드렸었는데..

 

한번 들어오면 죽어서야

나간다는 요양원이지만,

단기 요양을 오셨던 S부인은

아주 잠시 머물다가 댁으로 가셨습니다.

 

지금은 혼자서 하실 수 있는 일이 많아

남편은 자신의 삼시 세끼만

책임지고 있다고 하셨었는데……

 

받아야 하는 도움이 많아져도

댁에서 남편과 함께 살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요양원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해도

이번에 요양원에 머물면서

조금은 알고 가셨으니 다음 번에

오실 때는 편한 마음으로 오실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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