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새롭게 알게 된 시어머니 취향

프라우지니 2019. 1.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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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시어머니였는데, 어머니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이십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왔던 "체코 체스케 부데요비체(부드바이즈)의 크리스마스 시장"

그곳에 도착해서 남편은 ATM기계에서 체코의 화폐인 코루나를 찾았죠.

 

시어머니도 "나도 한 20유로만 환전했으면 좋겠다."하신지라,

남편에게 "시어머니에게도 돈을 드려야 하니 넉넉하게 찾으라"고 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원하시는 20유로는 대충 500코루나.

 

그곳에 도착해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크리스마스 시장에 도착해서는..

엄마가 말씀하신 돈을 드리고는 두 분과 헤어졌습니다.

 

작은 광장에 선 시장이라 돌아보면 또 만나지만, 그래도 시부모님 두 분이 마음 편하게 구경하시고 우리부부도 남편이 사겠다는 엽서를 찾느라 잠시 헤어졌습니다.

 

다시 크리스마스 시장의  광장, 한 가게에서 시부모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보시는 털모자는 고르시고 계신데..

지금까지 내가 알던 시어머니의 스타일은 정말 아닙니다.

 

 

 

 

이런 털모자는 방울부분이 모피로 된 비싼 모자가 갖고 싶은 적이 있었습니다.

쪼맨한 것이 100유로씩이나 하는 고가의 제품이었죠.

 

지금 시어머니가 보시는 모자는 내가 봤던 그런 제품이 아닌..

저렴한 가격에 방울의 모피도 진짜가 아닌 그냥 털모자입니다.

 

작년에 산 다운 롱코트는 50% 세일해서도 500유로 이상을 지불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보시는 모자는 350코루나(15유로 이하) 짜리 방울도 인조 모피.

 

모자를 보시다가 우리부부를 발견하신 시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이 모자 맘에 드냐?"

 

이때 "네"하면 며느리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실 거 같아서 대답을 피했습니다.

 

이런 모자도 방울이 부티나는 진짜 모피라면 쓰겠지만,

저렴한 품질의 선물은 받아도 사실 거리에 쓰고 다니기 거시기 하죠.^^;

 

아들내외의 신통치 않는 반응에도 시어머니는 그 모자를 사셨습니다.

며느리의 염려와는 달리 모자는 시어머니의 몫이었습니다.

 



 

이번 요양원 크리스마스 파티에 내가 머리에 달고 다녔던 머리핀.

단돈 1유로에 득템해서 파티 중에 "귀엽다"라는 말을 들었죠.

 

이 머리핀을 하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시부모님 댁에 갔습니다.

 

시댁에서도 조촐하나마 크리스마스 파티를 합니다.

 

시부모님과 우리부부 그리고 시누이가 모여,

함께 저녁을 먹고 캐럴 송을 부르고 선물은 나누죠.

 

저녁을 먹으러 주방에 들어서는 며느리의 머리에 시선 고정하신 시어머니.

 

"그거 예쁘다!"

"이거 요양원 파티용으로 샀어요."

"예쁘네."

"네, 세일해서 1유로라 저렴하게 샀어요."

"예쁘네."

 

자꾸 예쁘다고 하시니 혹시나 어머니도 한번 해보시고 싶으신가하는 마음에..

 

"엄마도 한번 해보실래요?"

"...."

 

싫다 안 하시니 당신도 머리에 달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며느리 머리에 있던 핀을 시어머니 머리에 달아드렸습니다.

 

머리에 핀을 꽂아드리고 사진을 찍어서 당신께 보여드렸죠.

머리에 핀을 하신 모습이 만족스러우신 모양입니다.

 

머리에 꽂고 사진도 찍었으니 "이제 됐다."하실 줄 알았는데..

계속 머리에서 꽂고 계시길레 그냥 드려야 할 거 같았습니다.

 

"엄마, 이 핀 엄마 가지세요."

 

며느리의 이 말이 엄마를 기분이 좋으셨는지 한마디 하십니다.

 

"내년에도 또 사용하면 되겠다."

 

시어머니의 취향은 조금 변하신 것인지, 아님 원래 이런 취향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가깝고도 먼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이라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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