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오스트리아 803

배려가 부족한 요양원 직원의 말 한마디 얼마전에 요양원에 계시는 P부인이 굉장히 서럽게 우셨습니다. 나는 세탁실에서 올라온 “수건을 개시겠냐?”고 방문을 노크를 했을 뿐인데, 방문을 열고 문틈으로 나를 보시는 P부인은 눈은 울어 이미 빨개진 상황. P부인은 가벼운 치매 환자이시고, 신체적으로는 거의 정상이시라 씻는 것도, 먹는 것도 다 스스로 하시는 분이시죠. 매일 오후에 따님이 와서 요양원 앞 공원을 산책하시며 여가를 보내시고, 수건 개는 건 그리 반가워하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날 같이 근무하는 M에게 따로 주의를 줬습니다. M은 꽤 불량한 태도의 실습생인데, 병동의 직원이 딸리는 상황이어서 그랬는지 직업교육을 마치고 정직원이 된 외국인 아낙입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272 나의 진심어린 충고 간만에 .. 2023. 4. 11.
대한항공 여정을 변경하면 얼마의 추가요금을 낼까? 오스트리아에서 대한항공을 이용해서 뉴질랜드를 다녀왔습니다. 전에 남편이 대한항공으로 예약을 해준 덕분에 오며 가며 한국에서 제대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죠. https://jinny1970.tistory.com/633 마눌을 배려한 남편의 항공편 예약! 모든 분이 당근 아시는 사항이지만, 저는 한국사람입니다.(뭔 소리여?) 당근 한국이 항상 그립죠! 한국 음식이 그립고, 내식구가 그립고, 2년 전에는 나보다 작았던 내 하나밖에 없는 조카가 얼마 jinny1970.tistory.com 유럽에서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한국을 경유할 수 있어 한국인인 나는 가능하면 대한한공으로 뉴질랜드에 가려고 하죠. 이번에도 다행히 다른 항공사보다 대한항공이 약간 더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이번에도 대한항공을 이용해서.. 2023. 4. 9.
오스트리아 최저 연금은 얼마? (오늘의 포스팅은 오스트리아에서 일상을 살때 있었던 일입니다.) 근무를 하던 얼마전, 퇴직을 앞둔 동료들과 “오스트리아 최저 연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유럽이 복지국가라고 해도 일도 안한 사람에게 연금을 주지는 않습니다. 국민이라도 해도 연금보험을 낸 적이 없는 사람은 노년에 받을 돈이 없다는 거죠. 내, 외국인을 막론하고 오스트리아에서 최소한15년 일을 해야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오스트리아 최저 연금”이죠. 얼마전에 오스트리아 연금보험조합에 문의를 해서 내가 얼마나 일을 더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알게 된 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나는 앞으로 4년 3개월만 더 일을 하면 최저 연금을 받을 자격이 돼.” 내 말에 나와 외모가 비슷한 (중국계) 라오스 출신 간호사 K가 묻습.. 2022. 12. 1.
요양원에서 부르는 제망매가 (저는 지금 5개월간의 장기 휴가중이지만, 요양원 관련글은 주기적으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죽음”을 자주 목격합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이 대부분은 90대 중반이시고, 몇몇 분들은 “하늘 가는 날”을 간절히 손꼽아 기다리시니 그런 분들이 돌아가시면 병동의 직원들은 당연한 일인 듯 받아들입니다. 대부분은 “잘 가셨다”라는 말이 나오는 죽음입니다. 사실만큼 사셨고, 당신도 “(삶은) 이제 그만~”이라 하셨으니 말이죠. 간만에 근무에 들어가서 직원 회의록에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을 봐도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것이 요양보호사들이죠. 근무중에 다른 층에 사시는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소리가 들려도 “그런가부다”. 낙상을 하셔서 병원에 실려 가셨고, 퇴원해서 돌아오시는 줄 알았는데.. 2022. 11. 13.
연방 정부에서도 준비하는 정전사태, Blackout블랙아웃 5개월간의 장기 휴가를 떠날 날이 코앞이지만, 그래도 직원이라 한두달에 한번씩 있는 직원 회의에 참가를 했습니다. 직원 회의에서는 요양원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직원들이 알아야 하는 일들과, 조심해야하는 공지들이 주로 언급되죠. 우리 요양원 주변은 요새 아주 소란스럽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요양원 옆의 공원 부지에 새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은 이미 발표된 상태였지만, 러시아 전쟁으로 모든 것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태라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30% 이상이 더 든다고 해서 당분간 새 건물을 짓는 공사는 안 하는줄 알았는데, 애초에 계획했던 날짜보다는 몇 달 미뤄졌지만, 2년 계획의 새 요양원 건물 공사가 드디어 시작됐죠. 가을에는 노란 낙엽이 떨어진 공원을 보는 것이 근무중 즐길 수 .. 2022. 10. 20.
내 예상 밖의 행동을 한 그녀 한국은 어떤 직업군이 요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근무하는 오스트리아의 요양원, 우리 병동에는 4종류의 직업군이 함께 근무를 합니다. 우선 직업군의 가장 상위에 간호사가 있고, 그 아래 어르신의 몸을 만지며 간병을 하는 요양보호사, 그 밑으로 병동의 잡일을 하는 도우미가 있고, 병동을 청소하는 청소부가 있죠. 한국이라면 위의 직업군들이 나열된 순서대로 간호사가 자기 아래의 세 직업군 (요양보호사, 도우미, 청소부)에게 근무를 “지시” 하겠지만, 여기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서로 다른 직업군이라 생각을 하죠.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의 건강&몸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근무중에 서로 호출을 하거나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우미나 청소부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 2022. 10. 18.
팀 리더를 맡다 요양원 근무는 매번 다릅니다. 층은 3개로 나뉘고, 매번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 달라지죠. 지층은 혼자서 근무하니 나만 열심히 일하면 뿌듯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팀으로 일하는 1층이나 2층 같은 경우는 나 혼자만 부지런하게 움직인다고 하루가 뿌듯하지는 않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힘을 합쳐야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죠. 함께 팀을 이뤄서 일을 하게 되면, 누군가는 쉴 틈없이 부지런히 병동을 누비면서 일하지만, 같은 근무임에도 누군가는 대놓고 일을 안하고, 누군가는 가능한 해야 할 일을 피하려고 몸부림치죠. 팀을 짤 때도 근무연수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을 해야하는데, 가끔 팀을 보면 조금 어이없을 때도 있습니다. 자기네가 편 먹고 싶은데로 팀이 짜는 모양입니다. ㅠㅠ 같은 일을 해도 20년이상 근무한 .. 2022. 10. 16.
내가 한 삼자대면 우리 병동에 나는 거리를 두고 있는 직원이 몇 있는데, 그녀도 그중에 하나죠. 인종차별적인 발언일수도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흑인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만나온 흑인들과 별로 좋은 기억이 없거니와, 그들은 너무도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을 하죠. 우리 병동의 유일한 흑인인 직원M도 나에게는 조금 불편한 생활매너를 가지고 있습니다. 20대 후반이면 그리 까불거리는 나이가 아님에도 요양원에 일하러 온 것인지 놀러온 것인지 착각 할 정도로 까불락거리죠. 그러다가 병동내 어르신과 불화도 있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344 우리 요양원 흑인직원 인종차별 이야기 우리 요양원에는 다양한 외국.. 2022. 10. 10.
내가 들은 불쾌한 칭찬 동료들에게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말은.. “너가 정말 50대야? 난 30대인줄 알았어.” “왜 얼굴에 주름이 없어?” 연예인처럼 특별히 관리를 받지 않은 일반인이라 내 나이만큼의 주름이 이미 얼굴에 잡혀 있는데도, 여기 사람들은 시력이 안좋은 것인지 매번 같은 말을 합니다. 나는 50대 초반의 중년아낙. 한국의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얼굴입니다. 얼굴에 나이만큼의 주름도 있고, 뱃살도 든든하죠.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 중에 하나는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서 나이가 어려 보인다? 사실 정말로 어려 보이는 건 아니고 서양인들의 동양인의 나이를 갸름하지 못하니 나오는 착각이지 싶습니다. 50대인 나도 이곳에서는 30대 후반으로 봐주니 말이죠. 엊그제 생일이 지났다고 오늘 근무하는 나를 찾아서 요양원 원장.. 2022. 10. 2.
싸가지 없는 병동 도우미 나는 가끔 현지인 남편에게 내가 겪은 상황이 정상인지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내 눈에는 아닌데, “이곳의 문화에서는 괜찮은건가?” 하는 마음에 말이죠. 오늘도 그런 날이죠. 남편에게 그동안 생각만 했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편, 사람의 성 뒤에 “Lein라인”을 붙여서 불러도 되나?” “누가 그래?” “우리 요양원 흑인도우미가 병동내 어르신의 성 뒤에 Lein를 붙여서 부르더라구!” “미친거야?” 남편의 한마디에 정리가 됐습니다. 독일어에는 단어의 뒤에 붙어서 사용하는 축소형 어미가 있는데, 어떤 명사에 작거나 귀엽다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대표적으로 “-lein라인”과 “-chen헨”이 있죠. ‘Lein라인’ 같은 경우는 시어머니가 남편이 어릴 때 “theolein테오라인”이라 불렀다고 하셨는데 뜻은 .. 2022. 9. 30.
동료들이 질투하는 나의 6개월 장기 휴가 병동 내에는 10월부터 내가 6개월동안 휴가를 간다는 소문이 이미 다 퍼진 상태. 나에게 직접 물어온 직원도 있지만, 서로 주고 받는 정보 속에 내 이야기도 있었을 테니 대부분은 알고 있죠. 근무 이틀째 출근을 해서 일 하다가 오전 휴식시간에 나의 늦은 아침을 먹으려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두 직원이 있길래 안부를 물었습니다. 오늘은 다른 층에서 근무를 하지만 전날은 같은 층에서 함께 근무를 한 동료들이라 “오늘은 어때?”하고 안부를 물어오니 나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왔습니다. 좋다는 의미의 “Super”가 아닌 “OK”라고 하니 단박에 들어오는 핀잔. 근무 이틀 째이고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해서 조금 피곤도 했었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OK라고 했는데 그것이 왜 불만인것인지.. 내가 심히 기분이 좋거나, .. 2022. 9. 24.
불쌍한 인생들 간만에 근무에 들어가니 “금방 가실 거 같았던 두분”은 더 이상 계시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하늘 행 열차를 타셨죠. https://jinny1970.tistory.com/3692 떠나갈 사람들 이승에서의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는 곳, 요양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사시는 곳이라, 어르신중 한 분이 하늘나라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별로 놀랍지 않죠. 오랫동안 와상환자셨다면 “ jinny1970.tistory.com 이번에 하늘나라로 가신 두 분은 참 불쌍한 인생을 사신 분들. 80대 중반의 H씨는 걸을 수 없는 신체적 장애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전부 다 말하지 못하는 정신적 장애를 갖고 계셨음에도 한평생 불평없이 참 꿋꿋하게 사시고 가신 분이라 마음이 짠하고! 90대 중반의 S부인은 “불평과 불만”으로 .. 2022. 9. 22.
내 마음이 가는 그녀 내 동료, S는 내가 존경하는 직원 중에 한 명입니다. 실습생 시절에 그녀와 근무를 하면서 내가 느꼈던 것은.. ”어르신들을 존중한다.” 그녀가 나를 싫어하건 말건 그녀는 분명히 좋은 직원이었습니다. 열두분의 어르신이 사시는 지층에서 하루의 근무를 끝내고 퇴근을 준비하면서 그녀는 각방의 다니면서 어르신들에게 “이제 퇴근한다. 잘 주무시라!”는 인사를 했죠. 직원 중 누구도 퇴근하면서 각 방에 있는 어르신께 작별인사를 하지 않는데.. 어르신들 하나하나 챙기면서 인사를 하는 그녀가 조금은 달라 보였죠. S도 실습생인 내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직원 중에 하나였습니다. 직원마다 일을 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니 “친절”의 개념이 조금씩 다르지만 S도 내가 손꼽는 “친절한 직원”중 하나죠. 처음에는 몰랐었는데, .. 2022. 9. 17.
내가 하지 못한 신문 심부름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가끔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하십니다.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일을 부탁하는 얄미운 경우도 있고, 당신이 하실 수 없는 일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고수하고 있는 태도는 “나 몰라라~” 근무 시간인 경우에 어르신을 모시고 밖에 나가는 건 근무중이니 가능하지만, 근무를 하지 않는 개인시간에 어르신의 심부름을 해주는 직원은 드물죠. 어르신의 가족이 하나도 없는 경우에는 필요한 물건을 위해 직원이 자신의 쇼핑을 할 때 물건을 사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외는 어르신의 가족이나 어르신의 법정대리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정도죠. 가족이 없는 경우도 법적으로 대리인이 있어서 어르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만 하면 사다 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의 돈만 탐내는 친자식보다 .. 2022. 9. 15.
타인에게서 보는 내 모습 사람이 살다 보면 타인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그것이 드문 경우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꽤 자주 있는 일이죠. 내가 처음으로 그걸 보게 된 건 필리핀. 식당을 하는 지인을 방문했을 때, 그곳 주방에서 설거지 일을 하는 아낙에게서 내 모습을 봤었죠. 집이 가난해서 아직도 나무로 불을 때서 밥을 해먹고 산다던 아낙은 처음에는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만 알바로 설거지를 하러 오고는 했었는데, 집이 어렵다고 일을 더했음 한다는 말에 지인이 직원으로 들였다고 했었죠. 주방에서 가장 허드렛일인 설거지를 하는 아낙인데 얼마나 밝게 웃으면서 일을 하는지, 보고만 있어도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는 인간형이었습니다. 그 아낙을 보면서 내가 독일어로 맨땅에 헤딩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http://jinny.. 2022. 9. 13.
떠나갈 사람들 이승에서의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는 곳, 요양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사시는 곳이라, 어르신중 한 분이 하늘나라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별로 놀랍지 않죠. 오랫동안 와상환자셨다면 “잘 가셨네.” 가 직원들의 반응. 보통은 한 분씩 가시는 하늘나라인데, 이번에는 두 분이 가실 준비를 끝내셨죠. 두 분은 정말로 삶의 끝에 도착을 하신 상태라 숨만 쉬고 계신 상태. 그중 한 분은 지난 7년동안 나와 자주 산책을 다니셨던 중증장애 H할배. 세계 2차 대전 중에 히틀러는 유태인 뿐 아니라 외국인, 집시, 3주이상 병상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자국민 동성애자들과 순수혈통이지만 장애를 가진 자국민도 가차없이 다 수용소의 가스실로 보내 버렸죠. 위 설명 중 “외국인 노동자”는 독일에 일하러 온 이주 노동.. 2022. 9. 9.
직장내 편가르기, 현지인 직원과 외국인 직원 우리 요양원, 제가 근무하는 병동에 외국인 직원들의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병동의 도우미(=Heimhilfe 하임힐페)들도 (외국인 출신이) 2명이나 더 들어왔고, 그외 환갑이 넘은 체코 출신 간호사도 우리 회사의 다른 요양원에서 우리 요양원으로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나는 우리 병동의 첫번째 외국인 직원이죠. 내가 근무하기 전에도 외국인이 있기는 했지만, 외모는 외국인이지만.. 그들은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들 자신도 “오스트리아 사람”이라 생각하는 부류라 외모도 외국인이고, 독일어도 버벅이던 외국인은 나혼자였죠.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이 우리 요양원에 들어와서 7년차! 실습생 2년에 정직원 5년을 겪으면서 동료 직원들의 대놓고 차별, 은근히 차별을 다 겪으며 지금까지 왔습.. 2022. 9. 3.
요양원 근무, 선물과 인종 차별 사이 요 며칠 저의 기분은 극과 극의 달리고 있습니다. 요양원 근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습니다. 선물을 주시는 분이 쓰신 짧은 메모는 처음이었죠.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2주동안 우리 요양원에 머무셨던 분이 가실 때까지 혹시나 나를 못 만날까봐 메모까지 남겨두셨었는데, 저를 다시 만나서 너무 좋다며 나에게 주시려고 했던 선물을 내미십니다. 요양원에 계시는 동안 읽으시려고 가지고 오셨던 책 같은데.. 가시면서 당신이 친절하다고 느끼신 저에게 주시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이 선물을 받고 감동한 건 이분이 남기신 메모! “나는 이 책을 한국에서 온 친절한 간호사에게 선물합니다. 사랑과 신의 축복을, XX로부터!” 신간도 아니고 당신이 읽다가 주고 가시는 중고책이지만, 앞에 남겨주신 메모가 날 특별하게.. 2022. 8. 26.
오스트리아 장의사에서 주는 광고물 세상의 모든 사업체는 자신들의 매상을 위해 광고를 하지만, 대놓고 광고를 못하는 사업체도 있죠. 장의사도 그런 곳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장의사에 오세요~” 지금까지 이런 광고를 본적도 없고, 장의사에서 나오는 판촉물도 보지도 못했죠. 장의사는 사람이 죽어야 연락을 하게 되는 곳인데, 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이곳에 연락을 해서 문의를 한다는 것도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죠. 하늘 갈 날을 잡아놓은 본인이 장의사에 연락을 해서 “어떤 상품이 있는지..”를 문의했다면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자식이 돌아가시지도 않는 자신의 부모를 위해서 문의를 했었다면 불효자 소리를 들을 일이죠. 한국에서도 장의사 사람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내가 오스트리아에서는 참 자주 장의사 사람들을 만납니다. 검정 양복을.. 2022. 8. 20.
요양원 직원인 내가 한 말과 행동의 부작용들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무료입니다. 이곳에 사시는 분들이 내는 돈이 없으니 거주하시는 분들에게는 거의 무료인 시설이지만, 실제로 오스트리아 요양원에 머무는 비용은 거의 호텔 수준이죠. 한국에서 “럭셔리 실버타운” 에 입주하는 비용, 그 이상입니다. 우리 요양원의 공식적인 비용은 보면 1박3식(간병 포함) 가격은 90유로 이상이고, 한달에 거의 3,000유로 정도가 필요하지만, 이렇게 비싼 비용을 내고 사시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소유 주택이 없는) 사람들이 우선 순위로 들어오고, 비용은 나라에서 부담을 하죠. (자신들이 내는 돈이 없다고 해도) 요양원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비싼 비용을 내는 것은 맞지만,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하지 못하시죠. 요양보호사의 기분에 따라서 대하는.. 2022. 8. 1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