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달리던 들판으로 남편과 간만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남편이 재택 근무를 하면서 활동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자전거를 타러 나가거나 친구랑 테니스를 치기도 했었는데..


며칠씩 비가 오면 그런 활동은 불가능.


보통 출 퇴근할 때는 퇴근 시간이 늦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저녁 10시를 넘기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재택 근무를 하면서 남편이 자정까지 앉아서 일하는 날들이 늘어갑니다.


아침 8시경에 책상에 앉으면 자정까지 

그 자리 그래도 앉아서는 동료들과 인터넷 전화로 그룹 통화를 하기도 하고

거기서 고쳐야 할 부분은 수정을 해서 또 통화를 하고!


이런 식으로 하루 종일 일을 하다 보니 

남편의 건강이 걱정스러운 지경.


나야 근무를 하면 하루 10시간을 하루 종일 움직이고 다니니 운동량 충분하고!


집에 있는 날도 2층의 주방에서 1층의 남편에게 간식이나 점심을 갖다 나르고

장 보러 가기도 하는 등, 최소한의 활동은 하고 있지만 ...


며칠 씩 하루 종일 앉아만 있는 남편이 걱정되어 내가 제한한 것은 산책!




마당에 내놓은 홈트레이너 자전거를 30분 정도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비가 오는 날은 지붕 있는 마당에 앉아서 홈트레이너 자전거를 30분 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또 운동량도 걷는 것보다는 더 될 테니 좋겠지만!


하루 종일 방안에만 있는 남편에게 필요한 것은 

상쾌한 가을 바람이죠


그래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운동량 보다는 

온몸 운동에 좋은 산책을 제한했습니다.


남편의 성격상 마눌이 뭐 하잔다고 한 번에 OK하는 성격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쇠뇌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남편, 하루에 1시간 정도 산책을 가자.”

?”

당신 하루 종일 앉아만 있잖아. 그러니 운동을 해야지.”

그럼 밖에서 자전거 타면 되잖아.”

그건 비 오는 날 하고, 비가 안 오면 저녁에 나랑 산책 가자.”

“……”


그렇게 며칠 남편과 비슷한 대화를 했습니다.

대화 말미의 남편의 말은 항상 같았죠.


그럼 내일 하자.”



평소 같으면 이 말에 버력 화를 냈을 겁니다.


남자가 왜 그러니? 한번 뱉은 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지.”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기다렸습니다


재택 근무를 하면서 남편이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 퇴근을 했다면 자정까지 일한 것에 대한 수당을 받겠지만

재택 근무에서는 자정까지 일해도 나오는 수당이 없습니다


돈을 더 버는 것도 아닌데 

자정까지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죠.


오죽했으면 자정까지 일을 할까 하는 마음에 산책을 가자고 제안은 했지만

남편이 나설 때까지 그냥 제안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운동량의 부족은 나보다 본인이 더 잘 알 테니 말이죠.





그렇게 산책 가자를 며칠 했더니만 

남편이 드디어 산책을 나섰습니다.


날씨가 어둑해질 무렵에 평소에는 자전거로만 달렸던 길을 걸었죠

간만에 가을 바람을 코끝으로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간만에 나가는 들판이라 액션캠을 가지고 갈까 했었지만

이미 어둑해지는 시간이어서 다음 번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그저 걸으면서 가을도 느끼고, 또 바람도 느끼고!


홈트레이너에 앉아서 미친듯이 자전거를 타는 것 보다야 

운동량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걷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온몸 운동이죠.


그렇게 남편과 들판을 걸으면서도 쇠뇌 교육을 이어갔습니다.


밖에 나오니까 좋지? 우리 내일부터 매일 한 시간씩 걷자!”


물론 비가 오는 날은 밖으로 못 나올 수도 있겠지만


비가 와도 우비를 입거나 우선을 챙겨 들고 

걸을 수는 있으니 일단 쇠뇌 교육은 진행중~


간 만에 나온 들판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자전거 타고 달릴 때 봤었던 대마초 밭은 대마초는 얼마나 더 자라는지 보고 싶었는데

간만에 가본 들판에 대마초는 흔적이 없어진 상태.


호박 밭에 추수를 다 끝내서 밭 언저리에 다 문드러진 호박 하나가 

그곳이 호박 밭이었음을 알려줬죠.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의 특산물 중에 호박씨 오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이 오일이 

남성들의 전립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죠.

오스트리아에서 심은 호박은 호박씨 오일 용이라 

밭에서 호박의 씨만 추출합니다


그래서 가을의 호박 밭을 보면 호박들만 고랑을 따라서 따 놨다가 

기계가 지나가면서 호박씨만 추출하고 호박들은 다시 밭에 다 버려버리죠.

아까운 호박들을 왜 버리나 싶지만


필요한 것은 씨뿐이라 나머지 호박들은 다 으깨서 

밭의 거름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가끔 추수가 끝난 밭 언저리에 멀쩡한 (쪼맨한) 호박들이 있는 경우도 있죠


그런 것을 만나며 주어와야지..했었는데 

아직까지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빈손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을 들판에는 생각보다 주어올만한 것들이 꽤 있었죠.^^




이런 걸 주어올 줄 알았다면 비닐 봉투나 장바구니를 하나 가지고 갈 것을..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라 두 손만 채웠습니다.^^


추수가 끝난 옥수수 밭을 지나면서 주운 것은 작은 옥수수

유럽의 들판에서 보는 옥수수는 사람 용이 아니라 사료 용이죠.


그래서 옥수수가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기계가 지나가면서 옥수수를 통째로 갈아버리죠


기계가 뱉어낸 것인지 아예 기계에 들어가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멀쩡한 옥수수가 보여서 주어 왔습니다.


꾸미는 것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는 아낙이지만

남편이 자연에서 주어 오는 것을 많이 봐서 그런지 가을용 데코로 챙겼죠.^^


그리고 배나무 아래를 지나칠 때는 나무 아래 떨어진 배를 주었습니다


밭 옆으로 난 길가에 서있던 커다란 배나무는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그냥 야생 배처럼 작은 크기죠.


떨어진 것 중에 멀쩡한 것으로 2개만 주었습니다

달랑 손이 2개라 더 주어 올 수도 없었죠.


그렇게 걷다가 만나게 된 것은 추수가 끝난 사탕무 밭 언저리에서 뒹굴던 사탕무.


내 눈에는 순무로 보이지만 

이곳의 들판에서 흔하게 보는 것이 바로 사탕무


사탕수수는 들어봤어도 사탕무는 처음이라 나에게는 신기하지만 

이 동네에서는 많이 심는 작물인 모양입니다.


어떻게 무에서 설탕이 나오는지 궁금해서 남편에게 물어봤었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남편인 데도 저는 매번 묻습니다.^^


사탕무를 끓여서 설탕을 추출할 걸?”


어쨌거나 몰라가 아닌 대답이라 만족^^





남편은 사탕 무라고 하지만 내 눈에는 순무처럼 보여서 일단 챙겼습니다

이것을 맛보면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순무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겠죠.^^


산책하면서 마눌이 이런 것을 주울 때 남편은 구경만 합니다.


옥수수는 데코용으로 주웠고

야생 배는 당근 먹으려고! 사탕 무인지 순무인지는 궁금해서 챙겼습니다

정말로 설탕을 추출할 정도로 단맛이 나는지도 봐야죠.^^


산책하는 1시간동안 주운 것은 세가지 종류지만 

눈에 띈 것은 더 많았답니다.


밭은 놀릴 목적인지 아님 사료용인지는 모르겠지만 

토끼풀 같은 것이 자라는 곳도 많은데 거기서 내가 본 것은 무청.


무청이 눈에 밟힌다고 남의 밭을 마구 들어가면 안되죠


하얀 꽃, 노란 꽃이 달린 무청들을 보면서 

저거 갖다가 말리면 시래기로 왔다인데 하면서 아쉬워했는데


비포장 도로 옆의 밭 언저리까지 나와서 자라고 있는 무도 봤습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옆 밭에서 날아온 씨앗인 듯 한데

무가 자라는 언저리의 밭은 추수가 다 끝난 허허벌판이라 

이곳의 무청은 잘라와도 될 것 같기도 하고..




간만의 산책에서 짭짤하게 수입을 올리고 나니 

더 자주 나가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죠.


집에서 가까운 가을 들판이라고 해도 혼자 나다니는 건 

남편도 별로 권하지 않고, 나 또한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죠.


허허벌판에서 뭔 일이 일어나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도 있고

또 숲을 지나가는 것도 별로 안전하지도 않고

이런저런 이유로 남편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들판 길 산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추수가 끝난 밭 언저리에서 사탕무 3형제를 만났습니다


내 손에는 이미 사탕무랑 옥수수 

그리고 배까지 2개라 더 이상 주어 갈 수가 없는디..


남편에게 배와 옥수수를 주면서 들고 있어봐!”


그리곤 사탕무를 하나 더 주어서 두 손에 하 나씩 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잠깐 들고 있으라고 하는 줄 알고 들었던 남편은 

옥수수와 배를 집까지 군소리 없이 배달했죠.^^



주어온 사탕 무 2개는 처마 밑에 잘 모셔 놨습니다


3일 연달아 근무하는 중이라 시간도 없어서 

근무가 없는 날 사탕무를 분해해볼 생각입니다.


사탕 무는 도대체 어떤 맛이 나는지

내 눈에는 순무로 보였는데 정말로 순무가 맞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깍두기나 무 피클로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근무가 없는 날 남편과 하게 될 

들판 산책에 은근 기대가 됩니다.


장바구니를 가져갈지

아님 작은 배낭을 메고 산책을 나설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무청을 베어 올 수 있게 작은 칼 하나는 챙길 예정입니다.

정말 신나는 가을이고, 기대되는 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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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늘 산책 같은 들판 영상입니다.


생각 해 보니 전기자전거 테스트로 달렸던 들판이 

올해 마지막 달렸던 들판이었네요.^^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 10. 27.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까 2020.10.27 10:20 신고 ADDR EDIT/DEL REPLY

    사탕무.? 본적 먹어본 적 없어서 궁금합니다.

  • Favicon of https://maru1217.tistory.com BlogIcon 핑크 봉봉 2020.10.27 13:26 신고 ADDR EDIT/DEL REPLY

    뭔가 수확한다는 것은 정말 기쁠것 같아요 ^^

  • 호호맘 2020.10.27 15:25 ADDR EDIT/DEL REPLY

    안그래도 지금쯤에 호두 주워 모은얘기 밤 주운 애기가 있어야 또 가을이
    오고 있구나 할텐데 지니님 드디어 많은것을 채집 하셨군요.
    남편분도 이제 들판 채집에 잔소리 안하시는걸 보니 그동안 지니님한테 많이 보고 배운게
    효과가 있나 봅니다 ㅎ ㅎ
    엊그제 주말엔 지니님 지난 뉴질랜드 이야기를 들어가 몇편 읽었더랬습니다.
    조개를 줍고, 홍합을 따서 요리를 하고 . 무서운 파도 이야기 . 눈부셨던 조개 껍질 해변 .
    잡은날 저녁으로 구워 드셨던 파란 물고기. 너무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했던
    해변들 이야기에 한참 빠져 있더랬습니다.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10.27 17:14 신고 EDIT/DEL

      뉴질랜드의 북섬 끝에 가셨었군요.^^ 우리가 다시 뉴질랜드에 가면 다시 가고 싶은 곳중에 한 곳입니다. 지난 8월에 비행기가 캔슬되지 않았다면 그곳에서 뉴질랜드의 여름이 오기를 기다리며 지냈지 싶은데요.^^

      짧게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곳이지만, 뉴질랜드에 가면 내가 다시 가보고 싶은 곳중 열손가락 안에 우선순위에 드는 곳이랍니다. 호호맘님도 그곳의 풍경을 보시면서 힐링하셨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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