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3녀중 셋째 딸

위로 언니가 둘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하나 있죠.


, 아래로 형제가 있는 중간 아이지만

실제로 저는 막내처럼 자랐습니다.


청소년기 엄마랑 떨어져 살 때는 

두 언니가 엄마처럼 나를 돌봐 줬고


심지어 청소년이 된 동생을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 때를 밀어줄 정도로 

저에게 두 언니는 엄마 같은 존재였죠.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아직도 남동생한테 애교를 떠는 누나입니다

마치 오빠한테 애교 떠는 여동생처럼 말이죠.


부모는 똑 같은 사랑을 준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느끼는 부모의 사랑은 제각각이고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 형제로부터 여러 종류의 상처를 받는 다죠?


맏이는 맏이어서 부모의 기대를 져버리면 안될 거 같은 책임감에 

동생들을 잘 돌봐야 하는 건 덤으로 해야 하는 일이죠.


둘째는 맏이에게 쏠려있는 부모의 사랑을 자기에게 돌리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을 테고,


막내는 또 막내 대로 부모에게 받는 사랑과는 별개로 

형제 사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겠죠.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서론이 기냐구요?


이론 상으로는 

위로 언니 둘에, 아래로 남동생 하나를 둔 나도 마음속에 받은 상처투성이어야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나는 상처 하나 받지 않고 살았습니다.


엄마를 떠나 있어야 했던 청소년기에 

엄마 대신에 나를 돌봐야 했던 언니들에게는 스트레스였는지 모르겠지만


난 막내처럼 언니들의 돌봄을 받으면서 살았죠.


내 위로 두 언니는 연년생입니다.


모든 연년생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은 큰 언니가 둘째 언니보다 작습니다


둘째 언니가 우리 집에서 키도 크고, 예쁘고 눈에 띄는 존재였죠.


그런 둘째 언니를 아빠는 아주 예뻐라 하셨고

인텔리라는 애칭으로 부르시곤 하셨죠.


똑똑 하기로 따지면 큰 언니가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더 똑똑했는데..


셋째 딸이지만 예쁘지도 않은 나에게 나에게 아빠가 자주 하셨던 말씀은..


우리 선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을 누가 그랬어?”




어릴 때 집에서 별로 존재감 없는 중간에 낀 딸이었는지는 몰라도

아빠의 이 말은 내 존재를 보기도 아까운 우리 집 셋째 딸로 만들어 주곤 했죠.


엄마한테 혼나서 훌쩍이며 울다가 아빠가 이 말을 하시면

 대성 통곡을 하면서 울어 댔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의 막내처럼 항상 언니들에게 받고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내 기준에서 내가 줄 사람은 남동생뿐이죠.


언니들에게는 항상 받았으니 언니들은 나에게 주는 존재 들이고

내가 줄 사람은 내 아래로 있는 남동생이라 생각했었죠.


언니들도 가끔은 위로가 필요하고

가끔은 동생에게 받고 싶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언니들은 내 손윗사람이니 말이죠.


내리 사랑이라고 하니 언니들은 나를 사랑하고

나는 언니들에게 받은 사랑을 동생에게 주는 거라 생각했었죠.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이 그동안 내 생각 너머에 있던 

큰 언니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는 그동안 이해 못 한 큰 언니의 행동들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맏이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큰 언니는 맏이로서의 살아야 했던 치열한 삶이 있었고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었나 봅니다.


큰 언니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을 세월이 지나서 만나게 됐었다고 합니다


교회에서 합창단을 지휘하셨던 분이었는데


이미 중년이 된 언니를 만나서 그분이 하신 말씀은 

언니의 기억에도 없는 추억이었다고 합니다.

합창단 연습을 하고 있으면 네가 수줍게 손을 들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선생님, 저 동생들 밥 해줘서 지금 가야 해요.” 했었어.”


10살짜리 여자아이가 집에 밥을 하러 가야 한다니.. 

내가 10살때는 철부지였는데.. 


큰 언니는 이미 10살 때 장사 나간 엄마를 대신해서 

동생들 밥을 챙겨야 하는 책임감을 안고 살았었네요.



유튜브에서 캡처


할 일을 정해주고 나간 부모를 대신해서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10살짜리 맏이


동생들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자기 밥은 먹지 못하고, 

아이들이 밥을 먹나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맏이.


간식을 먹으라고 정해진 시간에 

혹시라도 늦을 까봐 시계를 보고 또 보던 맏이.


부모가 없는 시간에 자신이 해야 할 일도 많고

또 동생들이 사고 치면 거기에 대한 사고 수습까지 하는 너무 대견한 10살짜리 맏이.


자신이 한일에 대한 칭찬을 받고 싶었는데

칭찬보다는 질책을 받아야 했던 맏이


동생들이 잘못한 것도 다 몰아서 혼나야 했던 맏이.


성격이 별났던 울 엄마도 큰 언니가 집에 없을 때 

일어난 일로도 큰 언니를 잡으셨죠.


우리 집에서 제일 수다스럽고 말로는 절대 안 지는 셋째 딸.


엄마 말에 꼬박꼬박 말대답을 해서는 

하루 종일 엄마를 약 올려놓으면.. 


그 화를 저녁에 퇴근한 큰 언니에게 쏟아 부어서 

하루 종일 일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온 큰 언니는 

뜬금없는 날벼락을 맞기도 했었죠.^^;


사실 저도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화내는 엄마가 하시는 말씀에 조목조목 따져서 대답을 하다 보니 

그것이 엄마를 더 열 받게 했던 거죠. ㅠㅠ

 



부모에게도 형제들에게도 인정보다는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인식에 

칭찬보다는 질책과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맏이.


나보다는 가족을 더 챙기느라 

자신이 원하는 건 마음속 저 깊이 감춰둔다는 맏이.


큰 언니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 봐주고 

챙겨준 사람이 없어서 더 외로웠나봅니다


평생을 함께 한 동생들은 전혀 알지 못했던 맏이로 살아야 했던 큰언니.

내가 맏이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던 큰언니.


나이가 들면서 자신도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고 싶었지만

여전히 동생들을 돌보고 보듬어야 했던 큰 언니.


중년이 된 지금에야 10살에 동생들 밥을 해줘야 했던 

큰 언니의 그 작은 어깨를 생각합니다.


큰 언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당신의 그 힘든 삶을 헤아리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베풀기만 강요 받았던 맏이로서의 삶을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는 그 맘 이해합니다


누군가 함께 짊어질 수도 없는 맏이로 

치열하게 살아준 그 세월에 박수를 보냅니다.


세상의 모든 맏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동생들은 전혀 알지 못했던 그 수고와 어려움

스트레스를 나이 들어 이제야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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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으로 힐링하세요.^^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 10. 15. 00:00
  • Favicon of https://ownerlife.tistory.com BlogIcon 다잡이 2020.10.15 00:18 신고 ADDR EDIT/DEL REPLY

    큰언니도 마냥 고생이라고 생각하진 않을거에요 ㅎㅎ 같이의 가치가 크니까요!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까 2020.10.15 00:26 신고 ADDR EDIT/DEL REPLY

    우리집 맏이는 지금도 그래요. 부모님 모시고 동생 챙겨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10.15 05:36 신고 EDIT/DEL

      그것이 맏이의 숙명인거 같은데, 그래도 "네가 맏이여서 든든하고 고맙다."같은 소리를 들으면 더 힘이나고 행복할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moonchina.tistory.com BlogIcon 월량선생 2020.10.15 01:52 신고 ADDR EDIT/DEL REPLY

    안녕하세요.
    저도 맏이이고, 제 와이프도 맏이라...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10.15 05:37 신고 EDIT/DEL

      다른 형제들은 모를 맏이만의 마음인데, 두분이 다 맏이시라니 그 맘을 이해하시니 관계가 더 좋을거 같아요.^^

  • 초콜렛 2020.10.15 05:23 ADDR EDIT/DEL REPLY

    맞벌이를 하신 부모님을 대신해 밥하고 가끔 도시락도 싸야 했지요. 놀러가도 싶어도 집안일 등으로 마음 편히 친구들과 수다를 떨 시간도 없었던 제 학창시절이 생각납니다. 잡채를 좋아했던 동생들을 위해 요리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작 동생은 능숙하게 잡채를 하고 있는 저를 보며 그랬냐고 생각이 안나다고 하네요~ 원래부터 잘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ㅎㅎㅎ 큰 언니처럼 칭찬 한 번 받아보지 못했고 비슷하게 자랐는데 오늘 위로가 되었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10.15 05:40 신고 EDIT/DEL

      친구들 놀러 다닐때 집에 가서 동생들을 챙기는 것이 가장 힘들 거 같아요. 그때는 마냥 놀고 싶은 때인데 맏이라는 중책을 어깨에 매고 살아아 했던 순간들. 초코렛님이 동생들을 위해 희생한 시간이 있었기에 동생들의 오늘이 있다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당신은 멋진 맏이셨네요.^^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20.10.15 06:16 신고 ADDR EDIT/DEL REPLY

    저도 맏이에요.
    맏이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정말 크게 느껴졌던적이 있네요.

  • 2020.10.15 09:1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위슬러79 2020.10.15 13:39 ADDR EDIT/DEL REPLY

    알아주는 동생이 있다는것만으로도 감사할거 같습니다. 아마 언니분이 이글을 보시면 마음이 따스해지실거 같아요^^

  • 2020.10.16 10:0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10.19 04:32 신고 EDIT/DEL

      셋째딸은 보여주면 아무도 안 데려가려 해서 선 안보이고 시집 보낸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런 말을 어릴 때 들었다면 엄청 슬펐을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gi8park.tistory.com BlogIcon 청품 2020.10.16 10:07 신고 ADDR EDIT/DEL REPLY

    맏이!
    하는 일은 없어도 책임감을 느끼게 만드는 단어입니다!

  • 2020.10.17 13:11 ADDR EDIT/DEL REPLY

    ㅋ 나는 예전부터 지니님의 내리사랑론이 너무 싫었슴.
    살아보면 알거임. 맏이라고 회사에시 월급 더 주는거 아니고 생활비도 다 똑같이 드는데 동생은 꼭 무슨 당연히 받아가도 되는 권리 있는냥ㅋ
    살아보세요. 내돈 아까우면 언니돈도 아까운 거임.
    지금 50인데 이제야 깨닫다니 시간은 뭘 했을꼬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10.19 04:41 신고 EDIT/DEL

      예전부터 저의 내리사랑론이 싫다고 하시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ㅂ님은 저를 잘 아시나요? 50된 지금도 제가 유튜브의 그 채널을 못 봤다면 맏이가 느끼는 그런 감정들은 절대 몰랐겠지요. 저는 셋째딸로 평생을 살아왔으니 말이죠. 맏이라고 회사에서 월급 더 주지도 않는 것도 알고, 맏이라고 해서 언니한테 돈 달라고 돈 벌린 적도 없습니다. 내글을 @ㅂ님 마음대로 해석하신 듯 하네요.

  • 제시카 2020.10.19 20:28 ADDR EDIT/DEL REPLY

    언니맘 알아주는 동생때문에 그래도 응어리가 풀리시지 않을까요? 저같은 민폐형 맏이는 부끄럽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10.20 21:47 신고 EDIT/DEL

      솔직히 평생 맏이로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모를 일이었죠. 제가 그 유튜브 방송을 보지 않았더라면..저는 죽을 때까지 몰랐을 맏이의 어려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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