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아버지의 형제분들은 우애가 남다르십니다.

 

우애가 좋아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형제사이는 아닙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내가 문제가 있으면 언니나 오빠 혹은 동생에게 상의를 하고, 위로나 조언을 받고 할텐데...

 

여기는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는 않습니다.

 

시삼촌이 이혼하실 당시에 형제들중 아무도 시삼촌에게 이혼사유및 여러가지 상황을 듣지 못했고, 형제분들 또한 아는 척이나 위로같은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빠께 여쭤보니 본인이 이야기 하지 않으려는 문제라 모른척하셨다는...

 

3형제는 매주 일요일에 우리 집에 모여서 함께 당구도 치시고, 카드놀이도 하시고, 두 분의 고모님들은 매주 오시지는 않지만, 일 년에 한두 번은 형제들이 모임에 참가를 하십니다.

 

가장 큰 행사가 되는 연말에 우리 집으로 시아버지의 형제분들, 3남2녀가 모두 참석 할 때도 있고, 한 여름에 짤츠캄머굿 근처 호숫가에서 모두 모여서 일종의 야유회를 즐기시기도 하십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함께 형제,자매분들의 부부동반해서 여름휴가를 같은 지역으로 다니시고 했는데..

 

연세가 드시고, 돌아가신 분(시고모부님)도 계시다보니 더 이상 휴가는 안 가시네요.

 

남들이 보기에는 참 우애 좋은 남매들인데,.. 전부 “시”가 붙은 사람들이다보니, 누군가에게는 함께 한 그 세월이 힘들었을 수도 있지 싶습니다.

 

마음 편히 가고 싶은 여름휴가를 “시숙, 시동생, 시누이”까지 패키지로 간다?

아무리 외국이라고 해도 “시”자가 들어가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처음에는 항상 불평만 하시는 시어머니가 조금 부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조금 거리를 두면 이런 모습이 안 보일 텐데..

같이 살다보니 너무 적나라하게 알게 되는 시어머니.

 

“엄마는 왜 그러시지?”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었죠.

며느리에게 조금만 덜 보여주셨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너무 가까운 사이이니 많이 보여주고, 거기서 오는 실망감도 생기게 되거든요.

어느 샌가 나는 엄마를 투덜이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시부모님 결혼사진, 엄마는 참 고우셨습니다.^^

 

매주 찾아오는 시숙내외도 짜증스럽고, 말이 너무 많은 시동생도 반갑지 않고!

와도 새촘하고, 싸하게 쳐다보는 시누이들도 그저 그런 우리 시어머니.

 

우리가 점심을 먹을 때 시삼촌이 오셔도 절대 같이 먹자고 권하지 않는 우리식구.

특히나 엄마가 질색을 하시죠.

 

엄마가 몇 번 시삼촌에 대해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네 시삼촌은 오면 케이크이나 이런 거 먹으라고 한조각 주면 어쩌는줄 아냐?

케잌에 코를 박고는 냄새를 맡아.“

 

케이크와 거리를 두고 단순히 냄새를 맡는 수준이 아니라..

케이크에 코가 닿도록 가깝게 댄답니다.  마치 코로 케이크를 먹듯이 말이죠.

 

그래놓고는 자기 코가 닿았던 케이크를 안 먹는다고 내려놓는답니다.

그럼 그 코 닿은 케이크는 누구보고 먹으라고???

 

시어머니는 케이크를 꽤, 자주 구우시고, 맛있게 만드십니다.

 

집에서 구운 케이크를 먹으라고 권하는데,

코를 들이밀고 냄새를 맡은 후에 안 먹겠다고 내려놓는 시동생.

 

집에서 만든 케잌이 오래되어봤자 며칠이나 됐다고 냄새를 맡으신 것인지.

그리고는 항상 “내 마누라가 음식을 제일 잘한다."고 하신다는 시삼촌.

 

(지금은 이혼하시고 서른 중반의 노총각 아들 밥 해주고, 요리 해 주면서 살고 계십니다.)

 

나야 가끔 마당에서 마주칠 때만 인사를 하지만,

시삼촌은 일주일에 서너 번은 우리 집에 오십니다.

 

오셔서 형님(울 아빠)와 당구를 치시기도 하고, 대화를 하시다가 가시기도 하죠.

그럴 때마다 시삼촌의 손에는 맥주가 들려있죠.

 

시삼촌은 술을 즐기셔서 코끝이 항상 빨갛지만,

당신의 코는 “술”때문이 아니라 “햇볕”에 타서 그런 것이라고 하시죠.

 

매주 우리 집에 놀러 오시는 시큰아버지 내외분은 수돗물만 드신다고 합니다.

 

케이크이나 음료를 권해도 사양하시고 그냥 수돗물만 드시다가 가시는데,

시삼촌은 오시면 항상 맥주를 드신다고 합니다.

 

아빠가 사다놓은 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드시죠.

 

작년 여름 우리 집의 햄버거 점심에 초대되어 오셨던 시사촌과 그의 아들.

 

시삼촌이 드시는 맥주양이 꽤 되는데, 그걸 시아버지가 내시는 모양입니다.

 

보통 “더치페이”가 일반적인 이곳인데,

“내리사랑”이라 아빠가 동생의 술값을 내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들은 시삼촌에 관한 이야기 하나.

 

시삼촌이 평소에 말씀을 웬만한 아낙보다 더 많이 하신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는 시어머니의 심기를 건드리셨던 모양입니다.

 

엄마가 하소연 하시듯이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아, 글쎄 며칠 전에 네 시삼촌이 맥주 꺼낸다고 우리 집 냉장고 문을 열지 않았겠니?”

 

보통 남의 집의 냉장고를 여는 건 허락을 맡고 하는 일인데..^^;

 

“냉장고를 열고는 하는 말이 ”너희는 뭘 이렇게 많이 처먹어“ 하기에, ”아이들이 와서 점심도 먹고 해서“라고 했더니만, ”아니 개네들은 따로 밥을 안 해 먹어? 자기네가 알아서 해 먹어야지 왜 챙겨?“

 

여기서 시삼촌이 사용하신 단어가 쫌 그렇습니다.

보통 “먹다”라는 단어는 Essen 에센(우리나라에 이런 제목의 잡지가 있죠)인데,

 

시삼촌이 사용한 단어는 “fressen프레센“

fressen프레센은 사람의 아닌 “동물들의 먹다”입니다.

굳이 해석하자만 “게걸스럽게 먹다, 먹어치우다,

내가 해석하고 이해하는 이 단어의  의미는 ”처먹다.”

 

정말 친한사이라고 해도 동물들에게 사용하는 동사인 "먹다,마시다"는 안쓰는것이 좋은디..

형네 집에 와서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형수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이..

 

“너희는 뭘 이렇게 냉장고에 가득 채워놓고는 게걸스럽게 먹어?”

 

남의 집 냉장고를 열었으면 꺼내려고 했던 맥주만 꺼내면 되지 웬 헛소리를 하셔가지고..

엄마가 둘러대신 말도 맘에 안 들기는 했습니다.

 

그때 집에 시누이가 휴가를 온 상태라,

시누이가 시부모님 주방에 있는 냉장고를 이용했었거든요.

 

우리부부는 시어머니가 ”밥 먹으러 와라~“할 때만 가는데, 시어머니가 둘러대신 말뜻에는 ”우리 부부도 매일 시부모님네 집에 끼니를 해결하고 가는 아들내외가 되어버렸네요.^^;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시어머니가 왜 시삼촌을 질색하시는지 알거 같습니다.

 

시삼촌은 우리 집에서 한 집 건너에 사시면서 평생 같은 주택단지에 사셨습니다.

 

처음부터 시동생을 그리 대하지는 않으셨을 텐데..

뭘 먹으라고 권해도 코를 음식에 뭍어 냄새를 맡고는 한다는 말이..

 

“내 마누라가 만드는 것이 제일 맛있어.”

 

누가 당신 마누라 음식 잘하냐고 물어봤냐고?

 

형수가 뭘 먹으라고 권하면 “감사히 드시던가, 아님 ”배부르다“고 사양을 하시던가..

왜 그리 미운털 박힐만한 행동을 줄줄이 사탕으로 하셨던 것인지..

 

“시댁식구”중의 최악은 “시누이‘인줄 알았는데..

제 시어머니께 최악의 시댁식구는 “시동생”이었네요.

 

한 집 건너 옆집에 살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고,

말은 시누이보다 더 많고, 얄밉기도 시누이보다 더 한 시동생.

 

시어머니는 당신의 시부모님과 한집에 사시면서 엄청 스트레스 받으셨을 텐데..

거기에 깐족이는 시동생까지 이웃에 살면서 시시때때로 찾아오셨을 테고!

 

어떤 시부모님이셨는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013

시 할머니의 무덤

 

시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이해가 됩니다.

 

“네 시누이에게 내가 죽으면 나중에 절대 공동묘지에 묻지 말라고 했다. 나는 XX(남편 성)씨 라는 아주 신물이 난다. 나는 화장해서 양귀비 꽃밭에 뿌려 달라고 했다.“

 

공동묘지는 보통 가족단위로 묻히니 시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할머니/할아버지가 묻히신 묘지에 합장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죽어서도 유골들이 함께 모여서 영원을 기약하죠.

 

시집살이 끔찍했던 며느리에게 이보다 더한 형벌은 없는 거죠.

그 지긋지긋한 시부모님과 죽어서도 계속 붙어있어야 한다니..

 

화장해서 공동묘지와는 뚝 떨어진 곳에 뿌려달라는 시어머니의 말씀은 잘 새겨두고 있습니다. 시누이에게도 말을 하셨지만, 나중에 필요한 경우에는 나도 시누이의 말에 힘을 실어줘야지요.

 

너무 말이 없는 시누이와도 불편하지만, 너무 말이 많은 시누이여도 문제가 될 뻔 했습니다.

말 많은 시동생을 둔 시어머니가 시시때때로 쌓이는 울화가 푸시는걸 보니 말이죠.

 

스트레스 안 받고, 아니 덜 받고 살아야 할 말년.

 

시어머니는 매주 찾아오는 시숙 내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시고, 한 동네에 살아서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시동생의 “생각 없는 말 한마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십니다.

 

시삼촌을 보면서 드는 생각 하나.

 

“나는 시동생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하나 있는 시누이도 수다스럽지 않아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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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지난 여름 부모님과 저녁 자전거 나들이 갔던 영상입니다.

자주 시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며느리는 아니지만, 가끔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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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01:29
  •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9.30 04:02 신고 ADDR EDIT/DEL REPLY

    막연히 불편한 '시'자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편으론 좀 신기하네요...ㅎㅎ..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05:24 신고 EDIT/DEL

      한국처럼 그런 '시"자의 의미는 아니지만, 평생 내편이 될수는 없는 남편 편인 사람들이란 인식은 여기도 마찬가지죠.^^;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9.30 05:27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시삼촌분때문에 힘드네요. 아까 시삼촌분이 예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17:28 신고 EDIT/DEL

      네^^ 이해했습니다. 남편쪽 식구들을 보면 "내가 제일 잘났다" 스타일입니다. 아빠를 봐도 상대방이 당신과 의견이 안맞으면 당신의 의견을 주장하시느라 핏대를 올리시고, 시삼촌은 목소리도 큰데 "나잘났다"여서 주변 사람들이 조금 피곤해 하는 스타일이죠. 거기에 다른 형제들(제빵사,페인트공)에 비해서 조금 더 나은 직업(철도청 직원)을 가졌었다는것도 큰 몫을 차지한거 같아요. 그래서 당신이 제일 잘났다고 믿는 분이시죠.^^;

  • Favicon of https://robohouse.tistory.com BlogIcon 작크와콩나무 2019.09.30 12:53 신고 ADDR EDIT/DEL REPLY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9ood-lucky.tistory.com BlogIcon Ms 장 2019.09.30 20:58 신고 ADDR EDIT/DEL REPLY

    외국문화에도 시집살이는 있군요... 저는 요새 드는 생각에 시집살이의 직접적인 영향은 시어머니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남편이란 생각이 듭니다!! 시집살이도 남편이 허락하고 안하고가 있는것 같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22:51 신고 EDIT/DEL

      사람사는데는 어디나 비슷한거 같아요. 남편도 자기 마눌이 자기 부모한테 이욍이면 더 잘하고, 더 친하게 지내야 자기도 편안하니 신경쓰는거 같아요.

  • 호호맘 2019.09.30 23:24 ADDR EDIT/DEL REPLY

    이글을 읽으니 지니님 시어머님이 살아 오신 세월속에
    피곤함과 속앓이가 느껴집니다
    투덜이가 되지 않았으면 속병이 걸리셨을듯 합니다

    동영상속 밀밭 풍경이 딱 제 취향입니다
    골목 골목들이 넓직하고 자전거 탈맛 날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1 05:09 신고 EDIT/DEL

      그러게요. 옆집에 사는 시부모님 시집살이에 남편의 형제들까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집에서 반평생 넘게 사셨으니 이제는 매주 찾아오는 시숙도, 하루에도 한두번 드나다는 시동생도 "그만"하고 싶으실거 같아요. ㅠㅠ

  • 스마일 2019.10.01 21:01 ADDR EDIT/DEL REPLY

    시댁이란 존재은 전세계적으로 껄끄러운 존재군요 ㅠㅠ
    저도 말이 적은 시누가돼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1 22:53 신고 EDIT/DEL

      "시"자가 붙으면 아무래도 며느리 입장에서는 조심을 하게되죠. 시누이는 너무 말이 없어서 부담스럽고, 너무 수다스러워도 부담스러운 존재인거 같아요. ㅠㅠ

  • Favicon of https://health3650.tistory.com BlogIcon 린린은건강녀 2019.10.04 08:43 신고 ADDR EDIT/DEL REPLY

    와 시 짜는 여기나 거기나 장난 아니네요. 저 구독 하고싶은데 구독 어떻게 누르는즈 몰라서 못나가고 다 읽고 있습니다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5 02:59 신고 EDIT/DEL

      아내쪽에서는 시댁식구들이 멀리 떨어져 살았음 좋겠고, 남편쪽에서는 처가식구들이 멀리 떨어져 살았음 좋지 싶습니다 . 서로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살아야 서로가 편한거 같아요. ^^

  • ㅇㅇ 2019.10.05 17:03 ADDR EDIT/DEL REPLY

    20세기 중반 오스트리아 포함 서유럽의 결혼 생활이 궁금하네요. 현재의 한국과 비슷했을려나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5 18:05 신고 EDIT/DEL

      거의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남편은 밖에 돈벌고, 아내는 집에서 살림하고! 제 시부모님 세대만 봐도 아빠는 요리할줄 모르십니다. 엄마가 주방을 책임지고 계시죠. 세상이 변하면서 여자는 살림도 하고 돈도 벌고, 아이도 돌봐야 하는 슈퍼우먼으로 세상에 의해 만들어졌지 싶습니다. ^^;

 

 

나는 근무 3년차  요양보호사.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에 나 같은 외국출신 요양보호사가 몇 있습니다.

 

옆 병동에 있는 P는 사모아에서 온 덩치가 성인 남성같이 큰 아낙.

이 아낙은 오스트리아에 24년(인가?) 살았고, 요양원 근무 15년차입니다.

 

같은 병동에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으로는 아프가니스탄 아저씨가 있네요.

나보다 10살이나 어린데 아저씨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청년 나이는 아니니 아저씨!

 

그 외 교포 2세로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지만, 집에서는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오스트리아 국적의 외국인이죠.

 

외국인 직원으로 근무하는 나는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가끔 안 되기도 하고, 특히나 어르신들은 잘 듣지 못하시니 발음도 안 좋은 직원이 말을 하면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셔서 몇 번씩 같은 말을 반복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독일어도 잘 못하고, 발음도 잘 안 되는 외국인 직원이지만 근무 중 나는 많이 웃습니다.

말도 잘 못 알아듣고, 발음도 새서 바보같이 보일 때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웃습니다.

 

일이 재밌고, 쉬워서 웃는 건 아닙니다. 요양원 근무상황을 얼굴로 표현하자면..

하루 종일 인상 팍팍 쓰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빡세죠.

 

3년차에 들어선 직장생활이지만 마음을 나눌 정도로 친한 동료들이 없습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씩 근무한 직원들 사이에는 서로 “베프”들이 있는지라 그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고, 나도 그들과 친할 시간이 없습니다.

 

동료 직원들끼리는 밖에서도 만나서 밥도 먹고 하는 모양인데.. 나에게 밥 먹자는 동료도 없지만, 나또한 밖에 쓸데없이 나다니는 거 보다는 집에서 글 쓰는 것이 더 좋죠.

 

그렇게 왕따 아닌 왕따로 근무하는 3년차 요양보호사.

 

근무에 들어가면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하니,

나랑 일을 하게 되면 좋아하는 동료들도 있지만..

 

나를 싫어하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상대가 나를 싫어하는 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눈빛이나 하는 행동으로 느끼죠.

사람 싫어하는데 굳이 이유가 필요한건 아니니 상대에 따라서 나도 거리를 유지합니다.

 

 

https://pxhere.com/ko/photo/1096844에서 캡처

 

나를 싫어하는 직원 중에 하나인 25살 간호사,M

유고 전쟁 때 피난 온 부모를 둔 그녀는 교포2세.

 

무슬림이여서 항상 위의 사진처럼 머리에 수건을 쓰고 다니는 간호사입니다.

요양원내에 전 유고연방 출신 어르신들이 몇 분 계신데 그분들의 언어로 소통을 하죠.

 

오스트리아의 얼마 전까지 중졸이면 3년간의 직업교육을 받고 간호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무 병원에나 있는 직업교육 과정만 마치면 될 수 있었죠.

 

하지만 법이 바뀌면서 중졸 출신 간호사들에게 더 이상 “간호사”라는 명칭이 허락되지 않게 됐습니다.

 

“간호사“라는 명칭은 고졸 출신들이 3년간의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학사과정‘을 마쳐야 하죠.

 

이미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있는 50대 간호사들은 그냥저냥 근무하다가 퇴직할 생각을 하지만.. 아직 20~30대 간호사들은 마투라(고졸)를 준비해서 정식“간호사”가 되려고 하죠.

 

M도 아직 나이가 어리니 마투라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죠.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경력을 쌓아서 “병동 책임자”가 되고 싶어하니,

필요한 학사학위 “간호사”

 

다른 간호사들은 그냥저냥 지낼 만한데,M은 유난히 나에게 까칠합니다.

 

그래서 같이 근무할 때 많이 신경을 쓴다고 쓰는데,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네요.

 

3층에 파킨슨성 치매를 앓으시는 할배, K가 계십니다.

파킨슨은 시시때때로 공격성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공격 성향을 띄면 무관심한척하며 거리를 두죠.

 

제 이야기에도 등장하신 적이 있는 할배이십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759

그래도 감사한 일들

 

점심이 나오기 전에 아침 간병을 끝내야 하는데 K할배는 아침부터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주먹을 휘두르고 안 일어나신다고 한바탕 하셨다고 합니다.

 

할배가 안 일어나겠다고 하시면 일하기 싫은 직원들은 얼싸 좋은 기회죠.

일을 덜할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할배를 하루 종일 침대에 둘 수는 없는 일.

 

나는 목욕탕에 들어가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했지만,

점심시간에 코앞이라 K할배방에 들어갔습니다.

 

내가 들어가니 나를 빤히 쳐다보시는 K할배.

 

“K, 벌써 11시인데 일어나실래요?”

 

내 질문에 고개를 젓는 할배.

 

“그럼 우리 요거트나 먹을까요?”

 

요거트는 드시겠다고 해서 침대에 걸쳐 앉아서 먹여드리고 있는 K할배의 아드님이 오십니다. 11시가 넘도록 왜 당신의 아빠가 침대에 있는지 설명을 해야지요.

 

“K할배가 아침부터 화를 내시고, 안 일어나신다고 해서 아직까지 침대에 있어요.”

 

그렇게 요거트를 다 드리고 난후 다시 여쭤봤습니다.

 

“K, 일어나실래요? 벌써 11시인데,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됐어요.”

“.....”

“일어나신다면 도와드리고, 안 일어나신다고 하면 그냥 나갈게요.”

“음.....”

“확실하게 말씀을 하세요. Ja (야/응) 이에요 Nein (나인/아니)이에요?”

“음...”

“일어나시겠다고요?”

“음...”

 

원래 다른 직원이 K할배를 간병해야 했지만 다들 오지 말라고 했다고 안 한다고 하니, 내가 할배를 씻겨드리고, 옷을 갈아입혀드린 다음에 휠체어에 태워서 복도에 있는 K할배의 자리에 할배를 모셔다 드렸습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시간.

 

K할배의 바지가 젖었습니다.

 

바지에 큰일을 보신 상태라 빨리 화장실에 모시고 가야하는데..

화장실에 같이 가자고 하니 할배가 안 간다고 소리를 지르십니다.

 

할배를 달래서 화장실로 모시고 가야하는데,

동료직원한테 빨리 와서 할배를 부축하라고 하니..

 

“K할배가 나 싫어해서 나는 안 해!”

 

두 사람이 할배를 부축해서 화장실로 가야하는데 안한다고 하면 어쩌누?

나라도 할배를 모시고 가려고 시도를 했지만, 이미 성질이 나신 상태라 통제 불능.

 

이럴 때는 그냥 가만히 두는 것이 최고인데..

테이블에 상체를 의지하고 엎드려계십니다.

 

떵싼 바지라 의자에 앉으시기는 싫으신 거 같은데..

그렇다고 화장실에 가자고 해도 안 가신다니 어쩔 수 없는 상황!

 

K할배의 눈치를 봐가면서 화장실에 모시고 갈 시간을 확인중인데.. 그날 2층에 근무하는 M이 3층에 왔다가는 K할배를 보고는 가서 할배랑 조곤조곤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 할배의 행동을 진정시킬 수 있는 약도 할배 입에 넣어드리고..

나중에 나를 부르더니 M이 날리는 한마디.

 

“K할배가 더 싫어하니까 그 근처에 가지마!”

 

뜬금없는 이야기에 “웬일?”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다른 직원들은 실패한 할배 아침간병을 성공해서 밖에 모셔다 놨구먼!!

 

하지만 할배가 화가 난 상태인데 생글거리면서 자꾸 말붙이는 건..

어떻게 보면 “깐족이는 느낌”도 가질 수 있죠.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지금 만이야 아니면 평소에도 계속이야?”

“평소에도 계속!”

 

그랬더니만 3층에 근무하면서 아침 상황을 봤던 간호사,G가 M한테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지니가 K할배 달래서 씻겨서 데리고 나왔는데?”

 

이 말에 M은 아무런 댓구없이 사라집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연세가 많으신 분들 중에 외국인을 싫어하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특히나 세계2차 대전을 치르면서 히틀러가 죽인 외국인들이 꽤 되죠!

 

날 싫어한다면 나는 K할배께는 웬만하면 안 가는 것이 맞습니다.

싫어죽겠는 사람이 나에게 와서 내 살을 만지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을 테니 말이죠.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 말을 나에게 참 기분 나쁘게 전하는 M은 아무리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안 되는 내 동료 중에 하나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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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래전 올렸던 영상을 업어왔습니다.

요양원에 관련된 영상은 거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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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8 00:00
  • toto 2019.09.28 03:02 ADDR EDIT/DEL REPLY

    어딜가나, 저런 인간(?)은 꼭 있죠. 아휴, 제가 다 화가 나네요. 얄미운 M !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거 힘드시죠? (토닥토닥 ) 그래도, 항상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시는 지니님, 지니님의 글을 보는 저같은 작은 독자(?)들이 늘 응원하고 있다는것 알고 계시죠~^^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8 18:37 신고 EDIT/DEL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층에 근무할때는 조심을 하는데, 하필 그날은 다른층에 근무하는 M이 우리층에 왔다가 벌어진 일이죠. 그러려니 합니다. 사람이 싫은건 어쩔수 없으니 말이죠. 주는거 없이 미운사람이 원래 있는 법이잖아요.^^;

  • 2019.09.28 07:1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8 18:38 신고 EDIT/DEL

      자신들이 일을 피해가니 내가 어쩔수없이 하게 되는 일들도 많이 있는데..그걸 고맙기 보다는 고깝게 보는 눈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저는 퇴직할때까지 내가 할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나마져 돌아보지 않으면 너무 불쌍하신 분들이 많아서 말이죠. ㅠㅠ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9.29 04:13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아마 알지도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sororol.tistory.com BlogIcon 소로롤 2019.09.29 11:10 신고 ADDR EDIT/DEL REPLY

    왜 척진 일도 없는데 프라우지니 님을 싫어하는 걸까요? 참 이해가 안됩니다. 블로그 글을 보면 프라우지니 님이 마음이 참 따뜻하고 좋은 분이란 점이 느껴지는데...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00:49 신고 EDIT/DEL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도 있죠, 나또한 주는거 없이 괜히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이 있기에, 그녀도 그런거라 생각합니다. 모르죠, 내가 일하는 스타일이 그녀와는 달라거 그런지도...ㅠㅠ

 

 

1남1녀중 장남인 남편!

 

어깨가 무거운 것이 한 가정의 장남인데..

지금까지 남편에게 “장남으로서 부모님을 신경 쓰는 분위기”는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결혼하면서 “당연하게 했던 건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름휴가!”

 

그리곤 특별하게 부모님을 신경쓰는 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따로 살 때는 한 두달에 한 번 정도 부모님을 뵈러왔었고!

크리스마스때나 되어야 2~3주 부모님 댁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고 했죠.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했다”는 말도 사실 남편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습니다.

 

연휴라 휴가차 부모님이 계시는 본가로 오기는 했지만,

남편은 밥 다 차려놓고 부르면, 와서 밥 만 먹고는 사라지는 1인이었죠.

 

며느리인 나는 점심시간 전에 엄마네 주방에 가서 엄마가 요리하실 때 옆에서 보조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밥 먹고 나면 벌떡 일어나기 뭐해서 시부모님이 하시는 게임에 항상 동참해야했죠.

 

점심을 먹고 나면 당연한듯 “게임하자!”시는 시어머니!

 

나는 안하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며느리라 밥 먹고 한두시간은 매번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오죽했으면 남편에게 짜증내면서 제일 많이 했던 말!

 

“당신 부모님이지 내 부모님이냐?”

 

아들인 남편은 와서 밥만 먹고 사라지는데, 며느리인 나는 두 시간 전에 주방에 가서 같이 요리를 해야 하고, 밥 먹고 나면 두 시간씩 게임을 해야 하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자기 부모를 챙기고 사랑하는 모습을 마눌에게 보여줘야 마눌도 그렇게 하는 것인데..

남편은 무뚝뚝한 장남으로 부모님이 뭘 물어봐도 “응, 아니” 둘 중에 하나를 대답하는 남편.

 

인터넷에서 캡처

 

장남이면서도 자기 부모님을 옆집에 사는 사람처럼 대했던 남편.

궁금 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350

불편한 부자사이와 시집살이

 

남편이 엄마는 끔찍하게 챙긴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소, 닭 보듯이 쳐다보는 아들이었죠.

 

하.지.만!

 

이번에 아빠가 아프면서 남편이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마눌을 훌러덩 뒤집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네요.

 

우리 집은 5시50분~6시에 라디오 알람이 켜집니다.

 

나는 출근을 하던 안 하던 월~금요일에는 이 라디오 알람을 들으면서 일어나죠.

그리곤 기계적으로 주방으로 가서 남편의 아침을 챙깁니다.

 

일단 물을 끓이고, 남편의 아침인 뮤슬리에 들어갈 과일들을 썰어서 대접에 담아 식탁에 차리고 물이 끓으면 커다란 컵에 과일 차 티백을 넣어서 붓고, 바닐라 요거트, 우유에 뮤슬리 통까지 내놓으면 남편의 아침 준비는 끝!

 

이렇게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10여분!

이때쯤 남편을 깨웁니다.

 

“남편/여보, 일어나~~”

 

제 유튜브 동영상에서 보신 분들도 계시지 싶은데..^^

아침마다 내가 남편을 깨우는 멘트는 한국어입니다.

 

남편이 주방에 와서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남편의 도시락을 챙깁니다.

야채와 과일을 챙기고, 샌드위치를 챙기고!

 

어떤 날은 이렇게 남편을 출근시켜놓고 더 잘 때도 있지만..

보통은 이때 일어나면 더 이상 자지는 않습니다.

 

이 날도 아침을 차려놓고, 점심까지 다 싸놨는데 불러도 대답이 없는 남편!

결국 도시락을 싸들고 방에 가서 잠자는 남편을 깨우니 하는 말.

 

“나 오늘 병원에 가는데?”

“몇 시에 가는데?”

“11시..”

 

 

지금 이 양반이 미친거죠.

마눌이 출근 안하는 날도 지 때문에 새벽같이 일어나는데..

 

병원예약이 늦은 시간에 있어서 자기는 늦게 일어날꺼면서,

마눌은 새벽에 일어나라고 라디오 알람을 켜놨습니다.

 

남편은 “매를 버는 행동”을 너무 자주합니다.

그래서 가끔 마눌에게 맞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맞은 만큼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랬다간 경찰에 신고 해 버린다는 마눌의 공갈협박이 무서워서인거 같지는 않지만 말이죠.)

 

 

11시에 간다던 병원은 남편이 아닌 아빠의 진료예약이었습니다.

아빠는 오후 예약이 있었는데, 자기 출근을 미루고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가려고 한거죠.

 

아빠를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출근 하는 줄 알았었는데..

오후 3시경에 남편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빠의 진료상황을 보고 출근하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길어져서 출근 하지 않고 아빠를 모시고 다시 돌아왔다고 말이죠.

 

평소에는 마눌의 병원 길에만 동행했던 남편이 장남으로서 아빠의 병원 길에 처음 동행한 날입니다.

 

사실 이런 남편의 행동은 뜻밖이었습니다.

 

엄마가 아프다면 남편의 이런 행동은 당연하게 여겼겠지만,

그동안 아빠랑은 소,닭 쳐다보듯한 사이였거든요.

 

아빠가 인터넷 뱅킹이나 뭔가를 부탁할 때 가끔 우리 방에 오셔서 남편이랑 이야기를 하시지만, 그때 남편은 “왜? 뭐?” 이런 반응을 보이죠.

 

그래서 아빠가 문 앞에서 서서 부탁하고는 가시곤 하십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사적인 대화는 전혀 대화가 없는 부자관계였습니다.

 

남편이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갔다고 해도..

평소 남편의 살갑지 않는 성격으로 봐서는 아빠를 챙겼을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아빠가 병원진료 가신다니 출근도 미루고 모시고 가는걸 보니,

장남의 역할을 하는 거 같습니다.

 

남편의 마음 멀리 자리하고 있는 아빠의 위치!

남편에게는 들은 적 없지만 엄마에게서 들었었죠.

 

남편이 고등학교 진학해서 공대를 가겠다고 했을 때, 집안이 난리가 났었다고 합니다.

아빠랑 시할머니가 한 편이 돼서 남편의 고등학교 진학을 결사반대 하셨었다고 말이죠.

 

”대학교 졸업해서 실업자 되지 말고, 중학교 졸업하고 기술배워서 아빠처럼 페인트공이 되라“

 

중학교를 졸업할 당시라면 14~15살 정도였을텐데..

그 당시에 아빠랑 할머니를 상대로 정신적인 싸움을 했었을 남편!

 

아빠에게 기죽어 살았으면 시키는대로 중학교 졸업해서 페인트공이 되었을텐데..

남편은 고등학교를 진학해서 공대를 갔고, 대학원까지 마친 석사학위 엔지니어죠.

 

물론 남편의 대학공부를 하는 동안 집에서 지원받은 것은 없습니다.

학비는 무료였고, 생활비도 대학원 졸업 할 때까지 나라에서 지원을 받았었거든요.

 

남편은 나라에서 주는 생활비를 아껴서 저금까지 했었다고 같은 기숙사에 살았던 친구들의 증언도 있었습니다. 자기네들처럼 맥주 사마시면서 흥청망청 쓰는 법이 절대 없었다고 말이죠.

 

아빠가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담배를 안 피우는 이유는..

담배를 피우면 내가 (경제적)지원을 해주지 않겠다고 해서라고!“

 

남편이 대학 공부하는데 집에서 지원받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걸 알고 있는데..

아빠는 어떤 자식을 두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딸내미인 시누이를 두고 말씀하시는 거겠죠?

 

자신을 종졸학력으로 만들려고 했던 아빠여서인지, 아님 젊은 시절 엄마를 울게하고 고생만 시켰던 아빠여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에게 있는 “아빠에 대한 그 어떤 것”

 

그것이 원망인지 미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에 응어리가 남아있어서..

대화없는 부자가 된거 같기도 하고!

 

이유야 어찌됐건 남편은 아프신 아빠를 챙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관계를 극복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빠 성격상 아들에게 못했던 것을 대놓고 사과하실 분도 아니고!

아들 또한 “왜 그때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냐?”도 물을 성격도 아니구요.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온 오후에 남편에게 전에 엄마께 들었던 말을 했습니다.

 

“아빠가 당신이 공대 졸업해서 ”디플롬(석사) 엔지니어”로 일하는 것이 정말 좋다고 하셨대. 당신이 돈 잘 버는 직업을 택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이야.“

 

이 말을 하면서 남편 앞에서 울었습니다.

울보 마눌이 감정에 복받쳐서 울고 있으니 아무 말 없는 남편!

 

아빠는 이 말을 아들 앞에서 하셨으면 아들이 응어리진 마음가닥 한두개는 풀어주실 수 있었을 텐데..

 

엄마를 통하고, 마눌을 통해서 듣는 아빠의 진심을 남편도 알아줬음 좋겠습니다.

 

지금 남편은 “아들의 고등학교 진학을 반대했던 아빠”의 나이보다 더 많은 나이.

이제는 그때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용서했음 좋겠습니다.

 

힘들고, 고생스럽게 살았던 그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라 믿었을 아빠셨을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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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보 일어나~"가 들리는 동영상을 업어왔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내가 하는 일인 "남편 아침과 점심 챙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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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7 00:00
  • 딜라이트 2019.09.27 00:10 ADDR EDIT/DEL REPLY

    배우지 못한부모와 많이 배운자녀는 평생 화해는 못한다는데 그말이 생각나서요 그래도 남편분이 자식의 도리는 하실거 같아요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7 16:35 신고 EDIT/DEL

      이곳의 현실이 부모가 중졸이면 아이들은 당연히 중졸인거 같더라구요. 부모측에서도 대학까지 다니면서 계속 집에 붙어있는거 보다는 중학교 졸업하고 기술배우면서 제 밥벌이 하다가 20살정도 독립하는걸 선호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제 주변은 그렇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9.29 04:16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유럽은 고등학교 졸업학ᆢ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00:45 신고 EDIT/DEL

      유럽은 대학진학율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대충 2~30%만 대학(원) 진학을 하고, 대부분은 중학교을 졸업해서 기술직으로 빠져서 밥벌이를 하면서 살죠. 제 시삼촌도 중학교 졸업해서 오스트리아 철도청에 15살에 견습생으로 들어가서 평생 일하시다가 퇴직하셨죠. 여기서는 최종학력이 보통 중졸이면 맞는거 같아요. 고졸도 있기는 하지만, 고졸인 사람은 나중에 대학공부를 할 약간의 여지가 있죠.

 

 

호기심 많아서 궁금한 건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걸 갖기 위해 노력도 꽤 하는 나!

 

하지만 우리의 삶이 갖고 싶다고 다 갖을수 있는 건 아니죠.

 

매번 볼 때마다 “나도 하나 있었음..”하지만

내가 사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서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매번 약간의 망설임 끝에 결국 사지 못하는 건 바로 오스트리아 전통 복장인 Dirndl 디언들.

 

디언들은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독일남부지방의 전통의상입니다.

우리의 한복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전통의상이지만 한복처럼 예복으로 사용합니다.

 

결혼식에 신부가 웨딩드레스 대신 디언들을 입는 경우도 있고!

남의 결혼식에 갈 때 일반 정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디언들을 입고 가기도 합니다.

 

우리 카리타스 학교 졸업식할 때는 같은 반 아낙들이 이 옷을 입고 왔었네요.

일종의 전통예복이다 보니 “정장”과 같은 개념으로 입고 왔던 거죠.

 

http://jinny1970.tistory.com/1429

내가 갖고 싶은 옷, 오스트리아 전통의상 디언들(Drindl)

 



 

원래 전통의상인 디언들은 지역에 따라 옷의 색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초록색 원피스인 곳도 있고, 파란색인 곳도 있고, 앞치마 색으로 지역을 구분하기도 하죠.

 

하지만 요새 나온 디언들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전통의상 색상과는 거리가 있는..

그냥 예쁜 옷.

 

올해부터는 세계적인 의류체인인 H&M에서도 디언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디언들도 “예쁜 옷”이죠.

 

전통의상인 디언들은 원단이나 디자인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몇 천유로 하는 제품도 있는가 하면 몇 백유로 하는 제품도 있고!

 

단순히 “예쁜 옷‘으로 나오는 경우는 몇 십 유로면 사죠.

 

H&M에서 나온 디어들도 가격이 꽤 저렴합니다.

블라우스 15유로에 앞치마가 딸린 디언들은 50유로.

 

내가 갖고 싶지만 아직까지 갖지 못한 것이 바로 이 디언들.

 

예쁜 옷이던 전통이 있는 옷이던 하나쯤 갖고 있었음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매번 입어만 보고 벗어놓고 오는 이유는 단 하나!

 

“입고 갈 때가 없다!”

 

나는 외모도 확 띄는 외국인.

 

결혼식 초대를 받을 곳도 없지만, 남의 결혼식에 외국인 아낙이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인 디언들을 입고 가는 것도 웃기고!!! (이건 외국인으로 이곳에서 살아가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동네 장보러 갈 때 입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걸 입고 갈 데가 없습니다.

사놓고 안 입을걸 뻔히 아는 옷이니 당연히 안 사게 되는 거죠.

 

그렇게 몇 년째 사고 싶어도 안사고, 아니 못 사고 있는 옷, 디언들.

 

 

 

이번에도 사고 싶은데 결국 놓고 온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디언들과 짝을 이루는 남자 옷인 Tracht 트라흐트.

 

보통 트라흐트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 전통이지만,

청바지 원단이나 추리닝 원단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치마인 디언들을 입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자들도 가죽으로 만든 트라흐트를 입기고 하고,

추리닝 원단의 트라흐트는 잠옷으로 입기도 하죠.

 

전통의상을 사도 치마인 디언들이 더 갖고 싶은 나인데..

왜 이 청바지 원단의 트라흐트에 마음이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옷을 기획 상품으로 파는 경우는 (따로 탈의실이 없어서) 그 자리에서 입어보던가 사가지고 집에 와서 입어보고 안 맞으면 다시 교환을 하러 가던가 중에 하나입니다.

 

평소에 관심도 없었던 트라흐트인데 30% 세일해서 단돈 10유로.

가격에 혹해서 한번 입어봤습니다.

 

여기서 잠깐!

슈퍼에서도 가끔 누런 가죽 트라흐트를 판매하는데,

저렴한 가격이라고 해도 가죽이라 50유로 정도에 판매를 합니다.

 

마침 사이즈도 딱 내 사이즈인 38.

 

38인데 작은 경우도 있어서 가끔 40을 입기도 하는데..

이 청바지 원단의 트라흐트는 너무 조이지 않고 잘 맞습니다.

 

트라흐트의 포인트는 바지의 앞부분이죠.

 

이걸 입고 이리저리 살피면서 마음의 갈등을 했습니다.

“사? 말아?”

 

지금 갈등하는 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이걸 사서 어디에 입을 것인가? 하는 거죠.

 

지금은 시댁에 임시로 살고 있어서 옷 넣어둘 공간이 충분하지 않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걸 사서 입고 갈 곳도 마땅치 않고!

 

“사도 1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하는 옷인데..“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미련 없이 그냥 벗고 집에 왔죠.

 

마침 퇴근해서 집에 있는 남편에게 내가 입고 한참 고민했던 트라흐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망설이다가 그냥 왔다고 말이죠.

 

“그냥 사지 그랬어?”

 

남편이 이렇게 말하면 바지 값은 내줄 의지가 충만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내가 바지를 사지 않은 건 가격 때문이 아니죠.

 

“사도 1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하는 옷인데 사는 것이 낭비지!”

 

이렇게 말하니 남편도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디언들이나 트라흐트나 입은걸 보면 예쁘지만, 우리나라의 한복 같은 예복이죠.

한복을 아무 때나 입지 않듯이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을 입었다는 의미는 어딘가에 공식행사가 있다는 뜻.

결혼, 축제, 졸업식, 입학식, 행사 등등등.

 

이런 행사도 많이 있어봐야 일 년에 서너 번일 텐데..

나는 그런 행사에 참가할 일이 1도 없으니!

 

이러다 디언들/트라흐트를 평생 사지 못할까봐 살짝 걱정도 되지만..

사놨는데 나는 점점 더 몸이 불어서 나중에 맞지 않는 디언들을 만드느니!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사는 것이 맞을 거 같아서 이번에도 눈을 꼭 감고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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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5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09.25 01:02 신고 ADDR EDIT/DEL REPLY

    하긴 사고 싶긴한데 망설여지죠. 계속 망설이다 안사는데 언젠가 딱 꼿혀서 사버리게 되는 날도 오더군요 ㅎ

  • Favicon of https://btouch.tistory.com BlogIcon 내로라하다 2019.09.25 03:54 신고 ADDR EDIT/DEL REPLY

    옷은 예쁜데 자주 못 입는 한복과 같군요. ㅎ 어찌할 도리가 ㅡㅡ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06:37 신고 EDIT/DEL

      저는 한복도 없는디.. 어깨가 넓어서 한복입혀놓으니 한 어깨하는 장정같더라구요.ㅋㅋㅋ제가 말입니다. ^^;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9.25 07:25 신고 ADDR EDIT/DEL REPLY

    제가 보기엔 그냥 청바지 처럼 보이는데요.
    그냥 사시지 그러셨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06:38 신고 EDIT/DEL

      배쪽의 모양과 다리쪽의 모양을 보면 이곳 사람들은 다 그것이 뭔지 알아서리..평상복으로도 입지 못할 청바지거든요. ^^;

  • 2019.09.25 10:26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변변이 2019.09.26 17:34 ADDR EDIT/DEL REPLY

    물타기로 들어와서 정독하고 있습니다 프라우지니님 글을 너무 잘 쓰시는 같아요 전 직장다니면서 일주일 휴가내는 것도 눈치보이는데 자기일 하면서 여행다니는 일상이 넘 부럽습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23:19 신고 EDIT/DEL

      수다떨듯이 글을 씁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23:20 신고 EDIT/DEL

      우리나라도 조금 더 여유롭게 휴가를 다닐수 있는 그런 제도가 빨리 들어왔음 좋겠어요. 휴가 한달 간다고 했다다는 "그냥 평생쉬어라~"하는 회사가 아직은 많지만 조만한 한국도 여유로운 휴가를 다닐수있게되길 바래봅니다. ^^

      근디..물타기는 뭐래요? 몰라서리..^^;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9.29 04:18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청바지인기도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해서 입기 망설여 지는 것 같습니다.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00:45 신고 EDIT/DEL

      청바지 원단은 맞으니 청바지이기는 한데, 스타일이 이곳의 전통의상이라 사람들이 보면 다 알죠.^^;

 

 

며칠째 글이 올라오지 않으니..

“휴가를 이렇게 길게 갔남?”하시고 계신가요?

 

휴가는 딱 4박5일 갔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노비그라드와 Pag팍섬으로 갔다 왔습니다.

 

한국에 알려진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름 볼거리와 풍경이 근사한 곳이죠.

 

2011년에 한 번 갔었던 크로아티아의 자다 근처에 있는 섬이었는데..

그때는 차로 섬 전체를 휘리릭~돌아보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섬에서 2박하면서 이 곳, 저 곳 자전거 투어를 했습니다.

이건 나중에 영상으로 여러분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필요 할 듯싶습니다.

지금 올라가는 영상이 5월에 했던 부다페스트 여행인디..

6월 여행 슬로베니아 여행도 있고, 그 외 이런저런 나들이도 있어서리 9월 여행은...^^;

 

우리 출발의 “잠시 멈춤“은 순서대로 다 처리를 했습니다.

일단 서로의 직장에 연락을 해서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발급이 되어버리면 정해진 시간(대충 2달 반 정도)안에 입국을 해야 하는 뉴질랜드 비자는..

“가족 내의 문제가 있어 비자 발급을 내년 초로 미뤄 달라”는 이멜도 보냈습니다.

 

비자수수료만 650불에 건강검진 비용에 비엔나까지의 차비까지!

이미 비자발급이 되어버렸다면 아까웠을 경비인데, 아직 발급 전인지라 시도해보려구요.

 

물론 뉴질랜드 이민국 측에서 우리의 요청을 받아 줄지는 모릅니다.

지금까지 접수한 내 워킹비자 서류에 대해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거든요.^^;

 

우리가 조금 더 머물게 되면서 전에 하지 않았던 일들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기 위한 월동준비!

 

월동준비라고 해서 대단한건 아니고..

마당에 있는 허브나 야채를 말리려고요.

 

아빠가 키우시는 것 중에 가장 매운 페퍼로니를 말릴 목적으로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빠는 이미 빨간색, 초록색 두 가지로 말리셔서 (고춧)가루를 만드셨거든요.

 

보통 고춧가루는 빨간데 어떻게 초록색 가루를 만드냐고요?

아빠는 풋고추를 그대로 말리셔서 가루를 내십니다.

그럼 딱 연두색이 나오죠.

 

 

아빠께 5개만 달라고 말씀드렸던 ‘겁나게 매운 고추“

맵기는 청양고추이고, 크기는 페퍼로니(한 뼘 이상)입니다.

 

며눌이 달라고 했던 5개에 고추 끝이 조금 상한 것 해서 대충 7개를 주신 아빠.

이걸 말려서 잘게 썰어놓으면 국물요리에 넣어도 좋고,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작년에 말려놓은 것이 아직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많이 날 때 말려놓으면..

피클 담을 때 몇 조각만 넣어도 매콤한 피클이 탄생하죠.^^

 

 

 

우리 집 창가에 걸린 겁나 매운 고추입니다.

 

널어놓고 말리면 다시 거둬들이고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그냥 창가에 걸었습니다.

햇볕이 좋은 날은 지가 알아서 마를 것이고, 비가 오는 날에는 실내공기로 마르겠죠.^^

 

이 고추를 먹으면 입 주변의 피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데..

이걸 맨손으로 4등분해서 노끈에 엮었더니만 저녁내내 손이 아렸습니다.

 

고추 옆에 걸려있는 건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가지고 온 허브, 샐베이(잘바이).

 

자전거 투어 나갔다가 길옆에 잡초처럼 잘 자라고 있는 샐베이를 꺾어왔습니다.

잘 말려서 허브가루로 쓰려고 말이죠.^^

 

 

제가 글 쓰고 있는 주방의 창문풍경입니다.

 

고추도 말리고, 허브도 말리고 있는 중이죠.

 

마당에 자라는 허브 중에 일단 Majoran마요란(인지 오레가노 인지)을 한움쿰 잘라왔습니다. 잘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서 다른 것과 같이 섞으면 나만의 “허브양념”이 되거든요.

 

일단 마요란을 시작으로 나의 겨울맞이 월동준비를 시작합니다.

마당에서 자라는 허브들을 종류대로 가져다가 말리면서 오는 겨울을 준비하지 싶습니다.

 

여러분도 환절기에 건강조심하시고 오는 겨울 행복하게 맞이하시길 바래요.^^

 

겨울에는 자전거 타고 다니기도 쉽지 않아서 남편의 출근 길에 동승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마냥 행복한 겨울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는 계절 반갑게 맞이하려고 합니다.

 

내 인생에 2019년의 겨울은 딱 한번뿐일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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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혼자서도 잘 노는 제 일상을 업어왔습니다.

근무가 없는 날은 집에서 혼자 놀고, 물론 밥도 혼자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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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4 05:07
  • 2019.09.24 11:5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tistory.onepick.io BlogIcon Onepick 2019.09.24 14:28 신고 ADDR EDIT/DEL REPLY

    안녕하세요. 개인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하는 스타트업 원픽입니다!
    본문에 유용하고 재밌는 글들이 많아서 구독합니다!
    맞구독해요!
    맑은 가을 날을 함께 공유해요ㅎ.ㅎ

  •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9.24 16:17 신고 ADDR EDIT/DEL REPLY

    우리나라 시골의 가을풍경인 양 착각하겠습니다....ㅎㅎ..

  • 청아한새소리 2019.09.24 23:40 ADDR EDIT/DEL REPLY

    손이 매울땐 차가운 우유에 손을 담그면
    망운기가 사라진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06:36 신고 EDIT/DE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미리 알았다면 그렇게 했을텐데..매운손을 저녁내내 흔들어야 했습니다. ㅠㅠ

  • 쵸코 2019.09.25 07:59 ADDR EDIT/DEL REPLY

    비엔나에 살고있는 아이엄마에요~ 무엇이었는지 기억에 없는 어떤것을 구글검색으로 찾던 중 알게되어 그 뒤로 종종 놀러오고 있어요~
    댓글 남겨야지 하면서도 조심스럽기도하고 해서 여태 눈팅만 했네요^^;;
    올려주시는 여러가지 글들로 오늘도 오스트리아에대해 배워갑니다~
    어쩐지 혼자 밥 드시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네요ㅠ
    미세먼지가 없어 행복하지만 외로움이 큰 타향살이인지라..ㅎㅎ
    또 올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06:40 신고 EDIT/DEL

      뭔 댓글쓰시는데 조심까지 하세요? 그냥 쓰시면 됩니다. 악플만 아니라면 댓글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매번 로그인을 할때 몇명의 방문객이 내 블로그를 찾았나보다 몇분의 방문자가 댓글을 남기셨나가 더 중요한 주인장입니다. ^^ 앞으로도 자주 댓글 남겨주세요.^^

  • Favicon of https://www.lady-expat.com BlogIcon Lady Expat : 어쩌다 영국 2019.09.26 07:26 신고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블로그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참 부지런한 분이시구나라는 생각이에요. 😊 어쩌면 순식간에 지나가는 유럽의 가을을 만끽하시길...🍁🍂👍😊

  • 2019.09.26 14:43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23:18 신고 EDIT/DEL

      안타깝네요. 소천하시기 전에 비엔나에 한번 오셨을면 좋았을거 같은데.. 아버님이 유학하셨던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변한것이 없어서 많이 놀라셨을지도 있으셨을텐데.. 유럽의 도시는 한국처럼 휙~하고 건물을 지어대고 하는 동네가 아니라 지금이나 그당시나 큰건물이나 거리들은 별 차이가 없었지 싶습니다. ^^

      블로그에 글쓰면서 살지 않았다면 제 삶이 아마 많이 힘들었지 싶습니다. 내 속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 나를 감추고 좋은 모습만 보여줄수는 없죠. 너무 솔직해서 가끔 악플이 달리기는 하지만..그래도 나도 위로를 받고 싶고, 칭찬도 받고 싶어 쓰는 글(이라기 보다는 수다죠.^^)이라 그냥 나를 보여주게되네요. 그래서 왠만하면 얼굴은 안 보여주려고 합니다. 부끄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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