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우리부부의 결혼 12주년 기념일이 지났습니다.

기념일인데 저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공연을 보러갔던 관계로..

 

결혼 12주년을 맞이하야 마눌이 남편에게 해준 일은..

기념일 당일에는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의 아침을 차려주고, 점심을 싸주는 정도였고!

 

공연을 보고 저녁 11시가 되어서 들어와서는 ..

남편이 저녁(토마토 샐러드)을 해 먹고 어질러 놓은 것을 치웠죠.

 

기념일이라고 내가 남편에게 한 선물은...

아침에 출근할 때 “결혼 12주년 기념 축하 뽀뽀.”

 

그리고 “기념일에 당신 엄마 모시고 공연가는 것도 선물.”이라 우긴 거??

(며칠뒤 폴로셔츠 2개를 추가로 선물했습니다.^^)

 

내가 남편에게 달라고 했던 건 “중고 카메라”였지만..

 

내가 새로 카메라를 장만한 관계로 카메라 가격중 일부를 책임지라고 했죠.

남편은 시시때때로 마눌에게 강제로 선물을 줘야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마눌 생일날은 거의 매번 100유로로 땡 치는 남편인데,

12주년 기념일에는 조금 더 써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결혼 10주년 기념일에는 중고지만 다이아반지까지 받아낸 마눌이라 너무 자주 남편에게 부담(?)을 주는 거 같아서 아주 쬐끔 신경이 쓰이기는 합니다.^^;

 

"정말 결혼기념일에 다이아를 받았어?“하시는 분들은 아래에서 확인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148

내가 원하는 결혼10주년선물

 

http://jinny1970.tistory.com/2175

내가 선택한 다이아 반지

 

마눌 생일이 되면 “그냥 100유로만 줘! 내가 사고 싶은 거 사게!”하던 마눌이 이었는데..

10주년 기념일에는 100유로 이상을 원했죠.^^;

 

그리고 결혼 12주년에는 300유로짜리 중고 디카를 사달라던 마눌.

새것이 중고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서 사버린 500유로짜리 디카.

 

남편에게는 결혼기념일 전에 이미 “디카 가격중 일부를 부담하라”고 했었습니다.

 

(남편이 100유로를 주던, 200유로를 주던)

새로 산 카메라는 “남편이 결혼 12주년으로 (일부를)사준 선물” 이라 명명했거든요.^^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는 때면 해마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꽃.

 

동네 꽃집이 아닌 슈퍼에만 가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꽃들이라, 2~3유로 하는 꽃다발 몇 개 사서 한꺼번에 묶기만 해도 예쁜 부케는 만들 수 있었을 텐데..

 

12년 전 내 결혼사진속의 신부는 부케가 없습니다.

 

3달 전에 시청에 결혼식 예약을 하고, 결혼식에 입을 옷을 사러 다니는 시간들도 있었는데..

왜 꽃까지는 생각을 못한 것인지...^^;

 

30대가 넘어가도록 결혼을 못하면서 “결혼 2번 하는 사람”이 부러운 적도 있었습니다.

“나는 한 번도 못하는 결혼인데...”

 

30대 중반을 넘어서 40대를 바라보는 노총각, 노처녀들은 이해하시지 싶습니다.

“나는 “한번”도 어려운 결혼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을 몇 번씩 할 수 있는지!.“

 

아들의 결혼식을 보려고 린츠에 사시던 시부모님이 오시고,

비엔나에 사는 시누이도 왔지만 전부 손님이었지요.

 

부모님은 아들이 결혼식에 축의금이나 선물을 주시는 대신에 결혼식 날 밥을 사주셨고,

시누이는 오빠 결혼식에 100유로짜리 이케아 상품권을 줬습니다.

 

“가족이 주는 결혼선물치고는 짜다.”싶기도 했지만..

저도 결혼을 위해 출국할 때 제 가족에게 받은 선물은 없었습니다.

 

언니가 해 주는 냉장고, 세탁기???

이런 거 없이 시집왔습니다.

 

외국에서 결혼한다고 한국에 사는 가족들을 초대한 것도 아니고..

나또한 결혼하러 오면서 한국에서 혼수가 아닌 배낭하나 달랑 메고 왔죠.

 

오랜 장거리 연애 끝에 “이번에 오스트리아에 들어가면 결혼한다.”는 걸 주위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결혼을 위해 출국하는 나의 손에 축의금이라고 쥐어주는 한국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에게 축의금이라는 걸 준 사람이 딱 한사람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의정부에 있는 성당에 통역봉사를 다니다가 알게 된 중국인 이주노동자.

 

한국을 떠나기 전 그녀를 만났었는데...

헤어지는 순간 내 손에 뭔가를 쥐어주면 하던 그녀의 한마디.

 

“언니 가서 잘 사세요!”

 

12년 전, 불법체류자였던 그녀에게 “십만원”이란 돈은 절대 작은 금액이 아닌데..

내 결혼을 축하하는 그녀의 마음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불법이기는 하지만 한국에 오래 살아서 한국문화를 너무도 잘 알고 있던 한족아가씨.

집에 놀러오라고 하니 동네 과일 집에서 과일까지 사들고 왔었죠.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예쁜 아가씨여서 주변에 좋은 한국남자를 소개해주려고도 했었는데..

만나는 한국사람이 있다던 그녀는 중국으로 돌아간 후 지금은 연락두절입니다.^^;

 

 

 

다시 또 보게 되는 12년 전 우리의 결혼사진.

 

결혼식에 입을 하얀 원피스를 사고, 하얀 샌들에 머리를 장식할 리본까지 만드는 시간을 보냈지만, 끝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찾으셨나요?

결혼식을 하는 커플에게 빠진 것!

 

사진 속 신부의 손에는 부케없습니다.

 

결혼식을 많이 봤다면 절대 놓치지 않았을 아이템이었는데..

 

조금 눈치가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었더라면...

결혼식 하러 시청에 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꽃을 샀었을 텐데!!

 

처음 하는 결혼이라 부케까지는 생각 못한 사진 속 신부였습니다.

몇 번 해봤다면 일사천리로 쫙~ 준비를 했을 텐데..^^;

 

10유로(13,000원)정도면 꽃 몇 다발 사다가 근사한 꽃다발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미리 준비 못한 부케 때문에 매년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면 동네 슈퍼에서 보는 꽃들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결혼기념일 다음날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내일 내 변호사가 당신한테 전화할 꺼야!”

(마눌이 잘하는 살벌한 농담입니다. 내 변호사는 없거든요.^^;)

“왜?”

“한 12년 살았으니 이제 이혼해야지! 백만 유로는 준비가 됐지?”

(이혼 해 줄 테니 위자료 백만 유로 달라는 정신 나간 마눌^^)

“12년 살았으니 조금 떨어져 있는 건 나쁘지 않지만, 이혼은 ..(안 해!) ”

“이혼해서 한 3년 정도 살다가 그때도 둘 다 싱글이면 다시 결혼하지 뭐!”

“.....”

 

다시 결혼을 한다면..

그때는 다른 건 몰라도 근사한 부케는 제대로 준비하지 싶습니다.

 

결혼식에 손이 허전한 신부를 보는 것이 내내 마음이 걸리니 말이죠.

 

한국에서 리마인드 웨딩처럼 남편이랑 근사하게 웨딩촬영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남편의 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자꾸 시원해져 가고,

내 얼굴과 몸매는 점점 더 푸짐해져가고 가고,

더 중요한건 우리가 한국에 들어갈 예정이 없다는 거!

 

매년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면 부케 없이 한 결혼식 사진에 마음이 쓰이고 씁쓸합니다.

 

꽃을 챙기지 못한 것은 다 내 탓이지만, 그날 신부를 챙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내 결혼식에 온 사람 중에 신부를 한번이라도 돌아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부케없이 결혼사진은 찍지 않았을텐데...

 

결국은 내 탓을 해야겠지요?

“처음하는 결혼이여서 그랬습니다.^^”

 

다음번에 결혼을 한다면 그때는 완벽하게 준비 할 예정입니다.

내 인생이 또 다른 결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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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집 마당에 자라고 있는 것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지금 마당의 상황은 영상속과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만,

영상속의 작물들이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는 현재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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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3 00:00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7.13 00:36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런 이쉬움을 가지고 계시네요.

    저도 우리 작은애 결혼식때 우리 작은애가 들었던 부케가 약간 마음에 걸린답니다.

    하객들이 앉을 테이블에 놓은건 아주 완벽 했는데 우리 작은애가 들었던 부케꽃도 완벽 했는데 손잡이? 부분에 리본이 없는게 나중에 눈에 들어 왔어요.
    그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3 02:26 신고 EDIT/DEL

      그래도 신부가 부케를 들고 있었다는걸로 만족하시면 어떠실지.. 부케 못 들고 결혼한 저에게는 부케를 들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걸요.^^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07.13 01:12 신고 ADDR EDIT/DEL REPLY

    12주년 정말 축하합니다 ^^ 뽀뽀만으로도 좋은 선물이겠지요. 그리고 남편님의 지니님을 향한 사랑이 철철 넘치시는구나.. 싶습니다.

  • 2019.07.13 01:13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3 02:28 신고 EDIT/DEL

      그렇게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결혼식 본다고 시부모님은 린츠에서 시누이는 비엔나에서 그라츠로 온지라 결혼식날 아침은 일찍 일어나서 가족들 아침차리느라 신부화장도 대충 문질렀던 결혼식이었습니다.^^;

  • BlogIcon theonim 2019.07.13 02:55 ADDR EDIT/DEL REPLY

    아,그러고 보니,꽃이 없네요.
    하지만,시어머니도,시누이도 분명 마음
    쓰이셨을 거 같네요,,
    결혼식과 관련해서,여자 마음은
    다 비슷하니까요,,
    흰색 원피스가 단아하고 이쁘네요.

  • Favicon of https://lavitainitalia.tistory.com BlogIcon 이웃집 올리비아 2019.07.14 00:10 신고 ADDR EDIT/DEL REPLY

    다음 13주년 결혼 기념일에 두분이 예쁘게 차려입고 꽃을 들고 사진을 찍어서 결혼사진 옆에 나란히 두시면 어떨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4 00:38 신고 EDIT/DEL

      내년 이맘때는 우리가 어디쯤에 있을지 몰라서 ..올리비아님의 추천한 방법을 취할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 시몬맘 2019.07.14 03:31 ADDR EDIT/DEL REPLY

    부케가 참 아쉽네요.. 담에 꼭 리마인드 웨딩 사진 찍으시길...
    저도 한국에서 식 안올리고 오스트리아어서만 했어요..한국 같았으면 샵가서 전문가의 손길을 느낄수 있겠지만 여긴 아니잖아요..ㅎㅎ아침에 부랴부랴 혼자서 대충 화장했던게 기억 나네요..

  • 2019.07.14 05:32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novelandvoice.tistory.com BlogIcon 소설읽어주는남자 2019.07.14 10:31 신고 ADDR EDIT/DEL REPLY

    글을 읽으면서 아내가 원하는 선물을 주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의 마음을 잘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도...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4 16:49 신고 EDIT/DEL

      아내가 하는 말이 "투덜"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눈을 마주보고 앉아서 아내의 마음을 들여다봐주세요. 옆에서 말을 들어주는 남편의 태도만으로도 여자는 위로를 받습니다.^^

  • 호호맘 2019.07.14 15:54 ADDR EDIT/DEL REPLY

    어머 결혼식에 부케가 없었군요.
    결혼식이 지금 계절이었으니 세상의 꽃들이 만발하던 계절일텐데
    하얀 백장미 크게 한다발 들고 찍으셨으면 얼마나 이뻣을까요.
    제 맘이 다 짠하고 다 섭섭하네요. ㅠㅠ

  • Favicon of https://pyb9121.tistory.com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7.15 04:01 신고 ADDR EDIT/DEL REPLY

    어떤 마음인지 이해가 갑니다. 저도 세레모니 할 때 부케를 일주일 전에 생각했거든요.. 생각 못했으면 저도 꽃 없이 결혼했었겠죠 ㅜㅜ. 유럽은 아무리 작은 마트여도 항상 꽃을 흔하게 팔고 있는데 중요한 날 놓쳤다는 것이 너무 아쉬우실 것 같아요. 위에 다른 분도 제안하셨지만, 예쁜 부케들고 리마인드웨딩사진을 다시 찍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꼭 결혼기념일이 아니어도 12주년이라는 데에 의미를 두고 찍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ㅎㅎㅎ 아 그리고 결혼 12주년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5 06:19 신고 EDIT/DEL

      노르웨이 펭귄님도 행복한 결혼생활 하시기 바래요. 현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힘들수 있지만 서로 바라보고,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살다보면 10년도 후딱이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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