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있는 오스트리아.

사계절에 따라 입는 옷들도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종류가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것은 있네요.

한여름이라고 해도 두툼한 잠바류는 항상 있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의 여름은 무조건 덥기만 하지만, 유럽의 여름은 조금 다르죠.

아침저녁에는 서늘한 봄/가을같은 날씨이고, 해가 뜨는 한낮의 태양은 뜨겁죠.

 

여름에 유럽여행 온다고 우리나라의 여름을 생각해서 여름 옷만 잔뜩 챙겨오는 왔다가는 낭패를 보실수도 있습니다. 유럽은 여름이라고 해도 해가 안 뜨면 여름 날씨가 아니니 말이죠.

 

여름이여도 해가 안 뜨고, 비가 오면 거의 초겨울의 날씨처럼 쌀쌀합니다.

반면에 한 겨울에도 해가 뜨면 다 벗어던지고 비키니차림으로 선탠을 즐길 수도 있죠.

 

이렇게 하루에 몇 개의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이곳의 날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절이 바뀌면 주로 입는 옷들이 바뀌니 옷 정리는 필수로 해야 합니다.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저희가 결혼하고 “정착‘보다는 아주 자주 옮겨 다니는 ”이주“의 삶을 살고 있죠.

 

지금 살고 있는 시부모님 댁도 잠시 살러 들어왔다가 조금 길게 사는 경우입니다.

그러니 이곳에서의 생활도 “언제나 떠날 수 있다”는걸 전제로 하고 있죠.

 

 

 

계절이 바뀌면서 옷을 정리하려면 우리 집은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옷이 많이 필요없는 남편과는 달리 여자인 마눌은 가지고 있는 옷들도 엄청나죠.

 

옷들 중에는 1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한 옷들도 꽤 되는데, 몇 년씩 입지 않으면서 버리지 못하는 옷들도 꽤 있습니다.

 

살이 쪄서 안 맞는 옷들도 “다시 살이 빠지면 입어야지”하는 마음에 가지고 있고!

 

중년여성이 한 번 살찌면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고,

또 살 뺄 의지도 없으면서 도대체 언제 입겠다는 이야기인 것인지..^^;

(참 미련한 아낙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우리 방에는 외투를 걸어둘 변변한 공간이 없습니다. 애초에 남편이 어릴 때 사용하던 방이고, 또 남자(아이)가 사용하던 방이라 옷장 하나 없습니다.

 

임시로 살러 들어온지라, 가능하면 있는 공간을 그대로 사용해야하니 필요한 옷장도 안 사고 그냥 살고 있습니다.

 

옷장을 사면 들여놓을 공간이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방안의 구조를 바꿔야하는데, 남편이 그건 원하지 않으니 있는 공간을 가능한 유용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방에는 옷을 넣을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것으로 보이는 유리잔 세트는 방안의 장식장에 널널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남편 방은 (예전에) 거실이었는데, 침대 하나 들여서 “아들내미 방”으로 줬던 거죠.

 

그 아들내미는 자기가 어릴 때부터 있는 장식장의 유리잔 세트들이 당연히 방에 있어야 하는 붙박이로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이거 시누이 줄까?”했더니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눌을 쳐다봤던 행동을 봐서는.. 장식장 속 “유리잔 세트는 내 방에 있으니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았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우리 방을 영상으로 한번 찍어봐야겠습니다.

우리방 장식장의 유리잔 세트가 얼마나 앤틱하고 촌스러운지 보실 수 있게 말이죠.^^

 

그래서 당분간 안 입는 부피가 나가는 겨울옷들은 다 시부모님 댁으로 갖다놓습니다.

 

시부모님 댁 건물의 2층에 손님용 방이 있는데, 거기 있는 옷장에는 (시부모님이 안 입으시는) 몇 십년된 옷들이 있죠. 우리 옷은 그 공간을 오래된 옷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두꺼운 옷들은 시부모님 댁으로 보내버리고, 매일 입는 옷들도 안 입는 동안은 정리를 해야 합니다. 그랬다가 계절이 바뀌면 또 꺼내놓죠.

 

옷 정리를 한다는 마눌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던 남편이 마눌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뭐해?”

“보면 몰라? 옷 정리 중이잖아.”

“그런데 왜 옷들을 다 비닐에 싸누?”

“....”

 

우리가 대대적으로 (이삿)짐을 싸기 시작한 것이 뉴질랜드를 가기 위한 두 번이었죠.

 

그때마다 당분간 안 입게 되는 옷들이라 비닐에 꽁꽁 쌌었는데,

어느새 그것이 습관이 됐는지..

 

옷 정리를 하면 그때처럼 옷들을 다 비닐에 쌉니다.

나도 몰랐던 행동인데, 남편이 이야기를 해서 알았습니다.

 

정리를 하면 “다 비닐로 꽁꽁”싸는 것이 나에게는 옷 정리의 기본이었나 봅니다.

남편이 옷들을 왜 비닐로 싸냐고 물어봐서 당연한듯 대답을 했습니다.

 

“원래 옷 정리 할 때 이러게 싸는 거 아니야?” 지난번에 이렇게 했잖아.“

 

결혼 후에 ‘짐정리/짐싸기’하면 이삿짐만 싸본 아낙이니 당연히 이런 반응인거죠.

 

마눌의 반응에 남편이 말합니다.

“그때는 우리가 한동안 못 돌아오니 그랬던 것이고, 이건 계절이 바뀌면 또 입을거잖아.”

“그럼 어떻게 정리를 해?”

“비닐을 씌우지 말고, 잘 보관했다가 계절이 바뀌면 또 꺼내 입어야지.”

 

결혼을 해서 집을 사고, 평생 터 잡고 살아갈 집이 있었다면 이런 식으로 집을 싸지는 않았을텐데, 결혼하고 정착이란 걸 해본 적이 없어, 이따위 짐 싸기 밖에 몰랐던거죠.^^;

 

남편의 지적 이후에 더 이상 비닐에 싸지는 않지만 옷정리는 계절이 바뀔때마다 해야하죠.

나에게 허용된 공간이 좁아서 사계절 옷들을 마음대로 꺼내 입을 수 있는 공간이 없거든요.

 

우리가 이곳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정착을 한다면...

그때는 나도 널널한 옷장 안에 사계절 옷을 골고루 넣어놓고, 계절의 바뀜과 상관없이 그냥 꺼내서 입을수 있는 그런 때가 왔음 좋겠습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미니멀 삶“이 일종의 정신수양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옷을 사서 짐 늘이는것이 스트레스가 아닌, 넓은 집에서 사는 그런 정상적인 일상을 꿈꿔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몇 년 후에는 가능한 나의 삶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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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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