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병동에는 30여명 이상의 동료들이 있지만, 동료라고 해서 다 친하지도 않고, 조금 친하고 싶고, 나에게 친한 척하는 동료들도 있기는 하지만, 근무 중에는 바빠서 서로의 사생활 같은 건 서로 묻지도 않고, 또 묻지 않는 이야기를 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10년 혹은 20년 이상 근무해서 서로에 대해서 잘 알아, 서로의 사생활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이제 2년차인 나에게는 절대 넘 볼 수 없는 그들만의 대화이고 인간관계입니다.

 

원래 타인에 대해서 궁금해도 묻지 않는 성격을 가진 오스트리아 사람인데,

같이 지낸 기간이 길어지니 가슴속 묻어놨던 질문들을 하는 모양입니다.

 

가끔은 그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질문들을 받습니다.

 

 

지난 가을, 요양원 옆 공원의 낙엽이 이뻐서 내 자전차와 한컷.

 

저는 처음 실습생으로 우리 요양원에 입장 했을 때부터 줄곧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남편에게 물려받아서 15년 넘게 타고 다니니 완전 할배 자전거죠.

연세는 많으신 할배지만, 고장 난 곳도 없고, 잘 굴러가니 잘 타고 다니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사계절 내내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궁금했던 것인지..

(사실 비가오고, 눈이 올 때는 남편이 차로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죠.^^)

 

뜬금없는 질문을 합니다.

“넌 왜 차를 안사?”

“차? 집에 2대나 있는데, 뭐 하러 또 사?”

“집에 2대나 있어?”

“응, 남편도 있고, 시아버지 차도 있고!”

“네 차는 없잖아.”

“나는 차가 필요 없는데?”

“왜 날씨가 안 좋을 때는 타고 다니면 좋잖아.”

“날씨가 안 좋으면 남편이 데려다주고, 남편이 시간이 없음 전차 타고와도 되고, 걸어도 30분 정도면 오니 차가 필요하지는 않지.”

“그래도 있으면 편하잖아.”

“나중에 필요하면 사지 뭐!”

 

내가 차 대신에 자전거타고 다니는 것이 궁금했던 것인지..

아님 돈 벌어서 차도 안사나 싶어서 물어왔던 것인지..

 

우리 집에서 요양원까지는 3km남짓의 거리.

자전거를 타면 10분, 걸어가면 35분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요양원까지 오는 전차(4정거장 거리)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지만 말이죠.

 

왜? 집에서 전차 정거장까지 걸어가면 7분, 적어도 전차 오기 2~3분전에 정거장에 도착해야하고, 전차 4분정도 타고 하차하면 또 요양원까지 걸어서 5분.

 

이래저래 자전거 타고 달리는 10분보다는 많이 걸리는 전차타기 입니다.

 

 

간만에 만났던 남편의 지인에게서는 “남편에게 차를 사달라고 해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우리 집이 교통편이 안 좋은 변두리에 있다거나, 내가 다녀야 하는 요양원이 대중교통이 안 다니는 지역에 있다면 필요에 의해서 샀겠지만, 지금은 차가 있어도 탈 일도 없는디...

 

처음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시작할 때 실습요양원이 없어서 집에서 20km떨어진 곳의 요양원에 다닐 뻔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상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488

내 분실된 서류는 어디로 갔을까?

 

집에서 20km 떨어진 한적한 시골동네여서 출퇴근시간에 맞는 대중교통이 없어, 그곳을 다니려면 차를 부득이하게 필요했었고, 그때 남편은 “마눌 용으로 차를 살까?”했었죠.

 

매일 차를 몰고 집에서 먼 그곳까지 출퇴근할 자신도 없었고, 그 곳이 2년 동안 내가 다니게 될 실습요양원이 될지도 사실 미지수인데, 차부터 사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만류했었습니다.

 

정말 그 요양원이 유일하다면 그곳을 가야만 할 상황이었지만, 차를 사는 건 끝까지 미뤄두기로 싶었습니다. 장롱면허인 아낙에게는 무서운 운전이니 말이죠.^^;

 

마침 집 근처의 실습요양원을 찾아서 차는 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저는 차 대신에 자전거를 타고 잘 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차를 살 생각은 없습니다.

남편이 사준다고 해도 필요하지 않으니 앞으로도 계속 거절할 예정입니다.

 

왜? 기름값과 보험료는 내 돈이 나가야 하거든요.^^;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차 때문에 추가로 내 돈을 지출할 필요는 없죠.^^

 

그리고 내가 자주 받는 질문 또 하나는 근무시간에 대한 것들입니다.

오가는 직원이 심심치 않게 물어오죠.

 

직업교육을 마치고 정직원이 되면서 나는 줄곧 주 20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직원입니다.

신입이면서 근무하는 날도 그리 많지 않으니 직원들이랑 친해지는 것 자체도 힘들죠.

 

보통 시간제 근무를 하는 아낙들은 아직 손길이 필요한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경우입니다.

그 외는 풀타임(주 40시간)이나 주 30시간 근무를 하죠.

 

나는 봐야하는 어린 아이도 없고, 그렇다고 풀타임으로 일하기 힘든 나이도 아닌데..

입사 이후 계속 주 20시간만 일을 합니다.

 

처음에는 2년간의 직업교육에 너무 지쳐서 주 20시간 근무를 하나 부다 생각했던 직원들.

시간이 가도 나는 여전히 시간제 근무를 하니 궁금한지 여기저기서 물어옵니다.

 

“넌 왜 주 20시간 근무를 해?”

“음..한국에 가야할 일도 있고 해서 시간 빼기 쉬우라고...”

 

작년부터 한국에 들어가는 일이 많아져서 이런 대답에 수긍을 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넌 왜 주 20시간 근무해? 일 더할 생각은 없어? 주 30시간 정도?”

“아니, 주 20시간 일 하지만 갑자기 결원이 생겼을 때 근무를 하러오니 주 30시간이 될 때도 있어.”

 

굳이 주 30시간으로 못 박지 않고, 일을 더하게 되면 더 하고, 아니면 말고..

이런 생각도 있었습니다.

 

가장 현실적으로 물어오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넌 왜 주 20시간 근무를 해? 돈 필요하지 않아?“

“음....”

“너 돈 필요 없구나?”

“음.....”

 

실습생 중에 하나는 직업교육이 끝나면 40살이 되니 앞으로 10년은 풀타임으로 일하고, 50살 정도가 되면 시간제로 일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돈이 필요하니 풀타임여야 한답니다.

 

내가 주 20시간 일을 하는 이유는.. “연금보험”을 위해서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일을 하면서 착실하게  연금보험을 내야 나중에 최저연금이라고 받을 수 있죠.

 

오스트리아는 최소 15년 동안 연금보험을 납부해야 나중에 최저 연금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마눌이 나중에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주는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남편의 조치입니다.

 

마눌에게 일을 시키면서 남편이 했던 말.

 

“당신의 건강보험 같은 건 나랑 같이 등록 해 놓으면 혜택은 받을 수 있는데, 당신이 여기서 일하면서 연금보험을 납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받을 연금이 없어.”

 

유럽은 복지가 잘되어 있다고 알고 있어서 늙으면 연금이 저절로 나온다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제 시고모는 두 분 다 시집가서 전업주부로 사셨는데, 지금 받는 연금 없습니다.

두 분 다 남편분의 연금에 의존해서 사시죠.

 

혼인신고 하고 2달 만에 오스트리아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가 나오자마자...

반벙어리 마눌을 손을 잡고 노동청에 달려간 이유도 바로 “연금”때문이었습니다.

 

최소 오스트리아에서 15년 연금보험을 납부해야 나중에 최저연금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죠.  정말로 반벙어리로 취직했어? 싶으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68

독일어 반벙어리 취업하기

 

남편은 마눌이 회사에서 연금보험을 내주는 수준의 일을 원했습니다.

주 20시간이 딱 맞아떨어지는 조건이었죠.

 

처음에 반벙어리로 레스토랑의 청소 일을 6개월 정도 하고, 한국에 가서 8개월(인가?) 있다가 다시 오스트리아에 와서 청소를 하면서 인맥을 쌓은 레스토랑에 다시 취직을 했었습니다.

 

청소에서 주방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말이죠.^^ 외국인이 레스토랑 주방에 취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때 알았습니다.

 

인맥이 아니었음 절대 들어 가 보지 못했을 레스토랑 주방이죠.^^

 

주방은 주 15시간정도 수준이고, 나라에서 정한 시간제 근무에 해당하는지라 “연금보험”이 납부 되는 줄 알았었는데...

 

레스토랑에서 자기네 지출(세금)을 아끼려는 수작으로 저를 연금보험을 안 내는 “임시직”으로 등록을 해서 남편이 한바탕 난리를 떨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일정한 금액(예를 들어 400유로)이하의 월급을 받게 되면, “임시직”으로 업주가 부담해야하는 세금이 없습니다만, 400유로이상이 되면 “시간제”업주가 직원의 연금보험, 건강보험등등을 납부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직원의 월급이 410유로면 “시간제“직원이 되고, 연금보험, 실업보험, 건강보험등을 업주가 내야하니, 저를 “임시직”으로 등록을 했던지라, 보험이 아예 적용이 안됐었죠.

 

 

“보기도 아까운 내 마눌 일 시키는 이유가 연금보험 때문인데 그것이 안 되어 있다니..”

남편이 훌러덩 뒤집어질만 했습니다.

 

내가 돈이 필요하지 않아서 주 20시간정도 일한다고 생각하는 동료의 말은 어느 정도 맞습니다.

 

처음에는 마눌이 코딱지만큼 벌어도 어느 정도의 금액은 생활비로 지출해주기를 바랬던 남편이었는데, 임시로 시집에서 살고 있는 지금은 남편이 시부모님께 내는 월세가 소소한지라 마눌에게 따로 일정한 금액을 “생활비로 지출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눌은 매달 생활비로 지출한 금액을 남편에게 환불받고 있죠.

이래저래 돈 쓸 일이 많지 않아서 매달 월급은 차곡차곡 마눌의 통장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 30시간 정도로 근무를 늘이는 것도 괜찮을 거 같기는 한데, 나중에 내가 퇴직의사를 밝혔을 때, 요양원에 조금이라도 타격을 덜 주기 위해서 주 20시간은 한동안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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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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