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두브로브닉의 숙소주인에게 들었던 정보중 가장 유익했던 것은 바로 교통에 관한 것.

 

- 버스에서 기사에게 사면 15쿠나지만, 타기 전에 미리 표를 사면 12쿠나.

- 티켓은 1회용이 아닌 1시간짜리.

- “Pile 필레“라고 써진 버스는 다 구시가를 통과한다.

 

 

 

우리가 숙소를 떠나 구시가로 가는 길에 제일 먼저 한일은 바로 버스표 사기.

숙소 주인의 말대로 버스정거장의 티켓판매소에서 표를 사니 12쿠나.

 

티켓을 미리사니 3쿠나 절약도 됐지만,

두브로브닉 구시가 사진이 있는 티켓이라 기념품도 됩니다.

 

 

 

버스 정거장 근처에 있는 티켓 오피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늦은 시간은 문을 닫아서 기사아저씨한테 3쿠나를 더한 15쿠나 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었지만, 시내에 있는 티켓 오피스는 늦은 밤까지 티켓을 판매합니다.

 

유로를 내는 관광객이 꽤 있는지, “유로는 안 받는다.”는 안내를 붙여놨습니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업소들은 유로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크로아티아의 버스표는 유로로 살수 없습니다.^^

 

 

 

집주인의 말대로 모든 버스는 다 시내(pile필레)로 통합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여러 방향으로 나가는 버스를 타고 버스투어를 할 수도 있습니다.

 

두브로브닉의 버스표는 1시간용이니 1회 이상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시도해봤습니다.

 

구시가 구경을 한 다음 날은 시내로 들어오면서 사용한 티켓을 이용해서 “Babin kuk 바빈쿡”이란 곳으로 갔었습니다.

 

이쪽은 오는 버스들도 많고, 나중에 보니 이곳에 캠핑장이 있더라구요.

굳이 숙소를 잡을 필요 없이 이곳의 캠핑장에 머물러도 나쁘지 않았겠다 싶습니다.

 

바빈쿡으로 오는 버스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가는지라 오히려 교통편이 더 좋은 지역입니다.

 

우리는 티켓의 시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시내로 돌아가야 하는지라, 버스를 타고 오가는 정도의 관광을 했지만, 다음번에는 구시가보다는 바비쿡의 이곳 저곳을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모든 관광객이 그렇듯이 숙소를 나오면 다시 숙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가 시내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일은 우리 “숙소로 가는 버스는 몇 시에 막차가 있나?“ 확인하는 일이였습니다.

 

야경이 볼만한 두브로브닉에 왔으니 되도록 오래 머물 생각으로 말이죠.

 

우리 숙소 방향으로 가는 3번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가 오는 단점은 있지만,

10시경까지는 30분에 한 대가 있고, 그 이후로도 자정까지 버스가 있습니다.

 

 

 

구시가에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

이곳에서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개와 버스에 오르려던 관광객에게 버스 기사아저씨가 역정은 내시면서 얼른 내리라고 합니다. 관광객들이 (말을 못 알아들어서) 영문을 몰라 하니 아저씨가 운전석 밖으로 나와서는 버스에 붙어있는 것을 손가락질 합니다.

 

두브로브닉의 버스에 개는 입장불가입니다.

그러니 기사아저씨가 방방뜨신거죠.

 

옆에서 이 광경을 보는데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버스를 못 타게 하면 도대체 어떻게 그들의 숙소로 어떻게 가라는 것인지!

 

“남편, 개를 데리고 버스를 못타면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해?”

“걸어가던가 택시를 타야겠지!”

 

두브로브닉의 버스에는 아랫것들이 불가합니다.

음식물 반입, 개 출입, 수영복 입장.

 

유럽에서는 대형 개, 전차도 탈수있고, 캠핑장에서도 소아요금을 내는 손님인데..

두브로브닉에서만은 박대를 받습니다.

 

크로아티아 해변 중에도 개의 출입을 금하는 곳들이 꽤 있습니다.

반려견과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미리 알고 가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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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28 00:00

 

 

사람은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 수명대로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각자에게 주어진 오늘에 충실하면 되는 거죠.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 주어진 수명은 참 불평등한 거 같습니다.

 

우리 요양원에는 이제 100세를 코앞에 둔 어르신이 꽤 계십니다.

그 외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80대 중반이시죠.

 

“무병장수”라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인줄 알았습니다.

 

병 없이 100세까지 산다고 해도 몸의 기능은 제 기능을 못해, 약에 의존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이 힘드신 분들이 오늘날 100세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현실입니다.

 

치매를 앓으시는 분들은 정신이 외출한 채로 내 삶인지 낢의 삶인지 모를 하루하루를 사시고, 제정신이신 분들은 여기저기의 통증 때문에 약을 달고 사시죠.

 

우리가 원하는 “무병장수“는 꿈입니다.

우리 몸의 장기들을 100년씩이나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거든요.

 

제가 어르신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비교는 이겁니다.

 

“어르신, 차도 10년 타고 나면 부품의 여기저기 손 봐야하고, 고쳐가면서도 한 30년 타면 정말 기적이라고 하는데.. 어르신은 90년이 넘도록 안에 부품 (장기) 교환 없이 사용하셨으니 여기저기 아프신 건 당연하신거에요.”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역이라고 하시는 어르신께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어르신, 아무리 그래도 우리 삶에 오늘은 딱 하루뿐 이예요. 오늘도 즐겁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말을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더 살고 싶고, 잡고 싶은 하루였는데,

누군가는 죽고 싶은데 억지로 살고 있는 그런 하루죠.“

 

얼마 전에는 저를 천사라 하시는 할매가 저에게 짜증을 내셨습니다.

 

98세이신데 아직 틀니가 아닌 당신 치아로 식사를 하시지만,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으신 분이신지라, 직원들한테 짜증을 자주 내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저에게는 안 그러셨는데...

 

어느 날 아침 그 방에 들어가서 어르신께 씻으러 가시자고 일어나시라고 하니,

나에게 날아온 가시 돋친 한마디.

 

“당신은 내가 69살로 보여요? 난 98살이라고요!”

“알죠. 그러니 도움이 필요하셔서 제가 왔잖아요.”

“.....”

 

일어나서 씻으러 화장실에 가자고 하니 짜증이 나셨던 모양입니다.

그런 상황이니 당신이 천사라 하시던 저에게 그러신 것이겠죠.

 

화장실로 모셔서 씻겨드리고 있는데 할매가 한마디 하셨습니다.

 

“내가 요즘은 수건으로 목을 매고 죽고 싶다니깐!”

 

당시는 할매가 나에게 짜증을 내신 것이 미안하셔서 하신 행동인줄 알았는데..

생각 해 보니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당신의 삶에 지치셨나봅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내 눈에 장수는 축복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죽지 못해 사는 하루하루 일뿐이죠.

 

인간의 삶이, 수명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듭니다.

 

왜 어떤 이는 100살까지 죽고 싶어도 억지로 살아가야 하고,

왜 어떤 이는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어린나이에 생을 달리 해야 하는 것인지..

 

예전에야 불치병이 많아서 환갑까지 사는 것도 감사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환갑은 노년기로 접어드는 단계일 뿐이죠.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적어도 환갑까지는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서 몸 관리, 건강관리 잘하면 더 오래 더 살수도 있고!

 

 

거리의 소아암 포스터. 라라는 소아암 환자입니다.^^;

 

갖고 태어난 수명대로 사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치료가 되지 않는 암에 걸려서 하늘나라로 가는 건 도대체 어떤 삶을 부여받았기에 그렇게 짧은 생을 살아야 하는지!

 

그런 아이들에게 누군가의 살기 싫어도 억지로 사는 삶에서 시간을 조금 나눠준다면...

더 공평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부모가 해주는 것에 의존하다가 하늘나라로 가는 꼬마천사들.

 

그런 아이들은 도대체 어떤 생을 부여받았기에 이 땅에 그렇게 잠시 왔다 가는 것이고, 그 아이의 부모는 도대체 전생에 어떤 죄를 지었길레 이번 생에 자식을 가슴에 묻는 천형을 받은 것인지..

 

요양원,

하늘가는 길 위에 사시는 분들의 삶을 보면 너무 긴 삶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온전한 정신으로, 자신이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건강하게 사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의 마지막이면 참 좋을 텐데...

 

제 정신 잃고, 타인의 손의 의해서 이어지는 수명으로, 혹은 너무 아파서 죽고 싶고, 더 이상 살아갈 의지도 없는데 이어지는 의미 없는 나날은 아깝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주어진 삶을 끝까지 행복하게 살다 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누군가는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한 하루인데..

누군가는 죽지 못해서 허비하는 하루의 시간입니다.

 

인간에게 불평등한 것은 많은 거 같습니다.

가진 자과 갖지 못한 자는 돈뿐 아니라 수명 또한 포함이 되니 말이죠.

 

요 며칠 새 5살도 안된 아이들의 사망사고를 많이 봅니다.

이 땅에 와서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가는 그 아이들을 보다보니 마음이 짠합니다.

 

너무 길어서 살기 지루한, 혹은 죽고 싶은데 억지로 살고 있는 누군가의 삶에서 한 20년쯤 잘라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명의 평등화는 없나?

 

참 별의별 생각을 다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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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28 00:00

 

 

빵이 주식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요즘은 잘 안 먹는 빵이지만,

한국에 살 때는 저도 빵을 곧잘 먹었습니다.

 

제가 명동에 갈 때마다 잘 사먹던 빵은 롯데백화점.

블랑젤리라는 제과점의 모카빵.

 

백화점에 입주한 제과점이라고 해도 빵 값이 그리 비싸지는 않았었습니다.

오래전 내가 한국에 살 때는 말이죠.^^

 

요즘도 빵을 먹기는 합니다.

오븐에서 금방 구워 나온 빵을 본다거나, 세일해서 가격이 탐 날 때!

 

물론 이렇게 사온 빵도 내가 다 먹는 것이 아니라, 일단 남편에게 물어보고 사죠.

남편도 먹는다고 해야 빨리 해치울 수 있으니 말이죠.

 

이런 저런 이유로 내가 사온 빵들은 결국 제가 다 해치우기는 합니다.

먹고싶어서가 아니라 빨리 처리해야하는 개념으로 먹지만 말이죠.

 

 

 

내가 산 것도 아닌데 내가 먹어야 하는 빵들도 종종 생깁니다.

주말에 왔다가 간 시누이가 놓고 간 검은 빵.

 

시누이는 건강을 생각해서인지 “유기농”식품들을 주로 삽니다.

고로, 가격 면에서 비싸다는 이야기죠.

 

시누이가 깜빡하고 놓고가는 종류들은 꽤 있습니다.

커피에 타서 먹는 우유라던가, 빵이라던가, 개봉 해 놓은 주스도 있구요.

 

처음에는 몇 주 후에 시누이가 올 때까지 손도 안대고 나뒀었는데.. 찬장에 나두고 간 검은 빵을 몇 주후 와서 돌덩이가 된 것을 발견했던 시누이가 날린 한 마리.

 

“내가 혹시 깜빡하고 정리하지 않는 것들은 그냥 먹어.”

 

내가 먼저 먹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시누이가 먹어치우라고 하니 꼭 그래야 할 거 같습니다.^^;

 

그때부터 시누이가 남기고간 우유, 주스는 남편이 마셔치우고,

빵 같은 것도 미리 발견하면 남편의 도시락으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시누이가 나두고 간 빵을 보니 이것도 먹어치워야 하는데..

잠시 고민을 하다가 내가 가진 것이 뭔가 냉장고를 열어봤습니다.

 

 

 

내가 가진 것들을 모아보니 왠지 맛이 짐작되는 음식이 될 거 같습니다.

 

볶아놓은 신 김치, 치즈와 시누이가 남겨놓고 간 검은 빵.

 

이렇게 저의 퓨전요리는 탄생했습니다.

이름하여 볶음김치 치즈구이빵.

 

 

 

빵 위에 볶음김치와 치즈를 올리는 것도 약간의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빵 위에 바로김치를 놓으면 김칫물이 빵에 스며들어 빵이 젖게 되죠.

 

재료가 빵에 들어가는 걸 막으려고 사용하는 것이 바로 버터인데..

난 버터를 별로 안 좋아하니 다른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각 해 낸 방법이 빵위에 치즈 깔고, 볶음 김치 놓고 그 위에 치즈.

빵을 안 젖게 할 목적으로 치즈를 위 아래로 올렸는데, 나름 괜찮은 맛의 조합입니다.

 

 

 

제 치즈 빵의 특징은 바삭한 과자 같은 맛입니다.

오븐에서 치즈가 흘러내리고도 한참을 굽습니다.

 

치즈는 처음에는 흘러내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면서 바삭해집니다.

이런 상태로 꺼내면 과자같은 치즈빵이 완성되죠.

 

이걸 구운날 퇴근하는 남편의 한마디를 들어야 했습니다.

 

“뭘 한거야? 냄새가 장난이 아니야~”

 

김치 안 먹는 사람에게 집안에서 풍기는 김치냄새는 사실 쫌 그렇습니다.^^;

냄새난다고 구박하는 남편에게 빵 두조각을 얼른 가져다 바쳤습니다.

 

“이거 뭐야? 이거 하느라 집안에 냄새가 진동 한거야?”

“시끄럽고, 일단 먹어봐!”

 

짭짤한 치즈에 볶음김치까지 들어가서 짭짤한 맛이 남편 입맛이죠.

 

치즈를 올려서 구워놓으니 김치 특유의 맛이 치즈와 섞여 김치 맛을 잡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시누이가 남긴 빵을 처리할 목적으로 시작했던 볶음김치 치즈구이는 그후로 계속 진화를 했습니다.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빵들은 전부 치즈구이 빵으로 승화시켜 먹습니다.^^

 

빵 위에 올리는 것들도 날이 갈수록 다채로워집니다.

(사실은 빨리 해치워야할 재료들이 다 올라갑니다.^^;)

 

양송이 버섯이 보이면 할 빵 위에 치즈, 볶음김치와 함께 양송이도 올립니다. 물이 나오는 재료들은 치즈 아래보다는 치즈위에 올려야 물이 빵으로 스며드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치즈가 녹아내린 상태입니다.

 

이렇게 먹으면 피자같이 먹을 때 치즈가 늘어지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지만..

이 정도에서 먹으면 사실 “치즈구이”는 아니죠.

 

 

 

제가 만드는 볶음김치 치즈구이의 비주얼입니다.

치즈가 흘러내리는 시간을 조금 지나가줘야 제대로 맛이 나죠.

 

치즈가 갈색을 띄면서 빵이 전체적으로 바삭한 상태가 되어야 진정한 치즈구이가 되죠.

 

마눌이 이 빵을 개발(?)한 이후로 남편은 퇴근 후 종종 마눌의 요리 접시를 받습니다.

남편 입맛에도 이것이 잘 맞는지, 매번 마눌의 접시를 싹 비우곤 합니다.

 

우리부부가 술을 잘 안 마셔서 집안에 맥주가 없기는 한데, 생각 해 보니 짭짤하고 마늘바게트처럼 아삭한 과자 같은지라 맥주안주로도 딱일거 같기는 합니다.

 

다음번에 우리 집에 맥주 마시는 손님들이 혹시나 오게 되면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이곳에 “맥주 안주“라는 개념이 없기는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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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27 00:00

 

 

컴맹인 아낙이 여기저기서 보고, 읽고 하면서 드디어 동영상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찍은 동영상 잘라내고, 자막넣고, 무료음원 넣은것이 전부이지만..

내가 처음 해낸 일인지라 혼자서 무지하게 뿌듯한 저녁을 보냈던 날입니다.^^

 

앞으로 조금씩 발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여러분과 저의 퇴근길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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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26 00:00

 

 

시아버지는 말씀 하시는 걸 좋아하십니다.

여자인 시어머니보다 말씀이 더 많으시죠.

 

모르겠습니다.

연세가 드시면서 여성호르몬의 분비로 이렇게 변하신 것인지..

아님 원래 젊을 때도 이런 성향이셨는지!

 

저는 시어머니보다 시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이 더 깁니다.

장보러 가다가 마당에서 시아버지를 만났다?

 

“시간지연 30분에 당첨되셨습니다.!!!”

 

마당에 서서 시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있어야 합니다. 며느리가 간다고 발걸음을 떼는데도, 계속 말씀하시니 도대체 언제쯤 시아버지의 말씀을 끊어야 하나.. 고민스러울 때도 있죠.

 

시아버지는 언쟁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니, 좋아하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의견과 다르면 투쟁을 하시는 거죠.

 

얼마 전에는 저도 밥상 위의 그 전쟁에 참여할 뻔 했었습니다.

 

자! 그 이야기 속으로...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것이 요양보호사

 

인력 미달직업군이라 나라에서는 무료교육에 직업훈련 기간 동안 생활비도 지원하지만..

실제로 직업교육을 끝나고 요양원으로 일하러 오는 사람들은 많이 않습니다.

 

남의 살 냄새를 맡으면서 일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겨울에는 조금 덜하지만 여름에는 땀 냄새에 서양인 특유의 체취 때문에 조금 역할 때도 있습니다. 거기에 이방 저 방을 다니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궁디를 닦아드리면서 맡는 떵냄새는 보너스!!

 

“벽에 떵칠 한다는 치매.” 우리 병동에도 특이한 재료(떵?)로 벽이며, 화장실 안 가리고 그림을 그리시는 화가 몇 분이 계십니다.

 

그려놓은 (떵) 그림을 많이 본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정신이 외출하신 어르신은 당신 손에 묻은 걸 닦으려는 목적으로 그러시는 겁니다. 일단 손에 혹은 몸에 묻었으니 얼른 닦아내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입니다.

 

당신들이 다른 사람들을 골탕 먹이려고 그러시는 건 절대 아니랍니다.^^

(작정하고 골탕먹이려고 그러시는 분도 있기는 합니다.^^;)

 

남편은 밥 먹을 때 입 다물고 얼른 자기 접시를 해치우면 벌떡 일어나는 타입입니다.

 

마눌 앞에서는 잔소리도 늘어지고, 재롱도 떨고 할 거 다하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무뚝뚝!

 

식탁 위에서 시부모님과 시누이가 말을 주고받아도 자기에게 오는 질문이 아니면 끼지도 않고,  자기에게 질문이 와도 “네, 아니요”로 짤막하게 대답할 뿐이죠.

 

 

지난 크리스마스때 모였던 식구들

 

얼마 전에 시누이가 올케의 직업인 “요양보호사”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새 유난히 미달인력으로 고생하고 있는 직업군이죠.

 

요양보호사는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2년 받아야 가능한 직업인지라, 지금 미달인력이라고 해도 급하게 채울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걸려야 채워질 수 있는 부분이죠.

 

그래서 우리 요양원 직원들에게 “실습생은 우리의 미래 동료들이니 친절하게 대해서 교육이 끝나면 이곳에 남게 해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갈구지 말고 잘 가르치라는 이야기죠.

 

밥 먹다가 인지, 식사 후 게임을 하다가 인지, 시누이가 요양보호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니 요양보호사가 요새 많이 부족한가봐.”

 

내가 일하는 계통이니 내가 대답해야하는 거죠.

 

“우리 요양원에도 직원이 부족해서 어르신들 다 씻겨드리지 못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아랫동네)만 씻겨드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시누이와 올케가 주고받는 대화에 시아버지가 갑자기 들어오십니다.

 

“요새 인력이 안 딸리는 직업이 어디 있어. 판매직원도 딸리더만.”

 

이쯤되니 딸내미가 아빠의 말을 자릅니다. 딸과 아빠의 전쟁이 시작됐죠.

 

“아빠, 요양보호사는 그런 종류의 직업과 달라.”

“직업이 다 같지 뭐가 달라?”

“요양보호사는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받는다고!”

“판매사원은 안 받냐? 다른 직업도 다 3년 동안 직업교육 받아.”

“요양보호사는 그런 것과는 다른 직업교육이라고!”

“직업교육이 다 똑같지 뭐!”

 

이쯤 되니 며느리가 끼어들었습니다.

 

“아빠, 판매사원은 교육을 받지 않아도 할 수 있지만, 요양보호사는 교육 없이는 불가능해요.”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냐? 어떻게 교육 없이 판매사원을 해? 3년 동안 직업교육 받아야 한다.”

 

아빠는 “우물 안 개구리“

오스트리아의 직업교육만 생각하시죠.

 

오스트리아는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진학률30%이하)을 가던가,

중학교 졸업 후에 레링(견습공)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서 판매사원이 되고 싶으면 회사를 하나 찾아갑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보는 슈퍼마켓인 Spar슈파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슈파에서도 여러 직업군의 견습공을 구합니다.

제과 부분, 육류 부분, 야채 부분, 사무직 부분, 진열대 부분 등등등.

 

슈퍼마켓의 제과 부분에 들어갔다고 해서 제과를 배우는 건 아니고 제과 판매를 배우는 거죠. 슈파에서 3년 동안 견습 생활을 하면서 저렴한 일꾼으로 일하면서 제과 판매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배웁니다.

 

우리말에도 있는 속담이죠.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우리나라도 경제가 어려운 70년대는 가난한 집에서는 중학교 졸업하면 자식들을 보내곤 했었습니다. 미용실이나 의상실 같은데 가서 시다(견습공)로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라고 말이죠.

 

유럽의 직업교육이 우리나라 예전의 그런 식의 기술교육입니다.

 

대부분의 기술(기능)직은 3년 동안 어느 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일주일에 하루 학교에 가서 이론을 배우는 거죠. 그렇게 3년을 마치고 나면 시험을 보고 전문 직업인으로 태어납니다.

 

우리나라는 미용사가 되고 싶으면 미용학원가서 배워서 미용시험을 보면 바로 미용실을 차릴 수 있지만, 여기는 미용사가 되고 싶으면 15살(늦어도 20살 이전)에 미용실에 들어가서 3년 동안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청소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배운 후에 3년이 지나면 미용사 자격시험을 보고 미용사가 되는 거죠.

 

거의 모든 직업군이 이런 시스템이니 아빠는 3년 교육은 어느 직업이나 받는 것이고, 판매직원도 마찬가지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며느리가 판매는 교육이 필요 없다니 팔짝 뛰실 일이죠.

 

저도 한국에서 판매 알바를 많이 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판매직은 지금은 모르겠지만, 제가 알바할때만 해도 아무런 교육없이 어떤 제품인지 대충 설명만 듣고는  물건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교육시스템은 전혀 모르시는 아빠는 당신이 옳다 믿으시니 목소리가 높아지십니다. 당신이 보기에는 요양보호사도 다른 직업군과 같이 직업교육을 받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이쯤에서 며느리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빠로 말씀드리자면 법대 나온 시누이랑 논쟁을 하셔도 절대 지지 않으십니다.

 

법대 대학원 졸업에 현재 법조계에 종사하고 있는 시누이가 법적으로든 시사 쪽으로든 더 많이 아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당신이 옳다 믿으시면 끝까지 당신의 주장을 펼치시고 나중에는 소리까지 지르시죠.^^;

 

그래서 가끔 성격을 꼭 빼다 박은 부녀가 얼굴이 벌게지도록 토론 아닌 토론을 할 때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부녀거든요.^^;)

 

거기에 며느리가 끼면 앞으로의 삶이 힘들어지니 꼬리를 내려야 하는 거죠.

 

며느리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으니 대화는 종료가 됐지만, 아빠는 며느리가 하는 일이 “아무나 직업교육을 받으면 할 수 있는 판매사원”정도의 그저 그런 직업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섭섭했습니다.

 

직업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인간에 대한 사랑이나 사명감이 없으면 못하는 일인데...

 

며느리가 얼마나 힘든 공부를 했는지 아신다면, 며느리가 실제로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아신다면, 시누이가 며느리에게 했던 말의 의미를 아셨을 텐데..

 

당신에게는 며느리가 그저 그런 일을 하는 여러 직업 중에 하나로 생각하신 것인지...

아님 며느리를 섭섭하게 하시려고 작정하시고 그런 것인지...

 

나의 판정패로 끝난 우리 집 밥상 위의 논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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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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