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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오스트리아에서 유행하는 감기 한번 걸려보니..

by 프라우지니 201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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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일년에 한 두번 감기를 앓습니다.

그때마다 짧으면 1주, 길면 2주 동안 병가를 내고 집에서 있는 답니다.

 

제 직장동료들도 “기침을 좀 한다?”하는 느낌을 준다 싶으면 어김없이 감기로 병가에 들어갑니다.

1~2주 혹은 3주동안!

감기걸려서 병가까지 내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에 대한 제 생각은.. “면역력이 약한거야?"였습니다.

 

나보다 더 덩치도 크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이 연약한 몸매의(정말?) 나도 안 걸리는 감기를 일년에 한 두차례씩이나 걸려서 회사에 결근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정말 저는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감기가 걸린적은 없었거든요.

그랬는데, 제가 이번에 남편한테 감기가 옮아서 그 감기를 체험했습니다.

 

보통 감기에 걸리면 남편은 처음 하루 이틀은 침대에 누워서 꼼짝 안 합니다.

그 이후에도 집안에 살면서 코 풀어댄 휴지를 여기저기  흘려놓고 다니구요.

“뭐시여? 병균 드글거리는 코푼 휴지를 이렇게 동네방네 널어놓으면 어쩌누?”하면서 잔소리를 해 보지만,

안 아픈 마눌이 일일이 다니면서 병균휴지를 주어다 휴지통에 넣어야 하는거죠!

 

-저는 평소에 이런 감기 걸려서 하는 행동이 쪼매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때는 감기걸렸다고 학교에 안나온 친구는 별로 없었거든요.

감기가 심하게 걸려도 콧물이 쪼매 많이 흐르고, 재채기하는 정도인데, 학교나 회사에 안 나가는건 조금 심한거 같기도 했구요. -

 

남편은 보통 감기에 한번 걸리면 마눌이 자기 근처에 못 오도록 단속을 합니다.

마눌은 이런 행동을 이해 못했던거죠!

감기 걸렸다고 나한테 감기 옮길까봐 냉정하게 대하는 남편을..

 

그런데 이번에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왠일인지 이번에는 남편이 내옆에 자주 오더라구요. 감기가 걸린 상태에서.

옆에 앉아서 TV도 보고, 잘 때 등도 긁어달라고 하고..

 

그런가 싶더니만, 어느날 내 목소리가 쪼매씩 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일 하는데, 평소에 내 목소리가 아닌 약간 쉰 목소리가 나오더라구요.

퇴근하면서 농담처럼 “나 감기 걸린거 같거든. 낼부터 병가내고 쉴꺼야!”했는데..

 

정말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려고 보니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두통까지 너무 심하더라구요.

일단은 출근시간인 7시에 모자 뒤집어 쓰고, 아래(우리회사는 우리집 아래층)에 내려가서 동료들을 얼굴을 쳐다보니..

다들 “알았어~ 쉬어!”하는 눈빛입니다.

 

그렇게 저는 2일 동안 침대에서 잠만 잤습니다.

어지럽고 두통이 너무 심해서 일어나기도 버겁고, 뭘 먹을 생각도 없고..

남편은 열심히 허브차를 갖다주고, 끼니때가 되면 안 먹는다고 해도 뭘 열심히 갖다주더라구요.

 

3일째 되는 날에는 두통, 현기증은 없어져서 일어나서 집안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김치 칼국수도 끓여서 먹고 했는데...

이 날 오후에는 왠일인지 열이 39,25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누워서 자는 나는 모르겠는데, 몇 시간동안 계속해서 나를 체크한 남편은 여기저기에 전화를 하더라구요.

“마눌이 열이 39도가 넘었는데,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하느라고...

차가운 수건을 열심히 마눌이 이마에 올려주고, 시시때때로 열체크를 한 남편이 어느 순간이 되니 안심이 되는 모양입니다.

온도가 37도로 내려갔거든요.

 

그리고 2일동안 열심히 기침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의 감기는 이렇게 다 나았습니다.

나중에 신문을 보니 오스트리아 전역에 이 감기에 걸려서 병가를 낸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걸렸던 이 감기는 Grippe그리페 라고 불리는 종류입니다.

 

사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Grippe (1) 유행성 감기 (2) Virusgrippe 바이러스 독감

의료보험조합에 건강검진 갔다가 그리페와 일반 감기에 다른 점이 뭐냐고 물어보니..

그리페는 높은 열을 동반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외에는 거의 동일한 징후가 나타나구요.

 

평소에 감기 걸려서 병가 내는 남편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제가 이번에 아파보니 이 그리페가 정말 병가까지 내야하는 종류가 맞더라구요.

 

그리고 앞으로는 남편이 감기걸리면 정말 멀리 떨어져 있기로 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독한 감기는 처음이였고,

감기 걸려서 회사에 병가 낸 것도 처음이였고,

열이 39도가 넘는 것도 처음이였습니다.

 

한번은 얼떨결에 걸려서 고생했지만,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예방할 예정입니다.^^

오스트리아에 오시면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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