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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노사관계,신문배달 해주시는 사장님!

by 프라우지니 201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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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회사 사장님 성함은 “군터”입니다.  그리고...아무도 “사장님”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직원들끼리 얘기 할 때는 “군터” 혹은 “세프Chef(사장)”라고 하지만, 실제로 사장님을 부르는 호칭은 영어 Mr미스터에 해당하는 독일어 Herr헤르 XXX(사장님 성)입니다.

보통 동료랑 대화 할 때는 “군터가 너보고 이거 하 래!”내지는 “군터 출근했어?"등등

한국에서 생각 할 때는 사장님은 하늘같은 존재인데, 이곳에서는 함께 일하는 동료정도입니다.

틀린 것이 있다면 나보다 직급이 쪼매 더 높다고 생각하는 거?

 

울 사장님은 벌써 1년째 매일 아침 저에게 신문배달을 해주십니다.

“내가 보는 신문인데, 항상 2부씩 오더라구요.  신문배급소에 전화를 했는데도 변함없이 항상 두부씩 넣어주는데, 한 부는 Frau프라우 신(제 성이죠!)이 보도록 해요!”하면서 어느 날 아침에 저에게 주신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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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겠죠!

사장님 집에 신문이 2부 아니라 200부가 공짜로 와도 그냥 버렸으면 버렸지 매일아침 정성스럽게 회사 직원한테 갖다 주실

사장님은 안 계실거 같습니다.(아닌가?계시려나?)

 

내가 자리에 없으면 제 책상위에 신문을 올려놓고 가십니다.

가끔씩 사장님은 직원들한테 아주 썰렁한 농담도 하십니다. (근디.. 직원들이 별로 안 받아준다는..)

분명히 우리에게 월급을 주고, 우리를 채용하신 사장님인데..

직원들이 사장님을 대하는 건 “약간 껄끄러운 동료직원”취급입니다.

 

회사에서 회식이라도 하게 되면 서로 “니가 군터옆에 앉아!”하면서 피하기 일쑤이고!

(덕분에 사장님 옆자리는 항상 내차지입니다. 인간들이 서로 뭉쳐서 앉는 통에..^^;)

 

제가 이 회사에 취직한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사장님에 저에게 주말에 시간이 있으면 집에서 파티준비를 하는데,

도와 줄 수 있냐고 하더라구요.

마침 그 주말은 우리가 시댁에 안 가는 때여서 흔쾌히 가겠다고 했습니다.

(사장님이 도와달라는데, 일이 있어도 가야하는 것이 한국인이죠! 저도 한국인입니다.^^)

 

그래서 아침 11시부터 저녁12시까정 파티 음식준비로.. 뷔페식으로 준비한 음식들 채우느라..

먹고난 접시 치우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웃겼던 것은 그날은 사모님의 생일파티여서 대략 100여명이 초대되어서 온 거 같았는데..

그날의 주인공은 사모님이 아닌 저였답니다.

울 사장님 파티에 오는 사람들마다 나한테 데리고 오셔서는 인사 시킵니다.

“우리 회사에 새로 들어온 프라우 신인디.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내가 아주 만족스럽다니깐..” 하면서 나를 파티에 온 모든 사람들한테 인사시켰습니다.  (이거 내 생일파티가 아닌디.. 날 소개하는 파티인감???)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자정경에 집으로 왔죠!

저 월욜날 아침에 하얀 봉투 받았습니다.  그 안에 110유로가 들어 있더라구요. 시간당 9유로로 계산한거 같더라구요.

내가 회사에서 받는 시간당 시급으로 내가 일한 시간을 계산한거죠!

한국 같으면 사장님 댁에 일이 있음 무료봉사 해야 하는 거죠!  사장이 부르는데, 어딘들 못가리오~

 

여기 사장님은 내 직원이지만, 내가 따로 불러서 일을 시켰다면 따로 계산해주는 모양입니다.

(아닌가? 울 사장님만 그런가??)

 

어느 날 인가는 아침에 출근한 사무실 직원(남자)이 사장님이랑 무슨 얘기를 하다가..

"Bist bu närrisch?""너 미쳤냐?“해서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 양반 한 25년 정도 근무하셨는데.. 25년 아니라 250년을 근무해도 그렇지..

나이도 울 사장님은 환갑 훌러덩 지난 양반인데, 아직 50대도 안된 직원이 사장한테,

그것도 아침에 출근해서 말 몇 마디 주고 받다가 너 미쳤냐니요?

이거 이거 한국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죠!!

사장한테 “너 미쳤냐”하다가 짤릴수도 있는 문제인거죠!

 

그래서 그런가? 사무실 사장님 자리 옆에 이런 푯말이 있습니다.  “Ich Chef, du nix 나는 사장이고, 넌 아니야!”

가끔씩 누가 사장인지 잊는 직원에게 하는 경고 같았습니다.(내 생각에^^;)

 

저는 동료들이랑 말할때는 “군터”라고 하지만, 실제로 사장님에게 이름을 부르지는 않습니다.

그냥 Herr헤르 XXX하고 말하지요!  울 사장님도 절 Frau 프라우 신이라고 부르십니다.

그리고 절대 반말 하지 않으십니다.

보통 du두(너)는 친한 동료나 가족들(시부모도 du로 칭합니다.)한테만 해당되는 말이고,

Sie(당신)은 내가 처음 보는 사람, 일적으로 거리를 둬야 하는 사람등등에 쓰이는 말입니다.

 

사장님이면 완전 신참인 저에게 Du라고 부르실 만도 한데, 항상 Sie로 부르십니다.

한국어로 따지자면, “신씨아줌마!” 가 아닌“ 신 여사”가 되는거죠!

(한국어로 해보니 쪼매 웃긴다는..“신여사! 우리 한곳 땡길까요???ㅋㅋㅋ)

 

 

오늘도 사장님은 잊지 않고 내 신문을 챙겨오십니다.

“다른 신문들은 화장실(스포츠 신문등)용입니다. 이 신문에 그래도 볼만한데, 신문 읽으시죠?”

이렇게 물어 오시면, 전 속으로 대답합니다.  "사장님, 전 화장실용 신문 읽을 수준인디...^^;“

 

사실은 사장님에 저에게 주시는 신문은 경제지입니다.

한국에서도 “내외경제신문” 이런거 절대 안 읽는 내가 일상회화도 버거운 독일어실력으로 경제지를 읽기에는 참 버거운거죠!

그래서 남편한테 갖다줍니다.^^  전 처음에 사장님이 집에 있는 남편 갖다 주라고 주시는 줄 알았습니다.

(사장님과 남편은 같은 대학 출신이거든요. 그라츠 공대 석사출신 그래서 이름 앞에 DI(디플롬 엔지니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는..)

 

그런데 가끔씩 나에게도 신문을 읽냐고 물어 오시면.. “짤막한 기사들은 읽어요~”합니다. 정말 짤막한 기사는 읽거든요.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 사람들 대부분이 수돗물을 마신다는..

 

오스트리아에서 다른 직업교육을 받아서 직업전환을 하고 싶지만, 당분간은 이 회사에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나에게 너무도 친절하신 사장님이 계시고, 나를 너무도 좋아(정말?)해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말입니다.

 

아! 오스트리아 직장에도 왕따 있습니다. (물론 저는 아니지만^^)

다음에는 “오스트리아 직장 내 왕따”에 대해서 전해 드릴께요!

그때까정 기다려 주우~~~(언제나 쓸려고 기다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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