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요양원에서는 가족이나
친인척에게 연락을 합니다.
그 문제라는 것이 어르신이
필요한 물품인 경우도 있고,
그 외 건강에 관련된 병원
입원같은 문제일수도 있죠.
연락을 받은 가족들은
요양원에서 하는 요구에
응하지만, 연락할 가족이 없는
경우에는 후견인에게 연락을 하죠.
“후견인 제도”는
일가 친척이 없는 경우이거나,
가족이 있지만 연락을 끊어버려서
연락이 안될 경우에도 가능하죠.

후견인들은 자신이 후견 하는
고객에게 일종의 수수료를 받는데,
매달 고객의 수입중
20% 정도를 받는다고
나는 알고 있었는데,
이 포스팅을 하면서
인터넷 찬스를 이용해보니
“고객 소득의 5%,
10,000유로를 초과하는 경우
자산의 2%를 받는다”고 하네요.
이번에 우리 병동에서
R할배가 돌아가셨습니다.
R 할배는 살아 생전 가족들이
찾아온 적이 없었고,
후견인이 있으셨던 분이시라
돌아가신 후에 “후견인”에게
전화를 하니 “후견인은 고객의
사망 시점부터 효력이 없어진다.”는
답변을 해왔습니다.
가족의 연락처는 없지만
같은 동네 사람들이다 보니
동료 직원이 기억하고 있던
R할배의 옛날 주소가 있어서
그곳으로 경찰이 몇 번 찾아
갔었지만 거기에 사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고, 결국 장례 비용은
요양원이 속한 시에서
부담할 거 같다고 들었는데..
어제 같이 근무를 했던 직원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전에 자신의 집에 고장 난 곳이
있어서 수리공을 불렀었는데,
그때 R할배의 아들이 왔었고,
R할배의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죠.
(아무래도 동네가 작다보니
한 집 건너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R할배는 오랫동안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었으니
자식이 없으셨을 거라는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10명이나 된다고 했죠.
자식이 10명이나 되는데
요양원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방문하지 않는다니 아무리
개개인이 중요한 서구사회라고
해도 너무한다 싶었는데,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내가 뱉은 한마디는..
“나 같아도 안 오겠다.”
R할배는 당신의 손주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었었다고 합니다.
“손주”가 아닌 “손주들”인 것을
봐서는 할배는 여럿에게
그랬던 것 같고!
R할배에게는 첫번째 결혼해서
낳은 자식이 5명이 있고,
두번째 결혼에는 아이 다섯이 있는
여자를 만나 총 10명의 자식이
있었으니 많고 많았을
손주들이었을텐데..ㅠㅠ
그 사실을 안 R할매가
자신의 남편인 R할배랑
이혼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쯤에 할매는 돌아가셨고,
10명의 자식들도 아버지와
인연을 끊어버린거죠.
내 자식이 평생 악몽으로
기억할 일을 저지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는 자식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R할배의 자식들이 기억하는
아빠는 “내 자식에게 손을 댄
악마 같은 인간”이니
아예 연을 끊어버린 거죠.
R할배의 옆집에 살았었다는
또 다른 직원의 증언으로는
R할배는 인간이 아니라
악마라고 했죠.
당신의 손주들뿐아니라
동네 아이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서 그 당시에는 동네에
꽤 알려졌었다고 합니다.
R할배는 중증 치매셨지만
평소에도 자신을 간병하러
방에 들어온 요양보호사에게
침대로 가자고 손을 잡아 끌기도 하고,
20대 초반의 여자 실습생한테
60유로를 내밀며 침대로
가자고 은근히 추파를 던지시던
어르신이라 여자를 좋아하고,
거시기(?)를 좋아하셨던
분이신가부다 했었지만,
유아 성범죄자라니..ㅠㅠ
자신의 친손주를 성폭행한
인간말종은 뉴스에서만 봤었는데,
그런 인간이 내 옆에도 있었네요.
내 자식들의 어린시절을 피폐하게
만들어 버린 인간말종 아버지라
더이상 자식들이 상종을
안 하겠다고 하니 R할배는
하늘(은 못 가실 듯 하지만..)
나라 가실 때까지 요양원에서
면회 오는 사람 하나없이
외롭게 사셨던 거죠.
R할배는 치매 때문에 자신이
과거에 자식들에게
저지른 잘못들을 반성할
기회도 얻지 못했고,
더불어 자식들의 용서도
받지 못했습니다.
영화”리멤버; 기억의 살인자”도
비슷한 이야기였죠.
나치시절 자신이 했던 모든
범죄를 다 잊은 치매노인에게
그가 한 짓을 돌아볼 수 있게
했었던 피해자 노인.
이런 건 영화이니
가능한 모양입니다.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죠.
낳았다고 다
부모가 되는 건 아닌데,
자신의 돌보고 감싸줘야 하는
자식(손주)들을 상대로
아이들이 평생 잊지못할
범죄를 저지르는 건 해서도 안되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 인걸
몰랐던 것인지..
경찰이 계속해서
R할배의 주소를 방문하고 있고,
또 가족들을 추적할 테니
조만간 R할배의 자식들은
할배가 돌아가신 걸 알게 되겠지요.
할배의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합니다.
“사람의 탈을 쓴 인간말종이라
잘 죽었다고 생각을 할지,“
그래도 “불쌍한 사람”이라
동정을 하게 될지..
자신이 지은 죄값은 받는 것이 맞고,
자신의 저지른 악행의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사과를 하는 것이 맞는 일이
아닌가 싶은데,
R할배는 운 좋게 치매라는
질병 덕에 그가 이 세상에서
저질렀던 범죄를 인지하지
못하고 떠나갔습니다.
치매로 모든 기억을 다 잃은
상태라 끝까지 해맑게
요양보호사의 손을 잡고 다니셨던
R할배는 지금쯤 당신의
전생을 돌아보고 계실까요?
당신 때문에 아파하고
힘든 삶을 살아온 당신의
자식들의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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