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가정 주부가
전부 나 같지는 않을 텐데..
전 세일이라고 하면 완전 흥분합니다.
세일하는 물건이 있어서
슈퍼마켓을 가야하는데,
남편이 못 가게 막으면 큰일납니다.
우리 집에는 전쟁이 일어나죠.
아니, 전쟁보다는 마눌이 괴물이
된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나가야 하는데 못나가면
마눌은 얼굴이 벌개져서 소리 지르는
헐크로 변신을 하죠.
그래서 마눌이 장보러 나간다고 하면
남편도 안 말리는 편입니다.
슈퍼마켓에서는 매주 2번씩
새로운 세일 상품 전단지가 나오죠.
내가 노리는 것은
50% 할인되는 먹거리.
평소 정가에 팔릴 때는
거들떠보지 않던 것들도 50% 할인을 하면
눈여겨보다가, 나에게는 생소한 식품들도
사가지고 올 때도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고기류나 치즈가 50%
세일 할 때는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하죠.
매번 다양한 식품들이 50%세일을 하니
새로운 식품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한 세일 상품 장보기입니다.^^
슈퍼에서 만난 50%세일상품,
갈은 고기와 슬라이스 치즈.
냉동실에 불고기 양념을 해서
만들어 놓은 고기 패티가 넉넉해서
살까 말까 잠시 망설였지만,
고기 1kg을 반 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것은 아니니
그냥 덥석 잡고 말았죠.
그렇게 갈은 고기와 슬라이스 치즈를
사가지고 집에 와서 바로 작업 시작!
갈은 고기로는 불고기 패티를 만들 수도 있고,
볼로네제 소스를 만들 수도 있지만,
이번에 시도한 것은 불고기 양념이
아닌 일반적인 패티.
슬라이스 치즈도 넉넉하니
패티 속으로 넣어 보기.
고기에는 소금, 후추 듬뿍에
냄새 나지 말라고 생강 가루,
마늘 가루도 보이니 넣어주시고,
마당에서 파슬리도 따다가 왕창 썰어 넣고,
달걀 2개에 빵 가루 약간까지.
일반적인 햄버거 패티로 양념을 마치고는,
3가지 맛의 슬라이스 치즈를
골고루 섞어서 절단 해 놓기.
그렇게 치즈 3종이 들어간 햄버거 패티 완성.
약간 두툼하게 만들어서 햄버거가 아닌
함박스테이크 정도로 요리를 할까?
하는 마음에 만들어낸 거죠.
치즈 쏙 들어간 패티를 만든 날의
남편 점심은 당연하게 함박스테이크로!
고기 구워낸 팬에 양송이를
송송 썰어 넣은 후에 케첩, 간장에
설탕 약간 넣어서 소스를 만들어
위에 뿌려주니 끝~
맛있게 만들어서 남편에게
갖다바친 점심 한끼.
궁시렁 대마왕 남편은 점심을 먹은 후에
맛있다는 말 대신에 이 말을 했죠.
“왜 사이드로 브로콜리야?
메쉬포테이토나 감자튀김을 줬어야지”
우리 집 점심메뉴는
요리는 하는 사람 맘이라는 걸
자꾸 까먹는지 투정을 부리네요.
접시를 가져갔을 때
이 말을 했다면 들고 갔던 접시를
다시 들고 나왔을 텐데..
먹고 난 다음에 하는 궁시렁이라
안 들리는 척 했습니다.^^
그렇게 치즈 쏙 고기 패티는
한 번 해 먹고 나머지는
다 냉동실에 넣어 놨었는데,
이번에 아주 요긴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시어머니가 인공관절 수술하시러
병원에 가셨습니다.
시아버지는 밥 해 주는 마눌이
부재중이니 아들의 마눌에게
점심식사를 받고 계신데,
주말이라고 시누이가 떴습니다.
시누이도 집에 오면
“열손 재배하고 엄마가 해 주는
밥을 먹는 막내딸”이신데,
주말에 집에 오면 누가 점심을 해주남?
시누이가 집에 온 토요일 저녁에 아빠와
시누이 앞에서 한마디 했습니다.
“내일 점심은 내가 할께요.”
나의 말에 아무도 토를 달지는 않았습니다.
밥 해 줄 엄마가 부재중인데
누군가 한끼를 책임져준다면
정말로 감사한 말이겠죠?
12시는 남편의 점심 시간이면서
시부모님이 점심을 드시는 시간이었는데..
일요일에는 12시 점심 시간을
지킬 필요가 없으니 내가 준비가 되면
점심을 배달 하는 걸로!
평소에 집에 오면
엄마가 해 주는 음식을 먹던 딸내미와
요리 할 줄 모르는 아빠가
일요일 점심에 먹을 마땅한
점심 메뉴는 없을 테니
며느리가 자진 납세를 하기는 했는데..
마땅한 메뉴가 없다?
이럴 때는 냉동실을 열어봐야죠.
“불고기 패티로 햄버거를 할까? 했지만
안에 넣을 토마토가 없으니 힘들고..
(지금 생각 해 보니 토마토 대신에
다른 것을 넣을 수도 있었는디..ㅠㅠ)
치즈 쏙 패티가 넉넉하길래
이걸로 점심 메뉴 결정.
고기를 프라이팬에 구워내고,
양파와 3색 파프리카를 썰어 넣은 후에
케첩, 간장, 설탕으로 소스를 만들어서
고기 위에 뿌려주니 메인은 완성이요.
메인 옆에는 집에 넉넉하게 있던
인스턴트 메쉬포테이토 가루를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고기와 고기 옆의 메쉬포테이토에 중간에
아삭한 맛 느끼시라고 양배추 피클까지.
맛이야 책임지지 못하지만
비주얼은 나름 훌륭한 한끼 식사 완성이요~
메인 접시 옆에 준비한 샐러드는
조금 화려하게!
시어머니와는 다른 나만의
총천연색 야채에 치즈까지.
3색 파프리카도 치즈도 세일할 때
넉넉하게 사놨 던 것이니
아끼지 않고 팍팍 넣어주기.
점심을 만들어서는 시누이에게
아빠의 점심까지 들려서 보냈습니다.
“아빠네 가서 같이 먹어!”
엄마가 병원에 입원중이시지만,
아빠도 편한 마음은 아니시니
이럴 때일수록 누가 옆에 있으면 좋으니
막내 딸내미랑 식사 하실 수 있는
기회 드리기!
치즈 쏙 함박스테이크가 내 입맛에는
조금 짭짤해서 나는 밥이랑 먹었죠.
남편에게는 맛있었다 했는데
아빠나 시누이이게도 맛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놓치기 아까워서 사왔던 세일 상품.
“먹을 것이 마땅치 않을 때
“한끼 식사”로 먹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만들어 놨던 것이었는데,
이번에 우리 식구의
훌륭한 한끼로 사라졌습니다.
또 세일하는 고기를 만나면
넉넉하게 사다가 또 만들어 놔야겠습니다.
생각보다 근사하고 맛있는
한끼가 될 수 있다는걸 알았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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