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처음 가 본 오스트리아 장례식

by 프라우지니 2012. 3. 26.
반응형

 

 

오늘은 울 시엄니(10 남매) 의 오빠중 한분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시아부지(5남매)쪽 형제,자매분들은 시아부지 생신잔치 하실때, 얼굴을 다 봤는데,

시엄니(10 남매)쪽 형제,자매분들은 한번도 만난적이 없었거든요.

 

가기 전에 사실 걱정을 조금했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시 외삼촌 장례식에 내가 가서 울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내가 울면 혹시나 "코메디" 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구요!

 

제가 원래 눈물이 많은지라, 울 시엄니가 우시면 항상 따라 울거든요.

 

울 시엄니 옛날 얘기 (남편 어릴 때, 시아부지가 잘 못 해 줬던거-돈 안 번다고 구박도 하고) 하실때 가끔 우시거든요.

 

시엄니의 형제,자매분들을 이런(장례식) 기회에 만나게 되는건 원하지 않았지만,

뭐~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될 일도 아닌 것이고!

 

시 외삼촌은 올해 68세이신데, 무지하게 스포츠를 좋아하신 모양이예요.

얼음 위에서 컬링 게임을 하시다가  넘어지셔 뇌진탕으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사고 나고, 돌아 가시고, 그리고 이번주 목요일(오늘) 장례식까지...

 

(참~ 사람의 일이라는것이 내일을 알기 힘든거 같아요!)

 

 

 

에궁~ 성당에서 내가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 외삼촌인데, 관 앞에 시 외삼촌 사진을 보니 내가 왜 눈물이 나는지.. 그래서 들어가는 순간부터 눈물을 찔끔찔끔 흘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중에 외국인(동양인)은 나 하나더군요.

가뜩이나 튀는 상황인데, 거기에 눈물까정 찔끔찔끔 흘리고 있으니 원!

 

시 외삼촌은 굉장히 좋으셨던 분이셨나봐요.

 

성당 장례식에는 200여명이 훨씬 넘는 분들이 오셔서 2시간 가까이 되는 미사에 참가하셨구요.

 

미사가 끝나고, 시 외삼촌의 관 위에 빨강과 하얀 장미들을 한송이씩 얻어주셨습니다.

 

장미를 놓을 때도 시엄니가 우시는데, 그 옆에서 따라 울었습니다.

 

오히려 시 외삼촌의 며느리는 두 눈을 말똥말똥 거리면서 그녀의 남편 옆에 서 있는데, 나는 그 건너편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건너편에서 날 빤히 쳐다보는 울 시 외삼촌 며느리!

 

"저 여자는 왜 울지? 울 시아부지 만난적도 없을텐데..."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더군요.

 

(에궁~ 오늘 제가 운 상황이 코메디가 아니였길 바랍니다.)

 

장례식하고 장례 회사에서 시 외삼촌의 관을 실어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친척들만- 80여명 정도)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시 외숙모(돌아가신 시 외삼촌의 부인) 과 두 아들도 다 같이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시 외삼촌을 화장을 하러 간다고 하는데, 가족은 아무도 같이 안 가더라구요.

 

 

그렇게 장례식 치르고,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기는(오스트리아) 장례식에서는 꼭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식사를 2시간 정도 하면서, 엄마가 소개 해 주시는 분들 다 만나서 악수하고 했습니다.

 

울 시엄니 내 손을 꼭 잡고 다니시면서 "내 며느리"라고 말씀 해 주시는데...

사실 기분 좋았습니다.

 

여기도 외국인 며느리의 약간의 선입견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자가 동남아 여자랑 결혼하면, 사람들은 속으로 생각하죠!

 

"저 남자는 뭐가 모자라서 한국여자 못 얻고, 동남아 여자랑 결혼한거야~" 라고!

 

여기도 그렇습니다. 물론 내놓고 얘기를 안 할뿐이지요~

 

유난히 튀는(유일한 동양인) 외모인데도, 울 시엄니 내손을 꼭 잡고,

그 많은 사람들 사이를 누비시면서, 친척분들에게 열심히 절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이 정도면 시엄니한테 사랑받고 있는거 맞는거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