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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걱정스러운 시아버지의 성격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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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1주일째 시아버지를 일부러 찾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아빠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죠.

(솔직히 말하면 조금 실망스러웠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주말에 아빠가 큰소리를 치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참 사소한 일이었는데, 밥 먹던 가족들에게 멘붕을 안겨주셨죠.^^;

 

일단 제 시아버지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독재자”스타일이십니다.

 

평생 회사생활을 해본 적이 없으셔서 남과 타협하는 법을 모르시죠.

한마디로 “사회생활”이 힘드신 성격입니다.

 

페인트공 직업교육을 받으셨고, 20대 초반에 “페인트공 마이스터”가 되신 후에는,

사업자 등록을 하신 후에 당신 이름으로 가게를 꾸려나가셨습니다.

 

사장으로 평생 사셨으니 누구에게 굽히는 법을 모르시는 거죠.

아빠가 하셨던 가게에 등록된 정식 직원은 엄마뿐.

 

직업교육중인 어린 “견습공”이 들어오면 직업교육이 끝나는 3년 동안 마이스터(장인)이신 아빠 밑에서 일을 배우면서 저렴한 일꾼이 되는 기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엄마가 유일한 아빠의 일손이셨죠.

 

 

 

집에서는 큰소리치는 남편.

밖에서는 큰소리치는 사장.

엄마는 이래저래 평생을 아빠의 (독재)그늘에서 사셨습니다.

 

젊을 때보다는 조금 나아지셨다고 하는데,

아직도 아빠가 “버럭” 하시면 눈치를 보십니다.^^;

 

아빠는 “버럭”을 꽤 자주 하십니다.

 

당신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일단 눈꼬리가 올라가시고,

거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소리를 지르십니다.

 

지난 주말에 집에 왔던 시누이.

 

아픈 아빠께 “건강한 아침메뉴”를 선보인 것까지는 좋았는데..

맛도 없는 “메뉴”를 선보였던 모양입니다.

 

시누이가 시부모님께 준비 해 드린 아침은 “뮤슬리”

견과류와 말린 과일 그리고 눌린 귀리가 들어있는 것이 뮤슬리죠.

 

지금은 뮤슬리로 아침을 먹는 남편의 식사내용을 잠시 보자면..

 

여러 가지 과일을 잘게 썰어서 준비하고, 거기에 뮤슬리를 부은 후에, 바닐라 요거트를 3수저 넣고, 우유를 부어서 먹습니다. 바닐라 요거트는 "맛“을 조금 더 ”업”시켜주는 남편만의 방법이죠.

 

인터넷에서 찾은 톱펜입니다.

 

“뮤슬리”라고 해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을 생각했었는데..

시누이는 “Topfen톱펜”을 베이스로 했다고 하네요.

 

Topfen 톱펜은 치즈 종류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콩으로 두유를 만들고, 두부도 순두부, 연두부, 네모 두부 만들고 나중에 콩비지도 나오고..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죠, 아! 콩물도 있네요.

 

우유도 그렇습니다.

우유에서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청 음료도 나오고, 치즈도 종류가 다양하게 나오죠.

톱펜도 이런 과정 중에 나오는 치즈 종류중의 하나로 “요리할 때 쓰는 치즈”입니다.

 

톱펜에 설탕을 추가해서 빵이나 케잌 종류를 구울 수도 있고, 요리를 할 수도 있고!

톱펜에 소금을 넣고 여러 가지 재료들을 첨가하면 빵 위에 발라먹는 스프레드가 됩니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톱펜을 어느 호텔의 아침식사 뷔페에서 본적은 있지만 먹어보지는 않았습니다. 톱펜은 치즈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쪽에 속하는 “요리용 치즈”거든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톱펜의 맛은 한 번도 맛 본적이 없지만..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라 맛은 당연히 없지 싶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고 말씀드릴께요.^^)

 

시누이가 부모님께 해 드린 “뮤슬리 아침”은.. 맛없는 치즈인 톱펜에 오렌지 소량 썰어 넣고, 거기에 볶지 않는 견과류를 넣었던 모양입니다.

 

견과류가 볶아야 고소해지는 것이지 생것을 그냥 먹으면 “맛이 없죠”.

 

그렇게 맛없는 뮤슬리를 시부모님께 해 드렸던 모양인데..

딸내미가 해주니 두 분이 드시기는 한 거 같은데 “영 아니었던 아침”이었나 봅니다.

 

그날 아침에 두 분이 드셨다는 (맛없는)“뮤슬리”에 대해서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중이었습니다.

 

시누이가 뮤슬리에 넣었다는 재료를 들어보고는 이야기를 했죠.

 

“그냥 시중에 파는 뮤슬리 제품을 사지. 그럼 맛은 있는데..”

“그건 50%이상이 설탕이라..”

 

시누이 나름대로는 아픈 아빠를 위한 아침이라고 준비했던 모양인데..

지금 아빠가 아픈 건 잘못된 식습관에서 온건 아닌디..

 

아빠는 가을에 부지런히 다니면서 주어놨던 호두를 까서 겨울내 드시고, 가을사과 말려서 사과말랭이도 드시고, 또 엄마가 매일 신선한 야채로 요리를 해주셔서 식생활은 정말 “건강”그 자체죠.

 

“다음에는 일단 뮤슬리 제품으로 시작을 하고, 거기에 톱펜보다는 요거트로 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

 

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님은 “우리 입맛은 아니더라”하셨지만, 시누이는 “다음”을 또 노리는 거 같았죠.

 

뮤슬리 이야기가 나오니 아빠는 이미 눈꼬리가 올라간 상태.

당신 맘에 안 드는 이야기가 나오니 이미 맘이 상하신거죠.

 

 

 

식탁 위의 주제가 “뮤슬리”이다보니 서로들 몇 마디씩 주고받고!

 

“빵 먹던 사람이 뮤슬리로 아침을 바꾸는 것이 절대 쉽지 않아. 네 오빠도 몇 년 걸렸어.”

“건강을 위해서는 먹어야지.”

“그래도 건강하다는 이유로 맛이 없는 건 먹기 힘든데..”

“내가 먹어보니 먹을 만한데 왜?”

“그래도 다음번에는 톱펜대신에 요거트로 하고, 시중에 나오는 제품 중에 괜찮은 거 찾아봐. 톱펜에 견과류 약간은 너무 맛이 없지.”

“다음번에는 과일을 조금 더 넣어보려고..”

 

이쯤 되니 아빠가 큰 소리로 한마디! (거의 화가 나신 상태셨죠.ㅠㅠ)

 

“다음은 무슨 다음이야. 안 먹는다고!”

 

갑자기 싸~해진 식탁 위!

그때부터는 서로 접시에 코를 박고서 열심히 음식을 퍼먹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식사시간이 지나가나 부다..했었는데, 식사를 하시던 아빠가 갑자기 포크를 내려놓고 쌩~하니 당신의 TV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십니다.

 

성질난다고 밥 먹다가 사라지는 일은 하면 안 되는 일인데..

부모님 앞에서 이러면 나중에 두드려 맞죠.

 

70이 넘은 아빠가 당신의 성질을 못 이겨서 그러셨네요.^^;

 

조용히 점심을 먹고 우리 방으로 돌아와서는 남편한테 짜증을 냈습니다.

 

“당신 여동생은 왜 그래? 아빠가 잘못 먹어서 아프신 거야? 평생 아침으로 빵으로 드시고 사신 분들인데, 이제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맛도 없는 아침을 먹으라는 거야?”

“....”

“아빠도 그래, 당신이 싫으면 그냥 ”나는 됐다“하면 되지, 그것이 소리 지를 일이야? 글고 밥 먹다가 왜 수저는 던지고 나가시누? 그런 건 아이들 교육할 때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가르쳐.”

“....”

 

 

그 다음날 낮에 마당에서 엄마를 만났습니다.

엄마는 그날 저녁에 아빠한테 날벼락을 맞았다고 합니다.

 

“네 아빠가 저녁에 나한테 막 소리를 지르면서 왜 자기편을 안 들어줬냐고 하더라.”

“무슨 편을 들어요?”

“며느리랑 딸내미가 뮤슬리 이야기 하는데 자기편 안 들어 줬다고...^^;”

 

아빠에게는 식탁 위의 뮤슬리 이야기가 “전투”이셨던 모양입니다.

엄마가 지원사격을 해줘야 하는데, 안하시니 당신 혼자 전투에서 전사 하신 거죠.

(아빠의 퇴장은 “전사“하신 거죠.^^;)

 

“그러면서 내가 빨리 죽어야지 하더라.”

“엄마, 정말 죽고 싶은 사람은 그런 말 안 해요.

삶에 미련이 많은 사람들이 그런 말 하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와는 이렇게 대화를 정리했는데..

한편으로는 아빠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내 성격 원래 이러니 냅둬유~”

이건 아니거든요.

 

백세시대를 사는 요즘.

평균적으로 80~90정도는 사시는 아빠세대.

 

살다가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되면 요양원으로 가야 하는데..

 

(아내나 남편을 집에 두고 요양원에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집에서 간병하기 힘드니 하게 된 선택이겠죠.)

 

요양원에 가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야 하는데, 나랑 의견이 안 맞는다고 매번 이런 식으로 행동하시면 앞으로 남은 인생이 정말 힘드실텐데..

 

아빠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도 대화하는 법을 배우셨음 좋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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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7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까 2019.10.28 11:03 신고

    버럭하고서는 후회하고 계실지도요. 아부지 성격이니... 안타깝지만.. 다시 가서 봐주신다면 좀 굽히시지 않을까요?
    답글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28 12:18 신고

    아마도 절대 고쳐지지 않으실거에요.
    답글

  • 큰병을 앓게되면, 성격이 좀 변하더라고요. 저희 아빠도 그랬어요. 진짜 화낼일도 아닌데 불같이 화를내고 죽어야지 한탄하고. 내가 아픈데 지금껏 니들이 날 위해 뭘 해줬냐, 이제와서 뭔데 니들이 이래라저래라 간섭이냐? 뭐 이런 마음이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평소처럼 대하시고, 당신을 위해 뭘 하자 하는거 보다, 내가 뭐 하는데 도와주세요, 혹은 같이 합시다 정도로 접근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답글

  • Favicon of https://9ood-lucky.tistory.com BlogIcon Ms 장 2019.10.28 19:31 신고

    맛없는 뮤슬리에 욱 하셨군요~~^^ 맛없는 뮤슬리를 정말 안드시고 싶으셨나보네요~ㅎㅎ 성격은 나이들 수록 변하기 어렵다는데 그냥 맞춰가면서 지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답글

  • 호호맘 2019.10.28 20:29

    딸 바보 시아버님은 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맛없어서 뮤슬리를 먹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말을 하시기가 불편하셨나 봅니다.
    시어머님이 같이 거절을 강력하게 말해 줬으면 거기에 편승하듯 묻어가면서
    그맛없는 무슬리는 더 이상 드시지 않을수도 있는건데 ...
    근데요 아버님 같은 버럭 성격이 모두에게서 그러지 않더라구요
    만만한 가족한테는 본색을 드러내시지만 타인한테는 애써 인내하며
    정중함을 지키더라는겁니다.




    답글

    • 그럴까요? 저는 아빠의 눈꼬리가 올라가는걸 너무 자주 봐서리..문제는 시부모님은 다른 사람들과 접촉이 많지 않으십니다. 매주/매일 오시는 아빠의 형제분과 앞집아저씨 정도?? 정말 턱없이 부족한 사회생활이죠?ㅠㅠ

  • 2019.10.28 20:4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9.10.29 00:2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아무래도 요양원에 오셔서 적응하시는 분들을 많이 본 탓이죠. 그냥저냥 두리뭉실하면 수월한데 성격이 튀면 아무래도 적응하기 힘들죠. 적응하기 힘들면 하루하루의 삶이 힘들어지니..걱정을 잠시 해봤습니다. ^^;

  • Favicon of https://windownine.tistory.com BlogIcon 워니차니 2019.10.29 13:08 신고

    여성들도 나이가 들수록 외골수가 되는 분들이 있는데, 남성들은 훨씬 더 심한거 같더군요. 각자의 포지션에서밖에 생각을 못하니까, 나이가 먹어갈수록 더 세대간 격차가 심해지는것 같아요. 부드럽게 말로 풀면 될 일인데, 그걸 못하는 세대들이죠. 거친 시간을 지나와서인까요? 근데 훨씬더 시간이 더 지나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아야하는 순간이 오면 또 완전히 바뀌게 되더라구요.
    투덕거리며 사는게 인생아니겠습니까? 살아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뵈야죠.^^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