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하는 9월에 우리부부는
여름휴가를 떠납니다.
원래 성수기인 7,8월보다
숙박비는 저렴하고,
사람들이 덜 붐비기도 하지만,
9월도 여전히 뜨거운 유럽이라
9월에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유럽의 여름휴가는 6월에서 9월까지.
4달 동안 아무 때나, 어디를 가도,
유럽의 땡볕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물론, 태풍이나 이런 자연 재해가
있을 때는 빼고 말이죠.^^
다음 주말이면 휴가를 떠나야 하는데..
남편은 여전히 게으름을 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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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 돌아오면
남편 차(토요타 라브4)를 캠핑카로
개조해서 여행을 다닌다고 했었는데,
돌아와서 해 놓은 것은
차 안의 길이를 재고 들어갈 디자인을 했었죠.
차 안의 길이에 맞게,
설계를 하는가 싶더니만,
어느 날은 “그래픽 디자인”인지,
“3D 디자인“인지까지 마쳤습니다.
뭘 해도 천천히, 꼼꼼히 하는
남편다운 일의 진행이죠.
남편이 제작하는 캠핑카의 방향은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우리가 뉴질랜드에서 살던
우리 집을 재현하고 싶은 거죠.
차 바닥에 나무를 깔고,
그 위에 또 나무를 짜 맞추고..
이 작업이 하루 이틀에 끝날 작업도 아닌데..
시간이 날 때 사전 작업을 해놨으면 좋으련만!
마눌이 근무 없다고 자기도 1주일 휴가 내서는..
할슈타트 호수로 보트 타러 가고,
이틀에 걸쳐서 집 근처 트라운 강의
상류, 중류를 찾아다니며 보트 타러 가고,
30km 자전거 투어를 할 시간은 있었지만,
휴가가 코앞인데도 캠핑카는 신경도 안 쓰고..^^;
전에는 여행을 가도 텐트에서도 잘 잤지만..
(캠핑카로 여행을 해봤으니)
이제는 텐트보다는 차 안에서 자는 것이 좋죠.^^
그리고 매일 이동하는 여행을 하면
텐트가 참 불편합니다.
매일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야 하고
비라도 오면 젖은 텐트를
차 안에 가지고 다녀야 하고..
휴가가 코앞인데 캠핑카는 시작도 안하니
여행가서 텐트에서 자게 될까봐..
심히 걱정스러운 마눌이 인터넷에서
찾은 동영상을 남편에게 보여줬습니다.
요새는 인터넷을 뒤지면
안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유튜브에 가서 “Rav 4 camping"치니
이런 동영상이 주르륵!
사람들이 여러 종류의 차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올
려놨습니다.
그중에 가장 쉬운 캠핑카 제작법이 있어서
얼른 남편에게 보여줬습니다.
나무 판을 짜서 차 안에
앞, 뒤로 넣으면 되고,
저녁에는 운전석을 앞으로 조금 밀면
남편도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남편, 당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캠핑카를 만들다가는 우리 휴가 못 가!
그냥 이렇게 쉽게 만들자,
마루처럼 만들어서 차 안에 넣고,
그 아래에 식료품이나 보트,우리 옷들을 박스에 넣어서 보관하면 돼.
마루 위에 캠핑 매트리스 깔고,
그 위에 침낭 놓으면 여행가서 텐트에서
안 자도 되잖아. 어때?“
마눌이 보여주는 동영상을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이 보던 남편.
다음날 근무를 갔다 와서는
남편이 뭘 하나 들여다보니..
마눌이 보여준 동영상에 나온 마루를
디자인해서는 모니터에 3D로 띄워놨습니다.
그리고는 제작에 들어갈 나무의 두께나
가격을 다른 모니터로 확인중입니다.
시간이 날 때 했으면 좋았을 것을..
남편이 퇴근해서 제작을 해야 할 테니
시간이 빠듯할 거 같기는 하지만!!
나무 디자인과 재단,
그리고 차 안에 맞춰 넣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하루, 이틀 안에도 끝날 수 있는지라,
살짝 기대를 해봅니다.^^
겨우 나무로 마루 하나 짜는 방법인데..
“한 두 시간이 되지 뭔 하루 이틀씩이나”
싶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하나부터 꼼꼼하게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재차 확인하고..
이렇게 일하는 남편이라 하루,이틀안에
끝나면 다행이지 싶습니다.
우리가 휴가 가서 차 안에서
잘 수만 있다면 감사한 일이죠.^^
휴가는 대충 “몬테네그로의 코토르”를
목적지로 잡았지만,
아직은 2주가 될지 3주가 될지
모르는 휴가입니다.
시부모님을 위해서 우리들의 휴가는 2주로 하고,
다시 린츠로 돌아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크로아티아/프레만투라로 갈 예정이라고
시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만..
시부모님이 거절하셨습니다.
그라츠까지 오시는 것은 번거로우시고..
아들이 다시 집에 와서 두 분을 모시고
가는 것은 미안 하신 것인지..
아들의 제안에 거절을 하셨는데,
아들은 그 거절이 진짜 거절이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들부부가 2주 만의 자신들의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다면..
시부모님이 못 이기시는 척하고
따라 나서실 것도 같은데
어떻게 휴가가 결정될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저 휴가가요~”
하면서 마루형 캠핑카 내부를 여러분께
보여드릴 날이 금방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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