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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의 해주는 정체불명의 생선요리

by 프라우지니 2018.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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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극과 극을 달립니다.

 

다큐멘터리, 낚시 프로그램, 테니스나 축구와 더불어서 요리프로그램.

 

요리는 유명한 쉐프가 나오는 것부터 일반인이 나와서 경연하는 것까지..

모든 종류의 요리프로그램을 다 즐깁니다.

 

요리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온갖 신기하고 재미있는 요리들을 많이 보면서도..

남편이 하는 요리는 꿋꿋하게 오직 몇 가지 뿐.

 

-스페게티 볼로네제 (갈은 고기가 들어간 토마소 소스)

-감자와 소시지가 들어가는 굴라쉬 (일종의 스튜)

-인도식 커리.

-야채(호박, 브로컬리, 컬리플라워 등) 크림 스프.

뭔 대충 이런 요리들입니다.

 

마눌은 웬만하면 안 먹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남편이 하는 요리는 나름 맛있습니다.

 

마눌의 남편의 요리를 피하려는 이유는...

마눌이 하는 요리에 비해서 기름을 심하게 넉넉하게 들어갑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올리브오일이라고 해도 기름을 반 컵은 조금 심한 거죠.^^

 

거기에 야채 스프 같은 경우는 생크림을 한 통.

인도 커리 같은 경우는 야채는 별로 없고, 고기에 코코넛  밀크는 캔으로 한 통.

 

칼로리도 엄청나고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첨가물이죠.^^;

 

그래서 부부가 하는 대화는 항상 비슷합니다.

 

“나 오늘 요리할거야.”

“그럼 당신 것만 해. 내 것은 절대 하지 마!”

“그래도 맛만 보지?”

“하지 말라니...‘

 

이렇게 말한다고 마눌에게 줄 몫을 절대 포기할 남편이 아니고,

하지 말란다고 요리를 안 할 남편이 절대 아니죠.^^;

 

 

 

마눌이 아지트인 주방에서 조용히 노트북 앞에 코를 박고 호작질(글 쓰거나 인터넷)중에 남편이 등장하면 일단 긴장상태가 됩니다. 마눌의 시간에 방해꾼이 나타난 것이니 말이죠.

 

특히나 내 공간인 테이블을 반이나 비워줘야 하는 것이 제일 싫죠.^^;

 

그냥 마눌이 해주는 음식을 아무거나 먹으면 이렇게 번거롭지 않은디..

뜬금없이 요리를 한다고 나타난 남편.

 

남편의 요리준비는 모든 야채준비를 완료한 다음에 시작하죠.

양파도 다지고, 호박은 깍뚝 썰기를 해서 준비.

 

이쯤 되면 마눌은 얼른 주방을 탈출합니다.

마눌 옆에 놓고 “이거 해라~ 저거 달라~”는 남편의 요청을 피해야 하거든요.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남편이 만든 요리가 완성됐습니다.

 

생선요리를 한다고 했었는데..

웬 감자요리?

 

“이게 뭐야?”

“이거 완전 맛있어. 한 번 먹어봐!”

“이건 어디서 보고 한거야?”

“.....”

“TV에서 본거야?”

“....”

 

남편이 한 새로운 요리인지라 어디서 봤나보다.. 싶은데 자수(?)는 하지 않습니다.

비주얼은 분명 야채 요리인디..

 

마눌의 요청에 남편은 마눌 몫으로 아주 소량을 대접에 담았습니다.

 

그래놓고는 마눌이 한번 먹을 때까지 마눌 앞에서 눈을 반짝이며 서 있습니다.

마눌의 반응이 아주 많이 궁금하다는 이야기죠.

 

 

 

한 수저 떠먹으니 감자 속에 숨어있던 생선이 씹힙니다.

 

“생선을 튀겨서 감자 안에 넣었어?”

“응”

“이건 어디서 배웠어?”

“....”

“맛있게 잘했네.”

 

마눌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남편은 자기 몫의 접시를 들고 우리의 침실이자 거실이면서 남편의 아지트인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남편의 요리는 매번 맛이 있는 편입니다.

인도 커리처럼 가끔 고기만 들어있는 것은 제 취향이 아니지만 말이죠.

 

이번에 만든 감자, 생선 요리도 나름 시간과 정성이 엄청 들어간 음식입니다.

 

먼저 냉동 흰살 생선을 양념해서 굽고, 호박을 삶아서 담고,

그 위에 삶은 감자를 으깨서 호박위에 붓고 그걸 또 오븐에 굽고..

그리고 마무리는 항상 여러 가지 생 허브를 다져서 데코레이션!!

 

마눌이 자신이 모르는 요리를 할 때마다 “조리법”을 내 놓으라고 하는 남편이고,

사진이 요리를 할 때도 인터넷에서 조리법을 검색하는 남편인데..

 

마눌이 몇 번 물어도 오늘 했던 요리의 출처를 밝히지 못한 것을 봐서는..

남편이 처음 시도한 실험적인 요리가 아니었나 싶지만,

맛은 아주 훌륭한 생선요리였습니다.

 

그리고 매번 그렇듯이 설거지는 다~ 마눌이 차지했습니다.^^

 

요리하는 남편을 사람들은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요리만 하고는 주방에 설거지는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설거지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마눌이 한 요리에 “맛있다”고 하지 않고, 마눌의 요리를 잘 안 먹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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