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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과 함께 본 러시아 월드컵

by 프라우지니 2018.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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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이 하게 될 3번의 경기중 첫 경기가 있었습니다.

 

한국 월드컵이 있던 해에 우리는 축구를 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때는 남편(그때는 남친)과  유럽 여행중이라 TV를 보지 못했었죠.

 

평소에는 스포츠에는 별로 관심도 없는 아낙이었는데..

올해는 시간도 있고, 또 이곳의 TV에서 한국 팀의 축구를 중계하는지라 봤습니다.

 

 

단칸방이라 침실이면서 거실이고, 실내자전거도 있고..^^;

 

혼자 보나 했었는데, 남편도 병가를 받은 기간인지라 나란히 TV앞에 앉았습니다.

 

평소에도 목청이 좋은 아낙인데..

한국 팀이 축구를 하니 TV앞에서 (혼자) 열심히 중계를 했습니다.

 

축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경기를 보면서 내내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한국선수끼리 패스를 하다가 조금 길어서 스웨덴 선수가 채가면..

 

“아이고~ 패스가 쫌 길다.”

 

 

TV속에서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하면 나도 덩달아 두 손을 쳐들고는..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TV속에서 노래가 들리면 나도 따라서..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목청 좋은 마눌이 옆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노래도 불러대고, 감독이 돼서는 TV속 축구경기에 감 놔라~ 대추 놔라~ 떠들어대다가 남편이 싫어하는 단어가 나오니..

남편이 마눌의 입을 막습니다.

 

“조용히 좀 해! 옆 집에서 다 듣겠어.”

 

소리에 노래만 부르나 하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대차게 욕도 하지요.^^

 

스웨덴 선수에 걸려 넘어져서는 아픔을 호소하는 우리 선수를 보면 울화가 치밉니다.

한국 선수를 발 걸어 넘어뜨린 스웨덴 선수를 향해서 욕도 합니다.

 

“야! 너 17번, Schwein 슈바인(돼지) 그러면 안 되지!”

 

남편이 질색하는 욕을 했습니다.

“Schwein 슈바인“

 

한국에서는 “돼지”란 말이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단어는 사실 아니죠.

 

“나 요새 너무 먹어, 나 돼진가 봐.”

“돼지냐? 왜 이리 많이 먹어?”

 

뚱뚱한 사람에게 돼지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이 모욕을 느끼지는 않죠.

친구나 연인끼리 애칭으로 "돼지“라고 하기도 하니 말이죠.

 

남편은 질색하는 “돼지“인지라 사전에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Schwein <슈바인 > 1) 돼지 (3) (속어 ,폄 욕) (행동과 생각이) 지저분한 사람 , 천한 사람  (4) (속어) 더러운 (불결한) 사람 (5) (구어체) 가련한 (불쌍한) 놈(6) 횡재하다

 

사전에서 찾은 단어도 우리가 사용하는 “돼지”와 별로 다르지 않는데..

남편은 마눌 입에서 이 말이 나오면 왜 이리 질색을 하는 것인지..

 

사실 남편은 돼지띠인지라 정말 “돼지”가 맞습니다.

정말로 Schwein슈바인이 맞는디..

 

소리 지르고, 노래를 해도 “시끄럽다”로 대응하던 남편인디..

 

마눌의 입에서 “슈바인(돼지)"만 나오면 얼른 마눌 입을 틀어막습니다.

돼지가 뭐 그리 심한 욕이라고...^^;

 

 

 

축구경기를 보기는 하지만 규칙이나 반칙 룰에 관한 것은 잘 모르는 마눌 과는 달리,

남편은 뭘 좀 아는 모양입니다.

 

한국선수가 스웨덴 선수가 부딪혔는데..

그 당시에는 몰랐던 심판이 나중에 화면을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그 화면을 보고 있던 남편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

 

“11미터..”

 

정말로 남편은 뭘 알았던 것인지..

정말로 스웨덴 선수는 골대 앞에서 공을 차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저것이 11미터였군요.

 

반칙을 했으면 그냥 옐로우 카드나 줄 것이지 저렇게 황금 같은 기회를...^^;

(축구 룰을 하나도 모르는 아낙의 생각^^)

 

 

 

경기 내내 스웨덴 선수들이 쏴대는 공은 잘 막아낸 골키퍼였지만,

바로 앞에서 쏘는 공은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한국선수도 나름 강적인 스웨덴 팀을 만나서 참 열심히 싸워줬는데..

문 앞에서 쏘는 이 공은 막지 못했습니다.^^;

 

“저건 제대로 1점이라고 할 수 없어. 저렇게 가까운데서 누구는 못 넣남?”

 

그때부터는 혼자서 궁시렁~궁시렁~

1점은 허용했지만, 그래도 나의 응원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열심히 응원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나름 잘 싸워준 우리선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남편은 마눌의 큰소리를 세트로 다 들었습니다.

소리 지르고, 응원가도 부르고, 욕도 하고, 거기에 궁시렁까지!!

 

우리선수의 첫 경기는 아쉽게도 졌지만,

아직 경기는 남아있으니 또 다음 경기를 응원 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경기는 소리 지른다고 옆에서 구박하는 남편없이 편하게 보고 싶습니다.

우리선수에게 반칙하는 상대국가 선수에게 찰지게 욕도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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