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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한국으로 사오라고 전화까지 한 것

by 프라우지니 2018.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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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에 잠시 머물 때, 남편이 시시때때로 전화를 해왔습니다.

옆에서 항상 재잘거리던 마눌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으니 조금은 외로웠던 것인지..

 

전화를 해 와서는 말을 하기보다는 마눌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쪽이었습니다.

항상 수다스러운 마눌의 목소리가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

 

전화를 해온 남편이 뜬금없이 한마디를 합니다.

 

“딴 거는 사와도 넣어놓을 공간이 없으니 사지 말고, 깻잎만 사와!”

 

마눌은 사지 않으려고 했던 깻잎인데,

남편이 일부러 전화까지 했으니 안 살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출국 날 아침에 급하게 업소용 깻잎 1kg짜리 샀습니다.

 

뭐든지 큰 걸 선호하는 마눌에게 쪼맨한 깡통 깻잎은 성에 안차거든요.

 

 

 

사온 깻잎을 용기에 담아서 넣고 있으니, 남편이 와서 하는 말!

 

“이거 아니잖아.”

“아니긴 뭐가 아니야, 깻잎이잖아.”

“이거 말고! 캔을 나오는 거 있잖아.”

“그건 용량이 너무 작아서 한 번 먹으면 없는데.”

“그러니까, 한 번에 한 캔씩 먹기는 딱이잖아.”

“무슨 소리, 이렇게 왕창 사놓고 매일 먹는 것이 더 좋은 겨!”

 

자신이 원하는 깻잎은 아니지만...

용기에 담긴 깻잎을 보면서 남편이 하는 한마디.

 

“접시에 5개만 담아봐!”

 

남편은 짭짤한 깻잎을 밥도 없이 맨입으로 먹습니다.

가끔씩 빵을 함께 먹기도 하지만, 맨입이 더 맛있는 모양입니다.

 

 

깻잎접시를 깨끗이 비운 남편이 주방을 나서면서 하는 한마디.

 

“매일 저녁에 깻잎 다섯 개씩 접시에 담아서 갖다 줘!”

 

남편이 요청을 했음에도 엄청 바쁜 척 하는 마눌은 시시때때로 까먹습니다.^^;

 

 

 

퇴근해 먹을 것을 찾는 남편에게 마눌이 내어놓은 깻잎을 곁들인 차린 저녁 한 상.

 

남편은 (마눌이) 해 놓은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는지라,

퇴근해서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직접 해 먹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를 열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 부부는 입맛이 다른지라, 서로 다른 음식을 해서 먹습니다.

 

마눌은 밥에 반찬을 해서 먹기도 하지만, 남편의 입맛은 아닌지라 대부분은 마눌이 혼자 먹고,  마눌 또한 남편이 하는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대부분은 각자가 해 먹습니다.

 

배고픈 남편에게는 “빠른 요리”가 중요한지라...

3분에 완성되는 (북경공항의 자판기에서 빼온 1불짜리) 사발면을 끓였습니다.

 

원래 건강에 안 좋은 것이 맛은 있는 것이니..

 

얼큰한 (중국) 사발면에 남편이 좋아하는 깻잎.

 

인스턴트라면 끓여준다고 궁시렁 대시던 남편!

나중에 들어가 보니 얼큰한 사발면의 국물까지 싹 비웠습니다.

 

좋아하는 깻잎에 곁들이니 꿀맛이었던 모양입니다.

앞으로는 잊지 않고 남편이 원하는 대로 깻잎이 5장을 매일 저녁 갖다 줘야겠습니다.

 

일부러 전화까지 해서 특별 주문한 남편이 “먹고 싶었던 맛”이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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