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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얼떨결에 떠나는 12월의 휴가들

by 프라우지니 2017.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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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캠핑여행만 다니던 남편이 호텔휴가를 한 두번 가보니 재미가 붙은 걸까요?

하긴 한겨울에는 캠핑여행이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며칠 전 남편이 뜬금없이 한마디 했습니다.

 

“뮌헨 갈래?”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마눌이 어딘들 마다하리요~

당근 “콜” 했습니다.

 

“Hofer(호퍼/ 슈퍼마켓 체인)에 여행상품 전단지에 나와 있으니 읽어보고 날짜를 정해.”

“왜 그걸 나보고 하래?”

“이건 당신을 위한 여행이거든.”

“웃기셔, 내가 옥토버페스트(가을의 맥주축제) 할 때 가자고 하니 들은 척도 안하더니만,

난 그때 보러가고 싶다고 했었지. 지금은 아니거든.”

 

그렇게 말하고 잊고 있었는데, 호퍼 세일전단지속에 남편이 말한 그 상품이 들어있습니다.

 

 

 

조식이 포함된 뮌헨의 호텔 2박에 온천 입장권까지 포함된 가격이 1인당 99유로에 여행자 보험에 해당하는 요금까지 포함하면 1인당 105유로, 2인이면 210유로.

 

호텔 2박에 이 가격이면 그리 싼 요금은 아닙니다.

저렴한 호텔은 2인 1박에 조식을 포함해도 50유로 내외도 있으니 말이죠.

 

“남편, 이거 말고 그냥 부킹닷컴에서 찾으면 더 저렴한 호텔도 많이 있는디?”

“...”

“꼭 온천을 껴야 하남?”

“....”

 

묵묵부답인 남편.

 

어찌 뮌헨에 갈 생각을 하신 것인지..

 

조용하다 싶더니 남편이 던지는 한마디.

 

“당신은 50유로만 내.”

“나? 난 10%만 낼게. 20유로!^^” (합계가 200유로가 넘으니.)

“그럼 기름 값도 조금 내야하니 당신이 50유로를 내.”

“그럼 당신이 거기서 먹는 밥값은 다 내남?”

“아침은 호텔서 먹으면 되고, 점심, 저녁은 조금만 먹으면 되지.”

 

물론 아침은 호텔서 먹지만 점심, 저녁을 여행가서 조금 먹을 일은 없죠.

 

더군다나 크리스마스 전까지 유럽의 전 도시의 크고 작은 광장이면 벌어지는 “Weinachten Markt 바이낙턴막트 (크리스마스 시장)”가 들어서는지라 이런저런 소소한 먹을거리도 가득합니다.

 

 

 

그렇게 이 상품을 말하고 얼마 안 되서 남편이 또 다른 사진을 내밀며 한마디 합니다.

 

“여기 갈래?”

 

이날 요양원 근무를 끝내고 데리러 온 남편에게 투덜거리긴 했었습니다.

 

“우리 요양원 앞에 펀치(데운 포도주 같은 음료들) 파는 좌판이 들어서면서 어디선가 Krampus 크람푸스를 부른 모양이더라구.

 

나는 몰랐는데 이 악마들한테 소원을 빌면 돈을 내야 하나봐. 그래서 요양원 어르신들 중에 돈이 있는 분들은 요양원 앞에서 펀치랑 케이크도 사먹고 돈 내고 소원도 비는 행사가 있어서 나도 보러 가고 싶었거든.

 

내가 분명히 보러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디, 오늘 근무하는 직원 3명중에 2명이 나가 버리는 바람에 나는 병동만 지켰어. 우쒸!”

 

마눌의 이 말 때문이었는지 저녁에 집에 들어와서 남편이 이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한 도시에서는 이 크람푸스 퍼레이드를 엄청 크게 하는 모양입니다.

 

집에서 달리면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인지라 당일치기로 보러 가자고 하는 줄 알았습니다.

 

퍼레이드를 해가 진 5시에 시작한다니 두세 시간보고 그 동네 크리스마스 시장까지 보고 오면 하루 나들이로 딱 좋겠다 싶었는데..

 

“그날 휴가 낼 수 있어? 난 근무가 없어서 괜찮은데.”

“당일로 갔다 오게?”

“집에서 가까운데 가서 자고 오게?”

“그래야지. 가서 퍼레이드도 보고 그 동네도 구경하고.”

“얼마나?”

“한 이틀 머물면서 할슈타트도 보고, Dachstein 닥흐슈타인도 올라가서 보고.”

 

나야 호텔서 자고 아침까지 주는 휴가를 너무 좋아하지만 웬일로 이런 제의를 하시는지..

 

 

 

남편과 나란히 할슈타트와 크람푸스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Bad Goisern 바드 고이세른 사이에서 호텔을 찾았습니다.

 

할슈타트와의 사이에 조금 저렴한 호텔이 있어서 물어보니 남편의 대답은 NO.

 

"왜? 퍼레이드 하는 데서 차로 10분도 안 걸리는데?“

“퍼레이드 하는 시내를 걸어서 다녀야 하니 호텔은 시내에 있어야 해.”

“이날 행사하는 시내의 호텔은 요금이 비쌀 텐데.”

“.....”

 

무대답으로 호텔가격은 상관없다고 표현을 합니다.

 

 

 

남편이 눈에 딱 뜨인 바드고이세른 중심가의 호텔.

내가 좋아하는 조식 포함인디, 2박에 202 유로입니다.

 

2인 1박에 100유로면 조금은 과한 요금인디, 남편은 이 요금이 괜찮은지 이 호텔을 찜했습니다.

 

이 호텔과 다른 호텔을 두고 예약을 잠시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뮌헨을 물어오는 남편.

 

“뮌헨은 그럼 어떻하지?”

“가야지.”

“언제?”

“내가 셋째 주에만 시간이 나니 그때 가지.”

“뮌헨에 가면 우리 나탈리아 만날까?”

 

가만 가만, 나탈리아는 거의 10년째 연락을 안 하고 지내는 전 동료인디..

 

스페인 출신인 그녀는 남편과 같은 그라츠에서 근무하다가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독일 뮌헨으로 간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거기서 아이까지 둘 낳고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걸 알고 있는데 간 김에 그녀를 만나볼 예정입니다.

 

“나탈리아가 아직도 뮌헨에 있데?”

“모르지. 연락을 해봐야지.”

 

그러고는 조용하길레 뭘 하나 봤더니만..

페이스북 메신저로 그녀와 대화를 하고 있는 남편.\

 

나탈리아는 12월 23일에 스페인으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갈 예정이고, 그전에는 스페인에서 친구들이 온다고 해서 우리는 12월 21일에 잠깐 얼굴을 보기로 했습니다.

 

얼떨결에 우리의 뮌헨행의 날짜가 결정됐습니다.

나탈리아를 만나는 날이 정해졌으니 그때쯤에 그곳에 도착해야 하는 거죠.

 

그렇게 뮌헨은 확정이 됐고, 잘츠캄머굿도 결정이 된지라, 저희는 내일 떠납니다.

 

두 번다 짧은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지만, 그래도 집을 떠난다는 것이 스트레스이기도 하고,

그리고 간만에 구경을 간다니 신나기도 합니다.

 

남편이 전화를 걸어서는 “짐을 싸 놓으라”고 했는데..

전 아직도 이글을 쓰면서 놀고(?)있습니다.

 

“Schnee Schuhe 슈니 슈에(눈에서 신는 신발)도 찾아서 싸 놓으라.”고 했는디..

눈신 무거워서 이거 신고 걷는 것도 힘든디.. 눈이 많은 산위를 걸어 다닐 모양입니다.^^;

 

그것이 뭐여? 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1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저는 내일부터 2박 3일 인터넷 밖으로 사라지는 관계로..

여러분이 걱정 안 하시게 빨리 예약 글을 올리도록 노력 해 봐야겠습니다.

 

저녁에 오면 하라는 여행준비 안 해 놨다고 궁시렁 거리면서 “잔소리 대마왕”으로 변신할 남편의 레이저 나오는 눈길을 받으면서 글을 올리는 강심장을 가진 아낙은 아닌지라, 그전에 빨리 끝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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