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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을 짜증내게 하는 내 12월 근무표

by 프라우지니 2017.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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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근무하는 저는 일반 회사와는 다른 조건인지라 근무하는 날도 월~금요일은 아닙니다.

근무가 평일에 걸리는 날도 있지만, 주말에 걸리는 날들도 수두룩하죠.

 

보통 주 40시간 근무하는 직원들은 한 달에 2번 정도 주말(토, 일 혹은 국경일)근무를 하게 되는데, 주 20시간 일하는 저도 가끔은 한 달에 2번 정도 주말이 걸립니다.

 

한번은 남편이 마눌의 주말에 대해서 불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남들의 반만 근무하는데 왜 주말은 남들과 똑같이 2번이나 걸리는 거야?”

 

남편은 투덜거리지만 당사자인 저는 주말 근무를 좋아합니다.

왜냐고요?

 

집에서 하루 종일 죽치고 있는 남편과 조금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더 벌수 있다는 것!

 

사실을 말하자면..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니 그저 일요일 근무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빨간 날(공휴일 또는 일요일)에 일하면 좋지 뭐! 돈도 더 벌고!”

여기서 잠깐!

빨간 날 일하면 돈을 더 받는다며 얼마나 더 받느냐고요?

 

빨간 날 근무하면 월급외 50유로를 더 받습니다.

한 달에 3번 일하면 150유로정도를 더 받을 수 있는 거죠.^^

 

 

 

보통 20일 정도면 다음달 근무표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20일전에 이미 12월 근무표가 나왔습니다.

 

일반 회사원인 남편은 크리스마스 전부터 1월 10일경까지 휴가를 즐기는지라,

혹시나 남편이 휴가 계획을 세울까 싶어서 남편 책상 달력에 내 근무일을 표시했습니다.

 

마눌 근무표를 한번 보시고는 남편이 궁시렁거리십니다.

 

“당신 크리스마스이브랑 크리스마스에 일해?”

“응, 어차크리스마스나 새해 중에 선택해서 피 일해야 하는데 난 그냥 크리스마스에 일하려고!”

 

사실 저는 24,25,26일. 3일 일하겠다고 표시를 했었는데, 달랑 이틀이 걸렸습니다.

24일~26일까지 빨간 날(공휴일)인지라 이왕이면 하는 근무이니 월급이나 더 받으려고 말이죠.^^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는 가족들과 저녁 먹고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서 노래 부르고 선물교환 해야 하잖아.”

“그건 퇴근해서 하면 되지.”

“주 20시간이면 일주일에 이틀 근무하면 되는데, 왜 마지막 주에는 4일이나 근무가 걸렸어?”

“근무를 잡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

“왜 근무를 10일이나 나가야해? 8일 정도만 나가면 되는 거 아니야?”

 

간만에 마눌 근무표를 보시더니만 쫀쫀하게 따지십니다.

 

“하루는 근무가 아니고 교육이 있어서 가는 거야.”

“...”

“그리고 10시간 근무가 아니고 5시간 혹은 6시간 정도 근무하는 반나절 근무가 걸리기도 해.”
“....”

 

남편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휴가기간에 마눌이랑 어디 외출이라도 가고 싶은 모양인데, 마눌 근무가 줄줄이 비엔나로 걸려있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입니다.

 

한 달, 30일중에 8일정도만 일을 하는 마눌 인지라 허구한 날 집에서 놀고 있는데,

남편에게 시간이 있는 12월에 마눌이 바쁘니 불만이 폭발 한 거 같습니다.

 

남편의 불만과는 상관이 없이 저는 12월의 크리스마스를 우리 요양원 어르신들과 함께 보내지 싶습니다. 함께 캐럴을 부를 수 있으면 좋고 (직원이 부족해서 어르신들과 한가히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것이 안 되더라도 함께 앉아서 2017년 12월의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싶습니다.

 

남편과 하루 종일 침대에 뒹굴 거리면서 시어머니가 해 주시는 점심을 먹고, 시부모님, 시누이와 함께 카드게임을 하면서 오후를 보내는 것도 좋은 시간이겠지만..

 

집보다는 요양원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어르신과 함께 보내는 것이 조금 더 크리스마스를 뜻 깊게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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