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95-오포티키 강어귀에서 만난 새둥지

by 프라우지니 2017. 8. 26.
반응형

 

지금까지 뉴질랜드 남북섬 해변 여러 곳을 골고루 다녀봤습니다.

강어귀 낚시를 즐기는 남편을 따라다니는지라 대부분은 강어귀를 가기 위해서.

 

남섬은 걷기 힘든 모래사장이 대부분인데 반해서,

북섬은 제법 단단한 모래사장을 가지고 있어서 차들도 달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북섬의 해변은 남섬에 비해서 걷기가 상당히 편합니다.

 

모래사장이 단단한지 아닌지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해변은 다 비슷비슷한데..

오포티키 해변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것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오포티키 강어귀에 새에 관한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곳은 토종 새들의 둥지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합니다.

차들도 여기를 넘어가면 안 되고, 개들도 목줄을 묶어서 다니시라는..

 

지금이 이 철새들의 가족을 만드는 계절인 모양입니다.

보통은 이른 봄에 알을 부화하는데, 이 녀석들은 한여름에 하나봅니다.

 

 

 

조금 더 가니 끈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가 있고, 그 앞에 붙어있는 자세한 안내문.

 

여기서 잠깐!

 

이곳에 있는 Dotterel 도트럴 이라는 새는 물떼새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크기는 참새와 비둘기의 중간쯤으로 아주 재빠르게 걸어 다니죠.

 

이 해변에는 겨우 1,700마리 정도의 Dotterel 도트럴이 살고 있고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끈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지만, 안으로 들어가지 말고!

조금 거리를 두고 지나가고!

개들과 산책 시에는 목 끈을 묶어서 데리고 다니고!

이 해변에 탈것(자동차)은 가지고 오지 말 것!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이유는..

이 녀석들이 알을 둥지 안에 낳는 것이 아니고, 그냥 모래 위에 낳습니다.

한마디로 자기 새끼() 간수를 제대로 못해서 낳아놓고도 많이 죽인다는 이야기죠.

 

보이시나 모르겠는데, 마른 나무 토막 옆에 메추리알 같은 것이 보이시나요?

그 옆에는 알에서 깨어난 아기 새도 있습니다.^^

 

나무토막 옆에 비슷한 색의 알인지라 신경 써서 안보면 그냥 밟고 지나가게 되죠.

 



새들의 이상한 행동을 이 해변에서 종종 마주칩니다.

 

평소에는 멀쩡하게 해변을 왔다 갔다 하는 새인데, 어느 특정한 부근까지 가면 아주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갑자기 절름발이 흉내를 낸다고 할까요.

 

날개를 퍼덕거리면서 사람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합니다.

이 행동을 한순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보고 있는 한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사람이 그 부근을 떠나면 다시 멀쩡하게 걸어 다닙니다.

 

이 부근에 자신의 알이 있다는 이야기죠.

알을 보호하려는 보호본능에서 나오는 어미 새의 행동으로 보입니다.

 

이 부근에서 선을 더 넘어가면..

(이 새가 아닌 젤 위 사진의 까만 새(오이스터이터)한테 당했었는데..)

 

그때부터는 쪼맨한 것이 거대한 인간한테 공격적으로 날아듭니다.

자기의 알이 있는 곳으로 가니 방어하는 행동인거죠.

 

새들이 이런 이상한 행동은 오래전 어느 호숫가 부근에서 봤었습니다.

처음 새들의 이상스런 행동을 처음 봤을 때는 웃기기도 했었습니다.

 

연기 하냐? 멀쩡하다가 갑자기 웬 병자 흉내를?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새들의 행동을 봐가면서 혼잣말도 했었는데..

 

이들의 행동이 자신들의 습성상 알을 나무 위 둥지가 아닌 모래 위에 낳아놓고는 그 알이 어찌될까봐 불안 해 하는 모성이라는 것을 안 지금은 참 가슴 아프고 슬픈 몸짓인 것을 압니다.

 

혹시 뉴질랜드를 여행 중이시다가 해변에서 퍼덕거리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새들을 발견한다면,조용히 그곳을 떠나시길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부모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자식들을 지키려는 생존의 몸부림이니 말이죠.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