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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부활절 근무와 선물들

by 프라우지니 2017.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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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요양원에 근무하는 직원은

한 달에 2번 주말(토, 일) 근무를 합니다.

 

국경일도 마찬가지로 주말 근무에 해당이 되는 거죠.

 

대부분은 남들이 쉴 때 쉬고 싶어 해서

이날 근무가 잡히면 다른 사람들과

근무를 바꾸려 하지만..

 

전 그냥 근무를 합니다.

 

생각을 바꾸면 남들이 집에서

쉴 때 하는 근무도 나쁘지 않습니다.^^

 

“주말에 일하면 좋지 뭐. 돈도 더 벌고..”
(일요일은 50유로 더 지급)

 

부활절에는 3일 근무를 했었습니다.

토, 일(휴일), 월(휴일)

 

평일에는 직장에 다니는 요양원 어르신들의

가족, 친지들이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서 방문합니다.

 

빈손으로 오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가끔은 직원용으로 초콜릿이나

선물을 들고 오는 가족들도 있죠.

 

 

 

부활절이 시작하는 토요일에 한 어르신의 따님이

선물을 열 댓개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별로 비싸지는 않지만 부활절 분위기

물씬 풍기는 달걀 양초 되시겠습니다.^^

 

이거 받고는 아주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집에 달걀받침이 없는데 잘됐다.^^”

 

남편이 가끔 아침에 달걀을 먹는데,

흰자만 익고, 노른자는

거의 익지 않는 상태인지라..

 

먹는 동안에 달걀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은 작은 잼(이 담겨있던) 병을 이용하거든요.

 

양초 밑에 있는 하얀 달걀 받침을

남편용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집에 와서 달걀(양초)와 아래 받침을

떼어내려고 엄청 노력했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하얀 달걀받침도 양초더라고요.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죠.^^;

 

 

 

부활절 연휴(토, 일, 월) 동안에

요양원 어르신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색의

달걀들을 끼니때마다 받았습니다.

 

그리고 달걀 깨기도 함께 했죠.

 

시댁에서 시어머니가 부활절 때마다

달걀을 염색하고, 가족이 모여 함께

달걀 깨기를 하기는 했었지만..

 

요양원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달걀이 제공되는지는 몰랐습니다.

 

아마도 이곳의 문화인 모양입니다.

 

부활절에는 알록달록한 달걀을

하나씩 갖고 서로의 달걀에 부딪혀

깨서 누가 이기나 보는 게임.

 

 

 

집에 있었다면 나도 시부모님과

함께 달걀 깨기를 했겠지만,

 

부활절 기간 내내 요양원 근무를 한지라,

직원들이랑 간식을 먹으면서

달걀 깨기를 했습니다.

 

원래 달걀을 깨면 먹어야 하는데, 

깬 달걀을 다 먹을 수가 없어서

내가 깬 달걀은 집에 가지고 오려고

가방에 넣어야했습니다. 

 

안 먹으면 버려야 하니..

 

요양원은 달걀이 넘쳐나고 있었거든요.^^;

 

 

 

부활절 연휴의 마지막 날인 월요일 오후.

 

한 어르신이 달걀 2개를 내미시면서

“달걀 깨기”를 하자고 하십니다.

 

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서로 같은 방향(뾰족 혹은 둥근)을 잡고

한쪽은 달걀을 잡고 있고,

다른 한쪽이 달걀을 위해서 내리칩니다.

 

깨지는 쪽이 지는 거죠.

한쪽이 깨지면 또 다시 뒤집어서

서로 부딪힙니다.

 

얼룩이 달걀을 잡았던 제가 졌습니다.

 

내가 깬 달걀은 내가 챙겨야하지만,

어르신이 깬 달걀은 어르신이

드셔야 한다고 하니..

 

씩 웃으시면서 당신 것도

나에게 내미십니다.^^;

 

하긴, 어르신이 달걀을 너무 많이 드시는 것도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죠.

 

제가 부활절 기간에 다 먹지 못해서

집에 챙겨온 달걀은 6개였습니다.

 

이 달걀을 어떻게 처리하나?

살짝 고민을 했었는데..

 

남편이 회사에 간식을 싸가면서

하나씩 가져갔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요양원 어르신들께

지급된 부활절 선물입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달달이 밀카 초콜릿이죠.

 

부활절 토끼 2마리와 꼬꼬닭 그리고 달걀들!

 

어르신들께 하나씩 나눠드렸는데도

많이 남은걸 보니 애초에 많이 온 모양입니다.

 

못 드시는 어르신이라고 빼놓고

안 드리는 경우는 없거든요.

 

부활절연휴에 근무한 직원들도

한두 개씩 챙겨온 초콜릿!

 

한 봉지는 시부모님께 드렸습니다.

나눠 드시라고!

 

한 봉지는 남편용 이여서 이것으로

남편의 간식을 만들었죠.

 

어떤 간식인지는 다음번에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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