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자랑스러운 내 시험 점수

by 프라우지니 2016. 12. 19.
반응형

 

 

오스트리아의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중 가장 어려운 과목은 "환자 간병"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요양보호사(이론 1200시간, 실습 1200시간)"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간호조무사 과정(이론 800시간, 실습 800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오스트리아의 국가고시 또한 합격해야 다음 과정인 "요양보호사"의 시험을 볼수 있습니다.

 

앞으로 봐야할 "간호조무사 시험"에서 이 "환자간병"이 시험의 7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봐야하는 4과목 중에 3과목은 아무리 잘 봤어도 이 "환자간병"시험을 못 봤다면 힘든 거죠^^;

 

4학기에 들어서면서 마지막으로 본다고 했던 "환자간병"시험이었습니다.

 

이 과목은 모든 병의 원인과 증상, 간병하는 방법과 예방하는 방법 등을 배우는 것으로..

한마디로 의료백과사전 같이 두꺼운 책으로 수업을 합니다.

 

마지막 시험이라 예상 문제가 자그마치 85문제!!

(그나마 다행이죠, 간호조무사 시험에 나오는 예상문제는 103문제입니다.^^;)

 

그중에 어떤 것이 나오게 될지 모르니, 공부도 대충하면 쪼매 힘들죠.^^;

 

일단 빡세게 하기는 했지만, 불안했었는데...

 

시험지를 받고나서 저는 웃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은 모르는 문제가 없었고, 문제를 보니 외웠던 답이 바로 생각나더라구요.

 

시험을 잘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점수는 불안했었는데..

 

 

 

우리 반 전원이 사용하는 왓츠앱에 시험결과가 떴을 때,

저는 정말로 통쾌하게 웃었습니다.^^

 

"앗싸라~ 완전 1등급!"

 

전부들 봤겠죠! 외국인임에도 그들보다 훨씬 더 점수가 월등하다는 것을!

말 못한다고 무시하고, 외국인이라고 무시해도 말이죠.

 

깨끗한 1등급을 받은 사람은 오직 3명.

 

우리 반 반장이기도 하고, 우리가 "박사"라고 부르는, 심하게 잘난 척 하시는 고졸출신 그녀.

내 옆에 앉아서 시험 볼 때 가끔 나에게 답을 묻기도 하는 크로아티아 아낙, 미라.

그리고 제가 1등급을 받았습니다.

 

그 외 다른 사람들은 2.3등급을 받았는데..

인도아낙이 2등급을 받은 거 보니 공부를 열심히 하기는 한 모양입니다.^^

 

그 외 우리 반 외국인 적대당(젊은 20대 초반의 오스트리아 남녀)의 총수인 아가씨가 1.3으로 겨우 1등급 테두리에 있고, 나머지는 2.3을 기록하면서 2등급에 남았습니다.

 

외국인 적대당원은 전부 실습요양원에 일을 하러 갈 필요가 없어서,

집에서 공부만 하는데도 점수가 안 나왔습니다.

 

노동청의 보조를 받으면 한달에 800유로정도의 돈이 나오는 대신에,  학교 수업이나,실습시간을 제외하고 요양원에 주 20시간 일해야 하지만, 노동청의 보조도 받을수 있는 자격이 있기 때문에 젊은 오스트리아 청년들은 받을 자격이 안되서 2년과정동안 보조금없이 자비로 충당했죠.

 

반면에 저나 미라는 요양원에 일도 하러 가야해서 더 시간이 부족함에도 점수가 월등히 좋습니다.^^

 

사람들은 저에 대해서 많이 오해를 합니다.

제가 시험을 볼 때 거의 1등급을 받으니 제가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심리학" 강의때 각자 테스트를 했는데, 제가 "완벽주의자"쪽으로 결과가 나온지라,

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만, "나는 그럴 줄 알았어요."하셨습니다.

 

매번 시험점수가 좋아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인지..

(난 그런 성격이 전혀 아닌디..^^;)

 

시어머니도 절 우울하게 하시는 말씀을 곧잘 하셨습니다.

 

"공부 너무 열심히 할 필요 없어. 적당히 해서 2~3등급 받아도 돼!"

 

공부한다고 밥 먹자마자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서는 며느리랑 같이 게임하고 싶어서 하시는 말씀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매번 같은 대답을 하기가 그래서 몇 번 일어나다 말고 주저앉아서 그리도 원하시는 게임을 해 드린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나중에 방에 돌아와서는 남편에게 볼멘소리를 했었죠.

 

"남편, 엄마는 내가 1등급 받기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시나봐.  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난 3등급도 만족스러워."

 

마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남편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수긍을 하지만..

남편외 다른 사람들은 내가 1등급에 목숨 걸고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시험 볼 때도 지금까지 내 옆에 앉는 미라가 두어 번 저에게 답을 물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내 시험지를 옆으로 밀어줘서 그녀가 읽을 수 있게 해줬죠.

 

하지만 전 조금 아리송한 문제가 나와도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습니다.

내 목적은 만점 받는 것이 아니거든요.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이 겨우 턱걸이인 4등급이라 해도 상관없고 말이죠.

 

뭘 해도 저는 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으니 더 그렇고 말이죠.

 

최선을 다한 시험이라면 낮은 등급을 받아도 자랑스럽겠지만..

이번처럼 1등급을 받으면 제 자신이 아주, 많이, 더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를 사랑하시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항상 저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합니다.

 

내 값어치를 내가 먼저 알아줘야 남들이 알아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오스트리아 >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요술쟁이 지니  (20) 2017.01.01
기분 좋은 제안  (28) 2016.12.30
기분 좋은 3인의 평가  (22) 2016.12.27
모두에게 어려운 독일어  (18) 2016.12.23
시험대비 긴 휴가  (16) 2016.12.22
하늘나라로 간 친구  (7) 2016.12.09
나에게 위로가 되는 그녀, 미라  (16) 2016.12.04
후배에게 해주는 충고  (5) 2016.11.18
안타까운 자동탈락  (6) 2016.11.06
갑자기 연기된 시험  (12) 2016.10.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