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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오스트리아의 방문요양은 우리와 어떻게 다르지?

by 프라우지니 2015.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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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간의 방학을 끝내고 새(2)학기가 시작함과 동시에 저 “방문요양” 실습을 나섰습니다.

 

‘요양원’에서 실습하면서 거동이 불편해 혼자서 사시지 못해서 요양원으로 들어오신 어르신들도 봤었고, ‘데이센터’에서 실습하면서는 (대부분은) 혼자 사시면서 여가시간을 보내러 오시는 어르신도 봤었습니다.

 

‘방문요양’에서는 그분들이 사시는 집을 방문해서 어떻게 사시는지, 또 어떤 어르신들이 어떻게 생활을 하시는지 볼 수 있는 기회이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방문요양을 하면서 은근히 삐딱한 오스트리아의 복지구조도 봤습니다.

돈이 아예 없거나, 돈이 많아야 사는 것이 수월하기는 한국이나 여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어설프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쓰러져가는 집 한채)은 복지혜택도 못받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전에 말씀 드린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숙박+ 하루 세끼+ 약간의 간호=가 하루에 7~80유로, 한 달에 2~3,000유로씩이나 들어가죠.

 

오스트리아의 데이센터 또한 만만한 가격은 아닙니다.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631

오스트리아 데이센터는 어떻게 생겼을까?

 

오스트리아의 방문요양은 한국처럼 하루 반나절 도우미처럼 그 집에 오전 내내 상주하지 않습니다. 물론 시간당 6~7 천 원 하는 저렴한 인력도 절대 아니고요.

 

 

 

 

오스트리아의 “방문요양”은 15분 단위로 고객을 찾아갑니다.

 

보통은 30분 혹은 1시간 단위로 고객을 찾지만, 최저 시간단위는 15분입니다.

15분, 30분, 45분, 1시간! 뭐 이런 식인거죠!

 

가격 또한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간호사들의 대화에서 주어들은 정보로는.

세금 포함해서 시간당 70유로라고 합니다.

 

물론 고객들은 전액을 지불하는 것이 아닌 그중에 정해진 00 %를 지불하고, 나머지는 나라에서 지불하는 방식이죠. 그래도 비싸기는 한거 같습니다. 50%라고 해도 35유로나 하니 말이죠.

 

‘방문요양‘ 직업군도 다양합니다.

“간호사”,“요양보호사”,“(가정)도우미” 이렇게 세 종류입니다.

 

“간호사”들은 고객을 찾아가서 복용 해야하는 약들을 전달하고, 혹시나 났을지 모를 상처 같은 것도 돌보는 일을 하고, “요양보호사”들은 고객들의 몸을 씻겨드리거나 하는 일을 하고, “도우미”들은 청소나 주방 살림 같은 것들을 하게 되는 거죠!

 

저는 세 종류 중에 “요양보호사” 과정의 실습생이므로 고객들의 몸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되는 거죠. 보통은 씻겨드리고, 옷 갈아입혀드리고... 뭐 이런 일입니다.

 

“간호사”들은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도우미”들은 고객의 몸에 손을 댈 수가 없습니다. 받은 직업교육이 다른 부류의 직업이거든요. (어째 이해가 좀 되시는지요?)

 

저는 “요양보호사”중에 한사람과 동행해서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

사실을 말씀 드리자면 실습생이 딸린 직원은 거의 일을 안 합니다. 처음 한두 번만 실습생에게 보여주고는 그 후에는 실습생이 일을 하니 그저 뒤에서 탱자거리면서 노는 거죠.^^;

 

어찌 보면 실습생을 “이용”하는 구조이지만, 실습생은 절대 불평하거나 땡땡이를 칠 수가 없습니다. 160시간의 뒤에 따라올 “근무태도 평가서”를 긍정적인 성적으로 받기 위해서는 항상 “스마일”을 유지해야 하거든요.^^;

 

저는 아침 6시 30분에 제 파트너를 만나서 오후 1시 30분까지 하루에 7시간을 근무합니다.

7 시간 동안 저희는 시간제로 예약된 고객을 찾아가는 방식이죠!

 

“방문요양 직원”들은 다 차로 이동을 합니다.

보통 이동 15분에 고객방문 30분~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지라, 1시간에 한사람의 고객을 만난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오전시간내내 그 집에 머물면서 몸 씻기고, 밥 차리고, 청소까지 하는 그런 도우미는 절대 아니죠. 그렇게 하게 되면 엄청난 가격을 지불해야하니 말이죠.

 

전 요즘 항상 같은 고객들을 찾아갑니다.

새벽 6시 30분에 제 파트너를 만나서 찾아가는 첫 고객은 91살의 할배!

연세에 배해서 정정하신지라 아침에 씻으실 때 옆에서 조금 보조하는 정도입니다.

 

실습 첫날 이 할배를 방문했을 때는 쪼매 당황했었습니다.

욕실에서 저희를 기다리시다가 문을 열어주시는디..

위아래 다 벗은 상태이셨던 지라 제가 눈 둘 곳을 찾지 못했었거든요.

 

두 번째 고객은 치매가 심하신 80대의 할매이십니다.  전에 “데이센터 실습”할 때 그곳의 고객이셨던 분이셨는데, 이제는 그분의 댁을 찾아가게 된 거죠.

 

원래 요양보호사의 일인 “몸을 씻겨드리는 일”을 해야 하지만, 할매는 씻기를 항상 거부하십니다.

그래서 “도우미”가 하는 일들, 즉 주방에 어지러운 그릇들을 식기세척기에 넣고, 집안을 약간 청소하는 정도의 일을 합니다. 그런 일을 하기에는 저희가 조금 비싼 인력(시간당 70유로)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이렇게 매일 같은 고객을 찾아가는지라, 이제는 고객들이 실습생임에도 저에게 흔쾌히 몸을 맡기시고, 제가 학교 가는 날이어서 파트너와 함께 하지 못할 때는 저의 안부를 물어 오신다고 합니다.

 

물론 실습 4주차가 되어가지만 아직도 저를 삐딱하고 맘에 안 드는 눈으로 보시는 할매도 있으십니다. 그분에게는 전 그저 “가까이 하기에 보다는 거리를 두고 싶은 외국인”일 뿐이니 말이죠.

 

기회가 된다면 제가 보는 제 고객들의 소소한 이야기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분들에게서 배우는 삶의 철학이 다양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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