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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살까 말까 젓가락

by 프라우지니 2015.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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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은 한식은 잘 먹는 편이지만, 사실 젓가락질은 그리 능숙하게 다루지 못합니다.

 

한국에서는 서너 살 때부터 배우는 젓가락질인지라, 중년의 한국인 마눌은 완전 능숙하게 다루는데 비해서 외국인 남편의 젓가락질은 사실 “쯧쯧~”소리가 나는 실력입니다.^^;

 

내가 봐온 다른 외국인들은 젓가락질을 완전 능숙하게 잘하는 지라, 남편도 조금 폼 나게 젓가락질을 했음 하는 작은 소망이 있기는 했습니다. 이왕이면 초보 티는 벗은 젓가락질이면 왔다~인거죠!

 

그러다 발견한 슈퍼마켓 전단지!

(취미가 전단지 읽는 거라 매주 나오는 전단지는 완전 신경 써서 읽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유럽  전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Lidl 리들이라는 슈퍼마켓은 시시때때로 나라별 음식(재료)들을 곧잘 판매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그리스 주간”, “스페인 주간”, “이태리 주간”, “아시아 주간”하는 식으로 나라를 정하고 그 나라에서 수입해 온 음식들을 판매 하는 거죠!

 

사실 “아시아 주간”은 한 나라가 아닌 아시아 여러 나라를 뭉쳐서, 대충 나오는 식재료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는 한국의 식재료보다는, “중국( 라면, 국수류 등), 태국( 즉석 밥, 병에 든 숙주나물 피클? 등 ), 베트남(국수류, 소스 류), 일본(김, 와사비등)등의 나라를 짬뽕해서 식품들이 판매되곤 했었죠.

 

 

 

 

이번에도 돌아온 “아시아 주간” 내가 살만한 것은 별로 없는지라 전단지를 휘리릭~보던 중에 눈에 띄는 아이템 하나! 바로 젓.가.락.입니다.^^

 

단돈 99센트(요새 환율로는 1유로당 천 원 정도 하나요? 거의 달러랑 같은 환율이죠!) 에 대나무 젓가락 5매나 아이들이 젓가락질을 배울 수 있는 아동용 젓가락.

 

전에 맘에 안 드는 남편의 젓가락질을 위해서 한국에 가면 “아동용 젓가락”을 사올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는지라, 아동용 젓가락이 한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그래, 내가 이번에 널 사고 말겠다!”하는 생각에 아시아 주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달력에 표시를 했었습니다. 1주일 단위로 나라별 주간이 바뀌는지라, 제대로 기억을 못하면 금방 지나가거든요.^^;

 

그리고 아시아 주간이 시작하는 그날 저는 리들에 갔습니다.

내가 찜 해 놓은 젓가락을 사서 남편에게 기필코 제대로 된 젓가락질을 가르칠 생각으로 말이죠.

 

 

 

 

전단지에서 본대로 젓가락이 아시아주간을 대표해서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아동용 젓가락에는 손잡이 달린 젓가락과 함께 여분의 젓가락까지 들어있어서 가격대비 완전 만족스런 제품 이였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가 그런 걸까요? 전단지를 봤을 때는 꼭 살 제품 이였는데..

실제로 보니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단돈 1유로도 안하는 제품임에도 말이죠.

 

“젓가락이 대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이네.”

 

“이걸 사면 남편은 몇 번이나 사용하게 될까?”

(사실 제가 한국요리를 잘 안하는 편이고, 남편은 서투른 젓가락질보다는 포크에 더 안정감을 느끼는 인간형입니다.^^;)

 

“잘 사용하지 않을 걸 알면서 사서 넣어놓으면 (남편이) 분명히 잔소리 하겠지?”

(사실 잔소리는 무섭지 않습니다. 마눌의 버럭 한 방이면 조용 해지니..^^)

 

젓가락 앞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슈퍼를 나올 때 이 젓가락을 챙기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 해 봐도 사서 한 두 번 사용할 거 같고, 나중에 짐만 될 거 같은 생각에 말이죠.

(제 직업교육이 끝나는 2017년 2월쯤에 어디서 살게 될지 아직 결정이 안 된 관계로)

 

지금은 시댁에 임시로 살고 있고, 우리 이삿짐의 반은 풀지 못한 채 살고 있는지라, 뭘 사기 전에 항상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샀다가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죠. 단돈 1유로밖에 안 하는 제품이라도 나중에 짐이 될 것을 알고 있다면 안사는 것이 옳은 거 같고 말이죠.^^

 

사실 남편이 젓가락으로 먹어야 하는 상황이면 서툴지만 젓가락질을 하면서 먹는지라, 나중에 기회가 되고 젓가락질을 많이 해야 하게 되면 차차 알아서 배우겠지.. 하는 생각에 말이죠.

 

우리 집에 젓가락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한국서 공수한 쇠 젓가락이 있는지라, 젓가락으로 먹어야 할 상황이면 그냥 쇠 젓가락을 쓰면 되고 말이죠.

 

요즘처럼 돈을 안 쓰면 조만간 저 부자 되지 싶습니다.^^

식료품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한 번 더" 하는 생각에 안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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