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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유효기간 지난 쌀가루

by 프라우지니 201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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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앉는 인도아낙이 몇 번 자기언니가 “인도식료품 가게”을 하고 있다고 몇 번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몇 년째 하고 있는데, 식료품가게가 벌이도 짭짤하다고 말이죠.

 

내가 간식으로 가지고 갔던 찰콩떡에 관심을 보이길레, 찰콩떡을 조금 잘라주니 어떻게 만드냐고 꼬치꼬치 물어오는 그녀!

 

다시 떡을 만들려면 찹쌀가루를 사야한다고 하니 자기 언니네를 추천합니다.

인도 식료품가게이기는 하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식료품도 팔고 있다고 말이죠.

 

수업이 조금 일찍 끝난 날 그녀를 따라서 그녀의 언니가 한다는 식료품가게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태국 가게”에서는 1.10유로에 산다는 찹쌀가루는 자기 언니네는 1유로에 판다고 유혹을 해서 말이죠. (제가 조금이라도 싸면 혹~하는 경향이 쪼매 있습니다.^^;)

 

가게는 생각보다 아주 많이 작았고, 가게 안에 진열된 물건도 별로 많지 않아서 “정말 이 작은 가게를 해서 짭잘한 벌이가 될까?“ 생각할 정도였지만, 뭐 내 일이 아니니 패스~

 

일단 가게에 들어서니 인도아낙은 자기 언니 가게임에도 자기 가게인듯이 냉장도를 열어서 파인애플 음료를 까더니만 얼른 내 앞에 디밉니다.

 

일단 받은 음료이니 마시면서 가게  안을 한번 둘러봤는데..

제가 살만한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가격도 절대 싸지 않았고 말이죠.

 

 

 

 

 

그녀가 찾아서 내미는 찹쌀가루는 유효기간이 이미 6개월도 훨씬 지나있습니다.

2014년 10월까지인데, 지금은 2015년 6월!

 

이 찹살가루를 들고 잠시 갈등을 했었습니다.

 

“이거 유효기간이 지난 것이라고 바로 이야기를 할까?”

 

그러기에는 제가 그리 모질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이사람들이 유효기간이 지난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팔고 있는 것인지,

아님 인도인들이여서 “유효기간”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인지..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다가 결국 쌀가루를 한 봉지를 샀습니다.

제가 필요한 것은 찹쌀가루라는 걸 제 짝꿍아낙이 이미 알고 있었으니 말이죠.

 

모르죠! 이걸 사들고 나오는 내 등 뒤에 대고 “ 저 멍청한 아낙이 유효기간 지난 쌀가루”를 사가지고 갔다고 손바닥을 치면서 좋아했을지도..

 

 

 

 

저는 그곳에서 깐 땅콩과 찹쌀가루 한 봉지를 샀습니다.

 

재밌는 것은 처음에는 (제 짝꿍) 인도아낙이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왔으니 선물로 준다고 말이죠! 인도인들은 그런다고 하네요.

 

“아니야, 니가 준 파인애플 음료로 선물은 충분하고, 물건 값은 계산할래!”

 

하는 나에게 그녀는 50센트가 할인된 영수증을 내밀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인가격을 적용 받았냐구요?

 

아니죠! 이렇게 되면 제가 생각하는 동등한 관계가 성립이 안 되는거죠!^^

영수증은 할인된 가격으로 발급됐지만, 전 제가 산 물건 값을 다 지불했습니다.

깐 땅콩 500g에 2.50 유로, 유효기간 지난 찹쌀가루 400g에 1유로!

 

3.50유로를 처음에는 받지 않으려 했고, 나중에는 50센트를 할인 해 준 그녀의 마음은 고마운데, 아무리 옆에 앉아서 몇 달을 지냈다고 해도 그녀는 역시 가까이 하기에는 나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인간형인지라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구요.

 

인도가게의 유효기간지난 찹쌀가루 사건 이후 제가 자주 가는 아시안 마트의 찹쌀가루 봉지의 유효기간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어디에서 유효기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시안 마트에 가면 어떤 물건을 사던지 유효기간을 찾아봐야 하는데, 가끔씩은 그것을 잊을 때가 있습니다.^^;

 

유효기간 지난 찹쌀가루는 어떻게 했냐구요?

그걸로 그냥 콩떡을 했습니다.

 

“먹고 배 아프면 화장실에 가면 되지!” 뭐 이런 용감 무식한 생각으로 말이죠!^^;

 

그리고 인도 식품가게는 앞으로는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살만한 물건도 없는데다가,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유효기간이 지날 때까지 진열장에 놓여있게 되는 거 같아서 말이죠.

 

저는 그냥 제가 자주 가는 태국인 마트를 계속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물건 값이 저렴하니 많이 팔리고, 물건들도 자주 들어오는 거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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