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26-투랑기 백패커에서 느끼는 기다림의 여유 그리고 영화.

프라우지니 2018. 2.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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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여행자에게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사진이 품질이 다른지라 여행 중에 해는 필수적으로 떠 줘야 합니다.

하지만 여행자에게 필요하다고 매일 해가 뜨지는 않죠.^^;

 

아! 해는 매일 뜨는 군요,

단지 구름 뒤에 숨어서 안보일 뿐이지요.^^

 

여행 중에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곳들을 계획했다고 해도,

날씨 때문에 포기해야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투랑기 백패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통가리로 크로싱이나 통가리로 노던서킷(2박3일 트랙킹)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또한 이곳에 그것을 하러 온 거죠.

 

우리처럼 시간이 넉넉하면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시간에 쫓기는지라 이곳에서 계획한 일을 포기하고 그냥 지나갑니다.

 

 

 

태풍이 뉴질랜드 근처에 머물고 있는지라, 이곳의 날씨는 매일 우중충~

회색빛 하늘에 비는 시시때때로 내리는지라 밖에서의 활동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런 날씨에는 이동을 해도 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습니다.

이동한다고 해도 하루 종일 차안에서 지내야 하는 나날입니다.^^;

 

 

 

이런 날씨의 나날입니다.

 

손을 뻗으면 잡힐 거 같이 가깝게 구름들이 내려와 있습니다.

물론 이런 날은 근처의 산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구름뿐이죠.

 

옆 나라, 일본 국기가 저기 나무 울타리의 다른 나라 국기들이랑 나란히 있습니다.

 

우리나라 태극기는 건물의 담벼락에 그려져 있어서 비가와도 젖지 않은데..

괜히 뿌듯했습니다. 태극기는 내가 그려 넣은 것도 아닌디..^^

 

 

 

우중충하고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냥 백패커에서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마눌은 차 안에서 바깥구경 해 가며 글쓰기와 함께 하루를 보내고,

남편은 주방에서 노트북을 안고 하루를 보내는 모양입니다.

 

남편이 시시때때로 차로 들이닥치는 것만 빼면 나름 평안한 하루입니다.

 

 

 

이곳에서 신기한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 봐온 것과는 다른 스펀지 브러시입니다.

스펀지 브러시 안에 세제도 넣을 수 있어서 게으른 사람들에게는 왔다~입니다.

 

설거지할 때 손에 물이 안 묻을 거 같기도 합니다.

거품 나는 솔로 한번 쓱 닦은 후에 물로 헹구면 되니 말이죠.^^

 

아니, 왜 이상한 솔로 설거지를 하냐구요?

 

우리나라는 설거지를 할 때, 수세미를 이용하지만,

외국에서는 신발(?)닦는 솔(브러시)로 설거지를 합니다.

 

공기와 대접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외국은 접시 위주인지라 설거지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신발 닦는 솔로 접시를 한번 슥하면 설거지 끝~

 

제가 신발 닦는 솔이라고 한다고 해서 정말로 “신발용 솔”을 사서 설거지하는 건 아니구요.

슈퍼에서도 “설거지용”으로 솔을 판매합니다.

 

 

 

비가 오면 차문을 열어 놓을 수 없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차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특히나 잠잘 때 듣는 빗소리는 정말 환상인지라, 우리부부가 종종 그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우리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가장 그리울 것 중에 하나가 “빗소리를 들으면 잠드는 것.”이었습니다. 빗소리는 밤에도 좋지만, 낮에도 좋기는 합니다.^^

 

보이시나 모르겠는데, 저기 비오는 창밖으로 태극기가 보입니다.

 

2010년 이곳에 머문 한 청년이 그려놓은 태극기가 이곳에 오는 모든 한국 사람들에게 큰 선물인거 같습니다.

 

태극기가 건물의 앞 담벼락에 있었다면 모든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겠지만, 뒷

마당의 벽인지라 뒷마당으로 오지 않는 이상 발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 지. 만

그래도 지붕이 있는 담벼락인지라 비가와도 젖지 않는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일본의 국기는 나무울타리에 그려져 있는지라 비가 오면 다 젖는데 말이죠.^^

 

 

 

부부가 합심으로 만든 점심메뉴입니다.

 

마눌은 밥과 당근&사과 샐러드를, 남편은 낚시해서 잡아놨던 송어를 넣고 코코넛밀크를 넣어서 볶음요리를 했습니다.

 

마눌은 칼로리 엄청난 코코넛 밀크는 질색을 하는데도,

남편은 꼭 자기 입맛대로 요리를 합니다.^^;

 

 

 

점심을 먹고는 이날 백패커에 모인 젊은이들과 “반지의 제왕3”을 봤습니다.

 

이곳에는 꽤 많은 영화DVD들이 있는지라, 낮에 할 일없는 젊은이들은 입맛대로 영화를 골라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렇게 비가 와서 밖으로 못 나갈 때는 함께 모여서 보는 영화 한편도 기억에 남습니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백패커에서 보는 “뉴질랜드 풍경이 담긴 영화”를 보는 것도 꽤 근사합니다. 이곳에서 새로 나왔던 영화 “호빗”도 젊은이들과 나란히 앉아서 봤습니다.^^

 

이날 일기에는 날씨에 대해 이렇게 써놨었네요.

 

“생각보다 비는 많이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보대로 비는 퍼붓다, 말다를 반복했다.

예쁜 이름(루시)을 가진 사이클론답게 예쁘게 비도 내렸고, 그런 비를 보면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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