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각들

아내를 뿔나게 하는 남편의 행동

프라우지니 2018. 1. 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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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돌아오는 누군가의 뒷담화입니다.

아시죠?

제가 친구가 없어서 스트레스 받으면 벽 보고 이야기하던가, 블로그에 쏟아내야 합니다.

 

“불쌍한 아낙이 하소연할 때가 없어서 여기다 하나부다.”

생각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7년 마감을 이틀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과거라는 이야기죠.^^)

 

남편은 조금 이상한 성격입니다.

 

마눌이 조금 친절하면 오히려 삐딱선을 타고, 마눌이 심술을 있는 대로 부리면..

완전 아양덩어리로 변신해서는 마눌 비위를 맞추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번에 요양원에서 하는 “불꽃놀이”는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시부모님께도 보러가자고 했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불꽃놀이를 하는데, 이것이 그냥 시중에서 파는 폭죽을 터뜨리는 것이 아니고, 정말 폭죽 전문가가 만든 폭죽으로 하는 불꽃놀이야!”

 

신문기사까지 보여줬었습니다.

 

“이것 봐! 우리 요양원에 근무하는 나랑 동갑내기 직원이거든,

폭죽회사를 형이랑 경영한다는 말을 언뜻 들었었는데,

이 사람이 린츠 시에서 하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도 제작하나봐!

 

올해는 빨간, 파랑, 금색을 많이 써서 더 칼라풀한 불꽃놀이가 될 거라네.

 

그냥 동료직원인줄 알았는데,

15년째 불꽃(놀이)디자이너로 근무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

 

“이런 사람이 요양원 앞에서 불꽃놀이를 한다니 가서 꼭 봐야해.

폭죽 돈 주고 살 필요도 없이 전문가가 만든 불꽃놀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야!“

 

동료직원에게 물어보니 요양원 직원이라고 해서 요양원을 위해서 “공짜”로 하는 불꽃놀이는 아니고, 요양원에는 조금 저렴하게 해주는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오후 5시에 불꽃놀이를 한다니 4시쯤에 천천히 가서 요양원 앞에 음식도 판다니 그것을 사먹어도 좋고, 아님 근처에 케밥집에서 케밥을 사먹으며 기다려도 좋고!”

 

시부모님도 모시고 갈 생각이었는데,

시아버지는 스키점프 중계를 봐야 해서 안 가신다고 하시고..

시어머니는 가실 의향을 보이시는데,30분 거리를 걷기엔 무리가 있으시고!

 

이래저래 시간은 다가오고, 가시겠다던 시어머니께 살짝 가보니..

시어머니는 눈썹을 염색중이십니다.

 

나한테 “오후 4시에 출발하면 되지?”하면서 갈 의지를 보이시더니만,

4시 10분전에 염색 중.

 

제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말을 했으면 지키던가, 아니면 미리 취소를 하던가!

 

시어머니와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을지 열심히 고민했었는데..

미리 알았다면 길게 고민하지 않았을 것을...^^;

 

30분 걸리니 시간에 맞춰서 슬슬 걸어가려고 했었는데..

쇼핑몰에 자전거타고 장을 보러가자고 하는 남편이 꼬시는 한마디.

 

“당신이 나랑 자전거타고 같이 쇼핑몰에 갔다 와서 차로 요양원에 가자.”

 

이 말을 믿고 비도 조금 내리는데 남편이랑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쇼핑몰에 갔다 오니..

 5시 22분전.

 

불꽃놀이는 5시에 시작을 한다니 빨리 서둘러 차를 몰고 가야하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이 차열쇠를 찾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당신이 서둘러서 내가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모르잖아.”

“아니, 쇼핑몰에 장보러 갈 때는 당신이 먼저 나가 있어서 내가 문을 잠뒀구먼. 뭘 서둘렀다고?”

 

열쇠를 찾으면서 계속 궁시렁거리는 남편.

 

“가도 주차장도 없을 거 같은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말을 했으면 지킬 일이지, 가기 싫은 티를 내는 거죠.

 

열쇠도 안 보이고, 가면 주차할 자리고 없을 거 같고..

 

이제 5시 20분전.

남편은 열쇠를 찾느라 궁시렁 거리면서 왔다리~ 갔다리~

열 받아서 그냥 집을 나왔습니다.

 

걸어갈 생각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아무리 부지런히 걸어도 20분으로는 부족합니다.

가봤자 불꽃놀이는 이미 끝났을 테니 말이죠.

 

가도 못 볼 것을 아는데, 굳이 걸어갈 필요는 없는지라,

골목을 나섰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면서 괜히 눈물도 나서 성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혼자서 천천히 걸어갈걸, 그럼 마음 편하게 걸어갔다 올수 있었는데..

내가 왜 그 말을 믿고 기다렸다가 보고 싶은 불꽃놀이도 놓치는 것인지..”

 

집에 다시 돌아오니 그사이 남편은 열쇠를 찾아서 문을 잠갔네요.

(남편 열쇠꾸러미에 자동차, 문 열쇠가 다 있습니다.)

 

열이 확 받았습니다.

 

마눌이 걸어가도 시간은 이미 부족한 상태라 못 볼 것을 알고 있을 남편인데, 열쇠를 찾았으면 마눌에게 전화를 해서 “열쇠 찾았으니 차를 몰고 나갈게, 어디쯤 있어?” 하는 것이 정석이건만, 이 인간은 찾은 열쇠로 문을 잠그고 방에 있습니다.

 

안에 열쇠가 걸려있으면 밖에서 문을 열수 없는 구조의 문!

열심히 두드리니 남편이 나오면서 하는 말.

 

“열쇠 찾았어.”

 

마눌이 아무 말도 안하니 다시 하는 말.

 

“요양원에 갈까?”

“...”

“내가 열쇠 찾아서 뛰어나갔는데 당신이 벌써 가고 없더라?”

“나 골목도 벗어나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어디를 뛰어?”

“차 (마당) 있는데 까지 갔었어.”

 

차타고 요양원에 불꽃놀이 간다는 그 말을 믿고, 비도 오는데 자전거타고 장보는데 따라갔다 왔구먼, 열쇠가 안 보인다고 궁시렁, 주차할 곳이 없을 거라고 궁시렁 하던 남편.

 

다시 돌아온 마눌에게 “요양원 갈래?”를 묻고 또 묻습니다.

아까 이미 둘이서 합의를 본 사항인데 왜 이리 묻는 것인지..

 

이미 열받은 마눌의 입에서 순순히 "그래!"는 안 나옵니다.^^;

 

내년에는 보지 못할 불꽃놀이인지라 전문가가 만든 불꽃놀이는 얼마나 근사한지 보고 싶었는데.. 요양원에 가지 못한 모든 상황에 짜증이 났습니다.

 

시간은 흘러서 불꽃놀이는 이미 끝났을 시간!

마눌이 화가 난 것을 나는 남편이 납작하게 엎드려서는 “미안해”를 연발합니다.

 

“내가 열쇠를 찾을 때 조금 기다리지. 당신이 가버려서 1시간 있다가 올줄 알았어.”

“내가 걸어가도 이미 시간이 늦어서 못볼것을 알고 있었잖아.”

“그러게 조금 기다리지 왜 먼저 가서는..”

“왜 나 때문에 열쇠를 못 찾는다고 짜증을 낸 거야?

쇼핑몰 갈 때는 내가 서둘러서 간 것이 아니라 이미 당신이 먼저 나가있었잖아.”

“그건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내가 다시 돌아왔음 빨리 차를 몰고 요양원에 출발을 해야지 왜 가겠냐고 묻고 또 물었어?”

“당신이 가자고 했음 갈려고 물어본 거지.”

“아까 장보고 자전거 타고 갈 때 우리가 뭐라고 약속했어? 장보고 와서 차타고 요양원 간다고 했었잖아. 그런데 뭘 자꾸 물어?”

“그 사이 당신이 마음이 변했을까봐.”

“약속을 했음 지켜야 하는 거야. 물을 필요가 없는 거지.”

 

사실 남편은 가기 싫으니 다시 돌아온 마눌에게 정말로 갈 것인지를 묻고 또 물었던 거죠.

 

"내가 누굴 탓하니? 멍청한 내 탓을 해야지.“

“....”

“내가 자전거 타고 장보고 오면 차타고 가자고 해도 그냥 혼자 천천히 걸어갔음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괜히 그 말을 믿어서 이렇게 된 거지.”

“미안해, 내가 가려고 했는데, 열쇠를 못 찾았었고, 열쇠를 찾았을 때는 당신은 이미 없었고, 다시 돌아온 당신에게 물어도 당신이 대답을 안 하니 안 간 거지.”

 

남편 입을 꿰매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이미 성질이 있는대로 나있는 상태인데 자꾸 “갈래?”만 묻는 남편.

 

이미 성질이 머리끝까지 나있는데..

불꽃놀이이고 뭣이고 이미 물 건너 간거죠.

 

제가 성질이 나면 헐크가 됩니다.

그래서 남편이 아주 많이 조심을 하죠.

 

남편은 항상 이런 식입니다. 마눌이 안 간다고 해도 자신이 가는 곳은 마눌을 꼭 끌고 다니죠.

물귀신처럼 쇼핑몰에 장보러 가는 것도 꼭 마눌을 달고 가려고 합니다.^^;

 

고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것 중에 남편의 못된 버릇이 하나있습니다.

열쇠든 다른 물건이던 안 보이면 항상 마눌 탓을 먼저 합니다.

 

“당신이 열쇠를 어디다 뒀는지 찾을 수가 없잖아.”

 

“당신이 서두르는지라 나도 덩달아 그러다보니 열쇠가 어디 있는지 못 찾잖아.”

 

마눌은 열쇠를 만진 적도 없는데, 항상 이런 식으로 마눌에게 짜증을 냈었습니다.

 

“잘 찾아봐, 바지 주머니도 보고, 재킷 주머니도 보고, 가방도 보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남편이 놓아둔 곳에서 열쇠를 찾곤 했습니다.

 

시어머니가 뭐든지 시아버지 탓을 하는데, 남편은 뭐든지 마눌 탓을 합니다.

시어머니의 가장 안 좋은 성격을 남편이 고스란히 빼다 박았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순간이었던 거죠.

마눌은 열쇠를 만지지도 않았는데, 마눌이 서둘러 나가느라 열쇠를 잃어버렸다니!

 

“당신 안 좋은 버릇 중에 마눌 탓하는 거 있는데 그거는 매번 지적을 해도 안 고쳐지네.

이번에는 열쇠를 어디에서 찾았어?”

"내가 나뒀던 테이블 모퉁이에서.“

“그런데 왜 나 때문에 열쇠를 못 찾는다고 했어?”

“그건 잘못했어.”

“그리고 사람이 한번 약속을 했음 지킬 일이니 왜 그래?”

“그건 열쇠를 찾는 중에 당신이 먼저 나갔고, 열쇠를 찾았을 때는 당신이 이미 가고 없었고, 당신이 돌아 왔을 때 요양원 가겠냐고 물었을 때 당신이 가자고 했음 가려고 했어.”

“이미 약속을 한 일이고, 내가 다시 돌아왔음 빨리 열쇠를 챙겨서 나왔어야지.”

“....”

 

가끔은 내가 행복한줄 알았는데, 이런 상황을 만나면 온갖 짜증이 다 올라옵니다.

 

요즘은 남편이 출퇴근을 시켜주는지라 감사하지만, 퇴근길에 슈퍼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물건도 사면서 힐링하는 마눌이 슈퍼에 잠시 들리자는 요청을 무시하고 그냥 집으로 직진 해 버리는 것도 은근히 짜증이 납니다.

 

퇴근 무렵에는 야채들을 절반가격에 살 수 있는 지라,

은근 그걸 즐기는데 못하니 이것도 스트레스가 되기는 하더라구요.

 

마눌이랑 요양원에 불꽃놀이 보러가는 것이 싫었음 그냥 마눌혼자 갔다오게 두던가,

가겠다고 약속을 해놓고 마눌도 못 가게 만든 상황도 짜증이 나고!

 

성질 나 있는 상태인데 시어머니가 전화를 해 오셨습니다.

안 받았더니만 문으로 열쇠를 따고는 며느리가 있는 주방까지 오셨습니다.

 

“넌 왜 내 전화 안 받았냐?”

“화장실에 있었어요.”

 

사실은 남편 때문에 성질이 난 상태라 시어머니의 짜증스럽게 높은 톤의 목소리도 듣기 싫었습니다.

 

늘 누구탓을 하는 시어머니의 안 좋은 성격을 그대로 닮은 남편이 미우니 당근 시어머니도 밉죠.

 

“낼 점심을 먹으러 올 것인지 물으려고 했는데, 왜 전화를 안 받아서리...”

 

그러면서 시누이가 있는 방문을 여시려고 하십니다.

 

“지금 당신 아들은 테니스 치러 나갔고, 당신 딸도 파티하러 친구 집에 가서 둘 다 없어요.”

“그럼 물어보고 알려다오.

내일 점심을 먹으러 올 것인지 말 것인지, 안 먹으러 오면 안 해야지.”

 

연휴라 시누이가 집에 와있고, 덩달아 우리부부의 점심까지 챙겨야 하는 시어머니는 부담스러운 기간이지만, 그렇다고 며느리에게 짜증을 내면 안 되는 거죠.

 

항상 남편을 맞춰주려고 노력을 하고, 왠만하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마눌이 착하니 남편이 못되지는 거 같아서 새해에는 조금 못되질 생각을 해봅니다.

 

평소에는 그러려니 하는 일들이 지금은 다 짜증스럽기만 한 날입니다.

 

근무 끝나서 퇴근해서 뜨거운 욕조물에 몸 좀 담가볼까 싶어 욕실에 가보면 하루종일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시누이가 샤워할 물도 안 남기고 물을 다 써버려서 나를 황당하게 만들고,

(도대체 배려는 전혀 모르는 듯) -평소에는 우리부부가 다 목욕을 해도 남는 온수의 양인디..-

 

왠만하면 자정에 자면 좋겠는데, 새벽 2시까지 TV보면서 휴가를 즐기는 남편은 마눌 잠 못 들게 TV를 틀어놓고, 근무가 없는 날은 조금 늘어지게 잘까 싶은 아침, 7시에는 라디오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시끄러운 뉴스가 내 잠을 깨우고..(오늘도 5시간도 못잔 날입니다.^^;)

 

이 빌어먹을 연휴가 빨리 끝났음 좋겠습니다.

 

시누이도 얼른 돌아가고, 남편도 다음날 출근을 위해서..

자정에는 TV끄고 잠자리에 드는 일상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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