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92- 우리가 만난 양봉인 이민자

프라우지니 2017. 8.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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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저희부부는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일상을 살았다면 평생 만날 일은 없었을 사람들을 말이죠.

 

뉴질랜드에는 유럽에서 온 이주민들이 상당합니다.

이민 1,2,3세대까지 아주 다양하게 만났었죠.

 

이민 2세대가 넘어가면서 더 이상 그들의 부모의 언어가 아닌 영어를 쓰고 있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부모님이 해주던 음식이나 습관 같은 건 아직도 가지고 있고, 그들의 고향이 유럽이라는 것에 대한 자긍심을 보이기는 했습니다.

 

우리나라 교민들도 그렇지만, 언어도 다른 나라에서 벌어먹고 사느라 아이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칠 시간이 없었거나, 빨리 영어를 배우라고 일부러 모국어를 안 썼을 경우도 있겠지요.

 

 

 

와이오에카 강이 바다와 만나는 강어귀를 갑니다.

 

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주차를 하고, 해변은 걸어가야 하죠.

해변으로 나는 길에 잠시 가 눈에 띄는 풍경이 있어서 잠시 섰습니다.

 

 

 

양봉업자라고 하기에는 벌통이 많지는 않는데..

뭘 하고 계시길레 말을 걸었습니다.

 

뉴질랜드의 백인들은 대부분 이민자죠.

이 아저씨도 네덜란드에서 오신 이민자라고 하셨습니다.

 

남편이 오스트리아 출신이라고 하니 급호감으로 대화가 진전됩니다.

같은 나라는 아니지만 “유럽대륙”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사람들을 쉽게 사귀죠.

 

“꿀”은 슈퍼에 나온 제품을 사먹는 정도인지라..

실제로 이런 벌꿀 통이나 꿀을 채취하는 것은 본적이 없어서 신기한 구경이었죠.

 

 

 

지금은 꿀 채취가 아닌 여왕벌 표시해서 나누는 작업 중이라고 하십니다.

 

근처에 사는 친구가 취미삼아서 양봉을 시작했는데, 거기에 나눠줄 여왕벌을 구분한다면서..

여왕벌의 궁디 부분에 빨간 약을 바르게 계셨습니다.

 

벌통에는 여왕벌이 하나씩 들어앉아 있어야 일벌들이 모인다고 하니,

여왕벌은 꼭 있어야 하는 거죠.

 

 

 

어떤 것이 여왕벌인지 궁금해 하니 일부러 우리를 위해서 보여주십니다.

 

여왕벌은 일벌보다 훨씬 큰 줄 알았었는데..

일벌보다는 조금 더 길고, 궁디 부분이 까맸습니다.

역시나 먹고 하는 일이 번식이다 보니 궁디가 남다르기는 합니다.

 

쉽게 구분하자면..

일벌은 궁디 부분이 줄무늬이고, 여왕벌은 궁디쪽이 쪼매 더 길면서 줄무늬는 없죠.

 

일벌이랑 섞이면 구분하기 힘이 드니 빨간 점을 찍어서 쉽게 구분을 하려는 거죠.

 

 

 

요새는 진짜 여왕벌 대신에 플라스틱 제품을 대신한다고 하면서 보여주십니다.

(근디.. 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분과의 대화는 일기장에 적어놓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이 어떻게 여왕벌 구실을 하는지 알 길은 없지만..

여왕벌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이거라도 넣어둬야 일벌들이 모이고, 일을 하겠죠.^^

 



양봉을 오래하신 아저씨는 벌들이 팔뚝에 앉거나 눈앞에 휙휙~거리면 날아다녀도 끄떡 안하시지만.. 벌이 오면 쏠까봐 무서워서 일반인 커플은 날아드는 벌들을 살짝 피하느라 바빴습니다.

 

벌들이 날아드는 건 겁이 났지만, 여왕벌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우리에게 여왕벌도 보여주시며, 아저씨의 뉴질랜드 이민생활이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실 때는 아주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 한 분 한 분, 다 연락처를 주고받고 하지는 않지만, 그분들과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집중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그분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나 조언들도 새겨서 듣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젊지는 않지만 70대이신 분들께는 아직 세상의 반도 살지 않는 “어린것들“이니 말이죠.

 

다시 길을 나서며 마눌이 신이 나서 이야기합니다.

 

“남편, 우리 오늘 여왕벌 봤다. 완전 신기하지? 난 여왕벌은 엄청 큰 줄 알았었거든..^^”

 

남편은 네덜란드 아저씨께 들은 대화중에 어떤 것이 더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지만,

단순한 마눌은 시각적인 것이 더 오래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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