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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290-허허벌판에서 보낸 2박3일

by 프라우지니 201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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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Lake Tekapo테카포호수에서 새해를 맞기로 했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그나마 약간은 서늘한 여름을 맞을 수 있는 곳!

(굳이 테카포가 아니더라도 아침,저녁에는 여름에도 선선합니다.)


“가는 길에 내가 찍어놓은 강이 있는데..거기서 낚시 조금만 하다가도 되지?”


“조금만”이..

일반인이 말하는 “조금”과 낚시꾼이 말하는 “조금”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이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 “조금만”의 시간은 때에 따라서 2박3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금 저희의 여정은 이랬었습니다.


Geraldine제랄딘에서 출발해서  Lake Tekapo테카포 호수로 가는 중이였죠.

테카포 호수를 코앞에 두고 남편은 잠시 샛길로 빠졌습니다.


Burkes Pass 옆으로 파란 줄로 만든 도로가 보이시죠?

 

비포장도로를 10킬로 정도 달려서 파란점 부근의 벌판! (마눌이 머문자리입니다.)

파란 점에 몇 개의 파란선(이것이 강입니다.)


 

 

허허벌판에 있는 “낚시꾼 출입구”


다행이 출입구 옆에는 “NO CAMPING"이라는 사인이 없습니다.

이 사인이 없으면 캠핑을 해도 무관하다는 얘기입니다.


남편은 마눌이 들어있는 차를 농장의 게이트 옆에 놓고는 홀연히 사라집니다.

때에 따라서는 몇 시간이 될 수도 있고, 하루종일 일 때도 있습니다.

 

하루종일 강을 헤집고 다니면 재미는 있는 것인지...^^;


 

 

마눌이 정말로 싫어하는 농장 안을 따라서 남편을 따라가 봤던 첫날!

 

(대부분의 농장은 안에 들어있는 동물의 종류에 따라서 다양한 배설물 사이를 지나가야 합니다.

마눌은 도시에서만 자랐던 관계로..

동물의 배설물 냄새나 배설물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이곳이 남편이 하루 종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2박 3일을 보낸 강입니다.

강이라기보다는 개울에 가까운 크기와 수량입니다.


정말 고기들이 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지만..

남편의 신봉하는 “송어낚시 가이드북”에는 있다고 하니 있나부죠!


 

 

해가 질 무렵에는 농부도 개도 없는데.. 한 떼의 양떼가 지나갑니다.


아무리 주변을 돌아봐도 따라오는 사람도 없는디..

바로 앞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인데..

분명히 게이트 안이 농장인디..

농장 밖을 누비고 다니는 저 양들은 소속이 어디인지...

 

 

마눌과 양떼는 서로를 빤히 쳐다보면서..

“너는 어디쯤에서 왔누???”

 

마눌이 남편을 기다리던 저녁에는 항상 이 양떼들이 앞을 지나갔습니다.


저희차가 서있던 게이트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참 허허벌판이죠?

뉴질랜드에 비가 한참 안 와서리 모든 것이 말라있던 때였습니다.


 

 

남편은 이곳에서 보낸 2박3일 동안 부지런히도 저 길을 지나다녔습니다.


이른 아침에 가기도 하고, 늦은 저녁에 가기도 하고!


한 마리만 잡으면 이곳을 뜬다고 하는데,그 한 마리가 언제쯤에 잡히려는지...^^;

“이러다 허허벌판에서 새해를 맞게 되는 건 아닐런지...^^;”


 

 

저렇게 세워놓은 차안에서 마눌은 2박3일동안 다양한 책을 읽었고..

다양한 날씨변화를 봤습니다.


비가 왔다가, 무지개가 떴다가, 다시 비가 왔다가..

바람이 겁나게 세차게 불다가, 해가 살갖을 벗길 듯이 내리쪼이다가..

참으로 변화무쌍한 뉴질랜드의 날씨입니다.


이곳에서 보낸 2박3일 동안 남편은 내내 낚시에 몰두 해 있던 탓에..

이곳에서 스콘(마눌이 구운)과 물,약간의 과일로 연명했습니다.


물론 저희의 철칙인 “쓰레기는 하나도 안 남기기”는 완수했습니다.

 

남의 사유지에서 노숙을 하면서 쓰레기까지 버리는 행위는 하면 안되는 거죠!

물론 약간의 물(?)은 주변에 필요한 곳에 주었습니다.^^


저희가 이곳에 머문 2박3일동안 저희만 이곳을 이용한 것은 아니고..

저희 외에도 다른 낚시꾼이 낚시를 하러 이곳을 자주 들렀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터를 잡고 24시간 대기상태로 있었던 차는 저희뿐이였죠!^^


허허벌판이긴 했지만,나름대로 차안에 누워서 동서남북 풍경을 보는건 즐거웠습니다.

벌거벗는 풍경의 매력이 나름대로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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