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오스트리아의 대부분의 가게/회사들은 문을 닫은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집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도 답답하고 당장에 수입이 없으니 생활비 때문에도 답답하죠.
우리 집은 이 두가지중에 한 가지는 걱정이 없습니다.
일을 계속하니 생활비가 없어서 당장에 생활에 지장을 주지는 않죠.
시부모님은 연금을 받으시는 분이니 이런 시기에도 연금은 매달 나올 것이고..
비엔나도 혼자 살고 있는 시누이도 법 관련의 사무직이라 재택근무가 가능 할 것이고..
이런 국가 비상사태에도 우리 부부는 나란히 일을 하죠.
이런 시기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 직종인 마눌은 근무 날이 되면 출근을 하고,
남편은 우리 집 안방을 사무실 삼아서 일을 합니다.
남편이 하는 재택근무가 내가 아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지만 말이죠.
늦게 일어나서 일하고 싶을때 일하는 재택근무
남편은 평소에 출근시간에 맞춰서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책상에 앉습니다.
남편이 책상에 앉을 시간이 되면 마눌은 침대에서 쫓겨나야 합니다.
자신이 일하는 시간에는 정신 집중하는 일터여야 한다나요?
이건 남편이 그냥 하는 말이고 남편을 아는 마눌의 생각은 조금 다르죠.
"남편은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마눌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운 모양입니다.
일할 때 남편은 내가 아는 테오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평소에 남편은 약간 어리버리한 편인데, 일할 때 남편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
말도 상당히 빠른 편이고 또 뭐랄까...
결론은 일하는 남편이 멋있다는 이야기죠.ㅋㅋㅋ
남편이 모니터 3개 놓고 일하는 테이블을 사진 찍었다가 “지움”을 당했습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극비”라서 마눌의 실수로 뭔가를 찍을까봐 원천봉쇄!
남편은 함께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과 원격조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하루의 거의 대부분은 통화를 하면서 일을 합니다.
남편이 일하는 모습을 처음 보는 마눌은 왜 남편이 집에 와서 말을 안 하는지도 알게 됐습니다.
남편은 소프트 프로그램 엔지니어인데, 하루 종일 이 사람 저 사람과 통화에 또 통화.
“텔레 마케터”도 아닌데
하루 종일 전화기를 끼고 사니 저녁에는 입을 쉬어줘야 했던 거죠.
남편이 안방에서 열일 하는데..
아침에 주방으로 쫓겨나서는 하루를 보내는 마눌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주방에서 글 쓰고 영상 편집하는 틈틈이 남편의 끼니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국가 비상사태이니 집에 먹을 만한 재료를 찾아서 요리를 했습니다.
남편에게 제공한 점심 한 끼는 “바질 페스토 파스타와 샐러드”
바질페스토는 작년에 제가 만들어서 얼려놨던 겁니다.^^
마당에 넘치는 바질이 감당이 어려워서 만들어놨던 건데..
그 동안은 밀가루 반죽을 해서 “바질 페스토 수제비”로 먹었었죠.
우리 집의 파스타는 원래 (바질)페스토가 아닌 볼로네제 소스(갈은 고기+토마토소스)를 더 선호하지만, 먹어치워야 하는 바질페스토가 있으니 면만 삶아서 무쳤고, 지하실에 놀고 있는 가지는 구워서 토핑으로 올렸습니다.
안방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남편인데 주방에서 놀고 있는 마눌이 최소한 남편의 한 끼는 책임져야 할 거 같아서 만들었던 점심 한 끼!
남편이 처음 먹어봤던 바질페스토 스파게티였는데 나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맛있다 소리는 원래 안하고, 맛에 대해 궁시렁 거리지 않으면 맛있나 부다로 이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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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남편이 주문하지 않아도 커피배달이 들어갑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달고나 커피”도 만들어서 대령하고,
그 외 카페라테도 만들어서 갖다 바치죠.
회사에서 일하다가 가끔 점심시간이 놓쳐버려서 구내식당이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 점심을 못 먹은 적이 있다는 것은 남편에게 들어서 알고!
지금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이유 중에 하나죠.
커피도 일에 집중하다 보면 의자에서 궁디를 떼지 못해서 못 마실 때도 당근 있겠죠.
마눌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일하는 날도 아니어서 집에 있으니..
열일 하는 남편을 위해서 커피 서비스도 시행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남편에게 무언의 응원을 하는 거죠.
“힘내라 힘! 내 남편 파이팅~”
남편은 마눌이 어떤 마음으로 커피를 타다 바치는지 절대 모를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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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러 가는 날은 집에 없으니 못 챙겨주고..
그 후 집에 있는 날은 매일 남편의 점심(간식 때로는 저녁까지) 챙기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아침에 근무를 시작한 남편이 자정까지 일하는 걸 보고 띄융~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은 알지만 그런 날도 있더라구요.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면 오늘 마무리를 못했어도 퇴근을 할 텐데..
안방이 사무실이니 그냥저냥 자정까지 혼자서 야근을 한거죠.
남편의 한 끼는 순전히 마눌의 마음입니다.
그날 눈에 띄는 재료로 점심메뉴가 결정되죠.
냉동고에 샌드위치 (햄버거)패티가 눈에 띄고, 야채가 보이면 모든 걸 구워서 샌드위치로 내놓기도 하고, 다른 날은 햄버거패티 하나 구워서 비빔밥으로 내놓기도 하고!
남편이 일할 때는 사람들과 통화하느라 바쁘니 직접 해먹을 시간이 없죠.
그러니 마눌이 책상 옆에 놓고 오는 음식을 통화 틈틈이 먹으면서 일을 하죠.
2020년 3월 23일 현재 오스트리아의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입니다.
확진자 3619명에 사망자 16명.
밖에 나가면 치명적인 바이러스 위험이 있으니 그냥 집에만 있으라는 남편.
린츠 시내는 얼마나 조용한지 자전거 타고 구경 가고 싶은데..
나가지 말라니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은 요양원 출근하는 날!
오늘은 요양원 인사 담당자가 전화를 해 왔습니다.
“내일 출근 하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서 체온을 재고, 정상이면 출근해서 입구에 서류에 이름이랑 체온 적고 근무 시작하고, 혹시 열이 있으면 출근하지 말고 그냥 전화만 해!”
증상이 확실하게 나타나면 이미 늦은 상태이니 이렇게 라고 예방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평소에는 밖에 못 나가니 출, 퇴근하면서 저는 또 콧바람을 쐬지 싶습니다.
앞으로 3일(화, 수, 목) 근무 들어갑니다.
3일 연이어 근무 하는 건 엄청 지치지만 근무가 그렇게 주어졌으니 또 열심히 해야지요.
근무가 있는 날은 요양원 어르신께 충성하고 근무가 없는 날인 남편 에게 충성(밥?)하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조용히 지나갈 때까지 숨죽이고 일상을 살 예정입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게 이 시기를 지내시길 바랍니다.
아프지 마시고, 몸조심 하시고!
사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이제 걱정을 안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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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준비한 영상은 위에서 예고 해 드렸던 "바질페스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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