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는 “스파게티 볼로네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토마토 소스가 아닌 크림소스로 만드는 “스파게티 까르보나라“도 맛은 있지만,
아무래도 몸매를 생각하는 여성들은 맛있다고 마구 먹어 댈 수 없는 종류 중에 하나죠.
실제로 이태리에서는 생크림이 아닌 달걀노른자를 넣어서 소스를 만들던데..
한국에서 팔리는 건 칼로리 폭탄인 생크림 범벅이라 맛이 더 뛰어나죠.^^
스파게티의 종주국인 이탈리아가 있는 유럽.
이탈리아의 이웃나라를 포함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도 스파게티를 즐깁니다.
아니, 스파게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파스타를 즐긴다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우리가 먹는 국수 종류의 면(스파게티)만 먹는 것이 아니니 말이죠.
우리나라는 파스타 전문점에 가야 먹을 수 있는 것이 스파게티지만,
유럽에서는 웬만한 식당에서는 다 취급 하는 것이 바로 이 스파게티죠.
지난번에 슬로베니아의 팍섬에 가서 스파게티를 시켜봤었는데..
거기서도 나름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은 기억이 있고!
내가 전에 일했던 레스토랑에서도 스파게티는 있었습니다.
면을 적당히 삶아서 냉장고에 보관을 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약간 덜 삶긴 면에 소스를 붓고는 후다닥 마무리해서 나가는 나름 쉽게 만드는 요리 중에 하나였죠.
유럽에서 스파게티는 식당에서만 손쉽게 하는 종류의 요리가 아니라,
가정에서도 종종 해 먹는 요리입니다.
남편은 항상 감기의 끝 무렵에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털고 일어나죠.
시어머니도 종종 스파게티를 하시는데 남편이 하는 방법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하시죠.
엄마네 주방에 갔다가 보게 된 시어머니의 오래된 레시피!
여러분께만 살짝 알려드리는 “시어머니의 손쉬운 스파게티 볼로네제”입니다.^^
시어머니는 살아오신 세월만큼이나 오래된 레시피들을 보관하고 계십니다.
누렇게 색이 변한 것도 있고,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사용하시는 레시피도 있으시죠.
시어머니가 스파게티를 만드실 때 마다 사용하시는 이 레시피책,
내 나이 또래가 되어 보이는 비주얼이었습니다.
유럽의 스파게티는 우리나라처럼 소스에 면이 버무려져서 나오지 않습니다.
국수 위에 살짝 뿌려져서 나오죠.
소스가 넉넉하게 나오는 한국의 스파게티에 비해서,
소스도 조금 부족한 듯 한 느낌이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하시는 우리 집 스파게티의 특징 하나!
“나는 알단테를 모른다!”
스파게티는 알단테로 삶는 것이 제일 소화도 잘되고 맛있다고 하죠.
하지만 우리 집 스파게티는 항상 푹퍼진 상태로 익힙니다.^^;
시어머니의 푹퍼진 스파게티를 먹고 자란 남편의 스파게티도 푹 퍼져있죠.
조금 덜 삶으면 알단테가 될 거 같은데..
“알단테”를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우리 집 스파게티는 항상 불어터진 상태!^^;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국수가 불으면 양이 많아지니 그걸 노리는 걸까?”
오늘도 이상한 소리는 여기까지만 하고!
살짝 훔쳐본 시어머니의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스파게티 볼로네제에 들어가는 재료들.
올리브 오일 4 수저, 양파 다진 거 하나, 당근 하나, 간 고기 250g,
토마토 파스타 2수저, 파슬리 다진 것 1수저, 바질 약간, 물 3/8리터 (이건 얼마나 되나?), MSG로 추정되는 (치킨스톡) 2개, 스파게티면 300g
국수가 300g인데 간 고기가 250g인걸 보니 고기는 꽤 많이 들어갑니다.
만드는 법은 이렇습니다.
1. 올리브오일을 넣은 팬에 양파를 넣고 투명하게 볶는다.
2, 1에 채 썬 당근과 고기를 넣고 볶는다.
3, 2에 토마토 페스토와 허브 등의 양념을 한다.
4. 3에 물과 치킨스톡을 넣고 약 15분간 끓게 둔다.
5. 스파게티 면을 소금물에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는다.
6. 물을 빼 스파게티 면에 4의 소스를 붓고 그 위에 치즈를 얹는다.
위의 조리법에서 파마산 치즈는 있으면 넣고 없으면 건너뛰셔도 됩니다.
우리가 식사를 할 때는 엄마가 파마산치즈 뿌리는걸 깜빡하셔서 없는 상태로 먹었죠.
아주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바로 MSG의 맛이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레시피 대로 만드신 스파게티 볼로네제 소스입니다.
뭔가를 하실 때는 항상 “레시피”를 꺼내놓고 요리 하시니..
여기에도 레시피 대로 MSG를 두 조각 넣으셨지 싶습니다.
닭뼈를 사다가 육수를 우려서 요리를 하면 더 맛이 있겠지만..
사실 간단하게 해 먹는다고 하는 요리인데 더 거창해질 수 있으니 패스.
재미있는 사실은 엄마는 정말로 레시피 대로 요리를 하십니다.
레시피에 스파게티 300g이니 정말로 딱 300g만 하시죠.
이것이 4인분 요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4명이 양껏 먹기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스파게티를 하시면 가족들이 눈치를 보게 되죠.
내가 너무 많이 퍼 가면 나머지 사람들에게 면이 안 갈수도 있으니..
적당히 소식하는 사람처럼 퍼가야 합니다.
원래 밥 먹고 디저트까지 먹는 문화에서는 디저트 배는 남겨놔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디저트 없는 한식문화에서 자란 나에게는 먹고 나도 뭔가 허전한 한 끼가 되죠.
남편이 직접 스파게티를 하면 국수를 넉넉하게 삶아서 두 접시 먹고 남은 건 나중에 먹기도 하는데.. 엄마가 만드신 스파게티는 50%정도 부족한 상태의 양을 먹습니다.
그래놓고 우리 방에 와서는 뭔가 또 먹을 것을 찾죠.^^‘
하지만 엄마한테 “양이 적다, 다음에는 국수를 더 삶아라!”하는 주문은 하지 않습니다. 다 먹고 나서는 그저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죠.
MSG가 들어가서 더 맛난 엄마의 스파게티는 한 접시로 족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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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바로 이 스파게티를 하신 날 영상입니다.
이미 한번 보신분도 계시겠지만, 오늘 이야기에 딱 맞는 영상이라 한번 더!^^
시어머니가 해주시는 요리, 스파게티 볼로네제
영상이 퍼지지 않아서 주소만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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