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이 회전이 되는, 셀카가 가능한 디카가 하나 있었음 했습니다.
영상 90여개 올린 초보 유튜버이니 영상을 찍는데 좋다는 카메라였음 더 좋겠다 싶었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튜버들이 추천하는 디카는 캐논 G7X 마크2.
그래서 이걸로 모델을 정했습니다.
평소에는 갖고 싶은 것이 별로 없어 저는 물욕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뭔가 하나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거기에 올인을 합니다.
물욕이 없는 성격은 아닌 모양입니다.^^;
갖고 싶은 모델을 정하기는 했지만 굳이 새것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결혼 12주년 결혼선물”로 중고를 사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매일 보라고 남편의 모니터 아래에 포스트잇을 붙였죠.^^
“가격은 300유로 이하면 될 거 같아.”
“.....”
“willhaben.at (오스트리아 중고 사이트)에 중고가 몇 개 나왔는데, 당신이 좀 알아봐 줘!”
“당신 것은 당신이 알아서 사!”
상대방이 외국인이면 조금 불리 할 수 있으니 이럴 때 현지인 남편의 도움이 필요한데,
마눌이 아쉬울 때 도움을 청하면 이런 식을 마눌의 뒤통수를 날리는 남편!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고 퉤퉤퉤”
이런 말이 절로 나옵니다.
내참 더러워서 마눌을 그렇게 홀로 세우고 싶은 것인지..^^;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여기도 인터넷으로 중고매매를 하는 과정에 돈을 보냈는데 물건이 안 오는 경우도 많아서 제대로 알아보고 사지 않으면 돈을 날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willhaben.at 에 나온 사람에게 연락을 해서 거래를 한 후 남편과 함께 물건을 사러 가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럴 때 나 몰라라 하고 오리발을 내미시니..
페이스북에서 캡처
willhaben.at 같은 경우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이 불가능 하지만..
페이스북의 중고시장은 상대방 확인이 가능합니다.
상대방의 얼굴도 볼 수 있고, 이 사람이 어떤 곳에 살고,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있죠.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캐논G7X.
카메라에 긁힌 흔적도 있다고 정직하게 사진으로 찍어 공개한 판매자.
중고 사이트에서 270유로까지 거래가 되고 있는 걸 본지라, 그가 제시한 320유로는 조금 과한 거 같아서 300유로 이하로 가능한지 쪽지를 보냈는데... 답장은 받지 못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특징이죠,
자신이 아쉽지 않으면 “대답을 안 한다.“
남편에게 페이스북에 본 디카 판매자에게 보낸 쪽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320유로에 나왔길레, 디카에 긁힌 자국도 있고 해서 300유로 이하로 가능하냐고 쪽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당근 답장이 없지.”
“왜?”
“거기서 제시한 금액보다 한참 아래잖아.”
“그래도 ”미안하지만 나는 내가 제시한 금액은 받아야겠다.“고 알려줄 수도 있잖아. 그럼 내가 그냥 그 가격에 물건을 살수도 있는 문제잖아.”
“.....”
다른 중고 사이트에서 300유로 이하로 거래가 되는걸 알고 있는데, 이왕이면 조금 더 받아보겠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모양인데, 구매대기자의 쪽지를 그냥 씹어버리면 곤란하죠.
설마 내가 (가난한)외국인이라 안 살 거 같아서 씹은 건 아니겠죠?
남편은 중고는 질색하는 타입입니다.
특히나 전자기기를 중고로 사서 금방 망가지면 더 손해라고 생각하죠.
"Saturn 사투언(사툰)" 웹사이트에서 캡처
그래서 새 카메라의 가격을 알아봤습니다.
내가 찾은 최저가는 499유로!
여기도 유투버가 유행인지..
“브이로거 키트“로 나온 제품입니다.
G7X 마크2 카메라와 조비 고릴라포드 그리고 32GB메모리카드.
3종 세트로 499유로면 인터넷에서 찾은 가장 저렴한 가격입니다.
고릴라포드를 따로 사려면 40유로정도 하고, 메모리카드도 10유로는 할 테니..
결론적으로 카메라는 450유로.
결국 카메라를 사러 자전거타고 20여분 거리는 쇼핑몰에 다녀왔습니다.
가장 저렴하게 파는 가게에 재고가 없을까봐 잽싸게 사러 갔었습니다.
남편에게 “결혼 12주년 기념으로 300유로짜리 중고 카메라를 사 달라”는 말을 했었지만.. 결혼기념일은 7월이니 일단 내 돈 주고 샀습니다.
사놓고는 바로 뜯지 않고 그냥 주방에 한쪽에 나뒀습니다.
가격이 더 올라갈까봐 일단 사놓기는 했는데, 사놓고 나니 부담이 됐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급한 성격이라 물건을 사면 집에 도착 전에 다 뜯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임에도 카메라를 개봉하는 건 조금 시간이 필요했나 봅니다.
이틀쯤 후에 카메라 박스를 개봉했습니다.
카메라를 그동안 전자기기 매장에서 여러 번 들었다 놨다 할 때는 별로 무겁다고 인식하지 못했는데, 내 소유의 카메라가 되니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그냥 중고를 샀으면 망가져도 부담 없는 가격이라 막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499유로는 한국 돈으로 65만원에 해당하는 가격.
그냥 막 쓰기에는 부담스러운 카메라 가격입니다.
동영상을 90여개 찍고 보니 “나도 좋은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에 구매를 하기는 했는데, 무거운 카메라보다는 그냥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사실 영상 찍기는 더 만만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아직 들고나갈 엄두는 못 내고 있는 나의 캐논카메라입니다.
65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카메라를 처음 사봐서 그런 걸까요?
저에게는 참 부담스러운 새 카메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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