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오스트리아에 머무는 경우, 남편이 해마다 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누가 하라고 등 떠미는 것도 아닌데, 자신이 생각하는 연중행사입니다.

 

물론 이 행사에 옆에 붙은 껌딱지처럼 마눌을 달고 다니지만 함께 하지는 못합니다.

남편의 생각에 “마눌에게는 꽤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죠.^^;

 

자, 이쯤에서 작년 사진을 찾았습니다. 작년은 8월에 이 행사를 치렀습니다.

 



짐작이 가시나요?

(물론 이글이 제목을 읽으셨다면 짐작은 하셨겠지만..^^)

 

우리는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가장 큰 호수인 Attersee 아터세(호수)로 갑니다.

그리고 마눌은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호숫가에 자리를 펴고 기다리고 있죠.

 

마눌을 혼자 두고 사라진 남편이 다시 마눌에게 돌아오는 시간은..

2시간이 소요됩니다.

 

뭘 하는데 마눌을 호숫가에 두고 남편이 사라지냐구요?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아터세를 한 바퀴 라이딩 갑니다.

 

남편과 연애할 때부터 남편의 노란 할배자전거를 물려받아 탄지라,

나름 자전거를 탄다고 타는 마눌인데도 남편 눈에는 13년째 위험한 초보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마눌은 “같이 타자~”고 해도 절대 들어주지 않습니다.

 

이쯤에서 지도를 보시고 가실게요.^^

 

 

구글지도에서 캡처

 

여러분이 아시는 오스트리아의 잘츠캄머굿 지역에는 여러 개 호수가 있습니다.

 

제일 알려진 곳은 Hallstatt See할슈타트 세(호수) 와 Wolfgangsee 볼푸강 세(호수)지만,

이 두 개 외에 Attersee 아터세, Traunsee 트라운세, Mondsee 몬세 등등이 있습니다.

 

그중에 제일 큰 아터세는 외국인(아시안) 관광객에게는 별로 안 알려졌는지 모르지만,

여름이면 이곳에 수영하러 오는  유럽 관광객이 꽤 되죠.

 

 

 

아터세에서는 수영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호수를 따라서 자전거 라이딩도 가능합니다.

여름이면 꽤 많은 사람들이 호수를 돌아서 자전거를 달립니다.

 

그렇게 호수를 한 바퀴 돌고는 땀에 젖은 몸은 호숫물에 식히는 것으로 마무리.

 

호수를 따라 한 바퀴 도는 이 길이 자전거 도로라면 누구나 안전하게 달릴 수 있겠지만..

이 길은 왕복 2차선 차도입니다.

 

차들이 서행한다고 해도 자전거가 차들의 속력에 맞게 어느 정도 속도를 맞춰서 달려야 하고! 차들이 Rider라이더(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를 추월해서 지나갈 때,

너무 가까우면 라이더를 살짝 치어서 사망사고가 호숫가를 달리다가 곧잘 일어납니다.

 

휴가철이면 오스트리아의 신문에 가끔 나오는 사망사고가 바로 이런 종류거든요.

 

“홀란드(네덜란드)에서 온 노년(70대)의 관광객 부부가 호숫가를 달리다가 뒤에 오는 자동차에 부딪혀서 날아갔는데, 남편은 중태, 아내는 사망.”

 

호숫가의 풍경을 보면서 달리려다가 바로 하늘로 직행하기도 하는 오스트리아의 호숫가입니다.^^;

 

남편이 볼 때는 마눌은 차들과 속력을 맞춰서 빠르게 달리지도 못하고,

차들이 급정거나 다른 행동을 할 때 재빠르게 대처도 못하니 위험한 인물인거죠.^^;

 

매년 안 된다는 남편의 말에 뿔이난 마눌에게 남편이 했던 한마디.

 

“일 년에 하루는 아터세 도로의 자동차 통행을 막아서 자전거만 달리게 하는 날이 있어.

그때는 달려도 돼!”

 

남편이 이 말을 했을 때, 긴가민가했었습니다.

뿔난 마눌을 달래려고 하는 말인지, 정말 그날이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했었거든요.

 

여름이면 관광객이 넘치는 호숫가인데, 하루 날을 잡아서 차들의 통행을 막으면..

그럼 그 많은 차들은 어떤 도로를 이용하라는 것인지..

(그건 내 알바가 아니지만..^^)

 

그렇게 긴가민가했던 말이었는데..

남편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캡처

 

 

남편의 외사촌 누나가 페이스 북에 “이벤트 소식으로 올린 Attersee Radtag.

Attersee 아터세(호수) Rad라드(자전거) Tag 탁(데이)

 

정말로 아터세에 일 년에 딱 하루 자동차의 통행을 막는 날이 있었습니다.

앗싸라~ 이제 나도 아터세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죠.

 

우리가 그라츠에 살았다면 힘들었을 조건입니다.

날짜에 맞춰서 그라츠에서 린츠(자동차로 3시간 소요)에 와야 하고,

또 린츠에서 아터세(1시간 20여분 소요)가야하니 주말에 다니러 와서는 힘들었을 텐데..

 

우리는 지금 린츠에 살고 있으니 장거리 운전의 부담도 없고,

일 년에 딱 하루인 그날 난 근무도 없으니 정말 대박찬스입니다.

 

남편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나도 드디어 아터세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어~”

 

근디.. 남편의 반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아 지금 병가중이고, 햇볕쫴면 안 되잖아. 그래서 못가!”

 

아시고 계셨나요?

항생제를 복용 중에는 햇볕에 나가는걸 자제하셔야 한다는 걸!

 

남편은 젝켄에 물려서 3주  항생제를 복용했지만,

여전히 배에 눌림 자국이 있는지라, 1주 병가에 1일 2회 항생제 복용처방.

 

총 4주 항생제 복용을 했음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자국 때문에 병가 1주 추가에 1일 2회 항생제복용.

 

2주의 병가를 내고 집에 짱 박혀서 하루 세끼 챙겨먹고 잘 계십니다.^^;

 

사실 병가라고 해도 진짜 아파서 시중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라는 이야기죠.

 

땡볕에 테니스 치러도 갔었고(병가 3주차에 이래서 자국이 안 없어진 거 같기도 하고.)

동네 쇼핑몰에 자전거타고 장 보러도 잘 다니죠. 신체는 건강한 병가입니다.^^;

 

남편이 못 간다고 포기하면 안 되죠.

얼른 시아버지께 달려갔습니다.

 

“아빠, 우리 아터세에 자전거 타러 갈래요?

자동차 통행을 막아서 달리기 좋을 거 같은디..^^”

“거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 줄 아냐?”

“모르죠,”

“거기 몇 천 명이 와서 사고도 많이 나고...”

 

결론은 안 가신다는 이야기죠.^^;

 

남편이 자동차로 아터세까지만 데려다주면 나 혼자도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는디..

 

남편은 ‘병가’라는 핑계로 몸을 움직일 생각을 안 하는지라,

나에게 왔던 대박찬스는 놓쳤습니다.

 

언제 나에게 다시 이런 기회가 올런지..

내년에는 여기에 없을 확률이 더 높은지라 많이 아쉬운 기회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