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에 “함께 공연을 보고 싶다고 프러포즈를 해왔던 남편의 외사촌누나.

 

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576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

 

처음에는 절대 안 만나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다고 페이스 북에 내가 올리고 싶은 포스팅을 피하는 것도 그렇고 해서 날을 잡았습니다.

 

 

 

5월말에 몰아서 보는 공연티켓을 다 그녀에게 보내줬죠.

 

작품과 공연날짜가 서있는 티켓을 보고 본인이 원하는 작품/날을 선택해서 예약을 하라고 말이죠. 물론 같은 작품을 본다고 해도 나와 나란히 앉아서 작품을 보지는 못합니다.

 

공연 전에 만나서 수다를 떨고,

공연 중간의 Pause 파우제(쉬는 시간) 때 만나는 정도.

 

아주 잠깐 만나서 시간을 보내면 되는데, 이걸 마냥 피할 수는 없는지라..

그냥 맘 편하게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녀가 고른 작품은 “Eugen Onegin 에프게니 오네긴”.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으로 러시아말로 하는 오페라입니다.

(물론 앞에 작은 모니터에 독일어 번역은 나오니 이해는 가능합니다.)

 

 

 

공연 30분전에 공연될 작품에 관한 “설명회”가 있는지라 그녀를 조금 일찍 만났습니다.

 

그녀의 말도 알아듣고, 나도 열심히 수다를 떠는데...

난 왜 이리 땀이 삐질 삐질 땀이 나는 것인지..

앞에 시자가 붙은 인물이라 긴장을 했던 것일까요?

 

그녀를 만나기 전에 내가 그녀에 대해 주어들은 정보는..

그녀는 직업학교 선생님!

 

시내에 있는 직업학교 선생님으로 근무를 한다는 그녀는 나보다 딱 10살이 많은 이혼녀였습니다.

 

좋은 좌석은 아니지만 나름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남편 외사촌누이.

그녀와 만나서 오페라 공연을 구경 다니면서도 몰랐던 걸 알았습니다.

 

그녀에게 배웠다고 해야 맞는 거 같네요.^^

 

혼자 공연을 보러 다닐 때는 중간 쉬는 시간에 여유롭게 화장실만 갔다 옵니다.

함께 마실 일행이 있다면 모를까, 나 혼자 마시는 것도 뻘줌해서 말이죠.

 

공연의 중간쯤에 있는 Pause 파우제(휴식시간)

공연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충 15분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이 시간에 화장실도 가고, 음료도 마시면서 사람들이 대화를 하죠.

공연 중간, 쉬는 시간에 마실 음료는 공연 전에 미리 주문을 한다고 합니다.

 

음료를 고르고, 주문을 한 후 계산을 하면,

영수증에 음료가 나올 테이블의 번호가 찍혀 나옵니다.

 

공연 중 쉬는 시간에 지정된 테이블에 오면 우리가 주문한 음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거죠. 그렇게 쉬는 시간에 난 사과주스를, 그녀는 와인에 미네랄월터가 들어간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 15분이라는 시간이 와인 한잔을 마시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빨리 마시고 화장실도 들렸다가 공연장에 들어가야 해서 나중에는 웟샷을 했거든요.

 

공연 중간에 지인과 음료를 마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휴식시간을 여유롭게 화장실 오는 것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관람객은 넘치고 화장실은 좁은지라 항상 줄이 길게 선 화장실을 이용해야하거든요.

 

남편의 외사촌누이를 만나러 간다고 한날 남편이 외출하는 마눌의 뒤통수에 한말.

 

“쉬는 시간에 누나가 음료 마시자고하면 돈 아끼지 말고 당신도 주문해~”

 

알뜰한 마눌이 음료수 값 아낄까 싶어서 한 말 같은데..

청개구리 마눌이 이런 말을 듣고 순순히 “그래” 하지는 않죠.^^

 

“싫어.”

“거기서 마신 음료수 값은 내가 줄게.”

“그래? 알았어. 그럼 젤 비싼 걸로 마실게.^^”

 

남편이 음료수 값도 내준다니 제일 비싼 걸로 주문하려고 했었는데..

음료를 주문하기 전에 그녀가 날리는 한마디.

 

“음료수는 내가 낼께!”

 

참 의외였습니다.

 

원래 이곳 사람들은 더치페이를 기본으로 하는데..

남편의 외사촌누나가 지금 제 음료 값을 내주겠다고 합니다.

 

제 성격이 남이 사주겠다고 하면 거절을 안 하는 성격이라 깔끔하게 한마디만 했습니다.

 

“Danke 당케(고마워)”

사실은 그녀가 나에게 음료수를 사겠다는 이유를 알기에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그녀를 만나기 전에 그녀에게 알려준 사항이 있었습니다.

 

“내가 문을 지키는 직원에게 물어봤었는데...

중간에 파우제(휴식시간)끝나고 앞좌석에 앉을 수 있을 거 같아.“

 

15유로짜리 티켓을 산 그녀는 멀리서 바라봐야하는 무대이지만,

65유로짜리 티켓을 사진 사람은 바로 코앞에 보이는 것이 무대입니다.

 

그리고 오페라극장은 다양한 가격의 티켓을 가진 사람들이 보는 공연장인 관계로,

가격에 따라 입장하는 문도 다릅니다.

 

내가 가진 티켓이 2층 중앙이면 중앙에 있는 문으로 입장을 해야 하고,

내가 가진 티켓이 지층 우측 문이면 우측으로만 들어가야 합니다.

 

지층의 좌측이나 뒤쪽의 들어가려고 시도를 하면..

마음 좋은 직원이라면 “이 문은 이 티켓으로 입장이 안 되는데..”하면서도 입장을 시켜줄 수 있지만,  “이 티켓은 우측 문을 이용하세요”하고 퇴짜를 놓을 수도 있죠.

 

내가 자주 이용하는 문은 티켓에 따라 다르지만..

지층의 우측 문이나 좌측문.

 

이 근처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얼굴은 대충 알고 있습니다.

 

수백 명의 관객을 상대하는 직원은 나를 모를 수 있겠지만, 저는 알고 있다는 이야기죠.

 

남편의 사촌시누이를 만나기 이틀 전에 오페라 공연을 보러왔었는데..

그때 문을 지키는 직원에게 살짝 물어봤었습니다.

 

“저기..내 친구는 저기 위층 티켓을 가지고 있는데..

휴식시간 끝나고 그 친구 나랑 같이 앉아도 되요?”

 

사실 안 될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좌석이 남는다고 해도 15유로짜리 티켓으로 65유로짜리 좌석을 달라니요.

 

나의 질문을 받은 직원은 눈을 껌뻑(윙크?) 거리면서 긍정적인 표현을 합니다.

 

낼 모래도 이 직원이 또 이 문을 지키라는 법은 없지만..

일단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은 알았습니다.

 

사실 저렴한 티켓으로 좋은 좌석을 앉을 수 있다는 걸 전에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라츠에 있는 오페라극장에서 3유로짜리 입석이 2~3층의 뒤쪽이 아닌 지층입니다.

비교적 무대와 가까운 지층 비싼 좌석 뒤에 따로 칸막이를 해서 입석관객을 유치합니다.

 

저렴한 입석으로 유명한 공연을 보는 것 은 좋은데..

사실 3시간동안 서서 공연을 보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입석관객들이 부리는 꽤가 있습니다.^^

 

1부 공연 중에 앞쪽의 (비싼)좌석 빈자리를 확인한 후에 중간 휴식시간이 되면..

앞쪽의 (비싼)티켓을 가져야만 입장이 가능한 문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살짝 가서!

 

“비어있는 좌석이 몇 개 있더라. 거기에 앉아도 될까?”

 

비어있는 좌석이 한두 개일 때는 나보다 먼저 “문의”를 했던 연세가 드신 입석관객에게 양보를 하기도 했지만, 입석티켓을 가지고도 비싼 좌석에 앉아서 공연을 본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아! 이런 방법도 있네요.

입장하는 문은 하나인데, 좌석에 따라서 가격이 다른 좌석들.

 

난 맨 뒷줄 저렴한 티켓을 가지고 입장했지만, 공연이 시작 할 때까지 앞쪽의 좌석이 비어있다면.. 출입문이 닫힌 후 (더 이상 입장불가)에 앞쪽의 비어있는 (더 비싼) 좌석으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그녀에게 휴식시간이 끝나고 2부가 시작되면 앞쪽에 앉아서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했던지라,그녀가 감사의 인사로 음료를 산다 생각했고, 그래서 거절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녀와 함께 공연을 보는 날.

이날은 내가 입장하는 문을 지키는 직원이 이틀 전 그 직원이 아닙니다.^^;

 

그 직원은 내가 “뒤쪽의 친구를 앞쪽으로 데리고 오는걸” 허락했었고,

2부가 곧 시작되려고 하는데도 여전히 나 혼자 앉아있으니 나에게 묻기까지 했었습니다.

 

“같이 앉고 싶다는 친구는 어디 있어요?”

 

내가 물어봤으니 오늘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낼 모래 공연”이라고 하니 그녀도 웃으면서 내 곁을 떠났습니다.

 

이틀 전 공연은 내 옆자리들이 양쪽으로 몇 자리 비어있는 상태로 공연을 봤었는데..

오늘 공연은 앞자리가 좌석이 거의 만석입니다.

 

혹시 빈자리가 없을까 싶어 출발 전 인터넷으로 살짝 앞자리 빈곳을 확인 했을 때는,

두어 곳이 비어 있는걸 봤었는데, 공연장에 와보니.. 비어있는 자리는 한 곳!

 

남편의 외사촌누이에게 “앞쪽에 앉아서 공연을 볼 수 있을 거 같다.”고 했었으니..

엊그제 그 직원은 아니지만 물어봤습니다.

 

“저기..내 친구는 뒤쪽의 티켓을 가지고 있는데, 파우제(휴식시간)이 끝나고 이어지는 공연에 그 친구를 앞자리에 데리고 와서 봐도 될까요?”

“당신 옆자리에 빈 곳은 있어요?”

“네, 한자리 비어있는 거 확인했어요.”

“그럼..”

 

그녀는 눈을 찡끗하면서 허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날려주시는 한마디.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예요.”

 

그렇게 남편의 외사촌누이는 무대 앞 제일 앞자리에서 2부 공연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나중에 고맙다는 문자를 날려 왔습니다.

 

“ 항상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좌석에서만 봤던 공연이었는데.. 무대앞 바로 앞에서 보니 완전 신기하고, 연기하는 배우들이 얼굴까지 다 보이니 너무 좋았어. 고마워!”

 

사실 그녀가 앞에 앉는데 내가 따로 수고한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공연 중에 비어있는 좌석을 이용해도 되는지 살짝 한마디만 했으니 말이죠.

 

좋은 좌석에서 멋진 공연을 보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상 변두리 좌석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관객들에게 (어차피) 비어있는 좌석에 앉을 수 있게 눈감아 주는 극장의 (각 출입문을 지키는) 직원들.

 

이것이 극장의 운영 방침인지 아님 직원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재량권인지는 모르겠지만..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서민들에게는 비싼 좌석을 앉아서 공연을 보는 “운수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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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1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