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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과 나란히 달린 첫 라이딩

by 프라우지니 2018.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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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꽤 스포츠를 즐기는 편입니다.

 

겨울에는 실내 테니스만 가끔 치는 편이지만,

날이 풀리면 퇴근 후 거의 매일 40km 넘게 사이클링을 나갑니다.

 

마눌이 한국에 다녀온 사이에 이곳의 날씨는 봄을 지나서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고,

마눌없이 혼자서 사이클링을 다녔던 남편이 주말에 마눌의 손을 이끕니다.

 

 

 

이럴 때는 못이기는 척하고 따라가 줘야 하는 거죠.

뭐든지 마눌이랑 같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이 마눌 없이 한 달을 혼자 지냈습니다.

 

마눌이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마눌이 싸주는 점심을 가지고 다녔던 남편이,

마눌 없이 한 달 동안 혼자서 아침 챙겨먹고, 점심도 싸가지고 다녔으니 칭찬해야 마땅하죠.

 

자신은 잘 타니 헬멧 없이도 가능하지만, 마눌은 초보이니 항상 헬멧을 써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상한 남편. 오늘도 마눌의 잔소리는 무시하고 헬멧에 모자도 없이 출발을 합니다.

 

반면, 얼굴 타는 건 끔찍하게 싫어하는 마눌은 출발 전 준비 철저!

헬멧아래 선캡은 기본적으로 장착을 해야 하죠.^^

 

 

 

올해 처음으로 남편과 라이딩을 나갑니다.

 

자전거 도로가 있는 강변까지 20여분 걸리는 길.

이 길은 특히나 제가 좋아하는 길입니다.

 

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의 풍경과 흡사한 곳이죠.

아직은 봄인데, 초여름 날씨라 가는 길 중간에 청보리밭입니다.

(보리는 아닌디..그냥 청보리밭으로 합시다.^^;)

 

 

 

집에서 20여분 달리면 호숫가에 도착합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멀리 피서 안 가고 이곳에 모여들죠.

 

5월 중순이라 아직은 여름휴가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했었는데..

이곳에 오니 여기저기 비키니 입고 선탠 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물에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옷 벗고 태우기는 괜찮은 날씨인 모양입니다.

 

 

 

호숫가를 지나고 강변 옆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립니다.

 

나름 빠르게 자전거를 타는 아낙이지만, 말벅지인 남편의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하죠.

그래서 자전거 도로에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먼저 달립니다.

 

자전거를 타는 내내 내 뒤에 따라 붙어서 “빨리 달려라~” 등등의 잔소리를 듣는 것보다는..

혼자서 풍경을 즐기고, 바람을 즐기면서 혼자 달리는 것이 마눌의 정신 건강에 더 좋습니다.

 

 

지금은 송어우회길을 만드느라 공사중인 수력댐주변.

 

남편이 마눌의 전환점으로 지정 해 준 수력댐.

 

집에서 이곳까지는 대략 편도 15km. 정장인 남편보다는 한참 느리지만, 나름 속도를 내고 달리는 마눌인지라, 집에서 여기까지는 50 여분이 조금 더 걸립니다.

 

 

 

언제나처럼 수력 댐에 왔다는 인증 샷을 찍고는 다시 돌아서는 거죠.

 

가끔 수력 댐을 지나서 더 달릴 때도 있지만, 지금은 댐 근처에 공사가 있어서 여기까지만!

 

이 강에서는 낚시가 가능하고, 이곳에서 잡은 송어도 식용이 가능합니다.

물론 낚시카드를 먼저 사야 낚시가 가능하지만 말이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남편에게 문자를 날려줍니다.

 

“남편, 나 댐찍고 이제 돌아간다.”

 

마눌이 돌아가는 시점을 알아야 남편도 다시 돌아올 시간을 가늠하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길의 양쪽으로는 숲인지라 혼자 조깅을 하는 여성들을 숲으로 유인해서 성폭행을 하는 난민들의 범죄가 꽤 있었습니다.

 

조깅보다는 더 빠르지만, 여자 혼자 자전거를 타는 것도 사실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는지라, 남편이 매번 마눌이 반환점을 찍고 집으로 달리는 시간을 확인합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자전거철이 아닌지 길은 한산한 편입니다.

한여름에는 이 길을 달리는 자전거들이 꽤 많은지라, 나름 복작거리는 길이거든요.

 

이 길은 사이클링뿐 아니라 조깅,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도 있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가끔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탈탈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난민들이 꽤 있었습니다.

 

옆 동네의 군부대에 난민 임시보호소가 있었던지라, 할 일없는 난민들, 수염이 더부룩한 털북숭이 남자들이 꽤 많았던지라, 이 길을 겁나 빠르게 타고 달렸었습니다.

 

 

 

자전거도로를 열심히 달려서 다시 호수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여기서 집까지는 20여분 더 달리면 되죠.

 

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날씨이지만, 철인 3종 경기에 나갈 훈련을 하는 것인지,

잠수복을 입은 사람들이 호수를 가로지르며 수영도 하고, 반라로 누워있는 햇볕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도 있고, 아이들용 수영장에는 이미 아이들이 물에 들어가서 뛰어노는 것이,

정말 여름이 코앞인 모양입니다.

 

 

 

갈 때는 남편과 함께 달렸지만, 돌아오는 길은 혼자.

그래서 자전거를 자주 세우고, 사진을 찍을 시간도 넉넉합니다.

 

이날 마눌은 왕복 30km는 넘게 달렸습니다.^^

 

신호등 없는 숲길인지라 중간에 설 필요도 없고, 속력을 제대로 냈으니..

칼로리는 제대로 소모가 됐지 싶습니다.^^

 

집에 돌아온 마눌은 다시 남편에게 “도착”이라는 문자를 날렸습니다.

남편의 예상보다 마눌이 더 일찍 집에 돌아왔던 것인지, 남편의 생각지 못한 제안을 합니다.

 

“다음에는 같이 Wels 벨스(왕복 40km이상) 까지 나란히 달리자!”

 

남편의 말대로 나란히 달리려면 내가 더 열심히 밟아야하는데..

 

내가 조금 더 속력을 내고, 남편이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준다면,

다음번에는 부부가 나란히 라이딩을 함께 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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