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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29-사건 많은 Tongariro Northern Circuit 통가리로 노던 서킷 1일차

by 프라우지니 2018.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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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끝내고 남편이 오르려고 했던 큰 산 2개(마운트 타라나키, 통가리로)중 하나를 이제 만나게 됐습니다.

 

통가리로는 오래전 이미 크로싱을 하러 왔었던지라,

전혀 낯설지는 않지만 몇 년이 지났으니 그때와는 조금 다르겠거니.. 하는 생각입니다.^^

 

 

 

첫날 트랙킹은 널널하게 시간을 잡아도 반나절도 안 걸리는데..

트랙킹 간다는 부부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습니다.

 

마눌은 어제 만들어서 먹고 남은 야채김밥으로 아침을 먹습니다.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힘을 쓰죠.^^

 

밥 안 좋아하는 남편은 뮤슬리에 빵을 먹었지 싶습니다.

남편은 밥 외에 다른 선택권이 없을 때만 밥을 먹습니다.^^;

 

 

 

노래가 절로 나오는 길입니다.

 

“새벽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첫 차에 몸을 싣고 꿈도 싣고~”

 

남편이 알아듣거나 말거나 혼자 신이 나서 흥얼거리며 노래를 합니다.^^

 

오늘 우리가 걷게 될 코스는 2~3시간 길어봐야 4시간짜리인데..

 

뭘 보겠다고 이리 일찍 출발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고,

오랜만에 뭘 하러 간다는 사실에 신이 나기는 합니다.


 


 

잘 달리나 싶던 차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차에서 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철퍼덕 철퍼덕”

 

뭔가 해서 차를 세우고 검사를 해 보니..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왜 하필 오늘 같은 날인 것인지..^^;

 

타이어 펑크가 이런 식으로 나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일단 타이어를 교체해야 계속 달릴 수 있으니 타이어 교체 실시!

 

 

 

차가 언덕위로 올라가니 차 뒤로의 풍경이 아주 근사합니다.

놓칠 수 없는 풍경인지라 도로옆 공터, 전망대라 불리는 곳에 차를 세우고 잠시 구경중입니다.

 

저기는 타우포 호수이고, 저기 보이는 돌섬은 우리가 한 번도 안 가 본 곳인가?

 

아침 안개에 쌓여있는 호수도 근사하고, 해뜨기 전, 주황색 빛 하늘도 근사합니다.

이런 풍경은 조금 높은 지대에 올라와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인지라, 우리에게는 새롭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위 에 “불이 났나?“ 했었습니다.

산 위에서 올라오는 연기가 햇볕을 받으면 이런 풍경이 연출되는군요.

 

가던 길을 멈추고 부부가 나란히 풍경을 찍느라 바빴습니다.^^

 

트랙킹 첫날이라고는 하지만 오늘은 반나절 코스이고,

워낙 일찍 나선지라, 길 위에서 까먹는 시간도 여유롭습니다.^^

 

 

 

통가리로 노던 서킷을 하려면 이곳의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트랙인지라 어디든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우리는 이곳을 우리의 출발지이자 도착지로 정했습니다.

 

 

 

DOC 관광안내소 건너편의 (무료) 주차장입니다.

저 곳에 차를 2박3일 동안 잘 모셔놨다가 다시 찾아서 가는 거죠.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뉴질랜드는 특히나 주차를 할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값나가는 카메라나 스마트폰 같은 것을 밖에서 보이는 곳에 두면, 유리창을 깨고 가져갑니다.

 

유리창이 깨지고 나면 차안 물건은 다 털린다고 봐야죠.

심한 경우는 다시 돌아왔는데, 차가 그곳에 없는 거겠지요.^^;

 

그래서 주차를 할 때는 이왕이면 사람들의 통행이 드문 뒤쪽보다는 앞쪽으로, 조금 값나가거나 중요해 보이는 물건은 안쪽 깊숙이 넣어서 안 보이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통가리로 헛 가격은 알아도 캠핑가격은 얼마인지 몰랐는데..

헛은 32불, 캠핑은 14불이군요. 그래서 젊은이들이 트랙 중에 캠핑을 하나봅니다.

 

뉴질랜드의 모든 그레이트 워크가 그렇듯이 예약을 안 하고 그냥 트랙 중에 헛/캠핑을 하게 되면 2배의 요금을 내셔야 합니다. 헛은 64불 캠핑은 28불.

 

뉴질랜드는 만 18세 이상 성인요금이 적용되고, 18세 미만은 헛/캠핑 비용이 무료입니다.

단, 이 경우도 예약을 안 했을 시 성인요금이 적용됩니다.

 

통가리로는 겨울(비수기)에는 적용되는 요금이 다릅니다.

비수기에는 헛15불/캠핑5불입니다.

 

 

 

성수기인 여름에도 해발 1000미터 이상에서는 안개, 비바람 동반한 악천후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여름에도 트랙 중에 악천후를 만나면 힘이 든데, 한겨울에는 더 위험할거 같기도 하고..

조금 더 싸게 하겠다고 겨울에 오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큰 거 같습니다.

 

중년부부인 우리는 성수기 시즌에, 캠핑보다는 헛에서 자는 것을 선호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2박3일간의 트랙입니다.

 

1박은 2~3시간 거리에 있는 Mangatepopo hut 망가테포포 헛 (대략 8,5km)

2박은 5~7시간 거리에 있는 Oturere Hut 오투레레 헛.(12,8km)

3일째는 가장 많이 걷는 6~8시간을 걷는 여정입니다. (21,8km)

 

우리는 Whakapapa Visitor Centre 와카파파 비지터 센터에서 출발합니다.

 

오늘은 2~3시간 코스인 Mangatepopo 망가테포포 헛입니다.

 

출발할 때 이정표 때문에 헷갈려서 엉뚱한 쪽으로 나간지라..

목적지에 거의 도착해서야 볼 수 있는 Taranaki Falls 타라나키 폭포를 젤 먼저 봅니다.^^;

 

출발해서 타라나키 폭포를 찍고서야 우리가 길을 잘못 들었다는 걸 알았죠.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따라서 숲길을 걸어간 후에야 제대로 된 트랙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트랙을 시작하는 우리부부의 모습입니다.

카메라를 다리 난간에 놓고는 이렇게나마 증명사진으로 부부의 모습을 남깁니다.

 

 

 

남들은 목적지로 돌아올 때 보게 되는 타라나키 호수 방향 쪽으로 가면서 본 풍경입니다.

 

저기 보이는 저 호수는 농가에서 만든 인공호수인지..

저 농가는 어쩌다 국립공원 내에 있게 된 것인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가면서 풍경을 감상합니다.

 

 

 

남들은 트랙킹 마지막 날에 보게 되는 타라나키 폭포입니다.

통가리로 노던 서킷 트랙 중에 딱 한번 보게 되는 폭포를 우리는 길을 잘못 든 덕에 두 번 봅니다.

 

출발하는 오늘과 다시 돌아오는 낼 모래.

사실은 우리가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정표의 글씨가 거의 다 지워진 상태라 읽기 힘들었습니다.^^;

(내 실수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죠.^^)

 

 

 

타라나키 폭포에서 망가파파 헛으로 가는 폭포에서 나온 시냇물을 따라가는 숲길입니다.

 

길을 잘못 든 덕에 조금 더 걷지만, 덕분에 남들은 못 보는 풍경을 덤으로 보면서 가고 있습니다.

시냇물(강인가?) 옆의 길인지라 많이 습하고 이끼류도 많은 길입니다.

 

 

 

통가리로 트랙킹 중에는 이런 풍경을 만나실수 없습니다.

 

우리는 타라나키 폭포옆 숲길을 따라 걸어가는지라 운 좋게 만나고 있는 거죠.

하긴 이곳의 전형적인 뉴질랜드 숲길이네요,

 

 

 

숲길을 벗어나서 이제야 제대로 된 트랙을 걷고 있습니다.

 

약간의 높낮이가 있기는 하지만, 나름 걸을 만한 트랙입니다.

시야가 뻥 뚫려 있어서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구간입니다.^^

 

 

 

걷다보니 저 멀리 통가리로 산이 보이고 있습니다.

아니, 나우루호헤 산이지 싶습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온다는 그 산이죠.^^

 

우리는 내일쯤 저 언저리를 볼 수 있는 거죠.

 

우리처럼 첫날 이 구간을 걷는 커플이 몇 있는지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몇 팀과 함께 걸었습니다.

 

 

 

트랙 중에는 따로 의자나 이런 시설은 없습니다.

트랙을 조금 벗어나서 가지고 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것이 피크닉이 되는 거죠.

 

걷다보니 배는 고프고, 시계를 보니 12시.

자! 이렇게 점심을 먹고 갑니다.

 

어제 저녁에 구웠던 토스트 빵에 사이드는 치즈, 삶은 달걀.

목이 막힐 때는 물로 해결해 가면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참 변화무쌍한 통가리로의 날씨입니다.

맑은 파란 하늘 이였는데, 어느 순간 구름이 내려옵니다.

 

“나우루호에 산은 어디로 간겨? 분명히 앞에 있었는디..”

 

Ngauruhoe 나우루호에는 시시때때로 구름이 내려오는지라,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아무것도 못보고 내려오는 일도 있고,

 

정상까지 가는 동안 내내 구름이 끼여 있었는데, 정상에 가니 구름이 싹 걷히고..

발아래 동네 풍경이 쫙~펼쳐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걷다보니 오늘 우리의 숙박지인 망가테포포 헛이 눈앞에 들어옵니다.

지금 시간 오후 1시.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중간에 길 잘못 들어 폭포까지 보고 온 것치고는 빨리 왔습니다.

오른쪽에는 헛이, 왼쪽에는 캠핑을 하는 사람들의 텐트가 보이네요.

 

캠핑을 하려면 배낭에 텐트까지 가지고 다녀야 하는지라 짐이 더 무겁고, 밤에는 밖에서 떨고 자야하니 트랙 중에는 약간의 돈을 투자해서 헛에 자는 것이 정석인거 같습니다.^^

 

 

헛에 입장하려면 신발을 갈아 신어야죠.

준비해온 슬리퍼를 꺼내서 신어야 헛 안으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슬리퍼를 준비 안 했다고 밖에서 신던 등산화를 신고 안으로 들어가면..

일단 모든 이의 눈치를 받던가, 누군가에게 한마디 들으실 수 있습니다.

 

“거, 슬리퍼 준비 안하셨어도 등산화는 벗으시고 실내에서는 양말 신은 상태로 다니시오~”

 

 

 

트랙킹을 하는 동안 우리는 웬만하면 헛에 일찍 도착해서 잠자리를 선택합니다.

 

적으면 대여섯 명, 많으면 20여명이 함께 한방에 자는지라, 이왕이면 인원이 적은 방을 선택하고,

(20명 혹은 30여명이 한방에 자는 방보다는 이왕이면 적은 인원의 방이 더 좋습니다.)

 

예상치 못한 (발)냄새, 몸에서 나는 땀 냄새 등등에 대비해서 창가에 자리 잡습니다.

 

냄새가 나면 창문을 얼른 열어서 얼굴을 밖으로 내밀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되니 말이죠.^^

그렇게 헛에 제일 먼저 도착한 부부는 나름의 명당자리를 잡았습니다.^^

 



헛 창밖으로 보이는 나우루호에 산입니다.

 

잠깐의 시간인데, 구름이 내려왔나 싶으면 다시 또 올라가고,

맑은가 싶으면 순식간에 구름이 산등성이에 내려와 앉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심심했던 것인지 오후 2시경에 남편이 “나우루호에 산”에 간다고 했습니다.

 

“남편, 가려면 내일 가, 가는 길에 있으니 2시간이면 갔다 올 수 있다잖아.”

“내일은 피곤해서 안 될 거 같고, 오늘이 딱인 거 같은데..”

“아무리 빨리 갔다 와도 왕복 7시간이 필요한데, 지금 출발하면 너무 늦지 않을까?”

“그럼 가는 데까지 갔다가 돌아올게!”

 

남편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혼자 있는 마눌도 나름 바쁘게 여기저기 구경 다니고, 저녁도 해 먹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해는 지고, 저 멀리에는 아름다운 석양도 보이고..

 

 

석양빛에 물든 나우루호에 산도 붉습니다.

 

“남편은 벌써 저기를 올라갔다 내려왔겠지? 아닌가 벌써 오고 있으려나?”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마눌입니다.

 

어둡기 전에 돌아왔음 하는 남편이지만 아직은 무소식인지라..

일단은 남편을 목 빠지게 기다리며 어두워질 때까지 보고 또 보던 나우루호에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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